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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대종회

Author: yey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13 20:13:12
가문의 가장 거대하고 엄숙한 문이 열렸다.

대한민국의 학계와 재계를 뒤흔드는 서씨 가문,

그 가문의 기둥이자 명문대인 한국대학교의 교수, 서지완 교수의 약혼녀인 강수아가

서씨 가문의 대종회( 모든 지파의 종친회 총모임)가을 정기 월례회에

정식으로 첫발을 내딛고 인사하는 날.

상북동 본가 대연회장은 대대로 정,재계와 학계의 정상을 지켜온

가문의 어르신들과 각 종파의 종친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가문의 명예와 전통을 목숨보다 아끼는 종회 수장인 지완의 아버지,

서충현 대감의 날카로운 눈빛이 연회장 상석에서 번뜩이고 있었다.

수아는 한 여사와 서지우의 손길을 거쳐 완벽한 명문가 영애의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최고급 크림색 원피스는 쌍둥이를 임신해서 6개월이 되어가는

제법 부풀어 오른 그녀의 배를 우아하게 감싸고 있었다.

눈부신 다이아몬드 티아라와 목걸이가 그녀의 단아함에 화려함을 한 스푼 얹어

더할나위없이 고급스런 자태였지만,

수아의 심장은 터질 것 처럼 마구 뛰며 주저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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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 나의 교수님   외전 4. 변호사 문리안의 스카웃.

    시간은 야속하리만큼 빠르게 흘렀다.어느덧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수아와 지완의 셋째 딸 연희의 첫 돌잔치 날이 찾아왔다.3년 전 쌍둥이들의 돌잔치가 열렸던 바로 그 웅장한 호텔 연회장.달라진 것이 있다면, 서지우의 위상과 외모였다.서른넷이 된 서지우는 이제 완벽하게 가문의 핵심 사업을 총괄하는 정식 전무이사가 되어 있었다.가볍게 미소 짓던 과거의 날라리 기질은 온데간데없이,딱 벌어진 어깨에 완벽하게 맞춤 제작된 세련된 다크 그레이 슈트,그리고 살짝 넘긴 머리 사이로 감돌아 흐르는 중후하고 성숙한 어른 남자의 아우라는연회장에 모인 수많은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어이쿠, 우리 서 전무님! 갈수록 인물이 사시네. 회사는 언제 이렇게 훌륭하게 키우셨고? 이제, 형 서지완 교수처럼 훌륭한 배우자만 찾으시면 되겠어요~!!"가문의 어르신들과 기업 대표들의 찬사가 이어졌지만,정작 지우의 눈은 연회장 입구 쪽을 향해 연신 얼씬거리고 있었다.'이상하네... 형수 말로는 오늘 귀국해서 바로 이쪽으로 온다고 했는데...'그때였다.연회장 유리문이 스르륵 열리며,장내의 모든 조명과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들어서는 한 여성이 있었다."어...?"서지우의 손에 들려 있던 와인 잔이 슬쩍 흔들렸다.3년 전 어깨까지 늘어뜨렸던 긴 생머리도, 20대 특유의 수수한 옷차림도 다 사라지고 없었다.귓볼을 살짝 스치는 파격적이고 지적인 칼단발 숏컷 헤어스타일,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게 떨어지는 핏의 딥 블루 컬러 슬림 슈트,높게 솟은 하이힐 소리가 또각, 또각 연회장에 명쾌하게 울려 퍼졌다.미국 뉴욕의 대형 로펌에서 수많은 거물급 사건을 승소로 이끌고,이번에 국내 최고 대형 로펌인 '태산'의 최연소 파트너 변호사로 파격 스카웃되어 귀국한스물여섯의 '문리안 변호사'였다.단정한 숏컷 사이로 드러난 또렷한 이목구비와 지적인 아우라는,과거의 앳된 석사생의 모습을 완벽하게 지워버린 완벽한 '커리어 우먼' 그 자체였다.비교적 어린 나이에

  • 교수님, 나의 교수님   외전 3. 휴전은 끝, 다시 뻐걱대는 거리

    산후조리원 8층 특실 문이 열리자마자 차갑던 공기는 부드러운 온기로 가득 채워졌다.침대 위에서 갓 태어난 셋째 '연희'를 안고 있던 수아와,그 옆에서 꿀이 떨어지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던 지완 교수가 문쪽을 돌아보았다."문리안...?! 너 진짜 미국에서 바로 날아온 거야?!"수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반가움에 소리를 질렀고,리안은 조금 전 엘리베이터에서의 가슴 졸임은 싹 잊은 채환한 미소를 지으며 수아에게 달려갔다.지우 역시 츤데레답게 투덜거리면서도 리안의 무거운 짐들과자신이 사 온 타르트 상자를 테이블 위에 정갈하게 올려두었다.문제는 그 휴전 협정이 단 1시간도 채 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수아가 아기에게 수유를 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조리원 휴게실 소파에 앉은 지우와 리안, 그리고 지완 사이에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지우는 리안의 수수한 차림과 길게 늘어진 생머리를 흘끔거리며,자기도 모르게 나지막하게 툭 한마디를 던졌다."거 참, 아무리 급하게 귀국했어도 명색이 미국 로스쿨 석사생인데... 1년 전 그 도도하던 각은 어디 가고 웬 여대생 수련회 패션인지 모르겠네. 아까 로비에서 진심으로 여대생인 줄 알고 도와주려다 봉변당했잖아."리안의 눈썹이 팍 꿈틀했다.조금 전 엘리베이터에서 자기 자켓을 깔아주고 차가운 손을 꼭 잡아주며체온을 나누어주던 그 든든한 '어른 남자'의 환상이 단 1초 만에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서지우 씨.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제가 고맙다고 아주 정중하게 인사까지 한 거... 지금, 깔끔하게 취소하겠습니다."리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지우를 똑바로 노려보며 쏘아붙였다."일단, 제가 어떻게 입든 그건 제 자유고요. 그리고.. 산모 조리원에 조리를 도와주러 오면서 뾰족구두에 정장 입고 올 순 없잖아요? 사리분별 못 하고 생각없이 겉모습으로 사람 평가하는 그 가벼운 언행은 1년이 지나도 여전하시네요. 아까 엘리베이터에선 제법 어른스러운 척하더니, 문 열리자마자 다시 본색 드러내는 것 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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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 나의 교수님   외전 1. 형수님의 친구?

    그 어떤 고급 호텔의 웅장한 연회장보다 영롱하게 빛나는 날이었다.서대감 집안의 소문난 츤데레 장남, 서지완 교수의 얼굴에는몇 달 전부터 보기 드문 싱글벙글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바로 첫째와 둘째, 쌍둥이 연수와 연아의 돌잔치가 성대하게 열린 날이자—동시에 수아의 배 속에 셋째가 고이 뿌리를 내렸다는 기쁜 소식이온 가문에 전해진 날이었기 때문이다."아이고, 내 손주 녀석들이 판사봉이랑 청진기를 잡았구나! 가문의 경사네, 경사야!"평소 엄격하기로 유명했던 서대감마저 아이들의 돌잡이 결과에세상을 다 얻은 듯 껄껄 웃었고, 한 여사는 수아 곁을 붙다시피 하며 "얘 수아야, 너 또 임신 초기라는데 무리하면 큰일 난다. 어서 가서 좀 앉아 있어라"라며 사과 한 조각까지 깎아 입에 넣기 바빴다.그런 화기애애한 잔치 한복판에서, 서지완 교수의 동생 서지우는 연회장 한쪽 기둥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서 양주 잔을 설핏 흔들고 있었다.서지우는 예전처럼 매일 밤 여자를 바꾸고 클럽을 전전하던 가벼운 한량 방탕아가 아니었다.오는 여자는 절대 거절하지 않았고 가는 여자 또한 절대 잡지 않았던 나름 쿨하고 생각했던 그가,형 서지완이 목숨을 걸고 강수아를 지켜내며 진짜 '남자의 사랑'을 보여준 이후, 서지우 역시 형수를 가까이서 보며 여자는 한낱 장식품과 부속품, 대를 이어줄 도구로만 보던 눈이 변했다.강수아. 형수의 맑고 곧은 모습, 그리고 자녀와 남편을 위한 강단있는 모습까지..형수의 모든 면모에 깊은 감화를 받았다. 그래서 그는 과거의 방탕한 모습을 청산하몀서 가문을 등에 업고 제멋대로 살던 태도를 버리고, 이제는 제법 가문의 사업을 진지하게 배우며 한층 성숙해진 참이었다.하지만 수년 간 몸에 배어버린 특유의 능글맞음과 겉으로 틱틱거리는 '서씨 집안 내력의 츤데레 기질'까지 완벽히 세탁된 것은 아니었다."형수님은 아주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지. 아닌가 ...? 형님이 나라를 구하신건가? 아무튼 형님이 저렇게 팔불출 늑대로 개과천선할 줄

  • 교수님, 나의 교수님   에필로그 6 - 107화. 나의 교수님, 나의 사랑.(최종화)

    사과꽃 향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시골 과수원, 그 옆의 별장 잔디밭.어느새 아장아장 잘도 걷는 쌍둥이 남매(연수,연아)가잔디 위를 뛰놀며 꺄르르 웃어대고 있었고,한 여사와 서 대감은 갓 백일이 지난 셋째 연희(延喜)를 품에 안고 싱글벙글 웃으며빈 유모차를 흔들고 있었다.건강한 모습의 이모와 서지우 역시 바베큐를 준비하며 유쾌하게 잔을 부딪쳤다.과거 유흥가의 아픔도, 가문의 억압도 모두 사라진 자리,오직 세상에서 가장 화목하고 온전한 다섯 식구,아니 아홉 식구의 진짜 가정이 완성되어 있었다.지완은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사과나무를 바라보던 수아의 등 위로 다가와,그녀의 허리를 자신의 큰 두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은은한 코지우드 향이 수아의 온몸을 포근하게 장악했다."........ 처음 노래방 문을 열고 당신이 들어와 눈이 마주쳤을 땐, 나의 뒤틀린 집착이 당신에게 상처가 될끼봐 매일 밤 숨이 막혔어."지완은 안경을 벗어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수아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고 낮게 잠긴 목소리롤 속삭였다."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나는 가문의 명예나 의무 때문이 아니라, 오직 강수아 당신 하나에게 중독되어 숨을 쉬는 미친 남편일 뿐이라는 것을. 나의 메마른 세상에 기적과 사랑을 가르쳐 준 유일한 구원자, 내 사랑.."평생 아껴두었던 아저씨의 완벽하고도 단단한 사랑의 맹세였다.수아는 고개를 돌려 그의 짙은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 보며,그의 목을 끌어안고 마음속 깊은 곳에 피어난 진심을 건넸다."나도 사랑해요. 나의 아저씨, 교수님... 나의 남편 서지완 씨. 내 사랑.."두 사람은 사과 꽃비가 눈부시게 쏟아지는 저녁노을 속에서서로의 입술을 닳아없어서질 듯 깊숙하게 집어삼켰다.비극적 계약과 오해로 시작되었던 잔혹한 인연이,온 가문의 축복과 셋째의 탄생을 통해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모든 이들에게 사랑의 위대한 치유와 희망을 선물하며...[교수님, 나의 교수님] 은 막을 내립니다.그동안

  • 교수님, 나의 교수님   에필로그 5 - 106화. 아기 울음소리, 감격의 눈물

    으앙-, 응애, 응애-!드디어 우렁차고 맑은 아기의 울음소리가 VIP 병실안을 가득 채웠다.지완과 수아를 반반씩 쏙 빼 닮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고 건강한 셋째 딸아이의 탄생이었다.처음 쌍둥이들의 출산 때 처럼 기절하듯 의식을 잃고 지완이 울부짖으며"임신시켜서 미안하다"고 붕괴하던 비극적 시나리오는 없었다.수아는 기쁨과 감격으로 웅성거리는 가족들과 의료진들 사이로,자신의 품에 안긴 핏덩이를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완은 침대 머리맡에 무릎을 꿇은 채,수아의 뺨과 입술 위로 자신의 눈물 어린 입술을 천천히 덮었다.오직 감격과 영원한 사랑만이 섞이는 격정적인 눈물의 키스였다."........ 고생 많았어, 수아 씨. 나의 영원한 구원자. 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지완은 수아의 손을 꼭 쥔 채 몇 번이고 고백했다.수아는 자신 품의 아기와,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단단한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며비로소 자신이 출산 도구가 아닌, 이 가문과 서지완이라는 한 남자의 목숨보다 소중한 임을 가슴으로 따뜻하게 재확인했다."나도 사랑해요, 지완 씨. 세 번째 기적을 만날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요."서로를 향한 무한한 신뢰와 치유의 고백이,분만 병실의 모니터 음 사이로 애달프게 퍼져 나갔다."크흠.. 음흠....그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게냐? 우리도 아기 얼굴 좀 보자꾸나."셋째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서로를 껴안고 눈물 흘리던 가족들 사이로, 서 대감이 더는 참지 못하고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비극으로 시작되었던 두 사람의 인연은 이제 단 한 줌의 상처도 남기지 않은.완전한 축복의 패밀리의 이야기로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 교수님, 나의 교수님   3화. 완벽한 형의 치명적 결함

    서지우는 제 친형인 서지완을 한 번도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형은 가문의 완벽한 피조물이자 오차 없는 기계였다. 부모님조차 형을 자식이 아닌 가문의 간판으로 대했고, 지우 역시 늘 대단한 형의 그늘에 가려져 방탕한 둘째 도련님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가문에는 철저히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형 지완은 아주 어릴 적 앓았던 큰 병의 후유증으로 인해, 선천적으로 이성에게 반응하지 못하는 데다가 그 병으로 인해 아이를 갖기 힘든 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집안 어른들이 기를 쓰고 명문가 딸인 윤서희와 형을

  • 교수님, 나의 교수님   2화. 생전 처음 겪는 폭동

    서지완의 인생은 단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자식을 학문의 도구로 여기는 엄격한 집안에서, 그는 늘 자를 잰 듯 완벽한 장남이어야 했다. 감정은 사치였고 이성은 법이었다. 서른넷이 되도록 그 어떤 여자에게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건 대단한 절제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흥미가 없었다. 심장이 뛰지 않으니 동요할 일도 없었다. 친구들의 등쌀에 밀려 이 유흥가 지하의 퀴퀴한 노래방에 앉아 있을 때까지만 해도, 지완은 제 인생이 통째로 뒤흔들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 새로 온 애냐? 얼굴

  • 교수님, 나의 교수님   1화. 문을 열면, 지옥

    “은수아 학생. 출석 안 합니까?” 강의실을 채운 백여 명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의 뒷덜미에 꽂혔다. 하지만 수아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귓가에서 거대한 이명이 일었다. 단상 위에 서 있는 남자. 은테 안경 너머로 지독하려치만 냉정하게 빛나는 저 눈동자. 맞춤 수트를 자로 잰 듯 차려입은 한국대 식물생명공학과 교수, 서지완. ‘말도 안 돼.’ 수아의 손끝이 작게 떨렸다. 온몸의 피가 바닥으로 웅덩이치며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저 목소리를 안다. 저 단단한 어깨를, 제 살결을 파고들던 그 뜨거운 체

  • 교수님, 나의 교수님   4화. 가문의 비밀 지령

    “엄마, 대박 사건이라니까? 형이 여자한테 눈이 돌아갔어. 그것도 아주 제대로.” 서울 성북동의 거대한 저택, 서지우는 수화기 너머의 어머니에게 흥분된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지방의 한 한적한 카페 구석, 지우의 손에는 채원의 신상명세서와 조사 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강수아, 스물둘. 지방 국립대 농업생명과학과 과수석. 부모 없이 홀로 키워준 이모의 교통사고 수술비를 대기 위해 잠시 밤거리로 흘러든 불쌍하고 올곧은 여자. 평생 얼음 조각 같던 형 서지욱이 매일 밤 노래방 구석에서 그 미련한 짓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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