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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강하리는 눈 앞의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한참 뒤, 입을 열었다.

“송유라가 내 납치에 참여한 거, 알고 있었어요?”

구승훈이 움찔했다. 천천히 입이 열렸다.

“……네가 그걸 어떻게?”

짜악!

강하리의 모든 힘을 실은 손이 구승훈의 뺨을 갈겼다.

“구승훈, 송유라보다 당신이 더 역겨워.”

강하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한 마디를 남기고,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가슴부터 목구멍까지 꽉 막혀 숨이 안 쉬어지는 기분이었다.

걸어나갈 힘마저도 겨우 짜낸 거였다.

‘알면서, 내버려 둔 거였다고?’

송유라가 날 죽일 거란 걸 뻔히 알면서?

그런 송유라를 감싸준 거라고?

심장 끝을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파났다.

강하리가 출입문 앞에 거의 다다를 때에야 구승훈은 정신을 차렸다.

“화 풀릴 때까지 더 때려도 돼.”

나가려는 강하리의 앞을 막았다.

“비켜!”

눈이 벌개진 강하리가 그의 다리를 냅다 걷어찼다.

구승훈의 눈썹이 움찔했다.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꿈쩍하지도 않았다.

“네가 그랬잖아. 송유라 일에 간섭 안 하면 기회를 주겠다고.”

“그때나 지금이나 같냐? 당신이 감싸준 첫사랑 때문에 내가 죽을 뻔했다고! 이 간접 살인자야!”

분노가 힘으로 바뀌었다. 힘껏 구승훈을 밀어낸 강하리가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빠른 걸음으로 따라잡아 다시 붙잡는 구승훈.

“그 첫사랑인지 뭔지 맘껏 고소해! 기회 한 번 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강하리, 너무 비싸게 구는 거 아니야?”

몇 번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자 강하리는 바로 구승훈의 팔목을 물어버렸다.

입 속에 비릿한 냄새가 퍼질 때에야 입을 떼었다.

“꿈도 꾸지 마.”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구승훈의 가라앉은 눈길 속에서 강하리가 사라졌다.

그의 눈에 위험한 빛이 감돌았다. 핸드폰을 꺼내 심준호에게 전화했다.

회의 중이던 심준호가 회의를 중단하고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어, 무슨 일이야?”

“할 일 없으면 발 닦고 잠이나 자든가.”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게.”

“오리발 내미시겠다? 강하리한테 일러바칠 명분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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