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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5화

Author: 유애
현대.

목여 태감은 어느새 거실에 한 시간이나 앉아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한 상태였다. 이곳에서 본 모든 것은 북당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목여 태감은 이렇게 높은 집도 본 적 없었다. 집을 이렇게나 높게 쌓을라면, 기초를 대체 얼마나 깊게 파야 하는 걸까? 얼마나 많은 일꾼과 장인이 죽어 나갔을까 싶었다.

그리고 가마도 마찬가지였다. 공주는 그걸 마차가 아닌 자동차라고 칭했는데, 대체 무엇이 그것을 끌고 달리는지 알 수 없었다. 아무튼 너무 빠르게 달린 마차 때문에, 그는 장이 다 꼬이는 것 같아 토할 것만 같았다.

집으로 온 그는 공주의 부축을 받으며 집안 곳곳을 구경했다. 그는 황제 침소의 절반만도 못한 집 크기에 괜스레 마음이 아파왔다.

게다가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집이라니? 어찌 이곳에 함께 산단 말인가?

‘폐하께서 과연 이런 고생을 견디실 수 있으실까?’

“그…”

그는 한참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어 택란에게 낮게 물었다.

“시중드는 궁인들은 어디에서 지내는 것입니까?”

“이곳엔 시중드는 사람이 없소. 집안일도 다 스스로 해야 하네.”

“그럴 수 있습니까? 폐하를 모실 사람이 없다니요?”

“아바마마께서 예전에 이곳에 오셨을 때도 시중 없이 지내셨네.”

“아이고, 안 됩니다. 폐하가 어찌 이렇게 형편없는 곳에서 지내신단 말입니까?“

목여 태감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설령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난다 해도, 적어도 숙왕부나 매화장처럼 널찍한 곳에서 지내셔야지 않겠는가?

그리고 하인들이 떼를 지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가까이서 모실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렇게 새장 같은 집에서 사는 건 황제를 욕되게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택란이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었다. 목여 태감은 눈물을 머금고 황제에게 이런 집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동안 모아둔 돈이 있으니, 이곳 집값이 비싼지 모르겠으나 본인이 돈을 보태 황제에게 별채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택란은 칠성 오라버니를 찾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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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735화

    우문호 일행은 내비게이션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20분이나 더 빨리 순조롭게 소시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문호는 곧장 핸드폰으로 왜 실제 도착 시간이 출발할 때 예상된 내비게이션 시간보다 짧은지 검색했다.이보인은 중간에 더 가까운 고속도로로 빠졌다고 다급히 해명했다. 사실 그녀는 내비게이션을 음 소거하고, 과속으로 운전했었다. 하지만 단속 카메라 없는 곳에서만 했기에, 딱지는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도착 후, 원 교수는 하루 묵고 내일 아침 일찍 산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그러나 우문호와 서일은 이미 빵과 물을 사러 가고 있었고, 칠성에게 다른 사람들을 숙소로 데려가라고 했다. 두 사람은 그날 밤 바로 산에 들어가 보려 했다.원 교수와 이보인은 밤에 산에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며,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고 반대했다. 칠성은 이미 인터넷으로 산세를 확인해 두었다. 산을 계속 오르게 되면 길을 자연스레 까먹게 되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곳은 ‘우각봉’이라 불리는 산봉우리 근처였다. 이름 그대로 소의 뿔처럼 뾰족하게 솟은 좁은 봉우리였고, 그 아래는 낭떠러지였다.방자자가 실종된 지 벌써 나흘. 어린 여자애가 깊은 산속에서 하룻밤을 버틴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절망과 공포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들어가기로 했다. 시간이 곧 생명이지 않은가?그들은 빵, 물, 우유, 손전등, 형광봉, 붕대와 상처를 치료해줄 약을 배낭에 챙겼다. 허리에는 낫까지 찼다. 울창한 숲의 덩굴과 잡목을 치려면 필요했기 때문이다.그들은 그렇게 준비를 마치자마자, 바로 차를 몰아 산 입구로 향했다. 고속도로가 아니었기에 이번에는 우문호가 직접 운전했다.산 근처에 이르자, 이미 많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주변에는 소방차, 경찰차, 구급차가 줄지어 서 있었고, 천막까지 설치되어 있었다.발전기가 요란하게 돌아가며 불빛이 주변을 환히 밝혔다.소방관들은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온몸이 흙투성이에, 얼굴에는 피멍까지 들어 있었다. 그

  • 명의 왕비   제3734화

    팀이 없다면 직접 꾸리면 그만. 우문호에게는 믿을 사람들이 많았다. 방 안에만 해도 서일, 목여, 칠성, 장인어른, 장모님이 있었다. 게다가 필요하면 파지옥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원 선생만은 안 된다. 원 선생은 지금 진이를 치료 중이니 방해하면 안 되었다. 칠성이 부른 운전기사는 모두가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칠성이 집필한 작품의 여주인공 이보인이었다.연약해 보이는 아가씨라, 다들 의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우문호 역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렇게 어린 나이에 운전 솜씨가 그보다 낫다고?그러자 칠성이 미소 지으며 소개했다.“보인 씨는 예전에 폭주족이었습니다.”이보인이 황급히 정정했다.“아니, 칠성아. 나는 레이서를 했지, 폭주는 안 했어.”모두가 한목소리로 말했다.“그게 그거 아닙니까?”폭주라는 단어는 빠르다는 뜻이고, 레이싱은 결국 속도로 승부하는 것 아닌가?이보인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폭주는 불법이고 레이싱은 합법이죠… 흠, 어쨌든 트랙 위에서 하는 레이스는 합법이에요.”서일이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그럼, 트랙에서 폭주하면요? 그것도 불법입니까?”이보인은 멈칫했다.“그건… 트랙에서는 폭주라고 안 해요.”“아~”모두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곧 트랙에서 합법적으로 폭주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이보인이 더 해명하려 했지만, 우문호가 먼저 명을 내렸다.“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니, 먼저 출발합시다!”실종된 소녀의 이름은 방자자. 명문대를 갓 졸업한 학생으로, 늘 얌전하고 모범적인 아이였다. 모험은 커녕 과속 운전도 해본 적 없는 그녀가 어쩌다 탐험대와 함께 나섰단 말인가?칠성은 그녀의 SNS를 살펴보았다. 방자자는 최근 몇 달 동안 줄곧 응원의 뜻이 담긴 글귀를 올리고 있었다. 부족한 것을 드러내듯 말이다. 칠성은 그녀가 좌절을 겪어 의기소침해졌고, 모험을 통해 삶에 대한 열정과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찾으려 한 것이라 짐작했다.이번 탐험대는 모두 일곱 명. 그중 다섯은 자주 탐험을 다니던 사람들이었고

  • 명의 왕비   제37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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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732화

    진이는 명심 종양 병원으로 옮겼고, 원경릉이 그의 주치의가 되었다.비록 병세가 워낙 위중해 전원 도중에도 위험한 상황이 있었으나, 다행히 원경릉이 직접 옆을 지키며 무사히 병원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그녀는 양여혜와 함께 회진을 돌며 치료 방법을 정했고, 다음 날 곧바로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수술은 원경릉이 직접 집도하기로 했다.진이 어머니는 원경릉이 너무 젊어, 혹시 수술을 완벽하게 집도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암세포는 반드시 완전히 제거해야 하기에, 더 경력이 많은 의사로 바꿔줄 수 없는지 간곡히 부탁했다. 하지만 부원장이 직접 나서서, 그녀보다 더 확실히 해낼 사람은 없다고 진이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진이 어머니는 결국 원경릉을 믿기로 했다.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그녀는 진이의 손을 꼭 잡고 격려했다. 진이는 의젓하게 엄마를 바라보며 안도한 듯 말했다.“저 원 선생님께 물어봤는데, 이번 수술과 치료비 다 무료래요. 엄마, 이제 일 많이 안 해도 돼요!”그러자 진이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웃었다.“너만 나을 수 있다면, 엄마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엄마는 하나도 안 힘들어.”진이는 힘겹게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제가 수술대에서 못 내려오거나, 내려와도 낫지 않는다면… 엄마, 다른 분을 찾아서 엄마를 돌봐 달라고 해요. 그래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진이 어머니는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래. 약속할게.”진이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이 떠난 뒤 엄마가 삶을 포기하지 않을까 싶어 늘 두려워했다. 삶은 참으로 소중하지 않은가? 살면서 건강한 몸을 가진다는 것을 이미 큰 복이었다. 그 복을 결코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우문호는 진이 어머니가 아들이 혹시라도 수술대에서 세상을 떠날 때 미련이 남을까 봐 약속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원경릉과 이 선생님도 이미 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호흡부전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수술실 밖, 우문호도 밖에

  • 명의 왕비   제3731화

    상담사는 원경릉의 전화기를 받아 들며, 돌아가 다시 설득해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 어머니께서 동의하면 전화로 연락을 주겠다고 답했다.원경릉은 번호를 남기고, 잠깐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제야 그녀는 그동안 진이 어머니가 얼마나 힘겹게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다.진이가 병에 걸린 뒤, 그들은 빌릴 수 있는 사람에게 모두 돈을 빌렸다. 수술 후, 아이가 회복할 거라 생각해 빚을 갚기 시작했고 허리끈을 졸라맸다고 했다. 게다가 약값을 아끼기 위해 약을 종종 거르기까지 했다. 수술 후 약은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 되는데, 결국 그 탓에 재발하고 만 것이었다ㅏ.“그녀는 늘 죄책감을 느끼며 살고 있어요. 혼자 두 군데 일을 병행하며 너무 힘들게 고생하다 보니, 진이가 약을 거른 것도 몰랐죠. 그녀를 원망하지 마세요... 진이 어머니는 정말 더는 버틸 힘이 없어요. 포기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제 지탱할 기운도 남아 있지 않은 겁니다.”원경릉이 어찌 그녀 눈 속에 깃든 절망을 못 봤겠는가? 사실 그녀도 절망 뒤에 희망조차 감히 품지 못하고, 마음이 나약해지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 한 줄기 희망을 붙잡는 것도, 그만큼 더 큰 고통을 치러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오히려 끈을 놓아버리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그녀는 이미 아들과 함께 죽음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탓할 수 없다. 그녀가 겪은 고난은, 다른 이가 아무리 안다고 해도 결코 똑같이 겪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원경릉과 우문호는 병원으로 가서 의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진이네가 예전에 실험군 참여를 신청했었고, 첫 번째 평가도 통과한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실험에 들어가기 전, 문제가 생겨 버리고 말았다. 두개 내압이 너무 높아졌고, 종양의 확산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 결국 실험에 받아들여지지 못했다.“그날 실험군에 못 들어간다는 통보를 받자, 진이 어머님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침대 곁에 앉아, 진이를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진이는 그때,

  • 명의 왕비   제3730화

    원경릉은 자료를 다 본 뒤, 오라버니와 함께 병원으로 가서 아이의 주치의를 만났다.주치의인 이 선생님은 안타까워하며 말했다.“사실 아이 집안에서는 오래전부터 치료비를 체납했고, 이미 치료도 포기한 상태입니다. 지금 병원에 남아 있는 것도 그냥 버티는 거죠. 지금 병원에 대기하는 환자도 많은데... 가족도 어렵고, 병원도 어렵습니다.”“아이 엄마는 안 왔나요?”원경릉이 물었다.“자살을 시도한 뒤로 계속 정서가 불안정해서, 심리 전문가가 상담을 맡고 있어요. 간호사에게 아들이 죽는다면, 차라리 먼저 죽어서 밑에서 아들을 기다리겠다고 했었는데... 간호사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나 보네요. 정말 그렇게 할 줄은 몰랐겠죠.”“아이의 아빠는 요?”이 선생님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진이 아버지께서는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참 안됐죠... 결혼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을 때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고, 그때 겨우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집안에서는 낙태를 권했지만 진이 어머니는 끝까지 반대했고, 그렇게 혼자서 아이를 키웠어요. 아이가 그녀의 전부죠.”“핸드폰 수리 때문에 뛰어내리려고 했다는데, 핸드폰엔 대체 뭐가 있었던 거죠?”“핸드폰에 남편과 함께 찍은 영상이 있다네요. 다른 데 저장하지 않아서, 초기화하면 아예 없어져서 그랬나 봐요.”원경릉이 말했다.“그렇게 중요한 영상을 왜 다른 곳에 저장해두지 않았을까요… 일단, 아이가 표적치료제에 대한 유전자 민감도 검사를 해본 적 있나요? 이매티닙 같은 약을 사용한 적도 있었는지요?”“이미 지갑을 탈탈 턴 상황이라, 약값까지 감당 못 했어요. 게다가 검사 결과도 좋지 않았습니다.”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지금 상황에서는 두개 내압을 낮추지 않으면 언제든 생명이 위험합니다.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아이어머니를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저희가 진행 중인 임상 실험이 있는데, 재발과 불응성 뇌종양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 방법입니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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