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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작가: 은지아
송남지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대뜸 물었다.

“그럼 왜 저랑 결혼했어요? 또 왜 갑자기 이혼하려는 거고요, 대체 저를 누구의 대체품으로 생각한 거예요?”

밤은 어두웠고 차가운 달이 하늘 높이 걸려 있었다.

하정훈의 심장에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쳤다.

‘이 여자가 지금 나를 신경 쓰는 건가?’

하정훈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얇은 입술을 열어 천천히 말했다.

“너와 결혼했던 건 진심으로 좋아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혼하는 건 윤해진이 살아있으니까. 더 이상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야.”

만약 그가 강제로 사랑을 쟁취하려 했다면, 애초에 송남지와 윤해진이 사귄다는 걸 알았을 때 끼어들었을 것이다.

그는 앞으로 아주 오랫동안 오늘 내린 이 결정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송남지는 새장 속에 갇힌 카나리아가 아니라 마음 가는 대로 훨훨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꽃 같은 여자여야 했다.

송남지는 가늘게 눈을 떴다.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믿을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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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869화

    하정훈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며 낮게 읊조렸다.“너, 설마 내가 어느 별장에 묵는지 알려준 건 아니지?”오지훈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당연히 알려줬지. 서경에서 여기까지 날아온 정성이 가상해서 내 마음이 다 아프더라고.”하정훈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쏘아붙였다.“너 정말 할 일 더럽게 없나 보다.”오지훈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나도 바쁜 몸이야. 보라 화난 거 보이지? 난 이제 화 풀어주러 가야 하니까 넌 네 일이나 잘 해결해.”말을 마친 오지훈은 서둘러 별장으로 향했지만, 그곳에 최보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최보라는 화가 났다고 해서 어디론가 숨어버릴 성격이 아니었다.오지훈이 전화를 걸자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보라야, 어디야? 아예 자취를 감출 만큼 화난 거야? 이 근처 밤엔 인적이 드물어서 위험하니까 빨리 돌아와. 돌아와야 내가 사과를 하든 달래주든 할 거 아냐.”최보라는 콧방귀를 뀌며 휴대폰을 공중으로 치켜들었다. 시끄러운 클럽 음악 소리가 오지훈의 귓가를 때렸다.잠시 후, 최보라가 다시 전화를 받았다.“걱정 붙들어 매셔. 여기 사람 차고 넘치니까. 그리고 네가 안 달래줘도 돼. 지금 여긴 복근 빵빵한 모델들이 알아서 잘 달래주고 있거든.”오지훈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속이 타들어 가는 질투를 느꼈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최보라에게 주의를 주는 게 고작이었다.“복근남들이고 뭐고 구경만 해, 손대는 건 절대 안 돼.”최보라는 여전히 무심한 말투로 응수했다.“거금을 들였는데 왜 안 만져? 안 만지는 놈이 바보지!”오지훈은 전화기 너머로 그녀가 군침을 흘리는 듯한 기색마저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결국 송남지가 휴대폰을 뺏어 들고는 말했다.“우리 시간당 페이가 장난 아니거든요? 잡담하는 동안에도 돈이 날아가니까 그만 끊을게요!”그러더니 송남지는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였다.“그나저나 예비 형부, 섬 하나는 기가 막히게 골랐네요. 이런 한정판급 비주얼들이 쏟아지니 눈이 어질어질하고 황홀해서 미치겠

  • 가면을 쓴 남편   제868화

    하정훈의 반응에 은지영마저 내심 감동했는지 수줍은 미소를 띠며 오히려 하정훈을 다독였다.“정훈 오빠, 이런 사소한 일로 화내지 마. 남현이가 바쁘면 그냥 보내줘. 난 대충 아무거나 먹어도 되고 사실 안 먹어도 괜찮아. 마침 다이어트 중이기도 하니까.”하정훈은 눈동자를 가늘게 떨며 은지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차갑게 대꾸했다.“그래, 넌 확실히 다이어트가 좀 필요해 보이네.”은지영은 멍해졌고, 찰나의 순간 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기분을 느꼈다.하정훈은 그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남겨진 은지영은 밤바람을 맞으며 망연자실해 있다가, 그나마 신사적인 오지훈에게서 위로를 얻고 싶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오 대표님, 제가 정말 다이어트라도 해야 할 것처럼 보여요?”오지훈은 이 상황에서 어떤 대답이 모범답안인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따가 최보라의 화를 풀어주느라 진을 빼야 할 것을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어, 그 화풀이를 미리 하고 싶어졌다.오지훈은 예의 바르게 미소 지으면서도 은지영을 찬찬히 살피더니 말했다.“어쩐지 좀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은지영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지만, 짙은 어둠 때문에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하정훈은 별장으로 돌아와 카드를 찍고 문을 열었다. 2층을 올려다보니 불이 켜져 있었다.송남지가 아직 거기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하정훈은 2층으로 향했다.방문은 닫혀 있었고 그는 초인종을 누르며 안쪽의 반응을 기다렸다.하지만 1분이 지나도 안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그는 목소리를 높여 그녀를 불렀다.“송남지?”여전히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하정훈은 미간을 깊게 찌푸린 채 몇 분이 흐른 뒤에야 송남지가 안에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송남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해서 받지 않는다는 신호음만 공허하게 울렸다.초조해진 하정훈은 결국 오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송남지가 안 보여.”오지훈은 황당함에 말문이 막혔다. “하 대표, 송남지도

  • 가면을 쓴 남편   제867화

    하정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오지훈에게 낮게 물었다.“쟤들도 초대했어?”오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천남현만 불렀어. 은지영은 나도 당황스러운데.”최보라는 오지훈의 옆구리를 세게 꼬집으며 속삭였다.“너 정말 약혼하기 싫어서 이래? 어떻게 은지영같이 분위기 망치는 애를 부를 수가 있어?”오지훈은 억울하다는 듯 항변했다.“진짜 내가 부른 거 아냐. 천남현이 파트너로 데려온 모양인데 그걸 내 탓으로 돌리면 안 되지.” 최보라는 콧방귀를 뀌며 은지영과 천남현에게 인사 한마디 건네지 않은 채 그대로 별장 단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 버렸다.천남현은 화가 난 듯한 최보라의 뒷모습을 보며 오지훈에게 비아냥거리듯 물었다.“왜요? 내 등장이 최보라 씨를 불편하게 한 거예요, 아니면 둘이 싸우기라도 한 거예요?”오지훈은 천남현의 체면을 고려해 대충 둘러댔다. 서경에서의 그의 입지를 생각하면 대놓고 무안을 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천 대표님, 실례했네요. 방금 좀 다퉜거든요. 뭐, 괜찮습니다, 여자들 화라는 게 원래 금방 끓어올랐다가도 금방 사그라드는 법 아니겠습니까? 이따가 잘 달래줘야죠.”천남현은 픽 웃으며 굳은 표정의 하정훈을 쳐다봤다.“하 대표님은요? 누구랑 싸웠길래 표정이 그렇게 안 좋습니까?”은지영은 조금 전 투덜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태도를 바꾸어 아양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정훈 오빠, 오랜만이야. 여기서 다 보네.”하정훈은 은지영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천남현을 응시하며 무심하게 대꾸했다.“지난번 은씨 저택에서 봤었잖아?”그가 은씨 저택에 갔던 건 재스민을 되찾기 위해서였다.그 일화가 언급되자 은지영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이제 서경 사교계에서는 그녀가 아주 망신스러운 꼴로 재스민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이럴 줄 알았다면 애초에 재스민을 탐내는 게 아니었다.그 일만 생각하면 은지영은 아직도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그것도 벌써 한참 전 일인데, 뭐.”그녀는 화제를

  • 가면을 쓴 남편   제866화

    오지훈은 주변을 한 번 둘러보더니 생각에 잠긴 듯 미간을 찌푸렸다.“올 사람은 다 온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한테도 초대장을 보내긴 했지만, 아침까지 안 나타난 거 보면 아마 안 오겠지.”그러고는 화제를 돌려 물었다.“왜, 누구 관심 있는 사람이라도 있어?”하정훈은 아무 말 없이 눈빛을 가라앉혔다.섬의 노을은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일행은 유람선 위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며 붉게 물든 절경을 감상했다.하지만 하정훈의 시선은 자꾸만 무심결에 별장 단지 쪽을 향했다.참다못한 오지훈이 샴페인 잔을 든 채 궁금해하며 물었다.“저기 도대체 누가 있는데 그래? 어떤 미인이 있길래 눈을 못 떼는 거야? 나도 좀 알려줘 봐.”하정훈은 시선을 거두고 냅킨으로 입술을 가볍게 닦으며 짧게 대답했다.“아무도 없어.”오지훈은 직접 눈을 가늘게 뜨고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자 결국 포기했다.하정훈은 아무렇지 않은 척 최보라를 향해 물었다.“남지는? 저녁 먹으러 안 온대요?”최보라는 내심 당황했다.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됐고 이런 모임도 잦았지만, 하정훈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일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잠시 멍하니 있던 최보라가 이내 대답했다.“아직 화장 중이라고 저녁은 방으로 넣어달라고 했어요.”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더니, 남지 씨 연애라도 하는 거 아냐? 그것도 오늘 이 섬에 같이 들어온 사람 중에 상대가 있는 거 아니냐고? 안 그러면 저렇게 공들여 화장할 이유가 없잖아.”오지훈의 짐작 어린 말에 최보라는 그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다.“조선 시대도 아니고 요즘 여자들이 예쁘게 꾸미는 건 순전히 본인 기분 좋으려고 하는 거야. 누구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오지훈은 최보라와 말다툼을 하는 대신 그녀의 허리를 다정하게 감싸 안으며 달랬다.“그래그래, 우리 마누라 말이 다 맞아.”최보라는 그의 호칭을 곧바로 교정해주었다.“아직은 마누라 아니고 여자친구야. 호칭 똑바로 해.”오지훈

  • 가면을 쓴 남편   제865화

    하정훈은 자신의 뒷담화를 하는 것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님을 모두에게 보여줄 작정이었다.곽지민은 테이블을 가득 메운 칩 더미를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예전에도 하정훈의 무모한 베팅에 질려본 적이 있던 곽지민으로서는 눈앞의 광경이 남의 일 같지 않아 모골이 송연했다.하정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상황을 지켜보다가 딜러에게 나직하게 경고했다.“시간 초과야. 자동 기권이지?”딜러는 하정훈의 위압감에 눌려 서둘러 칩을 그에게 넘겼다.온강휘는 분노로 울컥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하정훈의 차가운 눈빛에 기가 죽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하 대표님,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이건 너무 대놓고 괴롭히는 거잖아요.”하정훈은 강박증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칩을 정갈하게 정리한 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온강휘를 응시했다.“잃는 게 겁나, 아니면 판이 감당이 안 돼? 돈이 아까운 거면 이거 다 가져가든지. 그럴 배짱도 없으면 그냥 지금 서경으로 꺼지든가.”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하게 얼어붙었다.온강휘는 이 돈을 받는 순간 이 바닥에서 매장당할 것이며 그렇다고 지금 서경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하정훈과 완전히 척을 지겠다는 선언임을 잘 알고 있었다.감당할 수 없는 선택지 앞에서 온강휘는 결국 꼬리를 내리고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며 별장으로 돌아갔다.하정훈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지만, 옆에 있던 오지훈은 골치가 아픈 듯 이마를 짚었다.“정훈아,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냐? 온씨 가문도 서경에서 무시 못 할 집안이잖아.”지인들만 남게 되자 하정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그럼 저놈이 송남지와 내 일을 마음대로 지껄이게 놔두라는 거야? 오늘 쇼핑백 들어준 걸 묻는 놈이, 내일은 우리가 왜 이혼했는지까지 캐묻고 다닐 텐데. 그걸 그냥 두고 봐?”오지훈은 그제야 깨달았다. 하정훈에게 송남지는 이성을 잃게 만드는 유일한 버튼이라는 것을.하지만 하정훈에겐 그럴 만한 힘이 충분했다.절친한 친구로서 하정훈의 역린이 무엇인지 잘 아는 오지훈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 가면을 쓴 남편   제864화

    하정훈이 문밖에서 1분쯤 기다렸을까, 원피스로 갈아입은 송남지가 가볍게 뛰어나왔다.드러난 어깨 위로 머리카락이 찰랑이며 흩날렸고 기분 좋은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송남지는 하정훈의 손을 잡아끌었다.그 바람에 하정훈의 가슴이 두근거렸고 송남지의 화사한 모습이 자신을 위한 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하지만 그런 생각은 찰나에 그쳤다.하정훈은 자기 손에 놓인 6천 원을 보며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약속했던 수고비예요. 최저 시급 기준으로 계산했고요. 한 시간은 다 안 채웠지만, 잔돈까지 따지기 귀찮아서 그냥 다 드리는 거예요.”하정훈은 손바닥 위의 돈을 보며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음이 났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고마워.”하정훈은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갔고 독채 별장을 완전히 벗어난 뒤에야 구겨진 지폐를 조심스레 폈다.전자 결제가 보편화된 세상인데도 송남지는 늘 현금을 가지고 다녔다.지폐 한 장에도 송남지의 향기가 묻어있는 것 같아 하정훈은 그것을 조심스레 접어 카드지갑 한구석에 보관했다.지갑이라곤 해도 현금 한 장 없이 카드와 신분증만 들어있던 곳이었다.지갑을 챙긴 하정훈은 오지훈이 부르는 장소로 향했다.그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대화를 멈추고 하정훈을 주목했다. 그중 조금 서먹한 사이의 친구 한 명이 호기심 섞인 농담을 던졌다.“하 대표님, 전처랑 대체 무슨 사이길래 그래요? 아까 보니까 짐꾼 노릇 톡톡히 하던데, 그 대단하신 체면 다 구기시고 말이에요.”하정훈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오지훈이 얼른 그 친구를 제지했다.“강휘야, 분위기 파악 좀 하지? 우리가 궁금한 게 없어서 가만히 있는 줄 알아?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해주는 거지.”농담을 던졌던 남자가 불만스럽게 입술을 비죽였다. “우리 다 같은 바닥 사람들인데 물어볼 수도 있는 거지, 뭘 그렇게 정색하고 그래요?”하정훈은 그 남자를 가만히 응시하며 입을 뗐다.“송남지와 관련된 일은 그게 뭐든 묻지 마.”하정훈은 덤덤하게 내뱉었지만, 그 깊은 눈매에는 거부할 수

  • 가면을 쓴 남편   제474화

    문밖에서 재촉하는 소리가 들리자 송남지는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일 이야기는 이따가 다시 해요.”박재용은 송남지가 병실을 나설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다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유롭던 그의 표정은 그녀가 사라지자마자 순식간에 수척해졌다.억지로 참아왔던 기침과 심장 두근거림이 그제야 여실히 드러났다. 그때 문밖에서 다시 인기척이 들렸다. 조금 전까지 옆으로 누워 있던 박재용은 송남지인 줄 알고 서둘러 몸을 일으켜 아까와 같은 멀쩡한 자세를 유지했다.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송남지가 아닌 박명규

  • 가면을 쓴 남편   제490화

    송남지는 그의 격정적인 고백에 말문이 막혔다.하정훈의 긴장과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져 숨을 내쉴 때마다 느껴지는 압박감이 대단했다.뜨거운 감정은 이내 송남지에게도 전염되어 가빠진 호흡 사이로 심장이 터질 듯 쿵쾅거리기 시작했다.긴장 탓에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킬 정도였다.깊은 밤의 정적은 두 사람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들었다.송남지는 고개를 살짝 돌린 채, 하정훈의 얇은 입술이 자신의 귓바퀴를 타고 귓불까지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도톰한 그녀의 귓불은 형언할 수 없는 관능미를 풍겼다.오랫동안 쌓여온 그리움이

  • 가면을 쓴 남편   제456화

    서경의 겨울밤은 유난히도 스산했고 매서운 밤바람이 몰아쳤다.블루 오션 인근의 한 병원 응급실 앞에서 민지현은 박재용이 나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박재용 대신 그녀 앞에 나타난 인물은 전혀 낯선 중년 남성이었다.단정한 옷차림에 웃음기 하나 없는 엄격한 인상의 남자는 민지현을 한 번 확인하더니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실례지만, 저기 응급실 안에 있는 환자가 박재용 씨입니까?”그 질문에 민지현은 본능적으로 경계심 어린 눈빛을 띠며 상대를 바라보았다.상대가 경쟁 갤러리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 가면을 쓴 남편   제459화

    박재용은 누가 봐도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을 이었다.“딱 보니 일밖에 모르는 독종 스타일인데, 평소에 일에만 매달리느라 가족들이랑 사이가 소원해진 거 아닙니까? 지금 이 꼴로 돌봐줄 사람 하나 없는 걸 보니 자업자득이네요.”그 말을 듣는 송남지의 눈빛이 순식간에 흐릿하게 가라앉았다.하정훈과 결혼한 뒤 그녀에게 제1순위 가족은 당연히 하정훈이었지만, 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정말 말씀대로 제가 가족 관계를 잘 못 풀었나 봐요.”처음 다쳐서 퇴원하고 다시 입원하는 이 소동 속에서도 그는 고작 한 번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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