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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Penulis: 윤소정
강지현은 간지러워 고개를 피하면서도 자꾸 웃음이 났다.

김태하도 오늘은 정말 기쁜 모양이었다.

김태하 역시 지난 며칠 동안 못지않게 불안했을 텐데, 강지현을 위해 늘 침착한 모습을 지켰다.

그동안 얼마나 꾹 참았을까...

“그럼 여기 있어도 되는데... 요리할 때 방해하면 안 돼. 오늘은 제대로 실력 보여 줄 거니까!”

김태하가 하도 매달려 강지현도 결국 양보했다.

“알겠어.”

그제야 김태하가 손을 놓았다.

강지현은 몸을 돌려 차근차근 요리를 시작했다.

김태하도 눈치껏 물건을 건네며 거들었다. 그러다가 틈만 나면 가까이 와 장난스럽게 애정을 표현했다.

뺨에 입을 맞추거나 뒤에서 허리에 몸을 바짝 붙였다.

강지현이 눈치채면 늘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우연인 척했다.

“김태하!”

도저히 집중할 수 없어진 강지현은 양념이 묻은 뒤집개를 들고 때리는 시늉을 했다.

“또 방해하면 오늘 저녁 없어!”

김태하는 슬쩍 피하더니 다시 손을 뻗어 강지현을 끌어안았다. 강지현은 조리대 앞에 붙잡혀 꼼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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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간 뒤 강지현은 응급처치실 밖에서 문 위에 켜진 불빛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눈길을 돌리면 불빛마저 꺼질 것 같았다.침착하려 애썼지만 온갖 끔찍한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었다.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다.은주희가 보낸 메시지였다.[12시간 뒤 도착할 거야.]김태하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상태는 위독했다. 병원은 곧바로 위독하다는 통보를 하고 가족에게 연락해 서명받으라고 했다.강지현은 망설이다 결국 은주희에게 전화를 걸었다.만약에라도...마지막 얼굴은 봐야 하니까.하지만 강지현은 여전히 김태하가 생기 없는 얼굴로 응급처치실에 실려 들어가던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제발 이 모든 게 악몽이었으면... 하늘은 왜 이렇게 함께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까. 너무 행복하면... 오래가지 못하는 걸까?]“김태하.”강지현은 고개를 숙여 아랫배를 감쌌다.“우리 세 식구 계속 함께하자고 했잖아. 약속 어기면 안 돼.”복도 끝 창문으로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날이 밝았다.하지만 강지현의 세상은 여전히 캄캄했다....같은 시각, 해원시.“이 집은 전망이 정말 좋아요. 해원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맞은편에는 서운각도 보여요. 차로 10분이면 서운각 정원에 갈 수 있죠. 나라에서 지정한 공원이라 자연환경도 훌륭해요.”분양 담당자가 꼼꼼하게 설명했다.이곳은 최고급 단독 별장이었다. 서운각을 지은 건축팀과 설계자가 같은 기준과 규격으로 만든, 서운각과 같은 계열의 고급 주택이었다.서운각보다 나중에 지어져 내부 시설은 오히려 새것이었다.면적과 명성만 서운각에 못 미칠 뿐 다른 모든 면에서는 더 나았다.“그럼 여기로 하지.”이도운은 나직이 말하며 옆에 선 여자의 허리를 감쌌다. 눈빛으로 의견을 물었다.“어때?”“너무 좋아요! 마음에 들어요.”이서가 다정하게 웃었다.“자기가 좋다면 나도 다 좋아요.”두 사람이 계약을 결정하자 분양 담당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오늘 제대로 운이 터졌다.두 사람은 중개인을 통해 서운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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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현은 간지러워 고개를 피하면서도 자꾸 웃음이 났다.김태하도 오늘은 정말 기쁜 모양이었다.김태하 역시 지난 며칠 동안 못지않게 불안했을 텐데, 강지현을 위해 늘 침착한 모습을 지켰다.그동안 얼마나 꾹 참았을까...“그럼 여기 있어도 되는데... 요리할 때 방해하면 안 돼. 오늘은 제대로 실력 보여 줄 거니까!”김태하가 하도 매달려 강지현도 결국 양보했다.“알겠어.”그제야 김태하가 손을 놓았다.강지현은 몸을 돌려 차근차근 요리를 시작했다.김태하도 눈치껏 물건을 건네며 거들었다. 그러다가 틈만 나면 가까이 와 장난스럽게 애정을 표현했다.뺨에 입을 맞추거나 뒤에서 허리에 몸을 바짝 붙였다.강지현이 눈치채면 늘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우연인 척했다.“김태하!”도저히 집중할 수 없어진 강지현은 양념이 묻은 뒤집개를 들고 때리는 시늉을 했다.“또 방해하면 오늘 저녁 없어!”김태하는 슬쩍 피하더니 다시 손을 뻗어 강지현을 끌어안았다. 강지현은 조리대 앞에 붙잡혀 꼼짝할 수 없었다.“지현아.”김태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정말 사랑해.”“나도...”갑작스러운 고백에 강지현의 심장이 덜컥했다. 공중에 든 뒤집개에서 양념이 김태하의 어깨로 떨어질 뻔했다.작게 대답하던 강지현은 냄비에서 국물이 넘치려는 걸 발견했다.“얼른 놔!”김태하가 먼저 불을 껐다. 족발찜에서 김이 피어오르며 고소한 향이 퍼졌다.강지현은 얼른 뚜껑을 열어 재료를 한 번 뒤집었다.겨우 마무리하고 김태하를 흘끗 보니 여전히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자기 얼굴만 보고 있었다.“김태하, 내가 그렇게 예뻐? 인제 그만 좀 보면 안 돼?”“예쁘지. 볼수록 더 예뻐.”김태하는 업무 보고라도 하듯 태연하게 말했다.“이제부터는 시간 날 때마다 네 얼굴 볼 거야.”강지현이 웃음을 터뜨렸다.“왜 그렇게 급해? 나중엔 못 볼 것처럼.”말을 내뱉자마자 후회했다.김태하의 눈빛도 순간 어두워졌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듯 강지현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맞아. 나중에 내가 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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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습니다. 긍정적인 결과예요.”담당 의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다른 의사가 먼저 말했다.그 말에 얼어붙었던 공기가 풀렸다. 두 사람도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종양세포의 활성도가 뚜렷하게 떨어졌고 주변 조직의 염증 반응도 줄고 있습니다. 약물에 대한 내약성도 예상보다 좋아 뚜렷한 거부반응이나 악화 징후는 없었습니다.”“그럼...”강지현이 다시 담당 의사를 바라봤다.담당 의사는 여전히 망설이는 기색이었지만 동료가 이미 말을 꺼낸 이상 이어 갈 수밖에 없었다.“이제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완치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합니다.”강지현은 활짝 웃으며 김태하를 돌아봤다.김태하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고요한 눈동자에도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강지현의 손을 붙잡았던 손에 힘도 조금 풀렸고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잠시 뒤 두 사람은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강지현이 급히 담당 의사에게 물었다.“그럼 다음 치료는 언제 시작할 수 있나요?”담당 의사는 조금 망설였다.“먼저 김태하 님의 치료 계획을 더 자세하게 짜야 합니다. 일정은 회의를 마친 뒤 알려 드리겠습니다.”강지현은 너무 기쁜 나머지 담당 의사의 표정이 썩 밝지 않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두 사람이 떠나자 담당 의사는 다른 의사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열었다.“뭘 그렇게 망설이세요? 결과가 좋으니 서둘러 투약을 시작해야죠.”“결과는 좋지만 세포 반응 수치 하나가 경고 기준에 거의 닿았어요...”회의가 시작되고서야 담당 의사는 우려를 털어놓았다.사흘간의 투약 결과는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핵심 수치 하나가 불안했다.잠재적인 위험을 생각하면 사실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하지만 다른 의사들은 담당 의사가 너무 조심스럽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첫째로 위험이 무시해도 될 만큼 낮았다. 둘째로 신약에 이토록 잘 반응하는 환자는 드물었다. 병원을 위해서든 환자를 위해서든 이 기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게다가 김태하와 강지현은 이미 그보다 더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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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현은 손을 뻗어 김태하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태하야.”잠시 멈췄다가 덧붙였다.“우리 세 식구,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거야.”김태하가 강지현의 말을 나직이 되풀이했다.“그래. 우리 세 식구, 계속 함께할 거야.”...사흘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다.하지만 강지현에게는 한 세기가 흐른 것처럼 길었다.김태하는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병원에 가 주사를 맞고 검사를 받았다. 억지로라도 필요한 영양을 채우고 제때 쉬며 모든 절차를 빈틈없이 지켰다.보기에는 간단하지만 실은 무척 고된 일이었다.그래도 강지현이 몸 상태를 물을 때면 늘 담담하게 웃었다.“좋아. 걱정하지 마.”하지만 강지현은 약의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식욕이 갈수록 떨어져 아무리 담백한 죽도 몇 숟가락 먹고 내려놓곤 했다.밤에는 잠을 설치다가 갑자기 일어나 욕실에 들어가 한참 동안 나오지 않기도 했다. 그러고는 조심히 돌아와 옆에서 자는 강지현을 가만히 바라보다 다시 잠들었다.하지만 김태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지현도 캐묻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약속이 생긴 것 같았다.김태하가 걱정시키고 싶어 하지 않으니 강지현은 모르는 척했다. 대신 김태하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혼자 눈시울을 붉혔다가 아무 일 없는 듯 돌아왔다.마침내 사흘째 되는 날 저녁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김태하 님 보호자분, 1단계 투약 결과가 나왔습니다. 내일 오전에 병원으로 와 주시겠어요? 앞으로의 치료 계획을 직접 설명드리겠습니다.”의사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정중해서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강지현은 휴대전화를 쥔 손에 힘을 주었지만 목소리는 침착했다.“네. 내일 아침 일찍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전화를 끊고 소파에 앉은 김태하를 돌아봤다.김태하는 지나치게 침착할 만큼 고요한 눈빛으로 강지현을 바라보고 있었다.“결과 나왔어?”“응. 내일 오전에 병원 와서 확인하래.”김태하의 곁에 앉은 강지현의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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