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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를 부른 이유는 ‘홍시혁’ 때문일 것이다. 아니, 그것밖에 없다. 홍시혁은 형은 유명세로 함께 유명해진 홍지혁의 SNS로 방송 복귀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아무래도 이 신생 엔터는 핵심 멤버였던 청호의 복귀로 함께 시작하고 싶은 듯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홍시혁을 설득하기 위해, 나를 이용하기 위해 부른 것이 분명했다.
뭐, 전에 최 작곡가가 한 번 말하기는 했지만… 홍시혁의 스타성을 생각하면 활동을 하지 않는 게 매우 아쉽기는 했다. 솔직히 성격이 좀 그래서 그렇지, 천상 연예인이니까.
“아니, 정말 미안. 이 녀석… 한 시간 전에 있었거든? 그런데 네가 온다니까 급하게 나가버리더라고.”
설마, 그때 울었던 것이 부끄러워서… 도망간 건가?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부분을 부끄러워하네.
그 철판에….
아마 나를 부른 이유는 ‘홍시혁’ 때문일 것이다. 아니, 그것밖에 없다. 홍시혁은 형은 유명세로 함께 유명해진 홍지혁의 SNS로 방송 복귀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아무래도 이 신생 엔터는 핵심 멤버였던 청호의 복귀로 함께 시작하고 싶은 듯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홍시혁을 설득하기 위해, 나를 이용하기 위해 부른 것이 분명했다.뭐, 전에 최 작곡가가 한 번 말하기는 했지만… 홍시혁의 스타성을 생각하면 활동을 하지 않는 게 매우 아쉽기는 했다. 솔직히 성격이 좀 그래서 그렇지, 천상 연예인이니까.“아니, 정말 미안. 이 녀석… 한 시간 전에 있었거든? 그런데 네가 온다니까 급하게 나가버리더라고.”설마, 그때 울었던 것이 부끄러워서… 도망간 건가?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부분을 부끄러워하네.그 철판에….“그 녀석을 계속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 아니, 부탁할게.”“네… 네?”꽤 진지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나는 그 녀석을 정식으로 복귀시키고 싶어. 그 자식… 마지막에 엄청나게 사고를 치기는 했는데… 당시 소속사가 언론 플레이는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했거든. 그래서 나름 영웅이 된 부분도 있어서… 정식 복귀에 큰 잡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해.”“사고요…?”“아, 그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하여간… 이번 OST나 싱글도 반쯤 성공이잖아.”“그런데… 홍시는 복귀 생각 전혀… 없어 보이던데요…?”“그래서 부탁하고 싶어서.”쓰던 안경을 내려놓고, 정중한 표정과 말투… 그리고 행동으로 말하는 모습은 내가 알던 쾌남의 모습과 많이 달라 낯설었다.“설득 좀 해주라.
<서은율>홍시혁이 낸 노래는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이었다. 홍시혁의 드라마 OST 천하를 끝낸 것이 홍시혁의 신곡이라니,혹시 지금 내가 과거로 돌아온 건가?그저 웃음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그 작곡가가 유독 홍시혁과 작업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뭐, 홍시혁이 활동한 세대와 같은 세대기에 파급력은 직접 봤고, 겪었기에 어림짐작은 했지만… 그래도 지금도 먹힐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해 더 놀랄 따름이었다.고교 시절.도진이는 반 이상 학교에 나온 적 없지만, 조용하고 평범하게 보낼 수 있었고… 도진이가 그렇게 보낸 만큼 홍시혁과 윤시준도 마찬가지였다. 인기 아이돌 멤버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 인터넷 포털에 그들의 이름을 검색해 본 결과 나도 모르는 이 학교 밖의 그들의 인기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물론 연관 검색어도 당시 활동하던 아이돌과 달리 색다른 맛이긴 했다. 각종 기록, 스캔들, 화제… 온통 시끌시끌 소란이었다. 같은 연예계지만 조용한 도진이 쪽과는 달리, 같은 연예계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다른 세계에 있는 느낌이었다.‘우리 멤버 중에 누가 제일 잘생겼냐고! 누가, 제일 괜찮은데!?’언젠가 그렇게 묻는 홍시혁에 골똘히 생각하다, 그나마 도진이와 이미지가 가장 비슷한 은호(박하늘, 리더)라고 대답하자, 불같이 날뛰는 모습에 자신의 이름이 듣고 싶은 거면 너무 뻔뻔한 거 아닌가 싶었다.아니, 홍시혁은 원래 뻔뻔했다.*****‘아니, 이 유명한 나도 몰랐으면서… 이도진은 어떻게 아는데!?
<서은율>늦은 새벽, 갑자기 전화가 왔다.녹음 파일이 몽땅 날아갔다고, 급하다고 나를 불러낸 홍시혁은, 뜨거웠던 체온만큼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에게 미안하다고 울었다.대체 뭐가 그렇게 미안해서 우는 거지?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렀는데. 너는 내게 심한 말과 심한 짓을 했다고 사과했지만, 결국 하지 말라는 말에 멈췄고, 네가 한 말에 틀린 말은 없었다.홍시혁, 네 말처럼 나는 더러웠다. 동생을 사랑한 더러운 것이 맞았다.“어디 다녀와?”술에 잔뜩 취한 홍시혁을 달래주자, 어느새 해가 떴다. 조심스레 들어오자, 아마 내가 나간 순간부터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었던지, 덩그러니 앉아 있는 도진이를 보고 숨이 멎을 뻔했다. 떨어질 뻔한 심장을 부여잡은 것처럼 가슴팍을 부여잡고 겨우 놀란 숨을 골랐다.“일… 때문에.”‘일’이라는 말이 실수였을까?‘일?’이라고 말을 되짚으며 눈썹이 추켜 올라간 도진이는 성큼성큼 다가와 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는 눈이 불쾌했다. 게다가 코는 얼마나 좋은지 ‘술 마셨어?’라고 묻는 것에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왜….”그리고 어깨에 홍시혁의 눈물자국이 아직 젖어있었던 것인지, 그것을 빤히 바라보던 도진이의 표정은 미묘하게 굳었다. 무언가 묻고 싶은 표정인데, 쉬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아마 그 영리한 머리로 대충 무슨 상황일지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내가 거짓말을 할지 안 할지 쉽게 판단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겠지.내가 너를 몰라?“나, 들어가도 돼?”먼저 말을 꺼내자, 이
“시혁아?”“아, 아, 어!”“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아, 아니… 그, 그게 형….”“왜, 대체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은퇴를 하고 이 지긋지긋하고 더러운 곳에 미련은 없었다.다만 한 가지 후회하는 것은….“... 은율이 기억나?”“은율이? …… 아! 서은율? 네가 짝사랑한 애?”“아니! 그건 됐고!”“자식이, 오래된 일인데 부끄러워하기는.”“아니, 궁금한 게… 걔 실력 좋았잖아. 왜 데뷔 못 했는데…? 혹시 알고 있어?”괜히 가득 채워진 술잔을 빙글빙글 돌리다가 입속으로 털어 넣었다. 목구멍을 뚫는 알싸함이 내게 넌 알 자격이 없다고 돌려 말하는 듯했다.“글쎄? 하긴, 실력 괜찮긴 해서 졸업 직전에 어디 회사에서 데뷔하려고 하지 않았나? 어느 순간 사라졌네?”“그때 뭐… 따로 일 생기거나 한 건 아니지?”눈치 보는 걸 들켰다. 정훈이 형이 가는 눈을 뜨며 나를 빤히 바라봤다.“묻고 싶은 게 뭔데.”“나… 사고 쳤을 때….”“아, 제발… 그 이야기는 하지 말자. 요즘도 가끔 꿈꾸면 벌떡벌떡 일어난다고.”거짓은 아닌지 마른세수하며 고개를 젓는 모습은 이 주제로 대화하길 거부했다. 그러고는 이번엔 맥주잔에 술을 콸콸 흘려보내더니 그대로 목구멍으로 쑤셔 넣었다. 술도 약한 양반이 왜 이렇게 마시는지, 뒤처리할 생각에 골치가 아파 일찌감치 술잔을 뺏았다.“아무리 생각해도… 난 이해할 수 없다.”“뭘?”“그 어린 나이에… 연고도 없는 소속사에 냅다 쳐들어가서 대표를 반쯤 죽일 정도로 패버리는 게… 일반적인 사람의 사고방식으로 가능한 거냐…?”“아니, 그 이야기하지 말자며.”“안 그래도… 그 영감, 가뜩이나 HH엔터랑 문제 생겨서 난리였는데… 우리까지 얽혀서는… 물론 우리는 거진 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아니… 거기도 고래급은 아니었지만… 고래 물살에 같이 휘말린 새우… 두 마리….”“스톱!”지금 이 형, 뭐라고 했나?“HH엔터는 왜?”“HH엔터랑 합의 중이
‘아, 홍시.’‘왜.’‘나… 그동안 만든 노래 있는데, 들어볼래…?’‘들을래. 듣고 싶어.’곧바로 옆자리에 앉아, 자연스럽게 이어폰을 나누어 끼고 작은 네모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 귓속을 파고드는 멜로디는 심장을 간지럽게 했다. 은은하면서 달달한 향이 코를 찔렀다. 분명 내가 뿌린 향수는 이런 냄새가 아닌데.이미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나와 서은율, 둘만의 BGM이 된 지 오래였다. 내 눈은 화면을 바라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너를 바라보고 있었고, 코는 너의 향을 맡고 있었고, 몸의 신경은 오로지 너에게 집중되어 있었다.작은 화면에서 연필이 지워진 자국으로 엉망인 악보를 번갈아 보는 너의 얼굴에, 노래를 흥얼거리는 작은 입술을 바라보며 키스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상상했다. 우당탕 소리를 내며 넘어진 우스운 나의 모습에 너는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왜, 왜 그래? 무슨 일인데?’‘아, 아, 아, 아니!’괜히 폼 없이 넘어진 자세에 머리를 긁적였다.그리고 슬쩍 손을 뻗자, 너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내 손을 잡아 일으켰다. 얼굴에 열이 확 돌며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쿵쾅거렸고 잡은 손끝으로 내 심장 소리가 너에게 전해지면 어떡하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다.‘별로야?’‘아, 아니라니까!’나는, 너의 목소리를….‘그래도 확실히 너랑 있으니까, 이런 이야기도 하고 좋아.’‘나도.’‘어?’‘나도 좋아.’나는, 좋아.서은율, 네가 좋아.***네가 좋은 이유는 어떻게 만들어 보라고 하면 100개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당연하게도 너의 그 목소리다.‘왜 그렇게 봐? 부담스러워.’솔직히 신선한 반응도.‘진짜 유별나네. 이름을 서유별로 개명하는 건 어때?’‘……….’‘너무 그러지 마. 그냥 좀 웃어주면 돼.’부끄러워하면서도 경악하는 표정이 재밌었다. 다른
‘우선… 프로듀서님, 매니저 형님, 스태프 여러분,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우리 팬분들….’하늘이 형의 고리타분한 멘트로 시작된 익숙한 수상소감은 심란하고 복잡한 마음에 평소처럼 카메라 앞에서 나대지 않고, 현우 형의 커다란 덩치 뒤에 숨어 있었다.‘우리 청호 씨도 한마디해 주세요!’눈치도 없는 고운이가, 참….나름대로 나를 챙겨주겠다고 찡긋 눈웃음을 흘리는 모습에 짜증이 치솟았지만, 내가 누구인가?‘매번 받는 상인데도… 이 상 안에 호랑이들의 열정과 팬들의 애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몇 번이나 받아도 질리지 않네요.’나의 말에 팬들의 환호성은 더 커졌다. 뒤에서 시준이가 픽 웃으며 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화면을 주시했다.‘하필 이렇게 좋은 날… 근거도 없는 기사가 나와서… 마누라들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별 다를 바 없는 감흥 없는 소감에 팬들의 함성이 벤 안까지 들어오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폰을 확인했다. 우수수 쏟아지는 문자들은 하나같이 쓸데없는 연락이었고, 기어코 기다리는 문자는 오지 않았다.‘너 요즘 만나는 애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폰만 봐?’‘그래 자식아. 좀 자. 너 며칠째 못 잤잖아.’‘몰라… 잠도 못 자겠어.’‘이 자식… 진짜 이상하네?’‘쟨 맨날 이상했어요.’헛소리만 하는 윤시준에게 쿠션을 던지자, 윤시준은 받은 쿠션을 슬쩍 내리더니 씨익 웃으며 물었다.‘아니면….’‘욕구불만?’‘아, 미친 새끼.’‘뭐? 너 지금 형한테 미친 새끼라고 했냐!?’‘아 시준이가 말한 줄 알았어요!’‘그만.’하늘이 형의 말에 겨우 조용해진 차 안에서 한숨을 푹푹 쉬며 억지로 눈을 감자, 매니저인 정훈이 형이 들어와 오래간만에 귀가 트이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이야, 청호 좋겠네.’‘뭐가? 형… 나는 이제 몸도 마음도 지친….’‘안 그래도 요즘 그거 때문에 법 개정돼서, 미성년자는 활동 제재 걸렸어. 너 이제 학업에 집중해야 해.’그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