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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Penulis: 은지아
하정훈이 씩씩거리는 모습에 곽지민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쾌재는 쾌재일 뿐, 뿔난 하정훈을 함부로 건드릴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야, 하 대표. 설마 그렇게 쪼잔하게 농담도 못 하게 할 거야?”

하정훈은 곽지민에게 날카롭고 독기 서린 눈빛을 보냈다.

곽지민은 시선을 피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 막 귀국해서 로펌에 처리할 일이 산더미거든. 방해는 그만할게.”

송남지가 일어나 곽지민을 배웅하려 하자 하정훈이 손을 잡아 막았다.

하정훈은 그녀의 손을 꽉 잡은 채 무심하게 말했다.

“곽 변이 평소에 너무 살갑게 대해 줬더니 주제를 모르는 것 같아. 우리가 저 사람 비위를 맞춰 줄 필요는 없지, 안 그래?”

말을 마친 하정훈은 이미 일어선 곽지민을 바라봤다.

곽지민은 씩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배웅은 안 해도 돼. 여긴 익숙하니까.”

송남지는 하정훈과 곽지민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음을 감지했다.

하정훈은 곽지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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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887화

    카페 직원들은 은지영의 서슬 퍼런 기세에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다가, 천남현이 나타나자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천남현은 은지영의 곁에 멈춰 서서 그녀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앉아 있는 은지영을 내려다보는 천남현의 위압감에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했다. 천남현을 보자 은지영의 가슴 속에 맺혀 있던 화가 더욱 거세게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원망이 가득 서린 눈으로 그를 쏘아보며 악에 받친 목소리를 내뱉었다.“이제야 나를 돌볼 마음이 생겼나 보네?”말투에는 특유의 애교 섞인 투정이 배어 있었다.이런 투정은 상대방이 여전히 무조건 자신의 편에 서 줄 것이라는 전제가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었다.“나 상관하지 마, 천남현! 송남지한테 가고 싶으면 그냥 가버려. 너한테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 안 할 거니까! 이제 너랑 말도 안 섞을 거야!”이 말엔 노골적인 삐침이 묻어 있었다.하지만 천남현에게 그런 투정 따위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천남현은 은지영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짧게 말했다. “닦아.”은지영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했지만, 천남현의 말투는 지독하리만큼 차갑고 소원했다.은지영은 여전히 히스테리를 부리며 소리쳤다.“당장 꺼져! 꼴도 보기 싫으니까 한 달 동안 내 눈앞에 나타날 생각도 마! 가서 그 잘난 송남지랑 어디 한번 잘해보시든가!”천남현은 나직하게 숨을 들이켜며 눈썹을 까닥이고는 은지영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는 한참 동안 은지영을 말없이 응시하다가 입술을 뗐다.“지영아, 그거 알아? 내 여동생이 사고를 당했을 때 난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어. 그러다 널 만났지. 가족 연회에서 네 아버지 뒤에 서서 조심스럽게 사람들을 살피던 네 모습에서, 난 먼저 떠난 내 동생을 봤어. 그래서 결심했지. 내 동생에게 다 주지 못한 사랑을 너한테 쏟아붓겠다고. 내 동생이 살아있었다면, 분명 너처럼 부족함 없이 자랐을 테니까.”은지영은 멍해졌다. 그녀는 이제야 오늘의 천남현이 평소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 모든 상

  • 가면을 쓴 남편   제886화

    눈앞의 광경을 견디지 못한 은지영은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바닥에 주저앉아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그 소란을 틈타 송남지는 테이블 위의 라떼를 챙겨 신속하게 카페를 빠져나왔다.카페를 나온 그녀는 길을 에둘러 한 편의점에 들어갔다. 유리창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밖을 살피던 그녀의 눈에 뒤쫓아오는 천남현의 모습이 들어왔다.송남지의 눈동자에 당혹감이 서렸다.이내 천남현이 다가오자, 송남지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금쯤 은지영을 달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천남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지영이는 달랠수록 더 수습이 안 되는 사람이라서요. 차라리 혼자 두는 게 낫습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천천히 덧붙였다.“무엇보다 이제는 깨달아야죠. 누구도 영원히 제 편에 서 줄 순 없다는 사실을요.”이성을 되찾은 천남현의 눈빛은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정식으로 사과하겠습니다. 예전에 남지 씨가 은지영과 내기를 했을 때, 하정훈이 아무에게도 투자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는 소문을 낸 건 내가 고의로 한 짓이었어요.”그의 사과 태도는 꽤 진지했다.하지만 그 진지함이 송남지에게는 도리어 기괴한 이질감을 주었다. 저토록 쉽게 사과하는 모습에서, 그가 과거의 잘못을 그저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송남지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천 대표님, 용서는 힘들겠지만, 사과는 받아줄게요.”그녀가 사과를 받아들인 건 본인이 충분히 강해졌기 때문이지, 천남현의 태도에 마음이 움직여서가 아니었다.천남현은 씁쓸한 듯 어깨를 으쓱했다.“내 사과가 가식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심은 말이나 표정만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죠. 그때의 일은 합리적인 선에서라면 무엇으로든 보상하고 싶습니다.”송남지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가 보상하길 원한다면, 그건 마땅히 그가 짊어져야 할 몫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송남지는 천남현을 도덕적 잣대로 옭아매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의 호의를 거절할 만큼 고결한 척

  • 가면을 쓴 남편   제885화

    송남지의 눈매가 서늘하게 가늘어졌다. 귓가를 맴도는 소음이 지나치게 소란스러웠던 것이다.그녀는 무시로 일관하며 공항 내 카페로 들어가 잡지 한 권을 집어 들고 라테를 주문했다. 뒤를 졸졸 따르던 은지영을 유령 취급한 셈이다.하지만 은지영 역시 포기하지 않고 커피 한 잔을 주문하더니,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송남지의 맞은편에 앉았다.송남지가 고개를 들어 은지영이 든 책을 무심하게 훑으며 물었다.“너 현지어 알아?”은지영은 당황하며 슬그머니 책을 옆으로 치우고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거든?”송남지가 비웃듯 가볍게 웃었다. 은지영의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예전 재스민 투자 계약 건 말이야. 하정훈이 아무도 나한테 투자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고 천남현 시켜서 사기 친 거, 네 짓이지?”은지영의 표정이 일순간 굳어지더니 눈동자에 당혹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나 아니야.”송남지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었다.“은지영, 넌 정말 거짓말에 소질 없구나.”은지영이 이를 부득부득 갈며 쏘아붙였다.“아니라면 아닌 줄 알아! 너한테 투자하지 말라고 시킨 건 원래 하정훈이었어. 너랑 이혼하려고 작정했는데 네 뒤를 봐줄 리가 없잖아!”송남지는 읽던 패션 잡지를 덮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은지영을 훑어내렸다.“어머, 그래? 그렇게 무관심한 양반이 왜 재스민을 네 손에서 뺏어다 나한테 줬을까. 듣자 하니 네가 재스민을 끝까지 안 놓으려고 버티다가 은씨 가문 어른들한테 호되게 당한 뒤에야 꼬리를 내렸다던데.”은지영은 폐부를 찔린 듯 당황하더니, 들고 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송남지에게 확 끼얹으려 했다.송남지는 피할 새도 없이 굳어버렸지만, 그 순간 누군가 전광석화처럼 끼어들었다.천남현이었다.은지영의 커피는 고스란히 천남현의 몸에 쏟아졌고 주변 손님들은 행여나 제 몸에 튈까 겁난다는 듯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카페 직원들이 수건을 들고 달려와 현지어로 시끄럽게 물었으나 천남현은 손짓으로 그들을 물리고 손수건을 꺼내 옷

  • 가면을 쓴 남편   제884화

    송남지를 태운 차가 해안도로를 따라 매끄럽게 달렸다.길은 굽이굽이 이어졌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늘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송남지는 생각했다.‘하정훈도 이른 아침 이곳을 떠날 때 이 경치를 봤겠지?’30분 뒤, 차는 공항 터미널 앞에 멈춰 섰다.기사가 짐 내리는 것을 돕는 동안 송남지는 휴대폰을 꺼내 항공편 시간을 확인했다.이륙까지는 약 세 시간 정도. 시간은 넉넉했지만, 그만큼 공항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휴대폰 화면을 끄고 고개를 든 송남지의 눈에 불청객 하나가 들어왔다.은지영이었다. 명품 캐리어를 끌고 선 그녀는 오만한 태도로 송남지를 쏘아보았다. 주변에 보는 눈이 없어서인지, 그녀의 눈빛엔 숨길 수 없는 혐오감이 노골적으로 서려 있었다.그녀가 비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보아하니 너도 하정훈 때문에 온 모양이네? 하정훈이 가버리니까 언니 약혼 파티고 뭐고 쫓아온 걸 보면 너희 자매 우정도 참 껍데기뿐인가 봐?”은지영의 조소 섞인 말에 송남지가 서늘하게 대꾸했다.“나랑 언니 사이를 네가 뭔데 함부로 떠들어? 내가 누구 때문에 왔든 너랑은 눈곱만큼도 상관없으니까, 눈치 있으면 비켜. 길 막지 말고.”은지영은 서경에서 이런 수모를 당해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런 보잘것없는 섬 구석에서 몇 번이고 수치를 겪고 나니 인내심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아까는 보는 눈이 많아 억지로 눌러 참았을 뿐, 지금 이 자리엔 단둘뿐이었으니 은지영은 끌고 있던 명품 캐리어를 옆으로 내팽개치고 팔짱을 낀 채 거만한 태도를 취했다.그러나 하지만 회심의 독설을 내뱉으려던 그녀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송남지는 은지영의 어깨를 스치며 무심하게 지나쳐 버렸다.“너랑 말싸움하는 것도 고역이다. 네 머리 회전 기다려주다간 시간 다 버리겠어.”은지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씩씩거렸지만, 송남지는 그녀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결국 은지영은 캐리어를 끌고 송남지의 뒤를 바짝 쫓으며 소리쳤다.“아까 해변에선 보는 눈이

  • 가면을 쓴 남편   제883화

    최보라가 조심스레 만류했다.“남지야, 그래도 약혼 파티는 보고 가는 게 어때? 이렇게 서두를 것 없잖아. 여기서 수리스까지 가는 길이 보통 먼 것도 아닌데.”송남지는 별장 안으로 들어가 서둘러 짐을 챙겼다.“서두르는 게 아니라 겁이 나서 그래.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수리스까지 그를 쫓아갈 용기가 다 사라져 버릴까 봐.”그녀는 짐을 싸던 손을 멈추고 최보라를 돌아보았다.“언니, 서경으로 돌아오기로 한 날 다짐했어. 앞으론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내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살기로. 다시 시작할 용기와 어디든 달려갈 결심만큼은 절대 놓지 않겠다고 말이야.”굳건한 태도를 보이는 송남지 앞에서 최보라는 연민과 감탄을 동시에 느꼈다.수리스에서 겪게 될 고생이 눈에 선해 안쓰러우면서도 시련 앞에 당당히 맞서는 동생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최보라는 입술을 깨물고는 송남지의 짐 싸는 것을 도왔다.“화장품도 빠짐없이 챙겨. 하정훈 만나러 가는데 세상에서 예쁜 모습으로 나타나야지. 인생 선배로서 하는 조언인데, 남자란 원래 시각적인 것에 아주 취약한 존재거든.”송남지는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미소 지었다.“언니, 고마워.”최보라는 송남지의 어깨를 툭 치며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예전엔 네가 너무 고분고분해서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삐딱하게 구니까 오히려 더 마음이 놓이네.”송남지를 호텔 밖으로 배웅하자 미리 연락해 둔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기사가 트렁크에 짐을 싣는 사이, 최보라는 뒷좌석 창문에 기대어 당부했다.“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해. 내 힘으로 안 되는 일이라도 오지훈이 있으니 걱정 말고.”송남지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출발하기 직전, 그녀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약혼 진심으로 축하해!”최보라는 손가락으로 오케이를 그리며 화답했다.“걱정 마, 무조건 행복할 거니까.”해변가, 최보라는 뒤늦게 모습을 나타냈고 그녀의 곁에 송남지는 없었다.오지훈은 방금 선장과의 소통을 끝내고 15분 내로 크루즈 파티를 시작할 준비

  • 가면을 쓴 남편   제882화

    은지영은 도움을 요청하듯 천남현을 바라보았다.평소라면 천남현이 늘 그녀의 편에 서서 감싸주었겠지만 오늘만큼은 은지영과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았다.자세히 보니 천남현의 시선은 복잡한 감정을 담은 채 줄곧 송남지에게 머물러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은지영을 보며 최보라가 비스듬히 눈썹을 치켜세웠다.“보통 이럴 땐 성질이라도 부리며 당장 가야 하는 거 아냐? 안 가고 뭐 해?”은지영은 이를 악물며 송남지를 매섭게 노려보고는 거칠게 팔을 휘두르며 자리를 떴다.그 모습을 보며 최보라는 콧방귀를 뀌고는 송남지를 돌아보며 말했다.“오늘 꽤 당당하네? 윤양에서 도라도 닦고 온 거야?”송남지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은지영 같은 수준은 원래 내 상대가 안 됐어.”전에는 대응할 가치를 못 느꼈을 뿐이지만, 이제는 맺힌 화를 바로 풀어버리는 게 속 편하다는 걸 깨달은 터였다.그때 오지훈이 멀찍이 서 있는 천남현을 보며 한마디 했다.“참 희한하네. 천남현은 은지영의 유명한 흑기사인데, 오늘은 왜 저렇게 무관심하지?”송남지도 역시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음을 감지하고 물었다.“천남현이 은지영의 흑기사라고요? 그게 언제부터였는데요?”오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아마 은씨 가문에 풍파가 일었던 그해부터였을 거예요. 천남현이 직접 은 회장을 압박해서 은지영 모녀를 가문에 복귀시켰다는 건 서경 바닥에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죠. 남지 씨는 처음 듣는 얘긴가요?”최보라가 오지훈을 흘겨보며 한마디 했다.“너 원래 이렇게 센스가 없었어? 도 남지처럼 천남현이랑 은지영이 그런 사이인 줄은 전혀 몰랐거든.”송남지가 무언가에 깊이 잠긴 듯 말이 없자 최보라가 팔꿈치로 슬쩍 찌르며 물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넋 놓고 해?”송남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천남현이 정말 은지영의 흑기사라면, 왜 재스민에 투자하려 했던 걸까?”최보라의 표정에도 당혹감이 서렸다.“그게 무슨 소리야? 재스민은 이제 네 건데 무슨 투자가 필요해?”송남지는

  • 가면을 쓴 남편   제480화

    송남지는 당황했다. 하정훈의 목소리에서 이토록 절절한 슬픔과 상처받은 진심을 느껴본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그의 말은 추궁이라기보다 서글픈 혼잣말에 가까웠다.송남지는 순간 말문이 막혔고 몇 초가 지나서야 간신히 대답을 찾아냈다.“요즘 갤러리에 일이 너무 많아서요. 겨울 전시회 준비가 생각보다 늦어져서...”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아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었다.하정훈은 30초가량 깊은 침묵에 빠졌다.송남지는 통신 상태가 좋지 않은가 싶어 조심스레 그를 불렀다.“여보세요? 제 목소리 들려요?”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즉각 대답

  • 가면을 쓴 남편   제503화

    “재용 씨, 최근 방송국에서 제안 온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재용 씨가 출연해 줬으면 해요. 첫 방송 시기가 마침 겨울 전시회 직전이라 그렇게만 되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재용이 벌떡 일어났다.그는 창백해진 얼굴로 미간을 찌푸리며 송남지를 노려보았다.“고작 방송 하나 시키겠다고 엄가을 씨까지 이용한 거 거예요? 송 관장님, 갤러리 사업을 위해서라면 정말 못 할 짓이 없으시네요! 계약서에 명시했잖아요. 난 재스민을 빛내줄 들러리 노릇 따위 안 한다고. 내 일은 오직 그림을 그리는 것뿐이에요!”이것은 화가로서 그가 지키

  • 가면을 쓴 남편   제496화

    어젯밤 기력을 너무 소진한 탓인지 송남지는 우유 한 잔을 가득 비워냈고 아침 식사도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먹었다.하정훈은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송남지가 햄스터처럼 만두를 입안 가득 밀어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작은 얼굴에 볼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다.송남지는 입을 다물고 오물오물 씹다가 고개를 들자마자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하정훈의 시선과 마주쳤다.그녀는 웃으며 입안의 음식을 다 삼킨 뒤에야 입을 열었다.“그 눈빛 보니까 어릴 때 생각나네요. 우리 엄마가 딱 그런 눈으로 내가 밥 먹는 걸 지켜보셨는

  • 가면을 쓴 남편   제495화

    이미란과 다른 일꾼들이 뒤에서 몰래 낄낄거렸다.송남지는 쑥스러워하며 하정훈의 가슴팍을 가볍게 툭 쳤다.“무슨 헛소리예요. 누가 당신이랑 커플룩을 입는다고 그래요? 진짜 오글거리게.”하정훈은 이런 분위기가 즐거웠다.송남지가 툭하면 얼굴을 붉히는 것도, 남들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도 다 좋았다.식탁에 앉자 송남지가 진지하게 물었다.“정훈 씨, 양나정이 서경에서 쫓겨났다고 들었어요. 당신이 한 일이에요?”하정훈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따라 송남지 앞에 놓아주었다.“언제부터 그렇게 소식이 빨랐어?”송남지는 내심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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