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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Author: 재인
강하리는 아무 말 없이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안예서는 그녀를 따라갔고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강하리는 화장실에 들어가 손을 씻었다. 원래 하얀 피부였던 그녀의 손은 쉴 새 없이 씻겨졌다.

안예서가 그녀를 위로하려는 순간, 강하리는 갑자기 수도꼭지를 잠그더니 표정이 평소처럼 돌아왔다.

“괜찮아. 회의가 곧 시작될 것 같으니 준비하도록 해.”

하지만 안예서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괜찮아요? 구 대표님께 전화를 드려볼까요?”

강하리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괜찮아.”

안예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갔다.

강하리는 세면대 앞에 서서 천천히 휴지로 손을 닦으며 복잡한 생각을 정리했다.

만약 임명우의 말이 사실이라면 구승훈은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구승훈의 신중함을 생각해 볼 때, 아무런 조사 없이 그 약을 사용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만약 조사를 했다면, 왜 그 약을 계속 사용했을까?

강하리는 침묵 속에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삼촌, 사람 한 명 조사 좀 해줘요.”

이후 회의에서 강하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고 침착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임명우는 평소에 자주 보이던 웃는 표정을 거두고 진지하게 회의에 임했다.

협상은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회의가 끝나고 강하리는 무표정하게 짐을 챙겼다.

임명우는 깔끔한 옷차림으로 회사 파트너들을 배웅한 후, 강하리 앞으로 다가왔다.

“같이 식사하면서 출장 이야기 좀 나눌까요?”

강하리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출장은 일주일 전에 통보해야죠, 그러니 이번에는 못 가요.”

임명우는 씁쓸하게 웃으며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말했다.

“알았어요. 출장은 못 가도 그 일은 강 대표님께서 신중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하세요.”

강하리는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가 바로 다시 걸어갔다.

회사로 돌아온 강하리는 바로 임원들을 소집하여 노민우의 회사 인수 계획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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