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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Author: 윤소정
“윤후가 백하린을 엄마로 원한다잖아. 그렇다면 나도 더 붙잡을 생각 없어. 선택해. 백하린을 들이든가, 아니면 윤후와 내 입양 관계를 정리해서 완전히 그쪽으로 보내든가.”

강지현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몇 마디로도 남자의 숨통을 정확히 조였다.

차갑게 식은 눈빛에, 그는 순간 뜨끔해 급히 반박했다.

“무슨 소리야. 내 아내는 너야. 내가 어떻게 다른 여자를 들여?”

말을 마친 그는 상황을 대강 파악하더니, 바닥에서 울며 버티고 있는 이윤후를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이를 악문 채 엉덩이를 몇 대 세게 때렸다.

“그만 울어!”

이윤후는 여전히 훌쩍였지만, 이도운의 노기에 눌려 더 크게 울지는 못했다. 아이는 입술을 꾹 다문 채 눈물만 뚝뚝 흘렸다.

“잘 들어. 강지현이 네 엄마야. 벌써 잊었어? 백하린 이모랑 며칠 지냈다고 상황 파악이 안 된 거야? 이씨 가문 나가서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가고 싶어?”

마지막 말은 이를 악물며 내뱉은 것이었다.

그래도 제 아들이었다. 눈물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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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484화

    “내가 안 이랬으면, 넌 강지현한테 말 안 했을 것 같아? 아니잖아.”주단우의 한마디에 현다영은 말문이 막혔다.“그게 무슨 뜻이에요?”“내 사무실 앞에서 엿들어 놓고, 어쩜 그렇게 당당해? 내가 너한테 이렇게 잘해 주는데, 넌 끝까지 강지현 첩자 노릇이나 하려고 하고. 나 진짜 상처받았어.”주단우의 목소리는 잔잔했다. 웃음기가 섞여 있었지만 그 안에는 온통 놀리듯 비꼬는 기색뿐이었다.그가 현다영을 놀리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눈치까지 없는 건 아니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만큼 어리석지도 않았다.처음에는 건강차를 가져온 걸 봐서 그냥 넘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이 틀어지면 그 뒷감당은 결국 자신이 해야 했다.현다영은 그를 떠볼 때도 조금의 망설임이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도 더는 맞춰 줄 필요가 없었다.현다영의 얼굴이 살짝 하얗게 질렸다.“엿들은 거 아니에요. 전 그냥 건강차 가져다주러 온 거예요...”“그래서 뭘 들었는데?”주단우가 말을 끊었다. 하지만 현다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뭐, 상관없어. 이 거래가 끝날 때까지 넌 계속 나랑 같이 있으면 돼. 딱히 너한테 무슨 짓을 하겠다는 건 아니니까.”“진짜 양심도 없어요? 이런 식으로 약점 잡는 게 어디 있어요. 제가 부대표님 믿고 차에 탄 걸 이용하는 거예요?”현다영은 다급한 와중에도 억울하고 가엾은 표정만은 잃지 않았다.주단우는 그녀를 힐끗 보더니, 갑자기 차를 길가에 세웠다. 그리고 현다영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억지로 휴대폰을 빼앗았다.현다영이 이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걸 보지 못했다면, 그는 정말로 자신이 지나쳤다고, 순진한 여자를 또 한 번 상처 준 거라고 착각할 뻔했다.“이 나쁜 자식!”현다영의 힘으로는 주단우를 당해낼 수 없었다.그가 거칠게 나오자, 그녀에게는 맞설 틈조차 없었다.휴대폰을 빼앗은 주단우는 화면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전원을 꺼 버렸다. 그리고 제 주머니에 넣었다.“그래, 나 나쁜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483화

    주단우의 자아도취 섞인 말에, 현다영은 속이 다 메스꺼워졌다.하지만 이번에는 굳이 반박하지 않고 주단우가 보온병을 열고 따뜻하게 데워진 새까만 차를 컵에 따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가 미간을 찌푸린 채 자신을 바라보자, 현다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마셔 보라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주단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코끝을 맴도는 고약한 냄새에 한참이나 입술만 달싹이던 그는 결국 한발 물러섰다.“됐다. 이건 나중에 마시지.”그는 컵에 따른 차를 다시 보온병에 부어 넣고는 곧장 뚜껑을 닫았다.“가자. 데려다줄게.”주단우는 사무실 문을 잠그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현다영은 그의 뒷모습을 차갑게 바라보다가, 이내 목소리를 한결 부드럽게 낮췄다.“부대표님, 지금 저 데려다주실 시간은 있으세요? 어디 가시려던 거 아니었어요?”“가는 길이야. 네 집이랑 멀지 않고.”주단우가 가볍게 웃었다. 그러다 잠시 말을 멈추고 덧붙였다.“널 내려 주고 나서 다른 일 보러 가면 돼.”백하린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게다가 호텔 쪽에는 이미 두 사람을 맞이할 사람을 보내 둔 상태였다. 가는 길에 현다영을 잠깐 데려다주는 정도는 시간을 잡아먹을 일도 아니었다.현다영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차가 출발한 뒤, 주단우의 휴대폰 화면이 몇 번이나 켜졌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결국 현다영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부대표님, 바쁘시면 저 근처에 내려 주셔도 돼요.”“괜찮아. 거의 다 왔어.”주단우는 앞만 바라본 채 대답했다.밤길의 불빛이 그의 얼굴선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빛 때문인지 평소의 느끼한 기운은 조금 덜했고 드물게 차갑고 단정해 보이기까지 했다.하지만 현다영은 그의 얼굴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해야 주단우에게서 쓸 만한 정보를 캐내 강지현에게 전할 수 있을지로 가득했다.지금 강지현이 회사에 없는 만큼, 적들이 뒤에서 무슨 짓을 벌이는지 더더욱 경계해야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4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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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481화

    백하린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이도운은 이기적이고 냉정한 데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애초에 뼛속까지 다정한 귀공자 같은 인물은 아니었다.이도운이 말을 꺼냈을 때, 백하린은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희고 매끄러운 등이 그를 향해 그대로 드러났다.백하린은 가볍게 대답하며 오늘 저녁에 입을 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오늘 주상 그룹 대표가 저녁 사겠대. 와서 봐 줘. 뭐 입는 게 좋을까?”이도운은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팔을 뻗어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나도 데려가.”그는 백하린이 무엇을 입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낮게 속삭이며 그녀의 귀를 가볍게 깨물 뿐이었다.예전의 이도운은 백하린 앞에서 이렇게 강압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다정하고 부드러운 쪽에 가까웠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달라져 있었다.더 거칠고, 더 차가워졌다. 강지현을 향한 증오가 그를 완전히 사납게 바꿔 놓은 듯했다.“거긴 왜 가려고? 주씨 집안 사람들 보고 싶어?”백하린은 농담처럼 말하며 뒤로 손을 뻗어 그의 몸을 어루만졌다.“그래.”이도운이 낮게 숨을 들이켰다.그는 정말 주씨 집안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정확히는, 강지현이 자신을 마주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직접 보고 싶었다.주씨 가문의 딸이면서도 그녀는 몇 번이고 자신을 속이고 농락했다. 심지어 할머니의 죽음까지 몰고 왔다.그는 그녀가 과연 어떤 얼굴로 자신 앞에 설 수 있을지 보고 싶었다.물론 이것 역시 이도운의 악취미였다.백하린은 아직 강지현이 주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도운도 그 사실을 이렇게 빨리 알려 줄 생각은 없었다.어차피 알게 될 일이라면, 백하린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는 편이 훨씬 재미있을 테니까.백하린도 자신처럼 절망해 봐야 했다. 그래야 감정이니, 새출발이니 하는 말을 다시 입에 올릴 수 있을 것이다.강지현이 해성 그룹에서 보낸 사람이 백하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백하린 역시 이씨 가문과 같은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480화

    사실 이런 일까지 백하린이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서운혁이 이미 팀을 시켜 다 정해 둔 일이었다. 이번에는 그저 백하린에게 업무 명목을 붙여 주고 겸사겸사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정도였다.회의가 끝난 뒤, 서운혁은 다시 백하린의 집안일을 물었다.그날 밤 서운혁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이후로, 백하린은 그를 바라볼 때마다 자꾸 시선을 피하게 되었다. 이런 질문에 답할 때도 예전처럼 솔직하고 담담하게 말할 수 없었다.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어르신 일은 마무리됐어요. 다만 집안에 아직 처리할 일이 좀 남아서, 해원시에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오늘 백하린의 기분은 꽤 괜찮았다.사실 그녀는 아무 성과 없이 돌아갈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이도운과의 관계가 풀리기 시작했다.아직 이도운이 이혼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지만, 백하린은 자신이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그가 다시 자신을 받아들일 거라고 믿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을 소홀히 할 생각도 없었다.정 안 되면 해원시와 서경시를 오가면 되고, 아니면 이도운의 상태가 조금 나아졌을 때 그를 데리고 함께 서경시로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서운혁은 조금도 재촉하지 않았다.“괜찮아요. 나도 마침 그 얘기를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지사 쪽 프로젝트가 이미 확정됐어요. 당분간 해원시에 남아서 그 프로젝트를 맡아도 됩니다.”서운혁의 말을 들은 백하린의 얼굴에도 반가운 기색이 떠올랐다.“좋아요. 어떤 프로젝트인데요?”“자료는 이미 보냈습니다. 이번에도 신에너지 분야예요. 다만 이번에는 협력사가 있습니다. 해원시를 대표하는 제약사죠.”서운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백하린은 바로 알아차렸다.“주상 그룹이요?”지난번 컨퍼런스에는 이씨 가문 사람들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주상 그룹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 일이 백하린에게는 줄곧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이번 협력사가 주상 그룹이라는 말을 듣자, 그녀는 자연히 기쁠 수밖에 없었다.해원시에서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479화

    백하린은 마음이 착잡했다.예전의 이도운은 무엇 하나 허투루 넘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겉모습은 물론이고 집 안까지 늘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방 안은 이렇게 엉망이었다.강지현만 아니었다면 그의 인생은 여전히 찬란했을 텐데.“도운아,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응?”“윤후가 그러더라. 아빠가 너무 보고 싶대. 우리 세 식구가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지금은 이씨 가문이 예전 같지 않지만, 적어도 숨어 지낼 필요 없잖아. 회사가 무너졌으면 다시 세우면 돼”“내가 도와줄게.”백하린은 이도운의 몸에 조심스레 기대며 한마디 한마디 부드럽게 속삭였다. 그 말에는 지금껏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이윤후에게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였다. 두 사람의 끝이 이렇게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였다.그리고 그녀는 정말로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날 사랑한다고 했지. 얼마나 사랑하는데?”마침내 이도운이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백하린은 가슴이 벅차올라 곧장 몸을 일으켜 그의 곁에 쪼그려 앉았다.“널 위해서라면 이씨 가문도 짊어질 수 있어.”“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각오도 되어 있고?”이도운은 느긋하게 백하린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과 말투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고인 물처럼 음산했다.하지만 지금 백하린에게 그런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이도운과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예전에 네가 나를 위해 그랬던 것처럼.”백하린은 일부러 과거를 꺼냈다.하지만 그 말이 나오자, 이도운의 눈빛은 오히려 더욱 사납게 변했다.그는 갑자기 백하린의 턱을 움켜쥐었다. 손가락에 힘이 어찌나 세게 들어갔는지, 백하린은 눈물이 맺힐 뻔했다.잠시 후, 그의 손끝에서 힘이 조금씩 풀렸다. 그는 그녀의 뺨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제 곁으로 끌어당겼다.“강지현은 내 원수야. 난 그 여자를 증오해. 죽여 버리고 싶을 만큼.”백하린은 잠시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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