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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Sassenach W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2 22:21:25

글쎄, 날을 완전히 망친 건 차치하더라도 남자가 거기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었고, 세라는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했다. 백미러로 아직 뒤에 있을 남자를 흘낏 살피던 세라는, 그가 이미 차 안에서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보고 기겁할 뻔했다. 그녀는 오기 어린 눈빛으로 몇 초간 그의 시선을 똑바로 받아쳐 낸 뒤에야 눈을 돌렸다.

미팅도 취소되었으니 그냥 집으로 직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게 참 좋은 생각 같았고, 다행히 그 진상 녀석을 다시는 볼 일이 없을 테니까.

세라 맥콜은 칵테일파티를 한 번도 즐겨본 적이 없었다. 과거에—주로 오빠인 스콧 맥콜 때문에—너무 많은 파티에 강제로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원의원이 주최하는 파티는 더더욱 싫었다.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 중 하나의 거대한 연회장은 도심의 부유하고 화려한 이들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왁자지꺼한 대화 소리와 그보다 더 큰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고, 우아하게 차려입은 여성들의 손목과 목, 귀를 장식한 보석들이 천장에 달린 십여 개의 크리스털 샹들리에 빛을 받아 화려하게 반짝였다. 동시에 세라의 감각은 에어컨 바람이 흐르는 연회장을 가득 채운 수십 가지의 고급 향수 냄새에 공격받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즐겨 말씀하시듯,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치유할 수 없는 것은 견뎌야 한다)'라고 하지 않던가.

이번에 방문한 로버트 애시크로프트 상원의원이 주최한 이 칵테일파티를 이 악물고 버텨내는 데는 세라의 모든 인내심이 동원되고 있었다. 오빠의 비서실장으로서 어쩔 수 없이 참석하긴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 저녁 자신의 데이트 상대인 그 남자가 이 파티를 얼마나 좋아할지 몰랐다면 초대에 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파티는 딱 마크 포브스가 즐길 만한 종류의 사교 모임이었다. 그건 상관없었다. 다만 그녀가 그를 다시 만나고자 했던 진짜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 세라는 마크와 침대에 누울 생각 따위는—영원히—없으며, 다른 어떤 남자와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설명할 기회를 잡았을 때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 대신 그녀는 체외인공수정(IVF)을 진행하게 된다면 그에게 정자 기증자가 되어줄 수 있는지 물어볼 생각이었다. 이렇게 민감하고 사적인 주제는 첫 번째—아니, 두 번째!—만남에서 다짜고짜 털어놓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꺼내야 하는 사안이었다.

애시크로프트 상원의원의 음료 파티는 시몬 해밀턴이 예상했던 대로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지난 한 주 동안 사교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많은 남자가 그와 다시 친분을 다지고 싶어 했다. 그들의 아내나 딸, 여자친구들은 시몬의 어둡고 우수에 찬 외모에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시몬이 그 마지막 부분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런던에서 살며 일하는 동안 그는 건강한 성생활을 즐겨왔고, 뉴욕으로 이주한 지금도 그 생활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듯한 아름다운 여성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시몬은 방 건너편에 서 있는 몸매가 드러나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알아보았다… 아마도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남자들의 아부성 대화에 응해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그 남자들과 이 환경 전체에 완전히 지루해하는 기색을 내비치며 그곳의 '아름다운 사람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시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비단 그녀의 무관심한 태도뿐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젊고—아마 20대 후반?—지독하게 아름답다는 사실 때문만도 아니었다. 풍성한 흑발이 어깨와 척추 중간까지 볏처럼 늘어뜨려져 있었고, 짙은 속눈썹에 둘러싸인 눈동자는 밝은 빛깔—아마 회색이나 갈색?—을 띠고 있었다. 피부는 창백한 설화석고 빛깔이었고, 이목구비는 섬세하게 아름다웠으며, 두툼한 입술은 그 지독히도 퇴폐적인 드레스와 같은 유혹적인 붉은빛 립글로스로 반짝였다. 그녀가 한 유일한 장신구는 맨 어깨 근처까지 살랑거리는 섬세한 금실 세공 귀걸이 한 쌍뿐이었다.

그 정도만으로도 어떤 남자든 그녀를 다시 돌아보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겠지만, 시몬의 시선을 빼앗아 고정시키고, 그녀를 보는 순간 그의 몸을 순식간에 달아오르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알아채버렸기 때문이다.

바로 그녀였다! 믿기지 않았지만, 진짜 그녀였다! 바로 어제 자신의 차를 박았던 그 여자. '세상 참 좁다'는 말이 떠올랐고, 그녀가 마침내 자신을 알아보았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하자 은근히 재미있어졌다. 시몬 해밀턴에게 감히 대드는 사람은 흔치 않았고, 누군가 자신에게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이상하리만큼 신선했다. 이 여자는 자신에게 맞서 똑바로 눈을 마주치며 오만하다고 손가락질했고, 그 모든 순간 그가 생각한 것은 그녀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것뿐이었다. 차에서 뛰어내리자마자 빛의 속도로 돌아서 걸어가 버리는 바람에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시 나타나다니….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말이다. 이것이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운명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연회장의 다른 모든 여성은 귀와 목, 손목과 손가락에 비싼 보석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고, 키가 크든 작든 다들 유행에 맞게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 어깨가 드러난 핏되는 붉은 끈 없는 드레스를 입은 이 여인은 오직 그 귀걸이만을 차고 있었고, 그녀의 몸매는… 그녀 같은 몸매를 가리키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그녀를 정확히 설명해 주는, 영화의 황금기 시절 영화배우들을 묘사할 때 자주 쓰이던 옛날식 단어… 풍만함(Voluptuous)! 바로 그거였다! 붉은 드레스의 여인은 풍만했다. 뚱뚱한 게 아니라—단단히 다져진 몸매임이 명백했다. 그녀는 모래시계형 몸매를 가졌을 뿐이었다. 곡선미가 넘치고, 풍성하며, 섹시하게 풍만한 몸매.

어깨는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 매끈한 어깨 피부는 얼굴처럼 창백한 설화석고 빛깔이었다. 그 야릇하게 유혹적인 드레스는 그 부드러운 실크 소재 아래로 분명 아무것도 입지 않았을 가슴의 풍만함을 한껏 돋보이게 했다. 실크는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안고 내려가 그녀의 달콤한 골반 곡선에 사랑스럽게 밀착되어 있었다. 드레스 자락은 무릎 위 몇 인치에서 끝나 길고 매끄러운 다리를 드러냈고, 우아하고 슬림한 발에는 3인치 힐의 붉은 끈 샌들을 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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