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아들의 사고 소식을 접하는 순간, 장옥경은 자칫 까무러칠 뻔했다.이미 한 차례 자식을 잃은 아픔을 겪었던 그녀였다. 과거 구승태가 탄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었다.그 후로도 아주 오랫동안 뼛속까지 사무치는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나중에 국경 없는 의사회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생사의 갈림길을 목격하고서야 겨우 지독한 트라우마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었다.하지만 구태윤마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죽을 것 같은 고통이 다시 그녀를 덮쳤다.남은 자식이라고는 막내아들 하나뿐이지 않은가.그 아이에게만큼은 절대 무슨 일이 생겨서는 안 되었다.장옥경은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왔고, 오는 길에 경호원에게서 정루아와 함께 있다가 변을 당했다는 사실만 전해 들은 상태였다.한민혁을 만나 자초지종을 캐묻고 싶었지만, 구태윤이 무사하다고만 대답할 뿐 사건의 경위에 대해서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던 장옥경은 마침내 정루아를 보자 참지 못하고 다그쳐 물으려던 참이었다.정루아는 손목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꼈다.장옥경이 그녀의 손을 꽉 움켜쥔 탓이었다.정루아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눈동자 깊은 곳에 복잡한 감정이 일렁거렸다.“어머님, 사실 그게...”“오셨습니까?”바로 그때, 한민혁이 성큼성큼 걸어와 정루아의 말을 가로막았다.“안에 들어가서 한 번 확인해 보시겠어요?”정루아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왜 말을 못 하게 하는 걸까?한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루아를 향해 제안했다.“사모님, 일단 들어가서 보시죠. 대표님은 이미 위험한 고비는 넘겼습니다.”장옥경이 딱 잘라 거절했다.“가지 마. 아직 설명도 못 들었단 말이야.”이내 고개를 돌려 정루아를 바라보았다.“루아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장옥경의 손아귀에 힘이 점점 더 들어갔다. 손목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밀려왔다.정루아는 한숨을 푹 내쉬고 입을 열었다.“태윤이가 저 대신 총
정루아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한민혁에게 말했다.“여긴 실장님한테 맡겨도 돼죠? 전 일단 우리 할머니 좀 뵙고 올게요.”한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덧붙였다.“경호원 불러서 모셔다드릴 테니까 차 타고 가세요. 지금 상태로는 운전이 힘들 것 같으신데.”“네.”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실제로 손발이 떨리고 있어 이 상태로 직접 운전했다간 큰 사고가 나기에 십상이었다.경호원은 그녀를 태우고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정루아는 먼저 화장실에 들러 세수하고 최대한 멀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 누워 있던 송문애가 마침 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할머니.”그녀는 곧장 달려가 외할머니를 와락 껴안았다.송문애는 부드러운 손길로 손녀의 뺨을 쓸어내렸다.“괜찮다, 난 멀쩡해.”정루아는 스르륵 눈을 감았다. 여전히 가슴이 쿵쾅거렸다.공포와 두려움이 뒤섞여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외할머니의 품에 안겨 있고 싶을 뿐이었다.송문애도 그 마음을 아는지 침묵으로 일관했다.병실 안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두려움이 조금씩 잦아들자, 정루아는 상체를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엄마가 이런 짓까지 벌일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요.”송문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나도 마찬가지란다. 혜숙이가 그 여자한테 아주 단단히 홀린 모양이구나.”외할머니가 언급한 사람은 바로 임혜숙이 말끝마다 달고 살았던 ‘은영 이모’였다.또한, 외할아버지의 첫사랑이기도 했다.정루아는 깊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할머니, 이제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세요. 뒤처리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송문애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술을 달싹였지만, 결국 입을 다물고 고개만 끄덕였다.정루아는 곧바로 의사를 불러 외할머니의 전신 검사를 진행했고,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서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하지만 다시 병실로 돌아왔을 때, 송문애는 손녀의 소매에 묻은 핏자국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물었다.“루아야, 이 피는 뭐니?”정루아는 고개를 숙여 소
응급실 문 앞에 서 있는 정루아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이때, 김철웅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루아 씨, 괜찮아요? 다치진 않았어요?”“네, 전 멀쩡해요.”정루아는 깊게 숨을 몰아쉬며 감정을 추스른 뒤 물었다.“두 분은요? 다친 데 없어요?”“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들이 도망쳐 버렸어요.”김철웅이 분통이 터지는 듯 씩씩거렸다.“간도 커라. 감히 국내에서 총을 쏘다니!”정루아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철저히 파헤쳐 주세요. 도대체 정체가 뭔지.”“알겠습니다, 반드시 찾아낼게요.”김철웅의 말투가 꽤 진지했다.이번 일은 명백히 정루아를 겨냥한 것이었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배후를 밝혀내야만 했다.“참, 구태윤 씨는요? 상태는 어떻습니까?”김철웅이 불쑥 물었다.정루아의 목소리가 잘게 떨렸다.“다쳤어요. 얼마나 심한지는 저도 잘 몰라요. 차에 타고 나서 금세 의식을 잃었거든요.”김철웅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병원에는 도착했죠?”“네.”“응급 치료만 제때 받으면 큰일 없을 겁니다. 루아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김철웅이 그녀를 안심시켰다.정루아는 나지막이 대답하고는 곧바로 물었다.“우리 할머니는요?”“무사하십니다. 제가 사람을 보내 다시 병원으로 모시도록 조치해 두었어요.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셔요.”“루아 씨, 만약 할머니께 걱정을 끼쳐드리기 싫다면 이번 일은 함구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김철웅이 신중하게 당부했다.연세가 있으신 분이라 이런 충격을 견뎌내지 못할 터였다.“네,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요.”정루아는 전화를 끊고 벽에 기대었다.그제야 겨우 의지할 곳을 찾은 듯, 줄곧 팽팽하게 굳어 있던 몸이 조금이나마 긴장이 풀렸다.잠시 후, 한민혁이 다급하게 달려와 간호사 한 명을 붙잡고 내부 상황을 알아보게 했다.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지난번 납치 사건 배후를 계속 쫓고 계셨거든요. 근데 그 자식이 아주 꼭꼭 숨어 버리는 바람에 아직 이렇다 할 단
정루아는 어렴풋이 무언가 눈치챘다.첫 번째 총알은 그녀의 발치에 박혔고, 두 번째 총알은 자신을 향해 날아왔다.즉, 어둠 속에서 방아쇠를 당긴 자의 타깃은 처음부터 그녀였다.도대체 누가 자신을 노리는 걸까?또 다른 사람의 원한을 살 만한 짓이라도 했나?머릿속이 복잡하게 엉켜 들었지만, 지금은 이런 상념에 빠질 때가 아니었다.구태윤의 팔에 힘이 불끈 들어가자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크게 심호흡한 구태윤은 그녀를 품에 안고 차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이내 문을 벌컥 열더니 조수석으로 밀어 넣었다.“숨어 있어.”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만 던지고는 반대편으로 돌아 차에 올랐다.급박한 순간에도 눈은 주변을 예리하게 살피고 있었다.산 중턱에 자리 잡은 요양원의 주변에는 울창한 숲이 펼쳐졌고, 지나다니는 차도 드물었다.한적한 환경 덕분에 노인이나 환자들이 요양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오히려 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말았다.구태윤은 문득 정루아가 미화원으로 위장한 자에게 약물로 기절해 납치당했던 일이 떠올랐다.이번 사건도 저번이랑 같은 놈들 짓일까?김철웅과 한민혁이 이미 목표를 특정했는지 더 이상 총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차에 오른 구태윤은 곧바로 시동을 걸고 시내를 향해 질주했다.조수석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던 정루아는 차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얼굴은 창백하게 질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저 사람들 대체 누구야?”구태윤이 대답했다.“아직 확실치 않아. 하지만 내가 반드시 밝혀낼 거야.”“저번에 날 납치했던 놈들과 한패일까?”그녀도 지난번 일을 떠올렸다.구태윤의 목소리가 한층 더 가라앉았다.“가능성은 있지만, 아직은 몰라.”정루아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살면서 겪은 가장 큰 시련이라곤 예전의 그 지진이 전부였는데, 요즘 들어 쉴 틈 없이 사고에 휘말렸다.머릿속이 뒤죽박죽 했다.도대체 누구에게 원한을 산 건지, 그녀는 곰곰이 되짚어 보았다.하지만 자신과 척진
임혜숙은 어쩔 줄 몰라 했다.이내 정석주에게 전화를 걸어 계획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렸다.“여보, 나 이제 어떡해? 정루아 그년이 가만 있지 않을 거야. 분명 복수할 텐데...”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여보? 내 말 듣고 있어?”묵묵부답하는 남편 때문에 임혜숙은 초조한 말투로 재촉했다.한참 뒤, 정석주의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돌아도 단단히 돌았네. 제정신에 이런 짓을 벌였을 리가 없지.”임혜숙은 넋을 잃고 말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야? 이 계획을 꺼냈을 때 당신도 동의했잖아!”하지만 정석주는 선을 그었다.“그냥 생각해 보겠다고만 했지, 동의한 적은 없어.”“이...!”임혜숙은 어안이 벙벙한 채 두 귀를 의심했다.“뭐라고? 그게 무슨 뜻이야?”정석주가 한숨을 쉬었다.“혜숙아, 그 사람들은 이미 죽었어. 지난 일 들춰봐야 무슨 소용이야? 지금 정원 그룹 살리려면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어.”...차가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구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찾았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정루아는 운전하면서 당장 외할머니에게 날아가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입은 꾹 다문 채 시선은 전방만 주시했다.외곽에 도착하자, 저 멀리 연립주택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대문 앞을 지키는 몇몇 사람 중에 김철웅과 한민혁도 있었다.두 사람은 양 끝에 떨어져 선 채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차가 멈추자마자 둘은 동시에 성큼성큼 다가왔다.한민혁이 한발 앞서 입을 열었다.“사모님, 할머니는 무사합니다. 안에 안전하게 모셔두었고, 다치신 데도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김철웅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힐끗 째려보았다.자기 주인이 누군지 분간도 못 하나? 왜 남의 공을 가로채려고 안달인지.정루아는 김철웅을 보며 말했다.“철웅 씨, 가시죠.”“네!”김철웅은 고개를 끄덕이곤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한민혁을 바라보았다.‘흥, 애써 봤자 소용없거든?’한민혁은 기가 찼다.이내 구태윤을 돌아보며 보고했다.
웃기고 자빠졌네.정루아는 싸늘한 눈빛으로 쏘아붙였다.“방금 그 말, 본인이 들어도 참 어이가 없죠? 꿍꿍이가 뻔히 다 읽히는데 어디서 그런 소리를 입에 담으시는지. 당신한테 줄 재산은 단 1원도 없으니까 당장 할머니 계신 곳이나 불어요.”임혜숙이 고개를 저었다.“내 요구 들어주지 않으면, 할머니 얼굴 볼 생각은 아예 접는 게 좋을 거야.”정루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임혜숙이라는 인간에게 이제 일말의 미련도, 기대도 남아있지 않았다.정말 끔찍하게 구역질 나는 여자였다.“그럼 정원 그룹은 어쩔 건데요? 회사가 망하든 말든 상관없단 소리예요?”정루아가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물었다.임혜숙의 미간이 찌푸렸다.“네 손으로 집안 사업을 말아먹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정루아, 너 진짜 미쳤어?”“루아는 몰라도, 전 합니다.”매력적인 중저음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뼛속까지 시린 한기가 거실에 감돌았다.깜짝 놀란 임혜숙이 고개를 돌리자, 현관을 지나 걸어 들어오는 구태윤을 발견했다.“태윤아, 이건 우리 집안일이야. 네가 뭔데 함부로 끼어들어?”임혜숙은 덜컥 겁이 났다. 어떻게든 이 남자를 쫓아내기 위해 다급하게 소리쳤다.하필 이 타이밍에 구태윤이 나타날 줄이야.그가 끼어드는 순간 모든 게 꼬여버릴 텐데.구태윤은 정루아를 힐긋 쳐다보았다. 무사한 것을 확인한 뒤에야 서늘한 눈빛으로 임혜숙을 응시했다.“전 원래 남의 일에 참견 잘하거든요. 정원 그룹이 지금보다 더 처절하게 나락으로 떨어져도 상관없나 보네요?”“너 진짜...!”임혜숙의 안색이 흙빛이 되었다.하지만 곧바로 표정을 다잡으며 앙칼지게 쏘아붙였다.“태윤아, 옛날에 시연이가 목숨 걸고 너 살려준 거 잊었어? 그동안 걔가 너한테 뭐하나 바란 적이 있었니? 지금 유일한 소원이 할머니 유품인 사파이어 귀걸이를 돌려주는 것이라잖아. 그게 뭐 대단한 부탁이야? 네 목숨 살려준 은혜를 이런 식으로 갚아?”구태윤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루아 할머니가 어디 있냐고 묻잖아요. 정시연 얘기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