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러니까... 강지현 씨가 여기 왔다는 말이에요?”서지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분명 김태하가 소식을 절대 함구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었다.김씨 가문 사람들조차 조금 전에서야 비보를 접했고, 분위기상 강지현에게 알린 것 같지도 않은데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달려온 걸까.최동윤의 표정은 차분하고도 단호했다.“네, 맞습니다. 지금 안에 계시니 서지아 씨는 이만 돌아가 주시죠.”서지아의 눈동자에 쓸쓸함이 스쳤다.그녀는 입술만 달싹였을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손에는 김태하를 위해 준비한 보양식이 들려 있었다.오늘 그가 깨어나기를, 그리고 눈을 뜬 순간 가장 먼저 자신과 마주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챙겨온 것이었다.하지만 강지현이 나타난 이상, 실낱같은 바람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서지아가 상실감을 안고 막 자리를 뜨려던 찰나, 병실 문이 열렸다.“서지아 씨.”밖의 기척을 들은 강지현이 걸어 나왔다.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서지아는 왠지 모를 죄책감에 휩싸여 황급히 눈길을 피했다.“강지현 씨, 태하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고생스럽겠지만 잘 좀 돌봐주세요.”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들고 있던 것을 앞으로 내밀었다.최동윤은 혹여 강지현의 기분이 상할까 싶어 얼른 가로막으려 했지만, 정작 그녀는 아무런 내색 없이 묵묵히 건네받았다.“서지아 씨 마음은 남편 대신해서 제가 잘 받을게요.”다만 예우를 차릴 기분이 아닌지라 입꼬리만 살짝 끌어 올렸을 뿐, 그 어디에도 웃음기는 없었다.“그리고 남편 돌보는 건 아내인 제 몫이니까 서지아 씨는 이제 신경 안 쓰셔도 돼요.”서지아는 이 말이 자신을 향한 경고라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은 맞대응할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이내 열린 문틈 사이로 김태하를 애틋하게 바라보고는 아무 말 없이 발길을 돌렸다.서지아가 떠나자 최동윤이 서둘러 강지현의 손에 든 것을 건네받으려 했다.“지현 씨, 이건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강지현도 굳이 말리지 않았다.음식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고,
접경 지역의 의료 수준은 열악했다.김태하는 장기 다발성 출혈로 당장 손을 써야 하는 위중한 상태였으나, 이곳이 그나마 최선인 병원이었다.그야말로 황천길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아찔한 상황이었다.김태하는 사고를 당하던 그 짧은 순간에도 자신의 불행을 예감했던 모양인지 최동윤에게 강지현만큼은 절대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최동윤은 고개를 떨군 채 연신 사과를 건넸다.“대표님을 너무 원망하지 마세요. 다 지현 씨가 걱정할까 봐 그러신 겁니다.”“지현아, 태하 그 아이 성미는 내가 제일 잘 알아. 남한테 약한 모습 보여주는 걸 워낙 싫어하는 애라... 혹여라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겁이 났던 게지.”은주희는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김태하의 처참한 몰골을 마주하는 그녀의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다.김씨 가문의 핏줄로 태어났음에도 어려서부터 복이라곤 누려본 적 없이 고생길만 걸어온 아이였다.하지만 성정이 워낙 강인해 단 한 번도 나약한 기색을 내비친 적이 없었다.심지어 아플 때조차 혼자서 묵묵히 견뎌내곤 했다.은주희 본인은 물론이고 지순옥조차 손자가 이토록 무력하게 앓아누운 모습은 처음 본다.“알아요...”강지현은 가슴이 꽉 막힌 듯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이내 심호흡하며 감정을 추스르려 애썼지만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거대한 바위에 깔렸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은주희가 전한 사고 현장을 떠올릴 때마다 강지현은 신경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그 지경이 되어서도 자신이 걱정할까 봐 마음을 졸였다니, 그런 사람을 대체 어떻게 원망할 수 있을까.“지현아, 의사 말로는 이제 고비는 넘겼대. 내출혈도 잡혔고, 척추 손상도 불행 중 다행으로 아주 심각하진 않다니까 곧 깨어날 거야.”은주희는 말을 멈추고 강지현의 안색을 살폈다.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에 차마 남은 사실을 다 전하지 못한 채 낙관적인 이야기들만 늘어놓았다.“어머님,
엄경미가 강지현을 해치려 한다는 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하원영은 누구보다 그 내막을 잘 알았다.주병찬이 엄경미에게 협박당하고 있다면 이유는 오직 강지현뿐일 것이다.물론 강지현과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애초에 그녀에게 친구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타인의 호의를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았고, 진 빚은 반드시 청산해야만 하는 성격이었다.게다가 강지현은 주시언의 동생이기도 했다.하원영이 아는 주시언은 가정의 화목을 중시하는 사람이었기에 자신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담보로 삼을 리 없었다.“뭘 하려는 거지?”하원영의 태도가 농담처럼 보이지 않자 주병찬의 표정도 한결 진지해졌다.“아버님, 제게 사흘만 시간을 주세요. 주시언은 제가 구하겠습니다.”하원영은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결연함을 대신했다.이내 주병찬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새벽녘, 서남쪽 접경지대의 공항.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강지현은 최동윤에게 연달아 문자하고 전화했다.최동윤은 그녀가 이미 상황을 눈치 챌 줄 몰랐고, 결국 사실대로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대표님께서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셨어요. 하지만 고비는 넘기셨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최동윤은 강지현을 안심시킨 뒤 곧바로 위치를 전송했다.현장에는 김씨 가문 사람들도 와 있는 듯했다. 지순옥은 여독을 이기지 못해 잠시 자리를 비웠고, 전화를 받은 건 은주희였다.목소리는 잔뜩 쉬어 있었고, 분명 한참을 울었을 테지만 강지현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감동과 우려가 뒤섞인 말투로 애써 담담한 위로를 건넸다.통화를 마친 강지현은 차 안에서 더는 참지 못하고 두 팔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떨리는 어깨를 보며 비서 역시 그녀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하지만 위로의 손길을 내밀려다가도 대체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멈칫했다.어쩌면 지금은 방해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위로일지도 모른다.강지현은 미칠 것 같은 불안과 초조함에 짓눌려 있었다.비보를 접하고 길을 나서기까지 걸
하지유는 주시언의 불행이 못내 즐거웠다.이제 제멋대로 하원영을 짓밟아도 그녀를 보호해 줄 방패막이는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하지만 하원영이 주시언의 소식을 듣자마자 자존심도 내팽개친 채 제 앞에 무릎을 굽히며 매달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사실 하지유도 주시언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닥쳤는지는 알지 못했다.그저 하원영이 간절해질수록 더 애타게 할 심산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결국 그녀가 기댈 곳은 주병찬이었다.그가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본래 성격대로라면 남의 냉대를 견디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았고, 주씨 가문에 제 발로 기어들어 와 수모를 자처하는 짓 따위는 죽어도 하지 않았을 터였다.“네가 반가운 손님이 아니라는 건 스스로 잘 알 텐데. 이만 실례하지. 배웅은 생략하마.”주병찬은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였기에 간신히 인내심을 쥐어짜며 최소한의 예의를 갖췄다.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뜨려 했다.“방금... 엄경미랑 통화하신 거죠? 제 짐작이 맞다면, 그 여자 시언 오빠를 빌미로 아버님을 협박하고 있지 않나요?”하원영은 지금 이 순간 주병찬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따질 겨를도 없이 그가 감추려던 치부를 들춰냈다.주씨 가문의 일에 연루된 사람치고 끝이 좋았던 이는 아무도 없었다.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하원영에게는 더욱 뼈아픈 사실이었다.주병찬의 몸이 움찔했다.하원영을 돌아보는 눈빛이 칼날처럼 번뜩이더니, 이내 형언할 수 없는 음산한 기운을 뿜어냈다.“엿듣지 말아야 할 일은 잊어버리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야. 이건 내가 원영 씨한테 주는 마지막 충고니까.”“저에 대한 오해가 깊으신 거 잘 압니다. 저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제발 이것만은 믿어주세요. 저 역시 시언 오빠가 잘못되는 건 원치 않아요. 오늘 여기 온 이유도 제가 도울 일이 있을까 해서예요.”하원영은 용기를 내어 말을 내뱉었지만, 사실 손바닥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녀가 온전히
“분풀이가 덜 되셨다면, 제가 손을 좀 써서 연씨 가문 그 계집애가 고생을 더 하게 만들 수도 있는데...”“제수씨.”주병찬은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했다.“연씨 가문이 어떻게 되든 난 상관없어요. 단지 시언이가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랄 뿐.”“아주버님, M국 쪽 협상은 제가 알아서 다 조치해 뒀어요. 우리를 협박한 연씨 가문 놈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건 아니죠? 굳이 그쪽 자존심까지 챙겨줄 이유 전혀 없잖아요. 안 그래요?”엄경미의 말에 주병찬은 머릿속이 하얘졌다.그제야 자신이 철저히 놀아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엄경미가 연씨 가문을 좌지우지할 정도라면, 주시언을 M국에서 빼내는 것쯤은 말 한마디면 끝날 일이었다.하지만 조용히 해결하는 대신, 오히려 연씨 가문과 정면충돌을 선택하며 판을 키웠다.이건 도움을 주기는커녕 완전히 진흙탕 싸움으로 만드는 짓이었다.하지만 명분만큼은 완벽했다. 주시언의 복수를 대신하고 가문의 위신을 세워준다는 허울을 쓰고 있었기에 그녀를 탓할 구실조차 마땅치 않았다.결국 주시언의 생사는 여전히 엄경미의 손아귀에 쥐여 있는 셈이었다.“제수 씨나 나나 알 만한 사람들끼리 왜 이럽니까. 대체 목적이 뭐죠? 지금 나를 협박이라도 하겠다는 건가?”주병찬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호통쳤다.“아주버님, 왜 이렇게 서두르세요. 걱정 마세요, 일주일 안에 시언이는 반드시 무사히 귀국할 테니까. 다만...”엄경미의 목소리가 한층 더 나긋해졌다.“요즘 주상 그룹 신약 출시 건으로 바쁘잖아요. 아주버님께서 작은 도움 하나만 더 주셨으면 해서.”“적당히 좀 하지? 주승호 하나 없다고 이 집안이 우스워 보여요?”격분한 주병찬은 충동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엄경미가 감히 자신을 이토록 노골적으로 협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처음 주승호에게 시집왔을 때만 해도 그녀는 현모양처의 전형이자, 유순하고 온화한 가문의 영애 그 자체였다.하지만 주병찬은 일찌감치 알아차렸다. 보통내기가 아닌 여자라는 것을.집안,
설령 주병찬이 강지현을 조카딸처럼 아끼려 한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더는 가까이하지 않을 터였다.주병찬은 엄경미의 속셈을 뻔히 알면서도 결국 승낙했다.이제 와서 두 여자 사이의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기엔 기력이 부쳤고, 무엇보다 엄경미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난적이었다.그에게 주시언만이 삶의 전부였기에 몸을 사리며 제 안위만 보전할 수 있다면 그만이었다.반면, 강지현은 김태하라는 거대한 그늘에서도 끝내 엄경미를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타고난 팔자라고 치부해 버렸다.그렇게 스스로를 모질게 설득했지만 막상 강지현의 처참한 몰골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그는 강지현에게 티슈를 건네며 위로했다.“지현아, 너무 걱정하지 마. 하늘이 도울 테니 김태하도 분명 무사할 거다. 무엇보다 네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그러다 몸 상할라.”주병찬의 목소리에 강지현은 무언가 생각난 듯, 초점이 흐릿하던 눈동자에 찰나의 생기가 돌아왔다.“큰아버지, 아시다시피 지금 주상 그룹은 더없이 중요한 시기잖아요. 회사 쪽은 제가 어떻게든 살피겠지만 이번 프로젝트에는 큰아버지의 지분도 걸려 있지 않아요? 부디 저 좀 도와주세요. 절대 무슨 일이 생겨선 안 돼요.”강지현은 지금 이 자리를 떠나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선택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신약 출시라는 중대한 과업을 목전에 둔 상황이 아니던가.물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라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했다.하지만 최종 검토와 승인만큼은 반드시 그녀가 직접 확인하고 서명해야 하는 절차였다.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무작정 자리를 비우게 된 지금, 주변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주병찬밖에 없었다.그 역시 주씨 가문의 일원인데다 주상 그룹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든든한 동지였기 때문이다.“걱정 말거라, 내가 잘 챙기마.”주병찬의 목울대가 미세하게 꿀렁였다.찔리는 마음으로 내뱉은 대답이었으나, 강지현은 그의 얼굴에 스치는 찰나의 흔들림을 알아챌 여유가 없었다.그저 간절한 고마움을 담아 고개를 끄덕
강지현의 입꼬리를 살짝 올라갔다.“이런 우연이 다 있나? 나도 주상 그룹 아가씨랑 아는 사이인데. 게다가 주씨 가문 사람들도 많이 알아. 주상 그룹이 나한테는 집처럼 익숙한 곳이야.”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룸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사람들의 두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강지현의 말투가 단호하고 차분해서 진짜인지 거짓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이런 우연이 있다고? 슬기랑 지현이 모두 주씨 가문 아가씨랑 아는 사이라니.’주씨 가문은 보통 가문이 아니었다. 해원시의 최고 재벌이었고 뉴스나 매체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그런
박슬기의 말에 사람들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조금 전 강지현이 보여준 그 진지한 태도 때문에 모두 그녀가 정말 주씨 가문의 아가씨인 줄 알고 크게 놀랐다. 하지만 그럴 리가.“강지현, 제발 연기 좀 그만해. 순진한 예림이가 네 거짓말에 넘어갔잖아.”“사과 한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공주 팔자도 없으면서 공주병만 얻었구나.”이번에는 아무도 강지현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았다. 점점 듣기 거북한 말을 쏟아냈고 경멸의 눈초리가 사방에서 날아왔다.박슬기의 말이 맞았다. 못 사는 사람일 수록 허세를 부리는 법이다. 강지현이 이렇게
강지현은 박슬기가 몸에 걸친 명품들을 훑어보았다. 눈대중으로 계산해보면 4천만 원도 채 안 되었다.‘이젠 몇천만 원만 있어도 레벨을 따질 자격이 생기나?’“듣건대 쟤...”“지현아, 슬기가 말을 좀 듣기 거북하게 했어도 손을 대서는 안 되지. 얼른 슬기한테 사과해.”도예림이 강지현에게 뭐라 하려던 그때 남자 동창 하나가 끼어들었다. 그러자 주변 친구들도 나서서 맞장구쳤다.“지현아, 다 친구인데 이렇게까지 따질 필요는 없잖아.”“슬기가 말하는 게 좀 직설적이긴 해도 악의는 없었을 거야.”“맞아. 게다가 슬기 신분이 이제
박슬기가 문자를 보내자 상대의 답장이 바로 왔다. 1분 정도 통화가 가능한지 물었더니 역시 흔쾌히 응했다.곧 재벌 아가씨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심지어 도예림마저 참지 못하고 박슬기에게 바짝 다가갔다.“주씨 가문 아가씨가 참 한가하신가 봐. 문자에도 바로 답장하고.”강지현이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박슬기가 강지현을 매섭게 째려봤다. 다른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재벌 딸이 딱히 할 일이 없는 것도 정상이라 생각했고 게다가 답장을 빨리한 건 박슬기와의 관계가 가깝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