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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者: Sassenach W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2 22:21:42

"내가 먼저 다가와 자기소개를 한 걸 이해해 주겠어요?" 미스터리한 초록색 눈동자 위로 검은 눈썹을 찡긋거렸다. "시몬 해밀턴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섹시했다고 세라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낮고 굵직하면서도, 그 안에 어둡고 관능적인 음색이 깔려 있었다. 여자의 등골을 따라 자릿한 전율을 선사하기에 딱 좋은 그런 목소리 말이다. '다른 여자들의 등골이겠지.' 세라는 단호하게 생각을 바로잡았다. 다행히도 그녀는 시몬 해밀턴 같은 잘난 체하는 남자들에게는 완전히 면역이 있었다. 특히 시몬 해밀턴 본인에게는 더더욱.

"해밀턴 씨가 누구인지 알 필요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가 어떤 부류의 남자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던 남자들은 세라와는 다른 이유일지언정 그가 경계해야 할 남자라는 것을 알아챈 듯했고, 뉴욕에서 가장 부유하고 세련된 사람들로 가득 찬 연회장 안에서 두 사람만을 완전히 혼자 남겨둔 채 안전한 거리로 슬그머니 물러나 있었다.

"알 필요가 없다라?" 그의 눈썹이 의아하다는 듯 위로 곡선을 그렸다.

그녀는 꾸짖는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당연히 없죠. 어제 우리가 부딪쳤을 때 당신이 했던 행동을 보고도, 내가 당신이라는 사람을 어떤 식으로든 알고 싶어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시몬은 가늘어진 눈꺼풀 사이로 핏되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관찰했다. 그녀의 그늘진 음색 너머에 깔린 조소를 눈치채면서였다. 뾰족한 턱 끝 위로 펼쳐진 깊은 갈색 눈동자, 완벽한 코, 두툼하고 관능적인 입술까지, 가까이서 바라본 그녀의 아름다움은 훨씬 더 눈부셨다. 끈 없는 드레스 위로 드러난 맨 어깨의 창백한 설화석고 피부는 도자기처럼 결이 고왔고 매끈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드레스 아래에 분명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글쎄… 가슴만큼은 확실했다. 딸기 열매 같은 노출된 젖꼭지가 실크 소재 너머로 유혹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녀의 풍만한 골반 위로 완벽하게 핏되는 드레스 라인으로 보아 기껏해야 하늘하늘하고 얇은 팬티 한 장 정도만 허용했을 것이 분명했다. 드레스와 같은 강렬한 붉은색 팬티일까? 레이스로 만들어졌을까, 아니면 실크일까?

이 형성적이고 아름다운 여인이 얇고 부드러운 붉은 실크 팬티 한 장만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뜨겁게 달아오른 그의 단단함이 펄떡이며 반응하자 시몬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쪽 이름은…?" 그가 물었다.

"세라요."

그의 미소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냥 세라?" 그가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웃했다. "그냥 세라요."

그녀의 태도뿐만 아니라 목소리에 담긴 서늘함은 진짜로 그의 신경을 건드리기—동시에 엄청나게 자극하기!—시작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다시 만나서… 그냥 세라 씨."

그녀의 관능적이고 두툼한 입술이 힐책하는 듯한 미소를 그렸다. "그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절 조금 더 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글쎄요, 이미 그쪽이… 아주… 솔직하고 거침없는 여성이라는 건 알고 있는데 말이죠." 그가 천천히 중얼거렸다.

그 오묘한 미소가 넓어지며 하얗고 고른 치아가 드러났다. "그렇죠."

'그래, 분명한 비꼬는 태도로군.' 시몬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이유도 알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성이 그를 위험한 남자라고 판단 내리기까지는 보통 2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었지만, 이 여인은 첫 만남에서 일어난 일만으로 그를 평가하고 있었다.

그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자신에 대한 그 기억에 사로잡혀 있기를 원치 않았기에, 대신 말을 건넸다. "영국에서 방금 이사 왔습니다. 10년 동안 거기 있었죠."

세라는 고개를 끄덕여 응답했다. "글쎄요, 잘됐네요. 뉴욕 생활은 마음에 드시나요?"

그는 넓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음, 지금까지 느낀 건 참으로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거 정도겠네요."

그것은 세라 역시 뉴욕에 대해 늘 사랑해 마지않았던 점 중 하나였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그녀의 사업이 꽃을 피운 것은 불과 2년 전이었고, 그전까지는 오빠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뭐, 전 남친인 브루스 베넷에 대한 진실과 그가 왜 자신과 만남을 가졌는지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별은 지저분했고 세라는 임신했던 아이를 잃었다. 그 경험은 세라에게 '자라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교훈을 남겼고—그 누구와도 다시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품게 만들었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 왜 이러세요. 다른 건 몰라도 언제 어느 때든 제대로 된 커피 한 잔을 살 수 있다는 점만큼은 인정하셔야죠."

어둡고 깊은 초록색 눈동자가 관능적인 유혹으로 따스하게 물들었다. "제 아파트에 있는 퍼콜레이터가 아주 훌륭한 커피를 내려주더군요. 밤이든 낮이든…"

"와우." 세라는 감탄스럽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겨우… 얼마죠…? 절 만난 지 딱 5분 만에 당신 아파트로 초대하는 거네요." 그의 의아해하는 시선에 그녀는 건조하게 말을 이었다. "당신 같은 남자에게도 이건 분명 신기록이겠죠?"

시몬은 몸을 굳혔다. 이 여자가 자신에게 던지는 모든 단어에 뼈가 있고 날카로운 경멸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확신했기 때문이다. "나 같은 남자…?" 그가 나지막이 물었다.

그녀는 그 맨 어깨를 으쓱했고, 그 움직임에 실크 붉은 드레스의 넥라인 위로 가슴의 풍만하고 유백색 부풀어 오름에 시선이 쏠렸다. "안타깝게도 전 해밀턴 씨가 어떤 부류의 남자인지 이미 알고 있거든요."

" 그래요? 어떤 부류의 남자인데요…?"

그녀의 눈이 깜빡임도 없이 그의 눈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그야, 당신이 여전히 오만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아니까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보여준 태도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죠. 당신은 틀렸을 때조차 사과할 줄 몰라요. 원하는 여자를 쟁취할 때는 무서우리만치 집요하면서도, 관계를 끝낼 때는 차갑고 계산적인 그런 부류의 남자겠죠."

시몬은 자세를 바르게 바로잡았고, 그녀의 공격에 나른한 유머 감각은 사라져 버렸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너무 나간 걸까? 세라는 속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어찌 되었든 여러 상황 때문에 시몬 해밀턴이라는 남자가 비호감이고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었지만, 여기서 그와 부딪힌 이상 그가 뉴욕에서 사교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거물이라는 사실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몇 초 전의 유혹적인 제스처를 취하던 남자의 모습 대신, 지금 완전히 오만하고 강력한 억만장자 사업가의 포스를 물씬 풍기고 있는 그의 모습은 그녀가 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적어도 그가 느끼기에는 말이다.

세라는 그저 그의 유혹적인—분명 잘 훈련된—매력에 넘어가기는커녕, 그가 보내는 노골적인 관심 따위에 전혀 영광스러워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일부러 무심한 듯 가볍게 웃어 보였다. "그냥 내가 관찰한 바를 말했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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