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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ผู้เขียน: 애니
민도하의 위로가 있었기에, 노아리의 숨도 한결 고르게 쉬어졌다.

“검사 결과가 좋게 나오면 좋겠다.”

노아리가 조심스럽게 말하자 민도하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

“병원 쪽엔 내가 미리 얘기해 놨어. 필요하면 바로 곽 원장님한테 말해.”

민도하는 늘 그랬듯, 모든 걸 빠짐없이 챙겨두었다.

“고마워, 도하야.”

노아리는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이번엔 목소리도, 바라보는 눈빛도 조금 달랐다.

말끝에 얹힌 감정이 이전과는 분명히 달랐다.

병원을 나온 민도하는 가는 길에 강서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원래 목적은 단순했다.

강서이가 며칠을 더 쉬는지, 언제 회사로 복귀하는지 물어보려고.

강서이가 없자, 대신 나온 김설이 일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고, 민도하는 그게 영 못마땅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강서이의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7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던 일.

민도하의 이마에 주름이 진하게 잡혔다.

강서이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처음으로 자각한 순간이었다.

어디가 달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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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리가 옆에서 말했다. “엄마, 도하한테 뭘 그렇게까지 인사해요. 남도 아닌데요.”강서이는 그쪽을 보고 있지 않았지만, 모녀가 일부러 말을 주고받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분명 강서이가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노아리가 누구를 닮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그래도 신경 쓰기 귀찮아서 강서이는 그대로 강윤희와 함께 검사실로 갔다.“병실은 어떻게 된 겁니까?” 민도하가 간호사에게 사정을 물었다.민씨 집안은 이 병원에 전용 병실 두 개를 두고 있었다.노아리가 지난번에 몇 차례 입원했을 때도 그 병실을 썼다.그래서 이예수도 수술 후 검진을 받으러 올 때 당연히 VIP 병실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이미 다른 환자가 쓰고 있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간호사는 민도하를 어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병원을 좌우하는 큰 투자자였으니 그럴 만했다.“그게... 이미 입원하신 분이 계셔서요.”“도하 허락도 없이 누가 그 병실을 써요?” 이예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따졌다. “설마 병원에서 아는 사람이라고 마음대로 내준 건 아니겠죠?”간호사는 겁에 질려 창백해졌다. “저희가 어떻게 그러겠어요?”“그럼 지금 그 병실에 들어가 있는 사람 이름을 말해 봐요.” 이예수가 몰아붙였다.간호사는 어쩔 수 없이 명단을 꺼내 보여 주었다.“강윤희? 그게 누구야?” 이예수가 의아해하며 민도하에게 물었다. “아는 사람이니?”민도하는 숨기지 않았다. “네, 압니다.”노아리도 아는 이름이었다. 프라임로드투자에서 강서이의 인사 기록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 강윤희는 바로 강서이의 어머니였다.이름을 확인한 노아리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 눈에 불쾌한 기색이 빠르게 스쳤다.노아리는 결국 민도하에게 물었다. “네가 허락했어?”민도하가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자 그제야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그러고는 단정했다. “그럼 강서이가 예전에 네 비서로 일했던 걸 이용해서 자기 어머니를 그 병실에 넣은 거네.”‘참 치졸하기도 하지!’“내보내요. 그런 사람 때문에 규정이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65화

    강서이의 긴장이 풀렸다. “감사합니다.”방금 전 머릿속에 한 사람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었다.그 사실이 강서이는 몹시 불편했다.다행히 이상한 생각을 금세 털어 낸 강서이는 가벼운 걸음으로 강윤희에게 갔다.민두해가 마련해 준 병실이라는 걸 알게 되자, 강윤희는 직접 찾아가서 감사 인사를 드리라고 했다.그게 예의였다.다만 강서이가 가기 전에 한 가지를 물었다.“민도하랑 헤어진 뒤에도 민두해 회장님과 계속 연락하면, 남들이 괜한 소리를 하지 않겠니?”강서이가 되물었다. “무슨 소리요? 제가 처신을 못 한다고요? 아니면 헤어져 놓고도 민도하한테 미련이 있어서 밀당하는 거라고요?”강서이는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민도하가 아는 사람이 온 세상에 있으면, 저는 온 세상 사람들과 거리를 둬야 해요?”“제가 왜요?”말이 끝나자 밖에서 민두해의 목소리가 들렸다.“옳은 말이야.”모녀가 나란히 문 쪽을 보았다.진인자가 민두해의 휠체어를 밀고 들어왔다. 두 사람 모두 웃고 있었다.민두해는 강서이를 향해서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사람은 저마다 독립된 존재지. 누구의 문제인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해.”“민도하는 민도하고, 나는 나야.”강서이가 일어섰다. “회장님은 병원에 어쩐 일이세요? 어디 불편하세요?”“정기 검진을 받으러 왔어.” 민두해가 대답했다.진인자가 설명을 보탰다. “검사 결과를 받으러 내려갔다가 서이 씨가 줄을 서 있는 걸 봤어요. 그래서 회장님께 잠깐 말씀을 드렸죠.”그 말을 들은 민두해가 강윤희에게 병실을 마련해 준 것이었다. 그것도 VIP 전용 병실을.민두해가 덧붙였다. “병원에는 내가 얘기해 뒀어. 여기서 더 세심하게 돌봐 줄 테니까 너도 안심하고 일해.”“감사합니다, 회장님.”강윤희도 인사했다.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해요.”강서이는 민두해를 병실까지 모셔다드렸다. 가는 길에 민두해는 문심의 상장에 관해 몇 가지를 물었다.피해야 할 일과 미리 준비할 일 등 여러 조언도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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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수가 바로 두 다리를 모았다. “부딪혀서 그렇지! 설무산 절의 계단이 얼마나 가파른지 너도 알잖아.”틀린 말은 아니었다.설무산의 연휘사는 오래된 절이었다. 아흔아홉 개의 계단은 경사가 거의 45도에 이를 만큼 가팔랐다.계단도 산에서 구한 돌을 정교하게 다듬지 않고 쌓아 놓은 것이었다. 표면에 모난 데가 많아서 무릎으로 오르며 기도하다 보면 살갗이 쉽게 벗겨졌다.한지수의 해명은 그럴듯했다.강서이는 더 의심하지 않고 반대쪽 무릎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집중했다.한지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동시에 어떤 변태에게 온갖 욕을 퍼붓는 것도 잊지 않았다.‘입 맞출 데가 없어서 꼭 거기여야 했어? 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못된 것만 배워서는. 입술이나 다 헐어 버려라!’몇몇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뺨이 괜히 뜨거워졌다.‘그 인간, 침대에서는 정말 봐주는 법이 없지.’‘가장 격렬했던 건 욕실에서였어.’‘물론 할머니가 끓여 준 보양식 때문이었을 수도 있었지만...’어쨌든 한지수의 다리는 아직도 떨렸다.“이따 씻을 때 무릎에 랩 감아. 물 닿지 않게.” 상처를 다 돌본 강서이가 당부하며 고개를 들었다. 한지수의 뺨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강서이가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너 왜 얼굴이 빨개?”한지수는 거침없이 받아쳤다. “너한테 설레서.”다행히 강서이는 한지수의 허무맹랑한 농담에 익숙했다. 별생각 없이 한 번 더 당부했다. “상처에 물 묻히지 말라고.”“그럼 오늘 밤 같이 잘래?”“정중히 거절할게.”한지수가 상처받은 가슴을 부여잡았다. “강서이, 진짜 매정한 여자야.”강서이의 대답은 침실 문을 매정하게 닫아 버리는 것이었다.강서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한지수는 비로소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다. 얼렁뚱땅 넘어갔어. 눈치 못 챘네.’...다음 날은 주말이었지만 강서이는 일찍 일어났다.강윤희를 모시고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수술 뒤 반년마다 받는 정기 검진이 예정돼 있었다.한지수도 같이 가겠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63화

    마치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과거도 없었던 것처럼.그때까지 조용하던 노아리는 민도하의 답장이 올라온 뒤에야 무심하게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도 못 만난 지 꽤 됐네. 다들 B시에 돌아오면 한번 모이자.]서태우가 가장 먼저 호응했다. [좋아! 난 언제든 시간 되니까!]남유환과 한승도 차마 외면할 수는 없어 그러자고 답했다.이후 노아리는 서태우에게 따로 메시지를 보내서 고온 초전도 사업에 투자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예전 같으면 따지지도 않고 함께 투자했을 서태우가 이번에는 우물쭈물했다.[아리야, 나도 정말 투자하고 싶지. 그런데 너도 알잖아. 조송메디컬에서 내 말은 힘이 없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노아리의 눈빛이 착 가라앉았다. 그래도 친구로서 걱정해 주는 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잊지 마. 조송메디컬은 서씨 집안 회사야. 강씨 집안 게 아니고.]...인수·합병 건에 진전이 생기자 강서이는 곧바로 윤성미에게 상황을 보고했다.하지만 이번에 전화를 받은 사람은 구기민이었다.구기민은 윤성미가 입원했다고 전했다.그 말을 듣자 강서이의 마음은 무겁게 내려앉았다.[제 아내 상태는 어느 정도 알고 계시죠?]구기민이 물었다.강서이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유방암이라고 들었어요.”[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심장 질환이 심해서 수술을 받을 수가 없어요.]강서이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윤성미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다. 위로라도, 힘을 내라는 말이라도...하지만 끝내 목구멍에 걸리면서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SH테크는 제 아내가 마지막까지 마음에 두고 있는 일이에요. 부탁드리겠습니다.]구기민이 간곡하게 말했다.강서이는 목이 멘 채 답했다. “네.”전화를 끊고도 한동안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었다.한지수가 돌아올 때까지도 계속 그랬다.무려 사흘 만의 귀가였다.한지수도 찔리는 게 있는지 살금살금 집 안으로 들어왔다.강서이는 불도 켜지 않은 채 혼자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62화

    손규원은 그 말에 잠깐 난처해졌다. 그제야 아까 강서이가 왜 그토록 담담했는지 이해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저마다 다른 생각에 잠겼다.그렇다고 노아리를 치켜세우는 태도가 달라지지는 않았다.전에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고, 맡은 사업마다 연달아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전혀 상관이 없었다.민도하가 뒤에서 수습해 줄 의향만 있다면 다들 적당히 눈감아 줄 수 있기에.앞서 두 번이나 발을 뺐던 유진욱 대표까지도 이번에는 참석했다.손규원이 민도하를 두고 노아리에게 하는 게 흠잡을 데 없다고 감탄한 것도 그래서였다.정말 더 할 말이 없었다.그만한 믿음과 지원은 여기 모인 대표들조차 쉽게 보여 줄 수 있는 게 아니었다.노아리는 진욱이 약속을 어긴 일을 따지지 않았다. 오히려 너그럽게 모임에 초대했다.모두에게 똑똑히 보여 주고 싶었다. 민도하가 있는 한, 노아리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노아리가 먼저 잔을 들었다. 주인다운 태도로 손님들을 환영했다.B시 재계 인맥이 거의 한자리에 모였으니 소식은 금세 퍼졌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강서이도 어느 대표의 SNS에서 그 식사 모임 사진을 보았다.모임 이름까지 붙여 놓았다.‘도아 커플 모임’이었다.노아리의 ‘아’.민도하의 ‘도’.제법 그럴듯했다. 커플 이름까지 만들었으니, 누가 봐도 잘 어울린다고 한마디쯤 거들 만했다.SNS를 닫으려던 강서이는 민도하가 그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걸 발견했다.커플 이름이 꽤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나중에 볼일이 생겨 다시 친구로 추가했을 때 삭제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덕분에 이렇게 따끈따끈한 소식도 접할 수 있었다.강서이는 소리 없이 웃었다. 제법 기분이 좋아 보였다.그 모습을 본 배준석이 궁금한 듯 물었다. “무슨 좋은 일이 있으세요?”“별일 아니에요.”전 남자친구와 그 남자의 현 여친이 벌이는 커플 놀이를 구경하고 있다는 사실을 차마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배준석은 더 캐묻지 않았다. 대신 지난주 현장 점검을 나갔다가 겪은 재미있는 일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61화

    성이남은 있는 용기를 다 끌어내서 그 말을 꺼냈다.성이남에게 노아리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남의 연애에 끼어들어 관계를 망칠 여자일 리 없었다.그래서 강서이가 진실을 밝힌 뒤에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한참이 걸렸다.그런데도 마음은 여전히 노아리 쪽으로 더 기울어 있었다.한참 뒤에야 노아리에게서 답장이 왔다.[아니야. 강서이랑 도하 사이에 애매한 관계가 있었던 건 맞아.][그런데 그건 강서이가 지저분한 수를 써서 도하와 잠자리를 가졌기 때문이야.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 도하랑 가까운 사람들만 아는 얘기지.][너도 알잖아. 도하는 민성그룹 후계자야. 강서이가 평생 만나 볼 수 있는 사람 중에 가장 대단한 상대였겠지. 그러니까 7년이나 매달린 거고...][도하는 그동안 한 번도 강서이를 연인이라고 밝힌 적 없어. 강서이 혼자 일방적으로 붙잡고 늘어진 거야.]‘그런 거였구나.’성이남은 메시지를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면서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아리 선배를 오해했네.’...강서이는 다음 날 배준석과 만나 SH테크 인수·합병 심사에 관해 이야기하기로 했다. 자리에서 강서이는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전했다.절차를 줄여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배준석은 진행 상황을 챙기며 독촉해 보겠다고 했다.이야기를 마치니 어느덧 식사 시간이었다.강서이는 자연스럽게 배준석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배준석은 흔쾌히 응했다. 다른 직원에게 식사하러 간다고 얘기한 뒤 곧바로 강서이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나오는 길에 식사 약속에 가려던 선도기술 대표 손규원과 마주쳤다.손규원도 볼일이 있어 마침 시청에 들렀던 참이었다. 강서이를 보자 반갑게 웃으며 인사했다. “강 대표, 오랜만입니다. 일 보러 오셨어요?”“네.”마침 만난 김에 강서이는 손규원에게도 식사를 권했다. “배 과장님과 식사하러 가려는데, 손 대표님도 같이 가실래요?”손규원이 연신 손을 저었다. “아닙니다. 점심에 선약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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