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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Author: 윤소정
돌아가는 길, 배아름은 강지현에게 주호석에 관한 이야기를 몇 가지 들려주었다.

주호석은 현재 요양 중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주상 그룹 산하 몇몇 체인 브랜드의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M국에서 크게 흥행한 마트 브랜드와 호텔 체인을 새로 창업하기도 했다.

배아름은 강지현이 관심이 있다면 이틀 뒤에 직접 데려가 구경시켜 주겠다고 덧붙였다.

한 시간 뒤, 강지현은 주호석이 머무는 에덴 리조트에 도착했다.

주호석이 젊은 시절 술을 좋아했던 탓에 리조트 근처에는 개인 와이너리도 있었다.

와이너리부터 별장 구역까지 쭉 이어진 건축 양식은 전부 복고풍 유럽 궁전 식으로, 어찌나 웅장하고 화려한지 마치 어느 유명 유적지에 온 것만 같았다.

M국은 인구 밀도가 낮고 도시의 녹지 비율이 높아 발길 닿는 곳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강지현이 사진을 몇 장 찍어 김태하에게 전송하자 그 모습을 본 배아름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차가 멈추기 직전, 배아름이 마침내 강지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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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556화

    “그럴 수는 없죠. 저는 주로 할아버지를 뵈러 온 것이니 할아버지 곁에 머물고 싶어요. 설령 여기저기 둘러볼 일이 생기더라도 저 혼자 다녀오면 되니 지 대표님께 폐를 끼칠 수는 없어요. 게다가 주상 그룹에 밀린 일도 많아서 사실 오래 머물 여유도 없고요.”강지현의 거절은 조리 있고 합리적이었다. 주호석은 그녀의 거부감을 눈치채고는 살짝 미소를 지은 채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몇 마디 사소한 대화가 오간 뒤에야 주호석은 마침내 진짜 목적을 끄집어냈다.알고 보니 테라 캐피탈은 최근 국내 및 아시아 지역의 의료 분야 인수를 겨냥한 특수 목적 펀드를 준비 중이었고 이 프로젝트를 위해 주상 그룹과 협력하여 시장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마침, 강지현은 금융 분야의 인재이자 전공자였으니 협력만 성사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일 이야기라는 것을 듣고서야 강지현의 경계심은 완전히 풀렸다.주호석이 이토록 신비주의를 고수하며 자신을 이곳까지 불러들인 것은 단순한 가족 간의 정 때문이 아니라 분명 무언가 바라는 일이 있을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다.‘다만 협업을 논의하고 싶다면 국내와 원격 화상 회의를 진행해도 충분했을 텐데... 아마 주상 그룹의 경영진이 최근 대거 교체된 탓에 주호석과 테라 캐피탈 측 모두 나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해 이번 기회에 간을 보려는 건가?’연회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호석은 급한 용무로 자리를 비웠고 지현우는 주호석의 부탁에 따라 계속 강지현의 말동무를 해주었다.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대부분 테라 캐피탈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흘러갔다.강지현이 곧바로 자리를 뜨지 않은 것도 프로젝트에 대한 타고난 직업적 민감성 때문이었다.그녀는 방금 들은 대략적인 뼈대만으로도 이 프로젝트가 상당히 괜찮다고 판단했다.만약 테라 캐피탈의 지원을 받을 수만 있다면 주상 그룹은 국제 무대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터였다.강지현의 목표는 확실했다. 하지만 그녀는 협력이 정식으로 체결되기 전까지 이런 연회장에서 깊이 논할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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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는 길, 배아름은 강지현에게 주호석에 관한 이야기를 몇 가지 들려주었다.주호석은 현재 요양 중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주상 그룹 산하 몇몇 체인 브랜드의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M국에서 크게 흥행한 마트 브랜드와 호텔 체인을 새로 창업하기도 했다.배아름은 강지현이 관심이 있다면 이틀 뒤에 직접 데려가 구경시켜 주겠다고 덧붙였다.한 시간 뒤, 강지현은 주호석이 머무는 에덴 리조트에 도착했다.주호석이 젊은 시절 술을 좋아했던 탓에 리조트 근처에는 개인 와이너리도 있었다.와이너리부터 별장 구역까지 쭉 이어진 건축 양식은 전부 복고풍 유럽 궁전 식으로, 어찌나 웅장하고 화려한지 마치 어느 유명 유적지에 온 것만 같았다.M국은 인구 밀도가 낮고 도시의 녹지 비율이 높아 발길 닿는 곳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강지현이 사진을 몇 장 찍어 김태하에게 전송하자 그 모습을 본 배아름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차가 멈추기 직전, 배아름이 마침내 강지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강지현 씨, 잠시 후 서고에서 주호석 회장님을 뵙게 될 텐데요. 이곳 규칙상 휴대폰은 소지하고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휴대폰을 가져갈 수 없다고요? 왜죠?”그 말에 강지현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배아름이 설명했다.“서고 안에는 외부로 공개되면 안 되는 수집품이 많습니다. 게다가 회장님이 보관하시는 중요 문서나 보안 서류도 아주 많고요.”배아름의 표정에는 전혀 이상한 기색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옅은 미소를 띤 채 말을 이어갔다.“강지현 씨,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장님과의 면담이 끝나면 휴대폰은 즉시 돌려드리겠습니다.”“안 된다고 하면 당연히 하지 말아야죠. 그런데 저는 주씨 가문 사람이고 주호석 회장님의 친손녀인데, 설마 저까지 경계하시는 건가요?”강지현의 말에도 배아름은 물러서지 않고 거듭 양해를 구했다.“정말 죄송합니다만 이건 회장님의 철칙입니다. 강지현 씨뿐만 아니라 아버님인 주승호 씨나 어머님인 엄경미 씨께서 회장님을 뵈러 별장에 들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552화

    사실 그런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악성도가 낮다고는 해도 결국 악성 종양이었기에 임상적으로 완전히 전이되지 않고 완치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그저 당장은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김태하는 의사의 말에 서린 망설임을 눈치채고 차갑게 말했다.“숨기거나 가릴 필요 없으니 그냥 솔직하게 말씀하세요.”“김 대표님, 숨기는 거 없습니다. 다만...”“완치될 희망이 아주 낮다는 뜻이군요?”김태하가 담담하게 말하자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마음에 머물던 불안감이 마침내 바닥으로 가라앉자 김태하는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다행이었다. 다행히 강지현을 보내고 나서 검사받으러 온 보람이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지난 며칠 동안 둘이 함께 보낸 시간마저 고통으로 허비했을 터였다.의사는 김태하의 얼굴에 도는 뜻밖의 미소를 보며 한층 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김 대표님, 정 불안하시다면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 후 예후가 보존 치료보다는 확실하긴 합니다만...”이 말은 방금 의사가 김태하에게 이미 한 차례 설명했던 내용이었다.수술 치료가 더 신속하긴 하겠지만 그는 현재 위 부위에 옛 상처가 있어 해당 조직이 유착된 탓에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자칫하면 수술대에서 내려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수술한다 해도 완치 확률은 60%에 불과했다.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지금은 먼저 보존 치료를 진행하는 편이 나았다.치료 효과가 좋다면 수술하지 않아도 되었고 혹은 수술을 잠정 보류할 수도 있었다.“약물로 버틴다면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의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태하가 말을 잘랐다.“그건...”의사는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종양이 전이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약물 조절만 잘된다면 만성 질환처럼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치료하면서 살 수도 있어요. 10년, 20년,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분이 그렇게 지내고 계시고요. 물론, 이건 가장 이상적인 경우입니다.”“그러면 최악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55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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