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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불꽃놀이

남편과의 불꽃놀이

By:  주니엘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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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남편, 조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방송국 기자인 나는 타지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다. 내가 소식을 듣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현우는 이미 응급처치 실패로 숨을 거두어 화장터로 보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얼마 뒤, 법원에서 집으로 들이닥쳐 모든 물건에 노란 딱지를 붙여놓았다. 현우가 운영하던 회사가 자금난으로 인해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되었던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회사의 유일한 법인 대표가 바로 나였다는 사실이다. 몇 년 후, 찢어진 그릇을 움켜쥐고 눈 내리는 길거리에서 구걸하고 있던 중, 나는 하마터면 빠른 속도로 달리던 외제차에 치일 뻔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린 사람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조현우였다. 현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었고, 품 안에는 다른 여자를 안고 있었다. 심지어 나를 내려다보며 더러운 냄새가 난다며 비웃더니, 내가 들고 있던 그릇을 발로 차버렸다. “아직 살아 있었네, 서지연?” “그땐 네가 명문대 출신이라 속이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이 정도로 멍청할 줄이야!” “그동안 내가 진 빚을 대신 갚아주느라 수고 많았어. 하하!” 나는 그의 말에 억장이 무너져 숨을 못 쉬겠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눈을 감으려 했지만 한이 서려 끝내 눈을 감지 못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눈을 다시 떠보니, 나는 조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바로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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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베라

욕실 거울은 내가 아무리 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둥근 얼굴, 웃지 않아도 불룩 튀어나온 볼, 어떤 각도로 돌려도 나타나는 이중턱. 몸은 프레임을 가득 채웠고, 곡선 위에 또 곡선이 겹쳤다. 움직일 때마다 출렁이는 두꺼운 팔, 걸을 때마다 서로 부딪히는 허벅지. 사이즈 22. 옷 태그에 적힌 숫자였다. 데몬이 매일매일 상기시켜 주는 숫자였다.

“루나.” 내 늑대가 마음속으로 그 호칭을 속삭였지만, 그것은 농담처럼 느껴졌다. 나 같은 몸이 무슨 루나란 말인가?

나는 차가운 도자기 세면대에 손을 짚고 몸을 지탱하려 애썼다. 오늘 밤은 달의 의식이었다. 오늘 밤, 달의 여신이 우리들의 유대를 공식적으로 축복할 터였다. 온 섀도우팽 팩 앞에서. 나는 흥분했어야 했다. 루나 스위트에서 시중을 받으며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준비했어야 했다.

대신 나는 오메가 구역의 이 좁은 욕실에 숨어 있었다. 몸에 맞는 유일한 드레스—내가 직접 바느질한, 형태 없는 검은 옷—을 입은 채였다. 팩 부티크에는 내 사이즈가 없었기 때문이다.

“뚱뚱한 엉덩이 좀 비켜, 베라!”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우리 중엔 진짜 볼일 보는 사람도 있거든!”

나는 움찔하고 가방을 챙겨 서둘러 나왔다. 복도에는 세 명의 암컷 늑대들이 서 있었다. 모두 날씬하고 아름다웠으며, 타이트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가 그러듯 나를 바라보았다. 연민과 혐오가 뒤섞인 시선. 내가 어떻게 알파를 함정에 빠뜨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를 함정에 빠뜨린 게 아니었다. 우리는 진짜 짝이었다. 6개월 전, 내 18번째 생일에 유대가 스냅처럼 연결되었다. 가슴에 번개가 치는 듯한 느낌이었고, 훈련장 건너편에서 데몬의 눈과 마주쳤을 때, 그도 느꼈다는 것을 알았다.

완벽한 한 순간, 모든 것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다.

바뀌었다. 다만 내가 바란 방식은 아니었다.

팩 하우스는 활기로 가득했다. 복도를 지나가며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밤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얀 꽃을 걸고, 테이블을 세팅하고, 촛불을 배치하고 있었다. 달의 의식은 신성한 행사였고, 여신이 직접 축복한 운명의 짝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여기 있었구나.” 데몬의 목소리가 소음 사이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심장이 철렁했다. 6개월이 지났는데도, 내 몸은 여전히 처음처럼 그에게 반응했다. 혈관에 열기가 퍼지고, 늑대가 열정적으로 앞으로 나서려 했다. 그는 복도 끝에 서 있었다. 검은 정장이 넓은 어깨와 날씬한 체형을 돋보이게 했다. 검은 머리는 뒤로 넘겼고, 날카로운 턱선은 깨끗하게 면도되어 있었다. 알파가 그래야 할 모습 그대로였다. 강력하고, 잘생기고, 위엄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내 것이었다. 내 짝.

“데몬.”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준비하고 있었어—”

“이야기 좀 하자.” 그의 얼굴은 돌처럼 굳어 있었다. 차갑고, 멀었다.

뱃속이 뒤틀렸다. “무슨 일이야?”

그는 내 팔을 잡아 세게 움켜쥐었다. 멍이 들 정도로 세게. 그리고 나를 근처 창고실로 끌고 갔다. 문이 쾅 닫히며 축제 소음이 차단되었다.

“맙소사, 네 몸은 정말 역겹다!” 그가 몇 달 동안 참았던 말을 폭발시키듯 내뱉었다. “달의 여신이 미쳤나? 우리를 이렇게 묶어 버리다니?”

나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 벽에 부딪혔다. “무, 무슨—”

“너 자신을 봐!” 그가 미친 듯이 나를 가리켰다. 얼굴은 혐오로 일그러져 있었다. “제발 거울 좀 봐. 너는 나의 두 배 크기야! 내가 어떻게 너를 루나로 소개하란 말이야? 어떻게—” 그는 말을 끊으며 턱을 악물었다. “너를 보면 토하고 싶어.”

한 마디 한 마디가 칼이 되어 깊이 파고들었다. 내 안의 늑대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그를 향해, 잘못된 것을 고치려 애쓰며 발톱을 세웠다. 이것이 유대였다. 끔찍하고, 아름답고, 고통스러운 이 유대가 그를 사랑하게 만들었고, 그가 나를 파괴하는 순간에도 사랑하게 했다.

“노력했어.” 나는 속삭였다. 이미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렀다. “다이어트도 하고, 훈련도—”

“충분하지 않았어!” 그가 포효했다. 나는 움찔했다. “6개월이야, 베라. 6개월 동안 넌 전혀 달라지지 않았어. 다른 팩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그들이 나를 어떻게 비웃는지 알아? ‘알파 데몬과 그의 고래 루나.’ 그게 네 별명이야. 고래.”

무릎이 풀릴 것 같았다. 속삭임과 시선은 들었지만, 그에게—내 짝에게—직접 듣는 것은 내 안의 무언가를 산산조각 냈다.

“노력하고 있어.” 나는 흐느꼈다. “맹세해. 제발, 데몬. 제발 하지 마—”

“네가 창피를 당하면,” 그의 목소리가 계산적이고 잔인하게 변했다. “그게 동기부여가 될 거야.”

“무슨 뜻이야?”

그의 미소가 내 피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곧 알게 될 거야. 가자.”

그는 내 손목을 잡고 창고실 밖으로 끌고 나갔다. 나는 빼내려 했지만 그는 너무 강했다. 내 늑대는 혼란스럽게 낑낑거렸다. 짝은 서로를 아프게 하지 않아야 했다. 유대는 신성한 것이어야 했다.

우리는 의식이 열릴 메인 홀로 나왔다. 아름다웠다. 수천 송이의 하얀 꽃, 곳곳에 촛불, 팩의 가장 신성한 공간이 마법 같은 곳으로 변해 있었다. 모두가 이미 모여 있었고,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있었다. 데몬이 나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자 모두가 돌아보았다.

그리고 제단 옆에 그들이 있었다.

다섯 명의 암컷 늑대. 모두 아름다웠다. 키 크고, 날씬하고, 완벽했다. 드레스는 두 번째 피부처럼 몸에 착 달라붙어 모든 곡선과 선을 드러냈다. 그들은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아는 듯 데몬에게 미소 지었다.

위가 철렁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야?” 나는 물었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깊은 곳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

데몬은 내 손목을 놓고 그들 쪽으로 걸어갔다. 팩이 조용해졌다.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뒤쪽에 서 있었고, 얼굴이 창백했다. 그녀는 내 눈을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저었다. 경고였다.

“네가 변하지 않겠다면,” 데몬이 홀 전체에 울리도록 선언했다. “진짜 루나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겠어.”

그는 첫 번째 암컷—카이라, 다리가 끝없이 길어 보이는 전사의 딸—에게 다가갔다. 망설임 없이 그녀를 끌어당겨 키스했다. 팩이 숨을 죽였다. 하지만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누구도 그를 막지 않았다.

유대가 가슴을 찢으며 비명을 질렀다. 숨을 쉴 수 없었다. 생각할 수 없었다.

그는 두 번째, 세 번째 암컷에게로 옮겨갔다. 모든 키스는 의도적이고, 연출된 것이었으며, 나를 최대한 아프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효과가 있었다. 신이시여, 정말 효과가 있었다. 내 늑대는 안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짝이 다른 암컷들을 만지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만해.”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네 번째 암컷은 그가 목에 키스하자 신음을 흘렸다. 다섯 번째는 그가 허리를 잡자 킥킥 웃었다.

“그만해!” 이번에는 소리쳤다. 목소리가 갈라졌다.

데몬이 나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에는 따뜻함도, 우리가 가져야 할 인식도 없었다.

“이제 이해하겠지.” 그가 말했다. “저들을 봐, 베라. 루나가 되어야 할 모습이 저런 거야.”

하지만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카라에게 모두가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말했다. “더 조용한 데로 가자.”

그들은 옆문으로 사라졌다. 그는 두 번째 암컷을 데리러 돌아왔고, 세 번째도.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서 있었다. 내 짝이 다섯 명의 암컷을 개인실로 데리고 들어가는 동안. 팩은 연민과 호기심이 뒤섞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에게 이것은 오락이었다. 나의 굴욕과 고통은 그들에게 쇼였다.

개인실 문은 살짝 열려 있었다. 모든 소리가 들렸다. 옷이 벗겨지는 소리, 살이 부딪히는 소리, 내 것이어야 할 쾌락의 소리. 내 늑대는 울부짖으며 안에서 발톱을 세우고, 뛰쳐나가 이 일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서서 데몬이 다섯 명의 다른 암컷들과 섹스하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온 팩이 내 굴욕을 목격하는 가운데.

시간은 의미를 잃었다. 몇 분이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 신음 소리가 계속되었고, 각각의 신음이 이미 산산조각 난 내 마음에 또 하나의 금을 냈다. 군중 속에서 누군가 웃었다. 다른 이들은 속삭였다. 어머니는 이제 손으로 입을 막고 울고 있었다.

마침내—마침내—소리가 멈췄다. 데몬이 나왔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셔츠는 바지 밖으로 나와 있었다. 다섯 암컷이 뒤따랐고, 모두 만족스럽고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그들은 일부러 그랬다. 나를 부숴뜨리는 데 협력한 것이다.

나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언제 쓰러졌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온몸이 흐느낌으로 떨렸다. 유대는 고통 그 자체였고, 혈관 속의 순수한 불이었다. 늑대의 고통과 내 고통이 뒤섞여 어디서 끝나고 어디서 시작하는지 알 수 없었다.

데몬이 내게 다가왔다. 한순간, 바보처럼 나는 그가 사과할 거라고 생각했다.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 거라고 생각했다.

대신 그는 경멸 어린 시선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너를 거절한다!” 그의 목소리가 축복과 축하를 위한 신성한 홀 전체에 울려 퍼졌다. “너를 내 짝이자 루나로 받아들이지 않겠다! 너는 추방된다. 당장 내 팩에서 나가라!”

거절이 물리적인 충격처럼 나를 강타했다. 유대는 부서지는 게 아니라 폭발했다. 내 안의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었다. 내 늑대가 비명을 질렀다. 순수한 고통의 소리가 마음속을 찢었다. 그녀가 너무 깊이 물러나서 더 이상 닿을 수 없었다.

이것은 죽음이었다. 이렇게 아픈데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죽음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살아 있었다. 심장은 여전히 뛰었고, 폐는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가 그렇게 증오했던 이 몸은 내가 죽고 싶어 하는데도 포기하지 않았다.

“제발,”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에게 손을 뻗었다. 유대는 끊어졌지만, 뒤틀린 사랑은 남아 있었다. “제발, 데몬. 이러지 마. 내가 변할게. 더 잘할게. 내가—”

“나가.” 그는 내가 너무 멍청해서 못 알아들을까 봐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경비병들이 다가와 내 팔을 붙잡았다. 그들은 나를 일으켜 세우고 출구 쪽으로 끌고 갔다. 팩은 우리를 위해 길을 비켜주었다. 모든 얼굴이 판단과 안도의 표정으로 흐려졌다. 안도하는 이유는 파괴되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 나였기 때문이었다.

“엄마!” 나는 외쳤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나를 도울 수 없었다. 누구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나를 정문 밖으로 내던졌다. 나는 자갈 위에 세게 떨어졌고, 손바닥이 까지고 드레스가 찢어졌다. 뒤에서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뼛속까지 울리는 최종성을 가지고 울렸다.

나는 팩을 잃었다. 짝을 잃었다. 혼자가 되었다.

숲이 어둡고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밤이 다가오고 있었고, 갈 곳이 없었다. 돈도, 물품도 없었다. 입고 있는 옷과 뛰지 말아야 할 심장뿐이었다.

나는 다리를 떨며 억지로 일어났다. 움직여야 했다. 살아남아야 했다. 원하지 않더라도.

숲으로 비틀거리며 들어갈 때, 거절 이후 처음으로 내 늑대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더 이상 울부짖지 않고, 한 단어를 반복해서:

도망쳐.

그래서 나는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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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in
Violin
집구석 모든 가족과 내연녀까지 아내를 돈 버는 도구로 생각 죽여서 사망 보험까지 타려고...소설이라 다행이다
2025-09-01 23: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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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hapters
제1화
“저도 형수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잘 압니다.”“저희도 형을 살리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조민재는 비통한 표정으로 피가 묻은 부적 하나를 내밀었다.“형이 형수님을 정말 많이 사랑했나 봅니다. 이걸 가슴 안쪽 주머니에 넣고 다녔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상처가 너무 깊었기에...”그 말에 나는 갑자기 몸이 떨리며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이 부적은 내가 현우를 위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직접 구한 것이었다.그래서일까?나는 우리 부부 사이에 대해 단 한 번도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그날도 이 부적을 보는 순간, 나는 충격에 빠져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조민재가 화장을 마쳤다며 나를 화장터로 데려가 직접 유골을 내게 건넸다.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나는 그때까지도 유골함을 끌어안고 내려놓지 못했다.아무도 나를 말릴 수 없었다.그런데 얼마 뒤, 갑자기 법원 직원들이 집으로 들이닥쳤다.“이틀 내에 집을 비우십시오. 개인 물품 외에는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노란 딱지가 붙은 물건들에는 절대 손대시면 안 됩니다.”나는 그제야 현우의 회사가 이미 오래전부터 빈 껍데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집은 물론이고 내 모든 액세서리와 백, 심지어 내가 키우던 강아지까지 팔아도 그 빚을 메울 수 없었다.모든 것을 잃은 나는 결국 시어머니와 조민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점쟁이가 말하길, 네가 우리 현우를 잡아먹었다더라. 우리 현우, 불쌍해서 어쩐다니!”“형이 죽었으니 당신은 이제 우리 조씨 가문에서 나가세요!”“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그들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로 나를 차갑게 밀어냈다.나는 갈 곳이 없었다. 낮에는 직장 일을 마친 뒤 밤마다 추가로 알바를 찾아 나섰고, 피곤할 때는 회사 탕비실에 들어가 잠깐 눈을 붙이며 월세를 아꼈다.하지만 그런 생활을 오랫동안 유지하진 못했다.결국 나는 몸도 마음도 한계에 다다랐고, 방송국에서도 해고를 당했다.과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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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형수님, 그, 그냥 저한테 맡기시는 게 어떤가요?”조민재의 얼굴이 굳어졌다.“형의 시체가 사고로 인해 심하게 손상되어 보시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그러면서 또 휴지 한 장을 내밀었다.난 이전 기억으로 인해, 그 휴지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날 나는 조민재가 건넨 휴지로 눈물을 닦은 뒤 정신을 잃었고, 깨어났을 땐 조현우가 이미 화장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때 내가 받은 건 분명 동물 뼈였을 거야.’“형수님, 제발 진정하세요!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영안실로 향하자, 민재가 다급히 따라왔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현우 씨! 어쩌다 이런 꼴이 된 거예요!”나는 울부짖으며 새빨갛게 물든 하얀 천을 벗겨냈다. 하얀 천을 벗겨내자 피투성이가 된 현우의 얼굴이 보였다.찢어진 상처들이 피부를 뒤집으며 가장자리가 말려 올라가 있었다.그 모습은 정말 끔찍했다.물론, 현우에게 특수 분장사인 친구가 있다는 걸 모른다면 말이다.양미정은 특수 분장사인 동시에, 현우의 품에 안긴 채 다정히 웃던 여자였다.두 사람은 회사에서 빼돌린 돈으로 세계 여행은 물론, 각종 외제차와 액세서리들을 잔뜩 사들였다. 그리고 모든 빚은 나한테 넘겨준 것도 모자라 나를 거리에서 비참하게 죽게 만들었다.“나쁜 자식!”나는 참지 못하고 손바닥으로 현우의 얼굴을 세게 내려쳤다. 얼굴에서 분명 온기가 느껴졌지만, 현우 죽은 척하며 미동도 없었다.민재는 외과 의사기에, 그가 마취를 써서 나를 속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그렇다면, 이건 나에게 기회였다.“형수님, 그러지 마세요!”“저도 형수님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아요. 하지만 형도 죽고 싶지는 않았을 거예요. 안 그래요?”민재는 내가 더 때리지 못하게 내 손을 붙잡으며 현우의 분장이 망가질까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내 안에 쌓인 분노는 그를 밀쳐내기에 충분했다.“당신은 정말 나쁜 놈이야!”“운전할 때 왜 더 조심하지 않았어?”나는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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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조민재의 표정이 여러 번 바뀌더니 애써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형수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그럼 경찰에 신고하게 해줘요.”나는 단호하게 말하며 민재가 빼앗은 핸드폰을 되찾으려 했다. 그러나 민재는 한 걸음 물러서더니 핸드폰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형수님, 이러지 마세요. 적어도 어머니께 먼저 여쭤봐야 하지 않을까요?”‘그래, 이제 계획을 도와줄 사람을 부르는 거겠지.’내 시어머니 임주란은 소문난 사람이었다.때로는 다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소문난 말싸움꾼이자 동네 유명 인사였다. 그러나 나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럼 지금 어머니께 전화하세요.”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단순했다.현우는 분명 살아 있기에, 법의관이 칼을 대는 순간 죽은 척한 게 밝혀질 테고, 오히려 현우를 다시 살려낼 것이다.그건 절대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내가 바라는 건, 현우가 진짜로 죽어버리는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요란하게 열렸다.“서지연, 너 이 재수 없는 년아!”화려하게 화장을 한 중년 여성이 화를 내며 안으로 들어왔다.임주란의 손톱은 핫핑크 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한쪽은 덜 완성된 상태였다. 분명 그녀도 진실을 알고 있는 듯했다.임주란은 잔뜩 흥분한 채 내 옷깃을 거칠게 잡아당겼다.“우리 현우가 평소에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심장을 꺼내고 장기를 도려내겠다고? 너 정말 미쳤니?”“절대 가만 안 둬!”임주란이 이렇게 날뛰는 동안, 민재는 틈을 타 현우의 몸을 다시 덮어주었다.나는 반항하지 않고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어머니도 현우 씨가 얼마나 철저하고 꼼꼼한지 잘 아시잖아요. 레이싱을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어떻게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겠어요?”“전 정말 누군가가 일부러 벌인 짓이라고 생각해요.”내 말에 임주란은 반박하지 못한 채 눈을 굴리다가 한숨을 쉬며 나를 놓아주었다.그러더니 억지로 눈물을 짜내며 말했다.“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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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현우는 화장터로 실려 가는 동안에도 여전히 미동조차 없었다.그 모습을 보며 나는 냉소를 지었다.한때 현우는 장미 한 다발조차 살 돈이 없었던 빈털터리였고, 나는 이미 방송국의 간판이었다.나는 현우를 돕기 위해 나의 모든 인맥을 총동원했다. 심지어 몇 번은 성희롱을 당할 뻔한 적도 있었다.결국, 현우는 내 도움을 받고 성공했다.회사의 첫 수익이 들어오던 날, 현우는 흥분한 표정으로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지연아,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전부 너 덕분이야. 앞으로 널 위해 더 많은 돈들을 벌어올게!”나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하지만 결과는 달랐다.조현우는 자신이 번 돌들을 전부 양미정이라는 여자에게 주었다.양미정에게 명품 옷과 가방을 사주고 큼지막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워준 것도 모자라, 두 사람은 나를 거리로 내몰아 거지처럼 살게 만든 뒤 나를 마음껏 비웃었다.“진짜 역겨워. 서지연, 네 얼굴 완전히 낡아빠진 걸레 같아.”“사람이 이렇게 빨리 늙을 수 있다니. 얼굴이 완전 할머니 같잖아.”“현우 오빠, 서지연 얼굴 샤페이 같지 않아?”“정말 비슷하네. 하하하!”두 사람의 말이 가시같이 나의 가슴을 세게 찔렀다. 나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목을 붙잡고 힘겹게 물었다.“조현우,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 짓을 한 거야?”“왜긴 왜겠어?”미정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뭐 하러 내버려둬?”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서지연, 아직도 몰랐어? 내가 너랑 결혼한 이유는 네 인맥을 이용하기 위해서였어.”“내가 널 정말 좋아하는 줄 알았어? 난 강하고 고집스러운 여자는 딱 질색이야.”“네 인맥이 없었다면 내가 왜 네 성격을 참아줬겠어?”나는 내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나의 마음은 이미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양미정은 현우의 목을 감싸 안으며 단내가 날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잘난 척하는 여자는 정말 질색이야. 현우 오빠는 당연히 나처럼 예쁘고 상냥하고 자상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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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화장당하는 게 과연 어떤 기분일까?이 세상에 그 답을 알게 될 사람은 오직 현우뿐일 것이다. 물론, 그가 살아 있는 채로 화로에 들어간다면 더 확실해질 것이다.“안녕하세요, 고객님. 이쪽으로 와서 패키지를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화장터 직원이 작은 책자를 건네며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저희는 기본형, 고급형, 럭셔리형, 그리고 로켓형이 있습니다. 기본형은 가장 전통적인 방식인데요, 화장사가 중간중간 후크로 시신을 뒤집어야 해서 시신에 약간의 손상이 갈 수 있습니다.”솔직히 말해서, 나는 기본형이 끌렸다.불길에 타들어가면서 후크에 걸려 이리저리 뒤집히는 모습, 얼마나 현우에게 잘 어울릴까?그러나 만약 그렇게 하다가 현우가 고통 때문에 깨어난다면 번거로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결국, 나는 아쉬움을 삼키며 포기했다.“로켓형으로 하죠.”책자에 표시된 최신 기술이나 고급 장례 옵션 같은 건 관심 없었다.그러나 유골을 불꽃놀이로 만드는 서비스는 마음에 들었다.큰 복수를 이룬 후엔 축하도 필요하지 않겠는가!“와, 고객님 정말 탁월한 선택이세요!”직원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바로 계약서를 준비했다.“그리고 밤에 진행하면 불꽃놀이 효과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옵션도 있습니다.”시간이 없었기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슬픈 척 고개를 숙였다.“낮에 해주세요.”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준비된 물건은 제가 직접 가져갈 겁니다. 우리 아이가 18살이 되는 날, 그날을 축하하는 의미로 사용할 거예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성인식 선물이라고 생각하려고요.”“아이에게 아빠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려주고 싶어서요.”“어머나, 죄송합니다.”직원은 내가 배를 살짝 만지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몰래 지은 미소가 들킬까 봐 급히 고개를 돌렸다.“괜찮아요. 어쨌든 빨리 준비해 주세요.”왜냐하면, 흰 천 아래에 숨겨진 현우의 손가락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켓형의 가장 큰 장점은 기다리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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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 그럴 리가요!”조민재는 순간 당황해 말실수를 할 뻔했지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간신히 하려던 말을 삼켰다.현우의 사망진단서에 자신의 서명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가 인정한다면 의료 서류 조작으로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될 터였다.그때 임주란이 소리쳤다.“내가 내 아들 얼굴 한 번 더 보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마지막으로 몇 마디 나누겠다는데 왜 안 돼?”임주란은 화장로를 열려고 다가섰다.“맞아요, 맞아요! 저희는 그냥 형이 너무 그리운 것뿐이에요!”민재도 급히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긴장이 스쳐 지나갔다.그 짧은 몇 초 동안 합당한 변명을 만들어내려 애썼기에, 그의 머리가 과열된 듯했다.“어머니, 민재 씨, 제발 그만 좀 해요!”나는 그들을 막아서며, 피로에 지친 모습으로 말했다.“현우 씨가 사망한 건 저도 잘 알고 있어요. 두 분은 회사가 제 손에 넘어와서 받게 될 주식을 못 받을까 걱정되는 거죠?”“앞으로 지금보다 더 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물론, 절대 돈은 아니겠지만.내 말을 들은 직원들은 이미 머릿속에서 무언가를 결론 지은 듯했다.그들의 표정에는 나를 도와줄 의지가 엿보였다.“두 분, 이곳은 엄숙한 화장터입니다. 계속 소란을 피우신다면 저희가 강제로 두 분을 내보내실 수밖에 없습니다.”직원이 단호하게 경고했다.“뭐라고? 그 안에 누워 있는 건 내 아들이라고! 내가 낳은 자식이야!”임주란은 격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이거 당장 열어!”옆에 있던 민재는 잔뜩 땀에 젖어 있었지만, 더 이상 그럴듯한 핑계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여러분, 바로 여기입니다.”그때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화려하게 치장한 여자가 핸드폰을 들고 달려 들어왔다.여자는 핸드폰 카메라를 내게 겨누며 의기양양하게 외쳤다.“여러분 보이시나요? 바로 이 여자예요. 이 사람이 죽은 제 친구와 어머니의 마지막 인사 기회를 막은 것도 모자라, 몰래 화장을 강행하려 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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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만약 이런 일이 전생에 벌어졌다면, 나는 아마 정신적으로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나는 이미 한 번 죽었기에 이런 소소한 계략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사람들 동정심을 얻으려는 거잖아? 나라곤 못할 줄 알아?‘게다가 나는 방송연예과를 졸업했으니 너희 같은 아마추어들은 내 상대조차 못 돼.’“미정 씨, 이제 그만두는 게 어때요?”나는 일부러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제가 카메라 앞에서 진실을 밝혀야만 만족하시겠어요?”“그게 무슨 소리예요!”양미정은 내 말을 듣고 당황했지만, 곧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명예훼손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알죠?”나는 고개를 숙이고 냉소를 지었다.말이란 참 신기한 법이다.말을 애매모호하게 하면 할수록 상대방이 더 쉽게 믿기 때문이다.특히 지금처럼 상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면 더더욱.결국 일이 예상대로 흘러갔다.[이거 진짜 대박 사건 냄새나는데?][서지연이라는 사람이 미정의 큰 약점을 잡고 있다는 뜻 아닌가?][그럼 양미정과 서지연의 남편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검색해 보니 서지연 남편이 유명 기업가 조현우라는데, 그렇게 돈 많은 사람이 여자한테 둘러싸이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그럼 양미정이 내연녀라는 소리야?][보니까 조현우의 회사가 진짜 서지연의 이름으로 되어 있던데, 그러면 이 가족들이랑 내연녀가 한패라는 거 아니야?]라이브 방송을 지켜보던 네티즌들은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이제는 온갖 의혹과 추측으로 넘쳐났다.이건 양미정이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었다.“아니에요, 여러분! 그런 게 아니에요!”미정은 급히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저와 현우 오빠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어요. 그래서 현우 오빠의 어머니도 저를 친딸처럼 아끼셨어요!”“그게 전부예요!”그러니 때로는 해명하는 것이 곧 변명으로 들리기 마련이다.나는 여전히 바닥에 앉아 더욱 나약한 목소리로 말했다.“현우 씨가 나에게 말했어요. 미정 씨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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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양미정의 말을 들은 네티즌들은 채팅창에 미친 듯이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어떤 이는 ‘내연녀’라는 댓글을 도배했고, 또 다른 이는 미정의 전화번호를 찾아내 직접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더욱 황당한 건, 누군가가 양미정의 아이디를 해킹해 그녀를 향해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뻔뻔한 년! 남의 남편을 빼앗고도 큰소리친 거야?][어떻게 너 같은 년이 존재할 수 있지?][이 돼지보다도 못한 년아!]임주란과 조민재의 핸드폰 역시 쉬지 않고 울려댔다.심지어 양미정이 데려온 BJ들도 모두 등을 돌린 채 그녀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난 진짜 서지연 씨가 잘못한 줄 알았는데, 사실은 네가 내연녀였던 거야?”“아이씨, 정말 괜히 왔어.”“정말 더러운 년.”이 와중에 화장터 가까이에 있던 몇몇 열혈 시청자들은 쓰레기통과 썩은 계란을 들고 나타나 미정에게 던졌다.결국, 양미정은 더 이상 연기하지 않은 채 라이브 방송을 종료한 뒤 핸드폰을 바닥에 내던졌다.그리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주란 아주머니, 민재 씨! 오늘 제가 반드시 현우 오빠 시체를 다시 되찾을 거예요! 현우 오빠의 뒷일은 당연히 두 분이 처리하셔야죠!”임주란도 정신을 차린 듯 맞장구를 쳤다.“민재야, 우리 같이 움직이자!”그러나, 정의감에 불타는 시민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아직 경비원이 움직이기 전인데도 이미 서너 명이 나서서 방어벽을 만들어 그들을 가로막았다.“지연 씨, 우리가 처리할 테니 얼른 화장을 마저 하세요!”“맞아요. 오늘 화장이 다 끝날 때까지 우리가 끝까지 지킬 겁니다.”“어서 버튼을 누르세요!”이 모든 혼란 속에서 양미정 일행은 욕설과 비난을 퍼부으며 어쩔 줄 몰라 했다.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갔다.상황이 너무 커진 탓에 직원들은 곧장 관리자에게 연락했고, 직원 한 명이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고객님께서 로켓형을 사용해 주셨고, 저희 화장터의 VIP 고객이신 만큼 저희가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요... 이 난장판 보세요.”직원은 여기저기 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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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아들!”“형!”“현우 오빠!”임주란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기절했고, 조민재와 양미정은 더욱 필사적으로 경비원을 밀어붙였다.하지만 아무런 소용없었다.화장터 직원은 무척이나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내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말했다.“언니, 방금 시신이 갑자기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 건 근육 반응 때문입니다. 그러니 놀라지 않으셔도 돼요.”“현우 씨는 제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니, 제가 왜 놀라겠어요?”나는 미소를 감추고 깊게 한숨을 내쉬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여보, 부디 편히 가.”“서지연, 너 절대 가만 안 둘 거야!”“화장터 문 나가다가 차에 치여 죽어!”조민재는 더 이상 자신의 점잖은 가면을 유지하지 못하고 독설을 퍼부었다.“네 아이는 뱃속에서 죽게 될 거야!”나는 고개를 돌려 민재를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민재 씨, 이 아이는 현우 씨의 핏줄이에요...”그 순간, 아까 조민재에게 급소를 맞았던 사람이 핸드폰을 들어 올렸다.“보셨죠, 여러분? 현재 화장터 상황입니다. 이 집안의 작은 아들이 형의 유산을 못 얻었게 되자 형의 아이를 저주하기 시작했습니다.”“진짜 역겹다, 역겨워!”“의사라면서 이런 짓을 한다니? 이런 사람이 일하는 병원은 절대 가지 말아야겠어!”“뭐라고? 방금 병원에서 이 사람을 해고했다고?”“와, 정말 통쾌하네!”“그 병원 어느 병원이야? 앞으로 그 병원만 가야겠어!”조민재는 갑자기 망치로 얻어맞은 듯 얼굴이 굳어버렸다.“그럴 리 없어... 그럴 리 없다고!”나는 웃음을 참느라 눈물이 날 뻔했다.이건 모두 그들이 불러온 네티즌들 덕분이었다.“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나는 그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방금 상황으로 여러분이 많이 다치셨을 수도 있는데, 꼭 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받아보세요. 모든 치료비는 제가 부담하겠습니다.”“아니에요, 별로 다친 것도 없어요!”남자들은 원래 이런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려 하는지 단호히 내 제안을 거절했다.“우리는 그저 옳은 일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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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알았어, 효린아. 고마워.”효린의 말은 마치 머리를 세게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날 정신 차리게 했다.임주란이 나를 상대로 거액의 보험을 들었다는 건 분명 뭔가 계획을 세웠다는 의미였다.임주란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어떻게든 계획을 진행했을 것이다.더구나, 회사 법인은 이미 임주란, 조민재, 양미정 세 사람 이름으로 넘어간 상태였다.법원이 그들을 찾게 된다면, 예전의 나처럼 분명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될 것이다.그 상황에서 그들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두 모르는 일이었다.심사숙고 끝에, 나는 조현우의 해외 은행 계좌 비밀번호를 풀어야겠다고 결심했다.그리고 그 돈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섯 자리의 비밀번호가 나를 머리 아프게 만들었다.조현우의 생일, 임주란의 생일, 조민재의 생일, 양미정의 생일, 심지어 가족의 개 이름까지.나는 그의 집안 족보를 세대별로 뒤져가며 모든 숫자를 입력했지만, 전부 실패였다.[지연아, 생각을 바꿔 봐.]핸드폰 너머 효린이 조언했다.[왜 네 생일은 시도 안 해봤어?]“에이, 그건 너무 뻔해서 아닐걸.”나는 비웃듯 대답했다.[하지만 사람들이 처음부터 아닐 거라고 배제한 것들이 정답일 때가 많잖아.][오히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걸 비밀번호로 설정해 둘 수도 있어.]효린은 심리학적 관점에서까지 설명을 덧붙이며 말했다.[그리고 조현우도 무의식적으로 네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효린의 논리는 복잡했지만 이상하게도 설득력 있었다.나는 시험 삼아 내 생일을 입력해 보았다.비밀번호가 맞았다.“하...”계좌에 찍힌 잔액을 확인하며 나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정말 우스웠다.날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벼락 끝으로 몰아넣으려 했다니.하지만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나는 서둘러 내 이름으로 해외 계좌를 개설하고, 조현우의 계좌에 있었던 돈을 모두 이체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조현우의 계좌를 영구 삭제했다.이틀 후, 법원은 임주란과 조민재, 양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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