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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Sassenach W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23 15:56:10

세라는 시몬 해밀턴에게 그놈의 차를 어디에 처박든 상관없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오늘 저녁 그에게 동행해 달라고 마크를 초대한 것 자체를 지금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지난주, 이와 비슷한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세라는 냉정하게 그를 관찰했고, 그의 금발 머리와 파란 눈, 그리고 키가 크고 건강해 보인다는 점을 마음에 들어 했다.

검사 결과 그가 임신 능력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해도, 생판 남남인 사람에게 대뜸 찾아가 체외인공수정(IVF) 아기를 위한 정자 기증자가 되어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세라는 마크에게 이 폭탄선언을 던지기 전에 두 사람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었다. 어제 저녁 일찍 그의 사무실로 찾아가 오늘 밤 로버트 애시크로프트 상원의원의 칵테일파티에 에스코트해 달라고 부탁한 것도 오직 그 이유 때문이었다.

비록 마크는 두 사람의 관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듯했지만 말이다… 세라는 시몬 해밀턴에게 영혼 없는 화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안은 정말 감사하지만, 시몬, 저희는—"

"감사하지만, 제가 세라와 함께 나가기로 되어 있어서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마크가 매끄러운 자만심을 내비치며 중간에 말을 잘라먹었고, 그의 팔은 다시 한번 세라의 허리를 둘러왔다. "제가 9시 반에 두 사람 저녁 자리를 예약해 뒀거든요." 그가 유혹하듯 덧붙였다.

오늘 밤 늦게 그 저녁 식사가 두 사람이 그의 아파트, 혹은 세라의 아파트 침대를 함께 쓰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그가 바라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세라는 마크와 침대를 함께 쓰는 일—아니, 다른 어떤 남자와 침대를 쓰는 일도—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요즘 같은 시대에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몇 달 전 세라가 이 결정을 내렸을 때는 모든 것이 너무나 완벽하고 논리적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제 아이를 갖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자신을 절망시킬 남자와의 결혼이나 연애는 원치 않았다. 실패한 약혼 한 번이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모든 계획은 이미 세워두었다. 여섯 달 뒤 서른 번째 생일이 오기 전에 임신을 하고, 사무실을 자신의 아파트로 옮겨 임신 8개월 차까지는 그곳에서 일을 계속할 것이다. 아기를 낳고 아기가 생후 3개월 정도가 되면 다시 일을 재개하되, 세라가 출장을 가거나 클라이언트를 만나러 나가야 할 때 아이를 돌봐줄 보모를 고용할 생각이었다.

철저한 이성. 감정 따위는 배제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라를 움직인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가슴을 짓누르는 간절한 갈망이었다. 4년 전, 그녀는 브루스 베넷을 만났고 두 사람은 금방 사랑에 빠졌다. 적어도 그녀 쪽에서는 그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 브루스가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는 줄곧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말을 믿었다. 세라는 사랑에 눈이 멀어 그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다. 브루스는 자신의 사업상 라이벌이 세라의 오빠인 스콧이라는 이유로 두 사람의 관계를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일로 자신들의 관계가 방해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구실이었다. 세라는 오빠가 브루스를 언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오빠가 그를 몹시 싫어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그 부탁에 동의했다. 게다가 두 사람이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되면 오빠도 마음을 돌릴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자신이 임신했을 때는 더욱더. 사랑에 눈이 먼 바보처럼, 그녀는 브루스가 임신 소식을 들으면 기뻐할 것이라 믿었다. 세라는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고, 그녀가 꿈꾸는 전부란 브루스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것뿐이었다. 순서가 조금 뒤바뀌긴 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임신 사실을 털어놓았을 때, 세라는 생애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브루스는 세라에게 그녀도, 아이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더 이상 자신에게 이용 가치가 없으니 아이를 지우라고 했다. 그러고는 마치 창밖으로 던져버리는 쓰레기처럼 그녀를 버리고 떠나버렸다. 그는 세라의 오빠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를 이용한 것이었다. 당시 스콧의 회사에서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세라는 너무나 순진했고 브루스에게 완전히 속아 넘어가 있었기에, 그가 스콧의 일정이나 누구를 만나는지 물어볼 때마다 순순히 정보를 넘겨주었었다. 그는 마치 그녀의 하루 일과나 업무에 대해 묻는 것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내부 정보를 빼내기 위해 그녀를 탐색했던 것이었다. 그는 세라를 사랑한 적도 없었고, 그녀와 가정을 꾸릴 생각 따위는 처음부터 전혀 없었다.

세라는 임신 중단을 거부했지만, 결국 유산되어 아이를 잃고 말았기에 그것은 의미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불과 몇 달 뒤 브루스가 다른 여자와 약혼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그녀는 우울증에 빠졌고, 오빠와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이 시련을 극복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그녀는 훨씬 좋아졌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의 새 사업은 자리를 잡고 꽃을 피우고 있었지만, 세라는 자신의 삶에 여전히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늘 결핍되어 있던 바로 그 무언가.

자신만의 아기.

요즘은 커리어 우먼들이 혼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그러니 세라라고 못 할 이유가 없었다. 아이와 자신 둘 다 풍족하게 살 수 있을 만큼 돈은 충분했고, 그녀의 직업 역시 아기의 필요에 맞춰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그리하여 세운 계획은 건강한 남자를 찾아 체외인공수정(IVF) 기증자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고, 그에게 서명을 받기 위한 법적 계약서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아기가 태어난 후 서로에게 어떠한 금전적 요구도 하지 못하도록 두 사람 모두를 보호하는 계약서 말이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세라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먼저 말을 꺼내는 것, 그 어떤 남자에게든 차갑고 임상적인 방식으로 IVF를 위한 정자를 기증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상냥하기도 해라, 마크." 그녀는 마크보다는 시몬 해밀턴에게 보이기 위해 더 따스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이 사업가를 돌아보자 그녀의 미소는 이내 사라졌다. "그럼 저희는 이만 실례해도 될까요?"

"그러시죠." 시몬은 고개를 살짝 기웃하며, 지난 몇 분 동안 저 갈색 눈동자 사이에 미간을 찌푸리게 만든 생각이 대체 무엇이었을지 의아해했다. 그 생각이 무엇이었든 간에, 적어도 오늘 밤 마크 포브스가 그녀의 침대를 공유할 확률은 희박해 보였다. "두 분 모두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저도 반가웠습니다." 마크가 반갑게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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