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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Author: 적매화
차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수레바퀴가 멎으며 크게 흔들리자, 사람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였다.

숙희가 낮게 비명을 삼켰다.

얼굴이 새하얘진 채 본능적으로 곁의 경씨 옷깃을 움켜쥐었다.

소하는 품 안의 고지운을 더 단단히 감싸안았다.

한 손은 이미 칼자루 위에 올랐고, 매서운 눈빛이 매처럼 번뜩였다.

몸에서 선연한 살기가 흘렀다.

김단의 심장도 찬물에 잠긴 듯 철렁 내려앉았다.

막상 내리려는 순간, 최지습의 낮고 또렷한 음성이 날아들었다.

“가만히. 움직이지 마.”

말을 끝낸 그는 그제야 김단의 손을 놓고, 침착한 동작으로 발칸을 젖혔다.

주황빛 등불이 한꺼번에 좁은 마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긴장으로 굳은 얼굴들이 밝게 드러났다.

밖에서는 우문호가 말을 타고 높이 앉아 있었다.

검은 비단 옷은 불빛에 차갑게 번뜩였고, 그의 뒤로는 날을 뽑은 기병이 줄지어 서서 길을 빈틈없이 막아섰다.

짓누르는 살기가 밤공기 위로 현실처럼 내려앉았다.

우문호의 눈빛이 독사처럼 차 안을 훑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베듯 스치다가, 끝내 최지습의 냉정한 얼굴에서 멈췄다.

입끝이 비딱하게 말려 올라가더니, 빈정과 조롱이 섞인 냉한 웃음이 그려졌다.

최지습은 차대에 서서 곧게 서 있었다.

겹겹 포위와 살기가 밀려와도, 그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도리어 칼집을 벗어난 명검처럼, 깊고도 묵직한 압이 사방으로 번져 나갔다.

그의 시선이 전광처럼 우문호를 꿰뚫었다.

크지 않은 목소리였으나, 쇳소리 같은 냉기가 또렷이 퍼져 나갔다.

“우문호, 무엇을 할 셈이오.”

그는 한 치의 예사도 붙이지 않았다.

곧장 내리그었다.

“그대 등 뒤의 그 병력으로는 우리를 붙잡아 둘 수 없소.”

우문호의 웃음이 잠시 흐트러졌다.

눈 속에서 그늘이 스쳤다.

그도 안다. 보기에는 위압적인 기병이지만, 호랑이군의 발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물며, 오늘 밤 이 어둠 속에는 약왕곡의 암위가 얼마나 숨어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우문호가 코웃음을 쳤다.

시선이 마차 안으로 스며들며 서늘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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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61화

    김단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사당에서 정성껏 음식과 물을 내어 주던 사람들, 방금 태어난 아기와 서 과부, 순박한 얼굴들이 눈앞을 스쳤다.그들을 절대로 화에 말려들게 할 수는 없었다.“가자.”그녀는 한 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소한은 무공의 부축을 받아 간신히 몸을 일으켰고, 고지운도 재빨리 짐을 정리했다.은인이 곧 떠난다는 말을 듣자, 마을 사람들은 사당 어귀로 몰려나와 쉽사리 발길을 떼지 못했다.촌장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김단의 손을 붙들었다.“낭자의 큰 은혜를 우리 서 씨 마을이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 동네가 외져서 길도 험한데, 다친 분도 계시니… 마을에 소달구지가 한 대 있습니다. 낡았어도 걷는 것보단 나을 터이니, 부디 그걸로 한 길 모셔 가게 하십시오.”김단이 급히 사양했다.“촌장 어르신, 괜찮습니다. 우리는...”“낭자, 부디 사양 마시지요!”건장한 장정이 이미 소달구지를 끌고 와 두툼한 마른 풀을 가득 깔아 두었다.“낭자께서 서 부인 모자를 살려 주셨으니, 온 마을의 은인이십니다. 달구지 한 대쯤이야 무슨 대수겠습니까. 어서 오르십시오!”사람들의 간절한 눈빛, 창백한 소한의 얼굴, 지친 기색의 고지운이 한눈에 들어왔다.이 달구지야말로 지금 가장 절실한 길이라는 것을 김단은 알았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가 내쉬며 더는 사양하지 않았다.촌장과 마을 사람들에게 정중히 한 번 허리를 굽혔다.“고맙습니다, 어르신들.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일행은 마른 양식 몇 꾸러미를 챙겨, 소박하되 든든한 소달구지에 올랐다.정 많은 장정이 고삐를 잡고 앞장섰고, 마을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고요한 마을을 천천히 빠져나와 마을 밖 샛길을 따라 나아갔다.달구지는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빠르진 않았지만, 분명히 걸음의 고단함을 덜어 주었다.소한은 마른 풀더미에 기대 눈을 감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김단은 주위를 경계하며 둘러보았고, 최지습은 검자루를 눌러 쥔 채 길가 산림을 예리하게 훑었다.고지운의 안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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