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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者: Sassenach W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2 22:21:35

주변의 남자들 머리 위로 시선을 던지며 지루함이 역력한 기색으로 연회장을 둘러보던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시몬은 숨이 턱 막혔다. 마치 누군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하지만 그게 누구인지, 왜인지는 전혀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를 둘러싼 흠모자들과 이 환경 전체에 완전히 질려 있다는 그의 좀 전의 인상은, 그녀가 하품을 참아내는 순간 사실로 확인되었다. 동시에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시선이 마주쳤고, 그녀의 눈길이 천천히 그에게로 돌아와 멈추었다… 그러고는 쾅…. 그녀가 그를 알아본 것이다!

그는 그녀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지는 것을 보고 그녀가 자신을 알아챘음을 확신했다. 그는 그녀의 모든 움직임을 주시했다… 숨을 깊게 들이쉬는 모양새… 뺨으로 올라오는 붉은 기운… 빠르게 시선을 돌리기 직전 얼굴에 스친 미간의 찌푸림까지. 그녀의 반응은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고, 시몬은 속으로 씨익 웃었다. 그녀가 자신을 기억해 주었다는 사실에 이상한 종류의 기쁨이 느껴지는 것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꽤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나 보군'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녀가 다시 그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정말 그 남자가 맞는지 확인하려는 듯했고, 시몬은 물음표를 던지듯 한쪽 눈썹을 찡긋해 보였다—하지만 돌아온 것은 멍한 시선과 관심 없다는 듯한 힐끗거림뿐이었다. 시몬이 속으로 이미 '붉은 드레스의 여인'이라 부르기 시작한 그녀는, 주변의 남자 중 한 명이 건네는 새 샴페인 잔을 받으려 고개를 돌려버렸다. 마치 그의 존재 따위는 까마득히 잊어버렸다는 듯이.

지난 한 주와 최근 몇 시간 동안 여자들이 제물이라도 되듯 자신 앞에 몸을 던져대던 것에 비하면 신선한 변화일지 몰라도, 아름다운 여성에게 관심을 표했을 때 시몬이 받던 반응은 결코 이런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에 사업체를 두고 상상을 초월하는 재력을 지닌 해밀턴 가문의 두 사촌 중 한 명으로서, 시몬은 여자들을 끌어당기는 것이 자신의 외모뿐이라고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이 만난 모든 여자가 자신의 큰 키와 어두운 외모에 매력을 느껴야 한다고 믿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몸매가 드러나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달아오르게 만든 여인이!—자신을 그렇게 쉽고 완벽하게 무시해 버렸다는 사실은 그를 짓갰다.

혹시 유부녀인가? 아니면 약혼자가 있나? 그것도 아니면 진지하게 만나는 사람이 있나?

아니다, 적어도 앞의 두 가지는 확실히 아니었다. 방금 그 풍성하고 붉은 입술로 가져간 샴페인 잔을 쥐고 있는 손—그녀의 왼손—은 목과 손목처럼 아무런 보석도 걸치고 있지 않았다. 그 길고 슬림한 손이 훨씬 더 어두운 자신의 피부 위를 다정하게 더듬어 내리는 광경은, 발기된 남성이 기대감에 펄떡이는 느낌과 함께 그가 즐겨하는 소일거리로서도 너무나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만약 마지막 경우라면, 그녀와 관계된 남자는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제 여자였다면, 지금 하이에나 떼가 덤벼드는 먹잇감으로 그녀를 일분일초도 혼자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저런 여자가 제 여자였다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시몬은 '누군가에게 속하는 것' 따위는 하지 않았다. 장기적인 관계조차 사절이었다. 영구적인 관계는 더더욱 아니었다. 며칠, 길어야 몇 주 동안 서로의 동반자로서—그리고 서로의 몸을—즐기는 것이 지난 18년 동안 만난 여성들에게 보여준 관심의 한계였다.

호감—그렇다. 섹스—당연히 그렇다. 사랑이나 속박—절대로 아니다. 한 달 전 에블린을 만나 너무나 빠르게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는 시몬보다 영구적인 관계를 더 싫어했던 그의 사촌 자크라면 한 여자에게 정착했을지 몰라도, 시몬은 결코 그 뒤를 따를 생각이 없었다.

그는 붉은 드레스의 여인을 원했다. 방금 그녀가 자신을 너무나 쉽게 무시해 버린 것에 대해 적잖이 화가 나 있었다. 동시에 그 핏되는 붉은 드레스가 드레스 아래의 알몸으로 드러난 모든 풍만하고 곡선진 몸매를 그토록 사랑스럽게 감싸 안은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하여 단단해졌다. 시몬은 이 흥분을 다른 여자의 기꺼이 응하는 몸보다는, 바로 그녀를 통해 해소하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품은 채, 시몬은 건성으로 자신을 둘러싼 여성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붉은 드레스의 여인을 향해 연회장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것 같다고, 세라는 제 주변의 남자들이 몇 분 전 의도적으로 자신과 눈을 맞춘 뒤 단호한 걸음으로 연회장을 가로질러 다가오는 키 크고 어두운 인상의 오만하게 잘생긴 남자를 위해 길을 비켜서는 모습을 보며 씁쓸하게 생각했다.

세상의 그 많은 사람 중에 하필이면 제 차 미등을 박살 내놓고 단순한 사과 한마디조차 거부했던 남자와 같은 파티에 참석하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것이 집으로 돌아가라는 계시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녀는 그를 보자마자 거의 즉시 알아보았고, 그가 있는 쪽으로 자꾸만 시선이 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는 듯했다. 이 어둡고 우수에 찬 잘생긴 남자를 알아보지 못할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물론 그의 외모가 한몫한 것은 분명했다. 세라는 3인치 힐의 붉은 구두를 신고도 180cm가 넘는 키였지만, 이 남자는 그녀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컸다. 따스하고 관능적인 초록색 눈동자로 그녀를 내려다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키였다. 어두운 머리칼은 귀와 목덜미 위로 살짝 곱슬거렸고, 에메랄드빛 시선은 이제 가늘어져 상대를 탐색하고 있었다. 그 시선은 은은한 금빛 석조로 조각한 듯 돋보이는 잘생긴 얼굴 안에 박혀 있었다. 높고 단단한 광대뼈, 날카로운 콧날, 조각 같은 입술, 그리고 네모나고 단단한 턱선. 완벽하게 맞춤 제작된 검은색 턱시도는 그가 강력한 체구를 지녔다는 사실을 거의 숨기지 못했다—넓고 단단한 어깨와 가슴, 납작하게 조여든 복부, 날렵한 골반, 그리고 아주 긴 다리까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카리스마와 잘생긴 외모에 있어서 만큼은 이 남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아마도—그에게는—안타깝게도, 세라는 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절대로 엮이고 싶지 않은 부류의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시 만나다니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그의 입꼬리 한쪽이 위로 솟아오르며 물었다.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그것도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요."

세라는 그를 향해 눈알을 굴리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며 그의 시선을 맞받아쳤다. "놀랍다고 표현하고 싶진 않네요," 그녀가 말했다. "오히려 참 재수 없는 일이죠."

그의 입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세라는 자신이 한 말이 웃겼던 건지 의아해했다. 전혀 웃기라고 한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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