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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술버릇도 강-강

Author: yey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0 09:00:16

소주가 너댓 병을 넘어갈 무렵,

삼겹살집 테이블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강-강 커플'의 자존심 대결 장으로 변해버렸다.

평소에는 냉철하고 지적인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인 서나래와,

거친 바다를 호령하는 베테랑 해경 구조 팀장 강태풍의 술버릇이 제대로 터진 것이었다.

두 사람은 알딸딸하게 취기가 오르자,

뜬금없이 '누가 더 현장에서 사람을 잘 구하는가'에 대한 해묵은 논쟁을 다시 시작했다.

서나래는 소주잔을 탁 내려놓으며 겅태풍을 매섭게 노려봤다.

"강 태풍 팀장님, 착각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바다에서 백날 사람 건져 올려봤자,

우리 응급실에서 내 손으로 심폐소생술 안 하고 약물 안 쓰면

그 사람들 다 죽은 목숨이에요! 현장의 최종 종착지는 결국 나, 서나래라 이 말입니다!"

그러자 강태풍 역시 질 수 없다는 듯 셔츠 깃을 타이트하게 풀며 넓은 가슴을 내밀었다.

"강 선생,그 말이 참 가당치 않습니다!

우리 해경 특수구조대가 거친 파도 속으로 목숨 걸고 뛰어들어서

익수자를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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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218. 치유, 구원자

    종합병원 응급실의 불빛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차갑게 빛났다.서나래 과장은 환자들의 생사가 오가는 최전선에서 늘 강인한 여전사처럼 버텨왔지만,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는 의사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오랜 죄책감의 멍이 들어 있었다.수많은 환자를 살려냈음에도 불구하고,끝내 골든타임을 놓쳐 제 손으로 스러져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몇몇 환자들의 마지막 눈빛은밤마다 나래의 영혼을 갉아먹는 소리 없는 비명이었다."내가 그때 1분만 더 빨리 판단했더라면, 내가 그 처치를 주저하지 않았더라면……."비번 날, 아무도 없는 적막한 자취방 침대에 홀로 앉아무릎을 안고 어깨를 떨고 있는 서나래의 곁으로 강태풍이 조용히 다가왔다.강태풍은 말없이 서나래를 자신의 넓고 단단한 품으로 따스하게 끌어안았다.거칠고 커다란 강태풍의 손이 서나래의 가녀린 등을 천천히 쓸어내리자,참아왔던 서나래의 눈물이 강태풍의 셔츠를 적시며 터져 나왔다.강태풍은 서나래의 머리칼에 입을 맞추며 묵직하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강 선생, 당신은 신이 아닙니다. 이미 수많은 생명을 지옥 문턱에서 빼낸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의사입니다. 당신이 구하지 못해 슬퍼하는 그 영혼들도, 환자를 위해 피눈물을 흘려준 강 선생의 진심을 하늘에서 고마워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제발 혼자서 그 무거운 죄책감을 짊어지지 마십시오. 이제는 내가 그 짐을 나누어 지겠습니다."해경 추모공원에서 자신의 오랜 트라우마를 서나래 덕분에 이겨냈던 강태풍이었기에,이번에는 자신이 서나래의 구원자가 되어 그녀의 깊은 슬픔과 죄책감을 온전히 씻어내 주고 있었다.강태풍의 품 안에서 서나래는 오랜 시간 가슴을 짓누르던 얼음 같은 응어리가서서히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며 그에게 온몸을 기대었다.거친 폭풍우와 파도가 몰아치던 날,바다 한복판에서의 강렬했던 첫 만남부터 시작해연실군이라는 낯선 타지에서 서로의 가장 부끄럽고 아픈 상처까지모두 공유하게 된 강태풍과 서나래.두 사람은 이제 단순한 연인의 감정을 넘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217. 극복 , 하늘에 고하는 인사

    태풍 가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남해안을 비껴가고 다시 푸른 하늘이 찾아온 주말,강태풍은 평소의 가죽 재킷 대신 단정한 셔츠를 입고서나래의 손을 꼭 잡은 채 연실군 외곽에 위치한 해경 추모공원을 찾았다.강서나래의 손에는 하얀 국화 한 다발이 들려 있었다.이곳은 몇 년 전, 매서운 겨울 바다 한복판에서 몰아치는 파도를 뚫고 구조 활동을 벌이던 중,강태풍이 끝내 손을 놓쳐 구하지 못했던 그의 옛 동료이자 가장 친했던 후배가 잠들어 있는 곳이었다.그날의 사건은 태풍에게 평생 '내가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죄책감과 무력감을 안기며 거친 바다 앞에서 그를 주저앉게 만들었던잔인한 트라우마의 시발점이었다.비석 앞에 선 강태풍의 손이 미세하게 떨려왔다.과거의 슬픔과 공포가 다시금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강태풍의 호흡을 거칠게 만들려는 찰나,곁에 서 있던 서나래가 강태풍의 거칠고 커다란 손을 두 손으로 따뜻하게 감싸 쥐었다.서나래의 부드럽고 단단한 온기가 손등을 타고 전해지자,강태풍의 마음속에 소용돌이치던 공포의 유령들이 비로소 차분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서나래는 비석을 향해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저는 강태풍 팀장님의 여친 서나래입니다. 그동안 우리 태풍 씨가 혼자서 너무 많이 미안해하고 아파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제가 이 사람 옆에 딱 붙어서, 절대 혼자 아파하게 두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하늘에서도 안심하고 지켜봐 주세요."서나래의 당차고 따뜻한 고백을 들으며강태풍은 마침내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사슬이 쨍그랑하며 완벽하게 깨져나가는 것을 느꼈다.서나래를 향한 위대한 사랑의 힘이,오랜 세월 그를 괴롭히던 트라우마의 벽을 마침내 완벽하게 무너뜨린 순간이었다.강태풍은 서나래가 건넨 하얀 국화꽃을 후배의 비석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그리고 거칠고 단단한 손으로 차가운 비석 표면을 천천히 쓸어내렸다.늘 이곳에 올 때면 고개를 숙인 채 죄인처럼눈물을 흘리거나 미안하다는 말밖에 하지 못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216. 이제는 두렵지 않다

    상황실에서 이 예보를 지켜보던 해경 대원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소규모 태풍이라고는 하지만, 중심기압이 낮고 풍속이 빨라남해안 일대에 막대한 폭우와 높은 너울성 파도를 몰고 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대원들은 "강 팀장님, 하필이면 이번 태풍 이름이 '나비'랍니다.소규모 주제에 성질이 아주 머리 아프게 생겼습니다"라며 걱정스레 강태풍을 바라보았다.강태풍은 묵묵히 모니터의 태풍 이동 경로를 응시했다.과거의 강태풍이었다면 거친 파도와 폭풍우라는 단어 자체에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압박감과 거부감이 밀려왔겠지만,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마음이 차분했다.태풍 '나비'의 상륙 예보는 연실군 전체를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기상 특보가 발령되자마자 연실군 해경 특수구조대는 즉시 비상 대기 체제로 돌입했다.대원들은 구조 장비를 재점검하고 고속 단정을 정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거센 밤바람이 벌써부터 소방서와 해경 창문을 덜컥거리게 만들며다가올 폭풍우의 전조를 알리고 있었다.훈련실 창밖으로 거뭇하게 밀려드는 먹구름과 요동치는 남해 바다를 바라보던 강태풍은,문득 자신의 왼쪽손목을 만지작거렸다.과거 겨울 바다에서 동료를 구하지 못했던 잔인한 기억은항상 이런 폭풍우가 치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를 찾아와호흡을 가쁘게 만들고 심장을 옥죄어 오곤 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강태풍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가 고여 있었다.휴대폰 화면을 켜자, 조금 전 서나래가 보낸 문자가 반짝이고 있었다.[강 팀장님, 태풍 '나비' 온다고 병원도 난리예요. 하지만 이번엔 걱정 안 해요. 대한민국 최고의 해경 강태풍이 연실 앞바다를 지키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당신도 절대 다치지 말고 무사히 내 응급실로 퇴근해요. 기다릴게요.]강서나래의 든든하고 따뜻한 메시지를 읽는 순간,강태풍의 가슴을 짓누르던 오랜 공포와 무력감은 눈 녹듯 사라지고그 자리에 거대한 용기와 의연함이 들어찼다.'그래, 이제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내가 무너지면 내 뒤에서 나를 치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215. 안전 귀가, 새 예보

    삼겹살집을 나설 때쯤,서나래는 결국 완전히 필름이 끊겨 강태풍의 품에 흐느적거리며 쓰러졌다."내가…… 강태풍 심장 살렸다……"라며 웅얼거리는 서나래를 보며,강태풍은 조금 전까지 소리 높여 싸우던 모습은 어디 가고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다정한 표정으로 변했다.강태풍은 도훈과 수아에게"두 사람도 오랜만의 서울 데이트인데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우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라고인사를 건넨 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서나래의 오금과 등을 받쳐 들고가볍게 '공주님 안기'로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려 안았다.서나래의 몸무게쯤은 매일 하는 해경 기초 체력 훈련의 가벼운 모래주머니보다 가벼운 듯했다.강태풍은 품에 안긴 서나래가 추울세라자신의 두툼한 가죽 재킷으로 그녀를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서나래는 강태풍의 넓고 단단한 가슴팍에 얼굴을 비벼대며"으음…… 따뜻해……"라고 잠꼬대를 했고,강태풍은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길거리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서나래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서울의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강태풍은 걸음 하나하나가 서나래에게 충격이 가지 않도록지극히 조심스럽고 일정한 보폭으로 걸어갔다.품 안에서 규칙적으로 숨을 쉬는 서나래의 체온을 느끼며,강태풍은 거친 바다 위에서 느꼈던 그 어떤 긴장감보다 더 기분 좋은 책임감과 행복감을 느꼈다.마침내 나래의 집 침대에 그녀를 안전하게 눕히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준 뒤에야강태풍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취해서 밤새 으르렁거리던 두 영웅의 서울 밤은,이토록 안전하고 달콤한 귀가길과 함께 로맨틱하게 마무리되었다.서울에서의 달콤하고 치열했던 더블데이트가 끝나고,네 사람은 각자의 치열한 삶의 터전으로 다시 복귀했다.강태풍은 다시 남해 연실군 해안경찰서 특수구조대로,서나래 역시 종합병원 응급실로 돌아와 하얀 가운을 입었다.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던 어느 날 오후,해경 상황실의 대형 모니터와 전국의 모든 뉴스 채널에기상청의 긴급 특보가 자막으로 흐르기 시작했다.필리핀 동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214. "내가 구했죠!","내가 살렸다니까?!"

    논쟁은 결국 과거 두 사람의 강렬했던 첫 만남과 조난 사건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강태풍은 취기가 가득한 눈으로 서나래를 가리키며 웅변하듯 말했다."강 선생, 잊었습니까? 그 폭풍우 치던 날,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던 강 선생을 내 넓은 품에 안고 파도를 뚫고 나온 사람이 바로 나, 강태풍입니다! 내가 널 구한 게 역사적 팩트란 말입니다!"강태풍의 기세등등한 외침에 서나래는 코방귀를 뀌며 테이블을 두 손으로 쾅 내리쳤다."하! 참나, 기가 막혀서! 강 팀장님, 그때 저 구하고 나서 저체온증에 심정지 와서 응급실 실려 와놓고 기억 상실증 걸리셨어요? 그때 멈춘 당신 심장에 제 가운이 찢어지도록 압박 가하고 제세동기 쳐서 다시 뛰게 만든 사람이 누구예요? 바로 나예요! 내가 당신 심장을 살렸다고요!""그건 강 선생이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였고, 내 구조는 순수한 희생정신이었습니다!"강태풍이 지지 않고 맞받아치자, 서나래는"희생정신 좋아하시네! 내 심장 살려내라고 멱살 잡을 땐 언제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두 사람의 유치찬란한 취중 진담 티키타카를 직관하던 도훈은"수아 씨, 저 두사람, 평소에도 저러고 넙니까? 나 무서워서 소주가 코로 들어갈 것 같다"고수아의 귓가에 속삭였고,수아는 "오빠, 연실군에서는 저게 일상이예요. 신경 쓰지 말고 우리는 삼겹살이나 더 먹어요"라며능청스럽게 상추쌈을 입에 넣었다.서로 자기가 상대방의 구원자라며 우기는 태풍과 서나래였지만,역설적이게도 그 외침 속에는 '당신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다'는깊은 애정과 신뢰가 가득 깔려 있어,보는 이들로 하여금 황당하면서도 솔로 염장을 지르는 묘한 로맨스를 풍기고 있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213.술버릇도 강-강

    소주가 너댓 병을 넘어갈 무렵,삼겹살집 테이블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강-강 커플'의 자존심 대결 장으로 변해버렸다.평소에는 냉철하고 지적인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인 서나래와,거친 바다를 호령하는 베테랑 해경 구조 팀장 강태풍의 술버릇이 제대로 터진 것이었다.두 사람은 알딸딸하게 취기가 오르자,뜬금없이 '누가 더 현장에서 사람을 잘 구하는가'에 대한 해묵은 논쟁을 다시 시작했다.서나래는 소주잔을 탁 내려놓으며 겅태풍을 매섭게 노려봤다."강 태풍 팀장님, 착각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바다에서 백날 사람 건져 올려봤자, 우리 응급실에서 내 손으로 심폐소생술 안 하고 약물 안 쓰면 그 사람들 다 죽은 목숨이에요! 현장의 최종 종착지는 결국 나, 서나래라 이 말입니다!"그러자 강태풍 역시 질 수 없다는 듯 셔츠 깃을 타이트하게 풀며 넓은 가슴을 내밀었다."강 선생,그 말이 참 가당치 않습니다! 우리 해경 특수구조대가 거친 파도 속으로 목숨 걸고 뛰어들어서 익수자를 물 밖으로 끄집어내지 않으면, 강 선생은 응급실에서 환자를 구경조차 할 수 없습니다! 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는 법인데, 어떻게 해경의 구조 능력을 의사의 처치와 비교합니까?"두 사람의 불꽃 튀는 설전에 옆 자리에 앉은 도훈과 수아는 고기를 씹다 말고눈치를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도훈이"아니, 두 분 다 대한민국을 구하는 영웅이신데 왜 여기서 싸우십니까……"라며 말리려 했지만,"차 반장은 가만히 계세요! 이건 구조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입니다!"라며서나래가 도훈을 단숨에 깽깽이로 만들었다.취해서도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서며"내가 더 잘 구한다"고 으르렁거리는 강태풍과 서나래의 모습은,그야말로 '강대강' 그 자체였고,그 무시무시하면서도 귀여운 술버릇에 차도훈과 민수아는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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