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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Author: 재인
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감사합니다” 한 마디를 남긴 뒤, 휴대폰을 들고 옆으로 비켜섰다. 안현우의 휴대폰엔 영상이 수없이 많았다.

대부분이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적인 장면들, 잔혹하고 역겨웠다.

구승훈은 말없이 화면을 아래로 계속 넘겼고 그러다 어느 한 영상에서 눈길이 멈춰졌다.

영상 속 남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체형도, 몸에 있는 흉터도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한눈에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그날 차 안에서 보여졌던 건 불과 몇 초뿐.

강하리는 제대로 확인할 틈조차 없었을 것이다.

구승훈은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나서 이마를 짚으며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그는 그 영상을 자신의 폰으로 전송한 뒤 안현우의 휴대폰을 류덕구 서장에게 되돌려주었다.

그리고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현우는 한참을 소란 피운 끝에 겨우 잠잠해졌지만 구승훈이 들어서는 순간 또다시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구승훈! 네가 감히 여기까지 와?!”

구승훈은 아무렇지도 않게 셔츠 소매를 걷어올리며 물었다.

“그 영상...네가 꾸민 거야?”

양쪽 소매를 팔꿈치 아래까지 걷어올리자, 그동안 숨겨져 있던 염주가 드러났다.

그는 손을 멈추고 염주를 조용히 주머니에 넣었다.

곧이어 붕대를 꺼내 손에 감기 시작했다.

그가 이 모든 걸 조용히 마칠 때쯤 안현우는 비로소 무슨 영상을 말하는지 깨달았다.

병상에 누워 있던 안현우는 기괴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내가 꾸민 거다. 어때? 짜릿하지 않아? 강하리가 나보고 더럽다며 질색하더라?근데 넌 뭐 깨끗하냐?”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승훈은 그대로 병상에 올라가 안현우를 강하게 내리쳤다.

주먹이 쉼 없이 날아갔다.

생사를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분노였다.

결국 류덕구가 뛰어들어 그를 말렸다.

“그만 좀 해! 이대로 죽여버리면 나도 보고할 방법이 없어.”

구승훈은 아직 가시지 않은 살기를 눈에 담은 채, 손목에 감았던 붕대를 풀며 안현우의 목을 감았다.

“영상 속 그 놈...누구야?”

안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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