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그 뒤로 일주일 동안 송남지는 매일같이 하정훈의 병실에 출석 도장을 찍었다.하정훈이 업무 회의를 할 때면 소파에 앉아 꽃을 다듬었고 그가 잠든 아침엔 발코니에 앉아 그림 작업에 몰두했다.수지는 송남지가 소일거리로 그리는 줄 알았으나 발코니 이젤 위에 놓인 그림을 보곤 깜짝 놀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살아있네!”그 말에 하정훈이 농담을 던졌다.“외국에서 자랐다면서 어디서 그런 찰진 표현을 배웠어요? 예술을 논하는 어휘가 아주 토속적이시네요.”수지는 그의 말투에 짐짓 뾰로통해져서 쏘아붙였다.“왜요! 딱 봐도 진짜 같잖아요. 죽은 사람도 벌떡 일어나게 생겼는데!”하정훈은 수지의 엉뚱한 비유에 어이가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고는 자부심 가득한 눈빛으로 발코니의 그림을 바라보며 입가에 매력적인 미소를 띠었다.“남지의 그림은 단순히 살아있는 정도가 아니라 캔버스 위에 박제된 영혼이죠.”수지는 그 은유적인 표현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송남지의 실력이 비범하다는 건 눈치챘다.“하정훈 씨, 이 그림 너무 마음에 드는데 저에게 파실래요?”그러자 하정훈은 눈썹을 까딱이며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을 드러냈다.“송남지 씨 작품은 다 비매품이라서 안 돼요.”수지는 포기하지 않고 대꾸했다.“송남지 씨는 성격도 좋고 친절하시니까, 제가 직접 부탁하면 분명히 저한테 파실 거예요!”하정훈은 으스대던 표정을 지우고 수지에게 물었다.“지난번에 바그너 교수랑 잡담할 때 갖고 싶은 가방이 있다고 했죠? 제가 비서 시켜서 사드릴 테니까 송남지 씨한테 그림 이야기는 꺼내지 말아 주세요.”송남지는 정말로 그림을 선뜻 선물로 내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수지는 하정훈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환하게 웃었다.“역시 하정훈 씨네요. 통이 정말 크세요!”서경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왔고 하정훈의 몸은 이제 혼자서도 충분히 걸어 다닐 만큼 회복되었다.이제 하정훈은 자단나무 지팡이의 도움 없이도 오랫동안 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송남지는 매일 한 번 하정훈을 살피고는 수지의 진
송남지가 하정훈의 침대 곁으로 다가가려 하자, 하정훈은 어색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남지야, 그냥 거기 서 있어도 돼. 네 목소리 잘 들리니까.”송남지는 걸음을 멈추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그래요, 그럼 여기 서 있을게요.”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 눈을 가늘게 뜨고 덧붙였다.“정훈 씨, 그거 알아요? 옛말에 사랑과 재채기는 절대 숨길 수 없다는 말이 있거든요. 지금 당신이 딱 그래요. 내가 선물한 이 시계가 엄청 마음에 들면서도 아닌 척 필사적으로 감추고 있잖아요.”하정훈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무리해서 평온을 가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숨긴 적 없어. 말했잖아, 아주 정확한 시계라 마음에 든다고.”송남지는 장난스럽게 말을 늘어뜨렸다.“어머, 정말요? 단지 시간이 아주 잘 맞아서 좋다는 거예요?”송남지는 하정훈을 골려주는 게 제법 즐거웠다.꼿꼿하게 앉아 있는 그의 얼굴 위로 스쳐 지나가는 아주 미세한 흔들림을 포착하는 게 꽤 흥미로웠던 까닭이다.“어.”하정훈의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내가 준 거라 좋은 게 아니고요?’송남지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이 말을 밖으로 내뱉는 대신 마음속으로 조용히 갈무리했다. 하정훈 성격에 절대 사실대로 말할 리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송남지도 더는 말을 얹지 않았다.묘한 어색함이 흐르자 하정훈이 화제를 돌렸다.“수술도 끝났고 일주일 정도 회복 기간을 거치면 바로 귀국할 생각이야. 난 네가 오늘 부모님 편에 같이 돌아갈 줄 알았는데.”굳이 이곳 성루이야에 남아 자신을 기다릴 필요 없이 먼저 돌아가라는 기색이 역력한 어조였다.혹여나 송남지가 못 알아들었을까 봐 하정훈은 한마디를 더 보탰다.“재스민에서 상반기 기획전을 준비 중이라면서. 안 돌아가도 괜찮겠어?”침대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던 송남지의 시선에 넉넉한 환자복 바지 아래로 드러난 하정훈의 선명한 발목 라인이 들어왔다.그녀가 떠보듯 물었다.“내가 그렇게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어요?”하정훈은 아무 말이 없었다.송남지가 곧바
활기 넘치는 민지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송남지도 전의를 불태웠다. 그녀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재스민을 다시 업계의 중심에 세우고 싶었다.“관장님, 연애는 적당히 하시고 얼른 복귀하세요! 재스민엔 관장님이 꼭 필요하단 말이에요!”송남지는 창밖으로 서서히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대답했다.“네, 금방 갈게요. 며칠 내로요.”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한 송남지는 건물의 최상층 복도를 서성이다 어느덧 하정훈의 병실 문 앞에 다다랐다.잠시 망설이던 송남지는 이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그곳엔 하정훈이 다소 엄숙하면서도 황당한 차림으로 노트북을 응시하고 있었다.상체는 다림질이 완벽하게 된 깔끔한 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하체는 헐렁한 백색 환자복 바지를 입고 있어 그 이질적인 모습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송남지가 들어오는 소리에 하정훈은 내심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금세 평소의 냉철함을 되찾고 노트북 카메라를 향해 나직이 말했다.“회의는 여기까지 하죠. 남은 안건은 귀국 후에 처리하겠습니다.”송남지는 그가 업무로 바쁜 모습을 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하정훈은 말을 마치자마자 노트북을 탁 소리가 나게 닫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문가에 선 송남지를 바라보았다.그러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들어올 땐 노크하는 게 예의 아니야?”하정훈은 지금 자신의 옷차림이 몹시 민망한 모양이었다.어떻게든 가려보려 했지만, 몸이 불편한 탓에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송남지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어차피 여긴 면회 금지잖아요. 노크한다고 들여보내 줬겠어요?”하정훈은 이마를 짚었다. 그의 실책이었다.대외적으로는 면회 금지라지만... 의사의 권고 따위 가볍게 무시하고 문을 밀고 들어올 사람이 있다는 걸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방금까지 회의를 하던 중이라 병실 조명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그 덕분에 송남지는 하정훈의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그것은 송남지가 오후에 정성껏 골랐던 바로 그 시계였다.하정훈은 송남지의 시선을 의식한 듯
하정훈은 병실 안에서 밖의 말소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그의 시선은 간절하게 수지의 손으로 향했다.검은색 선물 상자였다.마음에 쏙 들었다.검은색이라서가 아니라 송남지가 골라준 것이기에 마음에 쏙 든 것이었다.수지는 하정훈의 눈에 어린 기대감과 설렘을 단번에 알아채고 의아한 듯 물었다.“왜 송남지 씨가 직접 들어와서 전해주게 하지 않으셨어요?”수지는 침대 곁으로 다가가 하정훈에게 선물을 건넸다.그제야 하정훈은 자신이 너무 티를 냈나 싶어 얼른 입가에 번지던 미소를 거두었다.그는 수지가 건넨 상자를 애써 덤덤하게 받아 옆에 내려놓으며 무심한 척 말했다.“좀 피곤해서요. 누굴 상대할 기운이 없네요.”송남지를 들여보내지 않은 이유를 변명하듯 덧붙이자 수지는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아, 그렇군요. 그나저나 선물은 안 풀어보세요?”하정훈은 고개를 저었다.“워낙 이런저런 선물을 많이 받아봐서 딱히 기대되는 건 없네요. 나중에 기운 나면 열어보죠.”수지의 얼굴에 불만스러운 기색이 확연히 스쳤지만 그래도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그럼 쉬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벨 누르시고요.”병실을 나온 뒤, 수지는 하던 일을 잠시 제쳐두고 서둘러 송남지를 찾아 나섰다.한창 태블릿으로 재스민 일을 보던 송남지는 기척이 느껴지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수지를 바라봤다.“어머, 수지 씨? 무슨 일이에요?”수지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입을 열었다.“송남지 씨, 그렇게 정성껏 기분 좋게 고르신 선물이 하정훈 씨한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인가 봐요. 열어보지도 않으시더라고요!”송남지는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오히려 수지를 다독였다.“괜찮아요. 선물을 준 건 그 사람이 빨리 낫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였지, 꼭 기뻐해야 한다거나 보답을 바란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 그 사람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상관없어요. 수지 씨도 너무 신경 쓰지 마요. 기분 상하면 본인만 손해잖아요.”수지는
오성빈은 더 이상 만류하지 않고 송남지의 쇼핑백을 조용히 건네받았다.그는 송남지를 수행하며 쇼핑이 꽤 오래 이어질 거라 예상했으나 송남지는 짧게 한 바퀴를 돌고는 이내 성루이야 병원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그러자 오성빈이 난처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송남지 씨, 본인을 위해 사신 물건들을 다 합쳐도 하 대표님에게 드릴 시계 가격의 반의반도 되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둘러보시는 게 어떨까요?”송남지는 오성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자신이 물건을 너무 적게 사면, 오성빈이 하종현에게 한 소리 들을 수도 있음을 알아챈 것이다.어쨌든 이건 하종현이 직접 지시한 일이었으니까.송남지는 오성빈을 곤란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근처 명품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심플한 디자인의 가방과 액세서리 두어 개를 적당히 고른 뒤에야 매장을 나섰다.이 정도 금액은 채워 주어야 오성빈도 하종현에게 보고하기가 수월할 터였다.돌아가는 길, 오성빈은 송남지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결코 딱딱하거나 거만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그래서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말했다.“하씨 가문 사람들 사이에서 송남지 씨에 대한 평판이 왜 그리 높았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직접 모셔보니 소문은 사실의 반도 다 담지 못했네요.”송남지는 차창 밖으로 화사하게 핀 꽃들을 바라보며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대답했다.“아마 이 업계에 자기 우월감에 취해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걸 거예요. 사실 전 그저 아주 평범한 사람일 뿐이랍니다.”오성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 중에도 나쁜 사람은 있답니다. 송남지 씨는 정말 선하신 데다 겸손하기까지 하시니 참으로 존경스럽네요.”송남지는 그저 의례적인 칭찬이라 여기며 깊게 담아두지 않았다.마침 차가 성루이야 병원 정문 앞에 멈춰 섰다.“먼저 들어가 계세요. 주차하고 오겠습니다.”오성빈의 말에 송남지는 차 문을 열고 내려 하정훈의 병실 쪽을 올려다보았다. 유리창에는 노을이
송남지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입을 열려던 오가은을 저지했다.“아주머니, 전 아주머니 수양딸 하기 싫어요. 아주머니 딸이 되면 정훈 씨랑 전 남매가 되는 거잖아요? 전 정훈 씨랑 남매 하기 싫거든요.”오가은은 당황한 기색으로 하종현을 바라보았고 하종현 역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묘한 기류가 소리 없이 흘렀다.두 사람은 송남지가 상처받을까 봐 차마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입을 다물고 있자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오히려 이런 침묵이 송남지에게 더 큰 상처가 될 것 같아 괴로웠던 것이다.그때 송남지가 미소 띠며 먼저 말을 꺼냈다.“오늘 아침에 정훈 씨 면회를 갔는데, 간호사가 지금은 정훈 씨 상태가 안 좋아서 면회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의료진들 표정이 다들 너무 밝은 걸 보고 바로 눈치챘어요. 정훈 씨 몸 상태는 사실 어제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걸요. 면회를 막은 건 정훈 씨가 절 보고 싶어 하지 않아서겠죠.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인지, 그리고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저도 다 알아요.”송남지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흔들림 없는 결연한 빛이 넘실거렸다.“하지만 정훈 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 그거 하나면 충분하거든요.”송남지는 싱긋 미소 지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당당하고 눈부신지 하종현 부부조차 그녀에게서 광채가 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아저씨, 아주머니. 제가 상처받을까 봐 수양딸 제안하신 거잖아요. 하지만 절 너무 우습게 보지 마세요. 이런 시련은 제 사랑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니까요.”송남지는 온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자신이 하정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함께일 때도, 설령 떨어져 있을 때조차도 그녀는 하정훈을 온 마음 다해 사랑할 작정이었다.“제 인생의 첫 25년은 정훈 씨가 저를 사랑해줬으니, 앞으로의 25년은 제가 기꺼이 그 사람을 사랑할 거예요. 그렇게 사랑하다 쉰 살이 되어서 더는 사랑할 기운이 없을 때, 그
송남지는 그날 하정훈과 태방국 음식점에서 밥을 먹었던 날을 떠올렸다.‘어쩐지! 밥을 다 먹고 하정훈이 식탁에 엎어졌다 했어! 카레 알레르기 때문이었구나!’송남지는 자책하며 안타까워했다.“정훈 씨, 죄송해요...”하정훈은 손을 들어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네 잘못 아니야. 내가 부주의했던 거야. 나도 내가 카레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거든.”그는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예전에는 자신이 이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잘하는 줄 몰랐다. 그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이다.송남지는 그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지만
뜬금없는 그의 질문에 남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뭐라고요?”은은한 주황빛 조명 아래, 하정훈의 머리카락은 은근한 밤색을 머금고 있었고 그의 짙은 속눈썹이 시선을 사로잡았다.하정훈의 시선은 오롯이 그녀의 무릎에 머물러 있었다.“무릎 괜찮냐고? 그 짐승 같은 놈 무릎으로 찼잖아.”그의 말에 송남지는 미래 타워에서의 일이 떠올랐다.“그건 어떻게 아셨어요?”하정훈은 송남지의 무릎을 바라보며 CCTV에서 봤던 장면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개자식이 어떻게 감히? 그토록 얌전한 내 아내를 무릎까지 쓰게 만들다니...’“내
하정훈은 송남지를 가만히 응시했다. 송남지는 그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부드럽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무슨 일이냐고 묻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남지랑 함께 갈 거예요.”하정훈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송남지는 그제야 물었다.“어디에 간다는 거예요?”“남성에 있는 결혼식에 참석하러.”하씨 가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는데 한 갈래는 서경시에, 다른 한 갈래는 남성에 있다.하씨 가문의 남성 쪽 친척들을 만나야 한다니, 송남지는 약간 긴장됐다.그녀는 불안한 듯 물었다.“그럼 난 뭘 준비해야 할까요?”하정훈은 손을 뻗어 송남
양나정은 한동안 정신이 멍해졌다.‘내가 알던 무모하고 솔직한 하슬기가 언제부터 이런 속셈을 품게 된 걸까?’그녀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하슬기를 바라봤다. 채 말도 꺼내기 전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슬기야, 네 눈에는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는 거야? 나는 혼자 아멜국에 있어서, 그쪽 법을 잘 몰랐어. 이혼 수속이 금방 끝날 수 있는 게 아닌 줄 알았지. 널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결혼식에 못 갈 수도 있다고 미리 말한 거야.”양나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코를 훌쩍이며 눈동자에 물처럼 맑은 억울함이 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