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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작가: 은지아
송남지는 하정훈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발목이 저렇게 짓물렀는데 안 아플 리가 없잖아.’

그녀는 조심스럽게 요오드 용액으로 소독한 다음 흰색 연고를 상처 부위에 발랐다.

찢어진 상처라 송남지는 그가 아플까 봐 계속 걱정하며 연고를 조금 바르고는 그의 표정을 살폈다.

고개를 들 때마다 하정훈과 눈이 마주쳤다.

몇 번이나 눈이 마주치자 송남지는 분위기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진 사이, 운전기사가 과속방지턱을 지나면서 몸이 크게 덜컹거렸고 그 바람에 연고를 바르던 면봉이 하정훈의 상처 부위를 쿡 찔렀다.

송남지는 깜짝 놀라 찡그린 하정훈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하며 사과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하정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사모님이 타고 계시니 운전할 때 조심하세요.”

운전기사는 죄송한 듯 뒤돌아보며 송남지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길을 잘 몰라서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제때 브레이크를 밟지 못했습니다.”

송남지는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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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훈의 이중 잣대는 절친한 하정훈조차 고개를 저을 만큼 노골적이었다.오지훈도 입술을 비죽였다. 스스로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문제는 예전에 총각파티를 즐길 때만 해도 최보라가 이렇게 대담하게 놀 줄은 몰랐었는데 막상 겪어보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오지훈은 후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자유연애 협약인지 뭔지 맺지 말 걸 그랬어!”오지훈의 뒤늦은 후회를 보며 하정훈은 눈썹을 내리깐 채 나직이 웃었다.“내가 좀 보수적인 편이라서 그런지 난 너희 같은 스타일은 이해 못 하겠어. 사랑하면 당연히 독점하고 싶은 거 아니야?”오지훈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하정훈을 쳐다봤다.“그럼 너는? 송남지랑 사랑이 식어서 이혼한 거야?”사실 오지훈은 절친임에도 하정훈과 송남지의 사정을 물어볼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이혼 소식이 들려왔을 때 하정훈은 해외에서 정신없이 바빴고 국내에선 도통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 뒤로도 하정훈의 관심이 유학생인 임승아에게 가 있는 듯 보였고 여전히 바깥으로만 돌아 물어볼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이번 여행에 하정훈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아마 영영 물어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친구에게 사실은 송남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어떻게 말해야 할까. 너무 사랑해서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고.’하지만 하정훈은 이 진심을 결코 입 밖으로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말해버린다면 그간 견뎌온 고통이 수포가 될 테니까.결국 하정훈은 입술을 달싹이다 무심하게 한마디를 내뱉었다.“응, 사랑 안 해.”하정훈의 대답에 오지훈은 미간을 팍 찌푸렸다.오지훈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 사랑해놓고 한순간에 마음이 식었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그렇다면 결국 가질 수 없는 것이 더 달콤해 보였다는 뻔한 결론밖에는 나지 않았다.하정훈이 아무리 지독한 사랑을 했다 한들, 막상 손에 넣자마자 싫증을 내는 부류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오지훈은 이 모든 상황을 '얻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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