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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의 꽃길
이혼 후의 꽃길
Author: 디어파이어

제1화

Author: 디어파이어
“형빈 씨, 빨...빨리 해줘...”

“형빈 씨, 이렇게 와이프 몰래 오면 그녀가 엄청 속상해할 텐데... 아...”

“나랑 있는데 다른 사람을 생각하다니? 내가 만족스럽게 못해줬나 보네!”

“형빈 씨... 사랑해...”

휴대폰 화면은 순식간에 꺼졌지만 듣기 민망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는 마치 끔찍한 저주처럼 이연우의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하나하나의 소리가 날카로운 바늘처럼 그녀의 뇌를 꿰뚫는 듯했다.

그녀의 휴대폰에는 이렇게 듣기 역겨운 소리가 담긴 메시지가 수도 없이 도착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심형빈을 필사적으로 변호하며 그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배신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이번 영상 속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난 그의 모습은 거대한 망치처럼 그녀의 자기 합리화를 철저하게 부숴 버렸다. 이제 더 이상 변명할 여지조차 없었다.

이연우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정성스럽게 장식된 케이크를 바라봤다.

초콜릿으로 쓰인 '결혼 5주년'이라는 글자는 마치 흉측한 괴물처럼 그녀를 조롱하는 듯했다.

벽시계가 자정을 알리자 식탁 위에 놓여있던 케이크는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심형빈, 이제 당신은 필요 없어!’

...

심성 그룹 고층 사무실 구역, 이연우는 세련된 직업용 정장을 입고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묶어 뒤로 넘긴 채, 손에 두꺼운 파일 뭉치를 안고 사장실을 향해 걸어갔다.

묵직한 문을 열자 사장실 특유의 무거운 공기가 그녀를 감쌌다.

심형빈은 넓은 책상 뒤에 앉아 몸 전체가 가죽 의자에 파묻혀 있었다.

그는 아직 어제 외출할 때 입었던 양복을 입고 있었다.

원래 빳빳했던 천은 지금 주름투성이였고 넥타이는 헐렁하게 목에 걸려 있었으며 셔츠 깃은 풀어헤쳐 진 채 쇄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머리카락 또한 약간 헝클어져,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아무렇게나 이마에 늘어져 있었다.

아마도 밤새도록 첫사랑과 정열적인 시간을 보내느라 옷을 갈아입을 새도 없었던 모양이었다.

이연우는 심호흡을 하고 재빨리 얼굴에 익숙한 미소를 지은 채 책상 앞으로 걸어가 조용히 서류를 내려놓았다.

“대표님.”

그녀는 또렷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들은 모두 진양 쪽과 체결해야 할 서류들입니다.”

말하는 동안, 그녀는 살짝 몸을 옆으로 돌려 파일 옆에서 만년필 한 자루를 집어 심형빈에게 건넸다.

심형빈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피곤함이 역력한 얼굴에는 권태로움이 묻어나 있었다.

그는 이연우를 바라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고객과 늦게까지 미팅하느라 집에 못 들어갔어. 당신 선물은 챙겨놨어.”

말하는 동안, 그의 손가락은 책상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 아무런 규칙도 없었다.

이연우는 그의 말에 가슴 한쪽이 아려왔지만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이것은 그가 늘 하던 보상 수법이었다.

이전에도 그는 숱하게 그녀와의 약속을 깼다. 기념일이든 데이트든 핑계를 대고 약속을 취소한 뒤에는 어김없이 값비싼 선물을 안겨주며 미안한 마음을 달래려 했다. 그렇게 하면 그녀 마음속의 실망감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선물로는 결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도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알았어요!”

이번에 이연우는 거절하지 않고 시원하게 대답했다.

어차피 이혼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결혼 생활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챙겨야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지난 세월 동안 쏟아부은 헌신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심형빈은 문득 고개를 들어 이연우를 힐끗 쳐다봤다.

찰나의 순간, 묘한 의구심이 그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오늘의 이연우는 어딘가 평소와 달랐다.

이전에는 그가 조금만 늦게 귀가해도 입술을 삐죽 내밀고 앙탈을 부리며 그가 달래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지금 그녀의 얼굴은 차분하다 못해 냉랭했다. 너무나 침착한 모습에 그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오늘 저녁에 지난번에 말했던 그 요리 먹으러 가자.”

심형빈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고개를 숙여 책상에 쌓인 서류에 파묻혔다. 마치 이연우의 속을 알 수 없는 시선을 피하기라도 하려는 듯 말이다.

그 말에 이연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알아채기 힘든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언제 요리를 먹으러 가자고 말했던가?

그는 또 다른 여자와 착각하고 다른 여자에게 했던 약속을 내뱉은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조용히 뒤돌아 문을 향해 걸어갔다.

사무실로 돌아온 이연우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누군가 따라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심형빈의 비서인 진수혁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정교한 상자 하나를 받쳐 들고 있었는데 상자에는 보범 브랜드 로고가 찍혀 있었고 조명 아래서 호화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진수혁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두 손으로 상자를 이연우에게 건네며 공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 이건 대표님께서 사모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이연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수혁이 보는 앞에서 그녀는 망설임 없이 상자를 열었다.

순간, 찬란한 광채가 상자 속에서 흘러나왔고 화려한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펜던트에 박힌 다이아몬드는 호두크기 만큼 커다랗고 정교하게 커팅되어 눈부신 광채를 뿜어냈다.

“그분께 감사하다고 전해 주세요. 이런 선물은 언제든 환영이에요.”

이연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목걸이를 손에 들고 망설임 없이 가방에 던져 넣었다. 마치 값비싼 보석이 아니라 평범한 물건인 듯한 태도였다.

그리고 목걸이를 담았던 정교한 상자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손을 들어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진수혁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약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억지로 삼켰다.

그가 기억하는 이연우는 선물을 받으면 뛸 듯이 기뻐하며 소중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히 달라진 그녀의 태도에 그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의자에 앉아 있던 이연우는 진수혁이 여전히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을 보고 일부러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아직 볼일 있어요? 아니면 그 사람이 뭘 더 전해 주라고 하던가요?”

“아... 아니요, 없습니다. 특별히 시키실 일이 없으시다면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진수혁은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답하며 서둘러 사무실을 나섰다.

문을 닫는 순간, 그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두 분이 싸우는 통에 왜 내가 이렇게 눈치를 봐야 하는 거야? 온몸이 불편하네.'

진수혁이 나가자, 이연우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꺼내 손으로 가볍게 만지작거리다가 잠시 자세히 들여다본 후, 휴대폰을 들어 각도를 맞추고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곧이어 그녀는 중고 거래 앱을 켜고 목걸이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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