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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깨어난 심해의 왕 2

Penulis: 고독한포켓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8-11 11:49:24

​쾅-!!

​건물 잔해가 무너져 내렸지만, 그 아래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으윽...!"

​무너진 건물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골목 대피로.

대피 중 골목 어귀에서 합류해 떨고 있던 하루 씨와 미혜 누나, 그리고 성배 아저씨를 히나가 양팔로 낚아채듯 끌어안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 S급의 신체 능력이었다.

​"히, 히나야?"

"괜찮아? 다들 다친 데 없어?"

​하루 씨가 멍하니 동생을 바라보았다. 평소의 해맑은 여동생이 아니었다. 히나의 눈빛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씨...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히나가 입술을 깨물며 게 형상의 해수를 노려보았다.

맨몸으로 A급 거대 해수를 상대하는 건 S급이라도 무리다. 하지만 지금 막지 않으면 언니가 죽는다.

​"다들 뒤로 물러나 있어. 내가 어떻게든..."

​히나가 교복 치마를 찢듯이 걷어 올리며 주먹을 쥐었다. 마력이 폭발하려는 찰나였다.

​쿠구구구구-!

​땅이 울렸다.

지진인가? 아니, 진원지는 바다가 아니었다.

바로 그들의 발밑, 해안 방위사령부 지하 격납고였다.

​콰아아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사령부 기지의 두꺼운 콘크리트 지반이 폭발하듯 솟구쳤다.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흙먼지를 뚫고 거대한 푸른 빛의 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

​"저, 저게 뭐야?!"

​시민들도, 군인들도, 심지어 날뛰던 해수들조차 움직임을 멈췄다.

​치지직- 파앗!

푸른 뇌전 기둥 속에서 형체가 드러났다.

​심해의 어둠을 두른 검푸른 갑주.

붉은색이었던 모노아이가 시리도록 푸른 안광을 뿜어내며 빗방울을 증발시키고 있었다.

그것은 기계라기보다, 신화 속에서 튀어나온 흑기사 혹은 마수(魔獸)에 가까웠다.

​[Project LEVIATHAN]

​일반적인 사출구? 그딴 건 필요 없었다.

놈은 그냥 지하 100미터 아래에서부터 머리로 땅을 뚫고 솟구쳐 오른 것이다.

​"가자, 파트너."

​기체의 외부 스피커가 아닌, 대기를 울리는 웅장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밥값 하러."

​*

​쿠우웅-!

​레비아탄이 방벽 위에 착지했다.

슈퍼히어로 랜딩? 그런 얌전한 게 아니었다.

착지하는 순간 발생한 충격파만으로, 방벽에 붙어있던 수백 마리의 해귀들이 핏물로 터져 나갔다.

​"키에에엑?!"

​세탁소를 부수려던 게 형상의 A급 해수가 당황한 듯 집게발을 돌렸다. 놈의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저건 위험하다.

​하지만 늦었다.

​파팟-!

​사라졌다.

아니, 너무 빨라서 눈이 쫓아가지 못한 거다.

육중한 강철 거인이 움직였다고는 믿을 수 없는 속도. 잔상조차 남지 않는 초고속 기동.

​퍼억-!!

​다음 순간, 레비아탄은 이미 해수의 코앞에 있었다.

주먹? 아니, 손톱이다.

날카롭게 벼려진 손톱이 해수의 단단한 갑각을 두부 자르듯 뚫고 들어갔다.

​[기술: 프로즌 라이트닝 (Frozen Lightning)]

​"꺼져."

​파지지지직- 콰앙!

​레비아탄의 손끝에서 푸른 뇌전이 폭발했다.

1단계, 초고압 전류가 해수의 내부를 순식간에 숯덩이로 만들었다.

2단계, 타격점을 중심으로 절대영도의 냉기가 퍼져나가며 폭발의 여파를 그 자리에서 얼려버렸다.

​"키에..."

​A급 해수는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전신이 푸른 얼음 조각상이 되어버린 괴물은, 레비아탄이 가볍게 손을 털자 와장창- 부서져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정적.

전장의 모든 소음이 멈췄다.

A급을... 한 방에?

​"말도 안 돼..."

​피난길 골목 어귀에서 넋을 놓고 있던 희선이가 입을 딱 벌렸다.

S급인 히나조차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볐다. 저런 기체는 본 적이 없다. 아니, 저런 파장은 S급인 자신조차 느껴본 적 없는 압도적인 무력(武力)이었다.

​하지만 레비아탄 안의 나는, 밖의 반응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크하하하! 쩐다! 쩔어! 야, 인간! 이거 뭐냐? 전기 맛이 아주 기가 막히는데?!]

​"...뭐야."

​내 머릿속, 아니 뇌리에 직접 울리는 목소리.

경박하고 시끄러운 아저씨 목소리였다.

​[나? 나 레비아탄. 야, 너 맘에 든다. 저번에 탔던 S급 놈은 엉덩이 좀 지지니까 질질 짜면서 도망가던데, 넌 아주 전기를 뷔페처럼 떠먹여 주네? 더 줘! 더 짜릿한 걸로!]

​이 미친 기체... 자아가 있다.

그것도 아주 시끄러운 자아가.

​"닥쳐, 뱀장어 새끼야. 머리 울려."

[아, 넵. 형님. 충성.]

​강약약강. 훌륭한 태도다.

​"나머지 9마리. 위치 찍어."

[옛썰! 좌측 2시 방향, 문어 대가리! 우측 9시 방향, 갯강구 새끼들!]

​시야에 붉은 타겟 마커가 9개 동시에 찍혔다.

나는 조종간을 꽉 쥐었다. 전신에 피가 끓는 듯한 고양감. 10년 동안 병신 취급받으며 쌓였던 울분이, 지금 내 손끝에서 힘이 되어 터져 나가고 있었다.

​"청소 시작한다."

​쿠구구궁!

​레비아탄이 다시 도약했다.

그것은 일방적인 학살의 시작이었다.

문어 형상의 해수가 촉수를 뻗기도 전에 머리통이 날아갔고, 방벽을 넘으려던 놈들은 푸른 뇌전에 휩쓸려 잿더미가 되었다.

마치 춤을 추듯, 푸른 궤적을 그리며 전장을 누비는 강철의 사신(死神).

​그렇게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부산 앞바다를 덮쳤던 A급 해수 10마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와아아아아!!"

"살았다! 우리가 이겼어!!"

​살아남은 병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사령관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우웅- 우우웅-

​사이렌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크고, 불길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어... 형님?]

"왜."

[저기 바다 밑에서요... 쫌 큰 놈이 올라오는데?]

"A급 또 왔냐?"

[아니요. 그게 아니라...]

​레비아탄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진지해졌다.

​[...군주(Monarch)급 인데요?]

​쿠르르르릉-

​바다가 갈라졌다.

지금까지 잡았던 A급 따위는 장난감으로 보일 만큼, 수평선을 가로막는 산맥만 한 크기의 그림자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압도적인 공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붕괴될 것 같은 흉악한 기운.

​[식별 코드: SS급]

[심해 군주 - '포말의 몽마']

​오퍼레이터의 비명이 다시 터져 나왔다.

태수의 눈이 가늘어졌다.

​"하... 퇴근 시간 좀 늦어지겠네."

​나는 레비아탄의 출력을 최대로 올렸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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