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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별장 입구에 한참 서 있던 그녀는 이승하의 차가 자신의 앞에 멈춰 서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차창이 내려오고 햇빛이 차 안으로 쏟아지면서 그의 각지고 정교한 이목구비가 눈앞에 드러났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는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람한 체구로 서유를 몸에 감쌌다.

선글라스 너머, 눈을 내리깔고 있는 그의 눈동자에는 매력적인 그녀의 모습이 비쳤다.

“당신... 오늘...”

그는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살짝 기울여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정말 예뻐.”

그녀는 손을 뻗어 귀를 막고 손등으로 그의 뜨거운 숨결을 가렸다.

“말할 때마다 가까이 다가오지 말래요?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남자는 얇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머리 많이 길었네.”

멀지 않아 허리까지 내려오는 그녀의 긴 머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지 자신이 그녀의 옆에 있기를 바랐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그녀를 끌고 가더니 차 문을 열고 그녀를 차에 태운 뒤 트렁크에서 꽃다발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화려한 핑크 장미를 보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꽃을 들고 있는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어제 선물했었잖아요.”

그는 꽃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앞으로 매일 한 다발씩...”

앞으로 그가 살아 있는 한 매일 한 다발씩 그녀에게 꽃을 선물할 생각이다.

그녀는 한참 동안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그가 건네는 꽃을 받았다.

꽃을 품에 안은 채 그녀는 선글라스를 끝내 벗지 않는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눈 왜 그래요?”

아직은 여름이 되기 전이라 햇빛이 그리 강하지 않아서 운전할 때 선글라스를 낄 필요가 없는데 그가 이리 선글라스를 끼고 있으니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 말에 이승하는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눈이 빨갛게 됐어. 당신이 보면 놀랄까 봐.”

그녀는 꽃을 들고 있던 손을 살짝 움켜쥐었고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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