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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이렇게 가 버렸다고?

주해찬에게 잡혀서?

구승훈의 눈에 핏발이 섰다.

‘강하리, 정말 나 버린 거야?’

엘리베이터 안.

문이 닫히자마자 주해찬이 강하리을 잡은 손을 놓았다.

“진짜 아닌 거 알아. 하지만 기뻤어. 네 바람막이라도 될 수 있었단 게.”

“그런 거 아니에요 선배.”

강하리가 주해찬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또 한 번 놀라는 주해찬.

“정말 선배랑 사귀어보고 싶은 거예요. 어디까지 갈 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보려고요.”

주해찬이 벙찐 표정으로 강하리를 바라보았다.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지금 이 순간이 꿈인 것만 같았다.

“믿기지 않으면 꼬집어라도 보시든가요. 물론 나 말고 선배 스스로를요.”

강하리가 미소를 지었다.

“막 그러려던 참이었는데.”

강하리의 미소에 주해찬의 입가가 따라 올라갔다.

집에 들어서는 두 사람을 본 손연지는 살짝 놀란 표정이었다.

강하리에게 ‘어서 해명 좀’을 눈빛으로 마구 쏘아댔다.

“내 남자친구 주해찬이야. 선배, 이쪽은 내 절친 손연지예요.”

남자친구란 말에 손연지가 울컥하더니 눈시울을 붉혔다.

바로 다가가 강하리의 손을 꼭 잡았다.

“너무 잘됐다 하리야. 그동안 내가 정말 너 보면서 얼마나 안타깝고 속상했던지.”

떨리는 목소리로 떠듬떠듬 말하는 연지를 보니 강하리도 콧등이 시큰해났다.

“이런 날에는 술이지. 잠시만 기다려! 요 앞 편의점 가서 사 올 테니까.”

분주히 외출복을 찾는 손연지.

“내일 아침 비행기라 오늘은 좀 힘들 것 같고, 설 전에 내가 한 번 살게요.”

주해찬이 웃으며 손연지를 말렸다.

“진짜요? 그럼 일단 감사합니다.”

넙죽 인사를 한 손연지가 갑자기 여우 눈이 되었다.

“설날 얘기하니까 생각난 건데, 저 그믐날 내려가거든요. 설 연휴 동안 두 분이 여기서 오붓한 시간 보내기 딱이겠넹.”

그러자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진 주해찬. 연신 헛기침을 해 댔다.

그렇게 셋이 웃고 떠들며 해피 타임을 보내는 사이.

아래 구승훈은 전에 없던 헬타임을 지새고 있었다.

심란할 때마다 찾던 담배마저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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