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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Author: 김원호
반면 윤구주는 태연했다.

“은인님, 지난번에 헤어진 이후로 계속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네요!”

은설아는 행복한 듯 말했다.

“저도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어쩌면 이게 운명 아닐까요?”

은설아가 기분 좋게 말했다.

“은인님...”

“은인님이라고 하지 말고 윤구주라고 불러요.”

윤구주는 은인이라는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렇게 말했다.

“네, 그럼 구주 씨라고 부를게요.”

은설아도 은인이라고 하면 벽이 느껴지는 것 같아 호칭을 바꾸기로 했다.

두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사람이 달려왔다.

“예쁜 누나! 누구랑 얘기하는 거예요?”

다름 아닌 스님 공수이가 등장했고 공수이가 나타난 것을 본 은설아는 황급히 말했다.

“구주 씨랑요.”

구주 씨?

당황한 공수이는 눈동자를 굴려 윤구주를 힐끗 보고는...

젠장!

스님은 너무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

“윤구주, 이 자식, 너 왜 여기 있어?”

공수이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오더니 그가 눈을 크게 뜨고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편 윤구주는 공수이를 보자 살짝 웃으며 말했다.

“수이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간이 커졌나 봐? 이젠 나한테 욕도 하네?”

“아...”

윤구주의 말을 들은 스님은 순간 다소 겁에 질렸다.

“아, 아니! 형님, 오해에요! 내가 너무 오랫동안 못 봐서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

스님은 가면이라도 뒤집어쓰듯 표정이 빠르게 바뀌며 설명했다.

그는 두려웠다. 혹시나 이 형님을 화나게 하면 지금이라도 자신을 바닥에 대고 제압할까 봐!

예전에 있었던 일들이 떠오르자 스님은 마음 한쪽이 섬뜩해 났다.

살면서 두려운 게 하나도 없다며 자부하던 스님이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게 눈앞에 있는 이 형님이었다.

오히려 당황한 건 은설아였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앞에 있는 윤구주와 공수이를 번갈아 보았다.

“구주 씨... 혹시 두 사람 아는 사이에요?”

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

“이 녀석은 어릴 때부터 나를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다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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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1201화

    고대하던 만남이었지만 그게 이런 방식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윤구주가 공수이를 한번 보더니 은설아에게 말했다.“은설아 씨, 이 꼬맹이랑 할 말이 있어서 그러는데...”은설아는 당연히 윤구주의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구주 씨. 저 옆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말을 마친 은설아는 아쉬운 눈빛으로 윤구주를 쳐다보고 나갔다.은설아가 떠난 후 공수이는 은설아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커다란 손이 공수이의 귀를 잡았다.“아파요... 아프다고요...”귀를 잡힌 공수이는 소리를 질렀으나 반격할 엄두는 없었다.지금 자신의 귀를 잡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형님, 윤구주였으니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꼬맹이, 너 이리 와!”윤구주는 공수이의 귀를 잡고 조용한 곳으로 끌고 갔다.곤륜 지역에서 무서워하는 거 없던 공씨 가문 세자가 이렇게 귀를 잡힌 채로 끌려나가다니, 다들 보면 깜짝 놀랄 일이었다.“형님, 살살 잡으세요. 아파요!”공수이가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며 빌었지만 윤구주는 그를 조용한 곳으로 끌고 온 후에야 손을 놨다.“꼬맹이, 누가 네가 곤륜 지역에서 나가는 걸 허락했는지 말해.”윤구주가 물었다.“난 다 형님 때문이에요!”공수이가 빨개진 귀를 쥐면서 말했다.“날 위해서라고? 다시 한번 말해봐.”윤구주는 공수이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공수이는 아파하며 억울한 말투로 말했다.“당연히 형님 때문이죠! 그러게 누가 우리 누나 맘 아프게 하라고 했어요? 목매달고 죽겠다고 한 적도 있단 말이에요!”윤구주는 갑자기 곤륜 지역에서 보았던 큰 판다를 타고 손에는 나무 검을 쥐었으며 포니테일을 묶은 공수민이 생각났다.공수민의 능력은 아주 높아 윤구주에게도 밀리지 않았다.더 놀라운 것은 공수민이 어렸을 때 자주 윤구주의 침대 곁에 와서 귀신 이야기를 해주며 놀렸다는 사실이다.윤구주가 놀랄 때마다 공수민은 윤구주를 안아주며 말했다.“괜찮아, 누나가 있잖아. 신이든 악마든 그

  • 구주, 왕의 귀환   제1202화

    옛 형제들 사이에는 윤구주가 어릴 때 창립한 악당방도 있었다.이 파벌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종문의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이거나 세가의 자식이라서 악당방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들의 배경은 모두 엄청났다.그런 악당방에서도 제일 큰 조력자는 단연 윤구주였다.곤륜 지역에서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보던 윤구주가 살짝 웃었다.“그러네, 오랫동안 돌아가 보지 않았어.”윤구주의 눈에는 서서히 슬픔이 드러났다.“형님, 제 말이 맞죠?”공수이가 고개를 들고 원망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쳐다봤다.“그래,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곤륜 지역에서 말도 없이 나와버리면 안 되는 거야. 알겠어?”“칫, 어쩌라고요. 난 그냥 형님만 찾을 수 있으면 그딴 규칙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고요! 제가 몰래 나올 때 악당방의 형제들은 엄청나게 응원해 줬다고요!”윤구주의 꾸중에도 공수이는 득의양양해 하며 말했다.이 말을 하자마자 윤구주는 또 딱밤을 때렸다.하지만 이번에는 힘을 세게 주지 않았다.“수이야, 너 스승님은 잘 계시지?”스승님의 안부를 묻는 윤구주에 공수이가 웃으며 대답했다.“건강히 잘 계세요. 하지만 요 몇 년간 종종 형님하고 다시 바둑 한판 둬보고 싶다고 하세요. 어쨌거나 오랫동안 형님을 한 번도 못 이겨봤으니 얼마나 이겨보고 싶으시겠어요.”“하하하, 내가 돌아가게 되면 한번은 이기시게 해드릴게.”윤구주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그러셔야죠. 안 그러면 죽어도 맘 편히 눈은 못 감으실 거예요.”공수이가 웃으며 말했다.“스승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잘 있지?”윤구주는 악당방의 사람들에 관해서도 물었다.“다 잘 있어요! 근데 형님께서 떠나신 후로 모두 선조들에게 불려가서 폐관 수련을 시작했어요!”“그랬구나, 잘됐어!”윤구주는 자신을 따라다니던 녀석들의 도심이 흔들려 수련에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했었는데 모두 수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듣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형님, 저희 안부 말고 형님 얘기해봐요. 형님은요? 곤륜 지역을

  • 구주, 왕의 귀환   제1203화

    “이 일은 나중에 알려줄게. 지금은 묻지 마.”공수이는 본인이 말하기 싫은 일이라면 아무리 부추겨도 말하지 않는 윤구주의 성격을 알기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형님 말 들을게요.”“근데 은설아 씨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은설아와 공수이가 함께 있는 걸 봤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느꼈던 윤구주가 물었다.곤륜 지역에서 금방 나온 녀석이 어떻게 은설아랑 함께 있었던 건지 윤구주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형님, 이 일은 말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요. 그날 형님을 찾으러 간 뒤 길에서 차 두 대를 보게 됐는데 마침 두 예쁜 누나가 나쁜 놈한테 돈을 뜯기고 있더라니까요.”공수이는 은설아를 만나게 된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윤구주는 공수이의 말을 듣고 자초지종을 이해했다.“그러니까 은설아 씨를 네가 구한 거네?”“네, 맞아요!”공수이가 기쁘게 말했다.“저 사실 예쁜 누나 좋아해요!”“뭐라고? 은설아 씨를 좋아한다고?”공수이의 말에 윤구주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그러세요 형님? 좋아하면 안 돼요? 누나 예쁘잖아요! 그리고 사람도 엄청 좋고요! 멍청이가 아닌 이상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멍청이라는 단어까지 쓰며 말하는 공수이에 윤구주는 또 그의 딱밤을 때렸다.“형님, 왜 또 때리세요? 전 그저 멍청이가 아닌 이상 예쁜 누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지. 형님을 말한 게 아니잖아요?”그에 윤구주는 눈을 부라리며 속으로 생각했다.‘이 바보야, 입 닥쳐! 날 말하는 게 아니면 누굴 말하는 건데?’하지만 공수이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형님은 어떻게 예쁜 누나를 알게 된 거예요? 두 사람 꽤 친한 사이인 것 같아 보이던데요.”은설아와의 관계를 알려주고 싶지 않았던 윤구주는 대충 얼버무렸다.“나도 은설아 씨를 안 지는 얼마 안 돼.”“아하, 그렇군요. 근데 형님, 그거 아세요? 예쁜 누나가 마음이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몸도 만 명 중에 한 명 나올락 말락 한 수련 성체예요! 스승님께 전에 예쁜 누나 같은 음량 성체는 이중

  • 구주, 왕의 귀환   제1204화

    윤구주의 말을 듣고 공수이는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공수이의 마음속의 신 같은 존재인 윤구주의 허락이었기에 공수이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했다.“아차, 하마터면 이 일을 잊을 뻔했네!”신나게 말하던 공수이가 갑자기 이마를 치자 윤구주가 의아한 듯 물었다.“왜 그러는데?”“방금 위층에 있을 때 경호원들이 말하는 걸 들으니 어떤 놈이 예쁜 누나랑 안고 있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빨리 내려온 건데 도대체 어떤 놈이 나랑 여자를 뺏으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형님, 예쁜 누나가 어떤 놈이랑 안고 있었는지 보셨어요?”욕을 하며 계속해서 묻던 공수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윤구주는 공수이의 엉덩이를 발로 찼다. “형님, 왜 차세요?”그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던 공수이는 엉덩이를 만지며 억울한 표정으로 윤구주를 쳐다봤다.“네가 매를 벌어서!”윤구주는 더 말하지 않고 고개를 돌리고는 걸어갔다.“형님은 왜 갑자기 이러시는 거야? 내가 언제 건드리기라도 했나? 형님께서 곤륜 지역을 떠나신 후 고생을 많이 하셔서 이렇게 화가 많이 쌓인 걸 거야.”공수이는 중얼거리며 윤구주를 따라갔다.화려한 인테리어의 돈킹 호텔 로비에서는 은설아가 기쁜 마음으로 윤구주를 기다리고 있었다.계속 보고 싶었던 윤구주를 보는 오늘이 은설아에게는 이 반년 중에서 가장 기쁜 날이었다.얼굴에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 윤구주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의 은설아는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구주가 공수이를 데리고 왔다.“구주 씨, 얘기 다 나눴어요?”윤구주가 웃으며 대답했다.“네.”“오늘 드디어 구주 씨를 만나서 너무 기뻐요! 구주 씨, 오늘은 내가 살게요.”“미안한데 제가 다른 일이 있어서 밥은 같이 못 먹을 것 같아요.”윤구주는 은설아의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구주 씨, 이렇게 빨리 떠나시는 거예요?”윤구주의 거절에 밝게 웃던 은설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실망한 표정으로 변했다.“급한 일이라서 꼭 가봐야 해요.”애초에 윤구주가 이번에 온 것도

  • 구주, 왕의 귀환   제1205화

    서울의 도로 위.윤구주가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고 공수이는 원한에 가득 찬 눈빛으로 뒤에서 따라가고 있었다.은설아를 떠난 후 마음이 좋지 않았다.어쩔 수 없다.공수이의 첫사랑이었으니 말이다.겨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윤구주가 공수이를 끌고 나와버린 것이다.“형님, 저는 예쁜 누나가 너무 좋은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해요?”조용히 따라 걷던 공수이가 갑자기 물었다.“그 생각은 없애는 게 좋을 거야.”“네? 형님, 그게 무슨 말이에요?”“다른 뜻은 없어, 그저 네가 나중에 속상해할까 봐 그러는 거야.”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묻는 공수이에 윤구주는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속상해한다고요? 그럴 리 없어요. 예쁜 누나가 그렇게 예쁘고 또 사람도 좋은데 어떻게 속상할 수가 있어요?”한동안 투덜거리던 공수이가 잠시 후 다시 입을 열었다.“유일하게 절 속상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바로 예쁜 누나가 절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거겠죠! 형님께서 보시기엔 제가 어디가 모자라요? 예쁜 누나가 좋아하는 사람을 왜 이기지 못하는 건지. 예쁜 누나가 좋아하는 나쁜 자식한테는 이미 여자 친구가 있다고 들었어요. X발, 예쁜 누나가 어떻게 이런 나쁜 자식을 좋아할 수 있어요? 안 그래요, 형님?”공수이는 계속 윤구주에게 말했지만 의도치 않게 저격을 당한 윤구주는 어이가 없었다.이 자식이 지금 자신을 나쁜 자식이라고 한 것인가?이런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녀석이!“언젠가 그 나쁜 자식을 만나게 된다면 꼭 때려눕혀 버릴 거예요! 예쁜 누나에게 상처 준 대가를 똑똑히 알려줄 거예요!”공수이는 한편으로는 말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주먹을 꽉 쥐었다.“수이야, 말 다 했어? 다 했으면 빨리 따라오기나 해.”윤구주는 공수이가 재잘거리는 것을 듣기 싫다는 듯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다시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공수이는 윤구주가 가는 것을 보고 그저 따라갔다.“형님, 밖에서 6년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예쁜 형수님은 찾으셨어요? 형님처럼

  • 구주, 왕의 귀환   제1206화

    윤구주는 공수이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그렇다.윤구주는 하마터면 공수이가 제자백가 중 공씨 가문의 세자라는 것을 잊을 뻔했다.제자백가 중에서 제일 유명하고 대표적인 공씨 가문의 유도는 화진에서 전통이 오래됐고 문하생이 아주 많았다.그러니 서울에서 윤구주를 찾는 것은 공수이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윤구주는 더 물어보지 않고 작은 별장으로 들어갔고 공수이도 윤구주의 뒤를 따라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구주는 공수이를 데리고 정원에 도착했다.“누구세요?”두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용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저하? 저하를 뵙습니다, 저하의 귀환을 환영합니다!”용민이 윤구주인 것을 보고 즉시 참배를 했다.그때 소리를 들은 철영, 재이, 정태웅, 그리고 민규현이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저하!”그러고는 모두 윤구주를 보고 인사를 올렸다.입으로는 윤구주를 외치고 있었지만 사실 그들의 시선은 모두 윤구주 뒤에 있는 공수이에게로 향해있었다.“왜 또 이 스님이에요? 어떻게 저하와 함께 있는 거죠?”정태웅이 첫 번째로 물었다.공수이는 아무렇지 않게 윤구주의 옆에 서 있으며 사람들의 궁금해하는 시선에 우물쭈물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았다.자신의 등장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모든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었을 때 윤구주가 걸어 나오며 말했다.“모두 꼬맹이를 전에 본 적 있지?”윤구주가 말한 것은 공수이였기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저하, 이 꼬마 스님은 누구세요?”정태웅이 묻자 모두들 공수이를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다.“얘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동생이야.”윤구주가 이 말을 하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수이야, 이리 와서 인사해.”수이?이 이름을 들은 정태웅이 참 독특한 이름에 흠칫하며 놀랐다.공수이가 웃으며 앞으로 걸어 나와 말했다.“여러분, 안녕하세요! 공수이라고 하고 법호는 만천이에요.”이 말을 듣고 정태웅이 먼저 뿜었고 다른 사람들도 특이한 이름에 넋을 잃었다.“이제 금방 오게 됐는데 앞으로 형님, 누님 잘 부탁드립니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207화

    모두 공수이를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 구경하듯 훑어보았다.“꼬마 스님, 진짜 이름이 수이야? 이름이 참 독특해.”정태웅이 먼저 앞으로 나와 물었다.“네!”공수이는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싫어한 적도 없었고 또 자신의 이름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독특한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우리 저하하고는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지 물어봐도 될까?”정태웅이 또 묻자 공수이가 바로 대답했다.“제 형님이신데 어려서부터 따라다녔었어요!”“저하를 형님이라고 부른다고?”“네! 곤륜 지역에서 저희 형제들은 모두 형님이라고 불러요!”공수이가 또 말했다.곤륜 지역이라고 말하자마자 정태웅은 흠칫했다.옆에 있던 민규현, 천현수, 그리고 무표정이었던 남궁서준도 곤륜 지역을 들었을 때는 표정에 살짝 변화가 나타났다.화진 곤륜 지역은 모든 무인들이 추구하는 무술의 성지가 아닌가!곤륜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절세 노마 외에 많은 화진의 천재들뿐이었다. 여러 지역 금기의 땅과 이어져 있는 곤륜 지역은 무인들이 모두 추구하는 성지였으며 동시에 무인들의 금기의 땅이기도 했다.눈앞에 있는 이 얌전해 보이는 공수이가 화진에서 제일 신비로운 곤륜 지역에서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네가 화진의 무술 성지 곤륜 지역에서 왔단 말이야?”정태웅은 놀라서 입이 크게 벌어졌다.“네! 왜 그러세요? 형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공수이가 질문에 정태웅이 고개를 저었다.“소문에 의하면 곤륜 지역은 우리 화진의 무술의 성지인데 그 안에는 많은 절세 강자들이 숨어있다고 하던데 이게 사실이야?”정태웅이 물었다.“이건 맞아요. 하지만 그곳은 정말 재미가 하나도 없어요!”공수이가 투덜댔다.“곤륜 지역이 재미가 없다니? 거긴 화진의 무술의 성지라고! 모든 무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금기의 땅이라고!”정태웅이 어이없어했다.“쳇, 무슨 성지긴요. 아무튼 난 너무 심심했어요!”공수이가 말하고는 눈을 깜빡이며 먼 곳에 있는 서울의 높은 빌딩을 보며 말했다.“그래도 큰 도시가

  • 구주, 왕의 귀환   제1208화

    당분간은 금기의 술법을 배울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정태웅이 말했다.“그럼 무슨 보물이 있는지 보여줄 수 있어?”“아하, 잘 물어보셨어요! 제가 다른 건 없어도 보물은 엄청 많거든요!”제자백가의 공씨 가문의 세자로서 공수이가 한 말은 허세가 아니었다.공수이가 말을 하고 낡은 가방을 열자 정태웅은 공수이의 낡은 가방만 뚫어져라 쳐다봤다.옆에 있던 민규현, 천현수, 용민, 철영, 그리고 재이까지 모두 궁금해하며 속으로 생각했다.‘이렇게 낡은 가방에 무슨 보물이 있다는 거지?’공수이가 낡은 가방을 열고 안에 있는 물건을 꺼내기 시작했다.얼마 되지 않아 공수이는 가방에서 물건을 몇 개 꺼냈다.도자기 병에 든 단약, 갑옷 그리고 장갑이었다.“이건 용역 단약인데 우리 스승님께서 만드신 무인이 복용하면 효과가 아주 좋은 단약이에요! 이건 화서갑이라고 하는데 칼이고 총알이고 다 막아낼 수 있어서 상대가 대가 경지 아래라면 머리를 베지 않는 이상 아무 문제 없어요! 이건 신풍장갑이라고 하는데 곤륜 지역에서 사는 질풍 늑대의 가죽으로 만든 거예요. 이걸 끼면 주먹 속도가 최소 두 배는 빨라질 수 있어요!”공수이가 보물을 일일이 소개하자 정태웅 등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넋을 놓고 있었다.“진짜야? 수이야, 우리를 속이면 안 돼.”단약, 갑옷과 장갑 모두 보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해 보였기에 정태웅이 먼저 의심하고 나섰다.“못 믿겠으면 사용해 보던가요.”공수이가 말에 정태웅은 반신반의의 태도로 걸어가 그 많은 물건 중에서 신풍장갑을 골랐다.그 신풍장갑은 검은색이었는데 위에 있는 코팅은 이미 다 떨어진 상태였다.만약 공수이가 보물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길가에 던져도 정태웅은 줍지도 않을 것이다.한번 시도해 본다는 마음으로 정태웅은 신풍장갑을 손에 꼈는데 신기하게도 장갑을 끼자마자 가벼운 느낌이 두 팔을 감돌았다.마치 두 팔이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는 것 같은 느낌에 정태웅이 기쁘게 소리쳤다.“헐, 이런 가벼운 느낌 죽이는데!”“주먹 한 번 날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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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040화

    임정설이 일으킨 이씨 가문의 기세조차 마물들에게 잠식당해 사라지고 있었다.청해는 말 그대로 처참한 상태였다. 이젠 자기 몸 하나 제대로 지킬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나마 임정설이 죽을 각오로 지켜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목숨이 끊겼을 터였다. 결국, 화진의 국주가 자신의 목숨을 지켜준 것이다. 이 순간만큼은 죽는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다음 생이 있다면... 화진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줘. 그게 아니라면. 그냥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게 해줘... ”청해는 하늘을 향해 처절하게 외쳤다. 임정설은 고개를 번쩍 들고 한 번 더 울부짖었다. 그 울음은 황자의 기운을 불러왔고 서요산 일대의 천기와 섞여 거대한 진룡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황도기운과 진룡을 하나로 모든 요마를 베어낸다! ”그 역시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 더는 버틸 수 없다면 풍무기처럼 자신의 마지막 의지를 국운에 녹여야 할 것이다. 진요탑 안. 이 일대 세계 전체가 마기에 잠식되어 만물은 스스로 죽음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런 데 무명은 더 이상 흥분할 수 없었다. “하하! 인황이 뭐라고? 도를 얻은 건 나다. 나는 이미 진정한 길의 끝을 보았다. 내 의지는 구천 현천을 관통한다. 하늘도 날 감당할 수 없어. ”그 순간 하늘과 땅이 동시에 울컥하며 뒤틀렸다. 무언가 말도 안 되는 존재가 깨어나는 기운이었다. 이 작은 진요탑 속 공간조차 그걸 담아낼 수 없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야? ”무명이 눈을 치켜떴다. “또 뭘 하려는 거야? 설마... 윤구주 너 나를 봉인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네 실력으론 날 봉인 못 해. 아니, 가능하다 쳐도 목숨을 걸어야만 가능하지. 하지만 지금 넌 그 목숨을 걸어도 겨우 나를 세 손가락만큼 다치게 할 수 있을 뿐이야. 그 정도 피해라면 기꺼이 감수하지. 와봐, 날 얼마나 벨 수 있나 보자고. 병이 오면 장수로 막고, 물이 오면 흙으로 막는 법이지. 그러니 한번 보자고 구주왕이라는 놈의 마지막 발악이 어떤지. ”무

  • 구주, 왕의 귀환   제2039화

    “인간마가 세상에 나왔는데, 대체 누가 막을 수 있겠냐. 왜 그 무게를 전부 화진이 짊어져야 하는데? 이건 너무 불공평해.”청해는 처음으로 곤륜영역에 혐오감을 느꼈다.그리고 그제야 윤구주가 말했던 위선의 신이라는 말이 단순한 수련의 이야기가 아님을 이해했다.그들은 입만 열면 도덕과 정의를 떠들지만, 정작 하는 짓은 불의 그 자체였다. 위선적이기 짝이 없었다.“아아아!청해무극! 지은살결!!”청해는 모든 정원을 끌어 올렸고, 심지어 음혼까지 태워버렸다.음혼이 하늘의 뇌격을 불러오자, 그의 기운 속에는 놀랍게도 정의로운 황기가 피어올랐다.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도에 들어선 것이다.그 수련은 폭발하듯 치솟아 극점 신경 후기에 이르렀고, 잠시나마 이성설과 맞먹는 기세를 뿜어냈다.“카! 이제야 좀 신 같은 포스가 나오네!”백호는 멀리서 엄지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하지만 청해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백호는 원래 미친놈이었으니까.누구든 이 상황이면 절망했을 전황.하지만 백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율로 들떠 있었다.그는 전투를 위해 태어났고, 결국 전장에서 죽을 운명이었다.그게 백호가 택한 길 죽음을 향한 도였다.세 사람 모두 이미 죽을 각오로 싸우고 있었다.살아남을 생각 따윈 없었다.마물들과 함께 미쳐 날뛰며 생사의 끝자락을 오갔다.진요탑.풍무기는 전사했다.이제 남은 건 윤구주 단 한 사람.그가 인간마와 맞서야 할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윤구주! 풍무기는 죽었다. 이젠 네 차례야! 혼을 꺼냈다고 해서 날 이길 수 있다는 뜻은 아니야. 내 육신이 남아있는 이상, 나는 이미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 지금의 반성 상태만으로도 네 인황 따위가 감당할 수는 없어. 그래, 네 선술은 순수하겠지. 그래서 네 육신엔 손댈 수 없지만 혼을 지워버리면 넌 끝이야. 마도무영,도파무극! 혈음마도, 현세에 나타나라!”그의 손에 한 자루의 절세마도가 출현했다.그 칼끝에서 피의 바다가 솟구치고, 살기는 윤구주의 황기조차 압도했다.이런 마도를 길러내기 위

  • 구주, 왕의 귀환   제2038화

    잠금요탑 밖, 무너졌던 마기가 흩어지자 서요산 검종 제자들 사이에서 울음이 터졌다. 500년 만에 다시 햇살을 본 그 순간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서요산은 그 오랜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도움 없이 혼자서 마를 억눌러왔다. 그 현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무명이 죽은 건가? ”장인대진인이 순간 멍해졌지만 곧 신념술로 본 광경에 얼굴이 굳어졌다. 귀물들이 미친 짐승처럼 날뛰며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산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이제부터가 진짜다.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윤구주가 무명의 목에 칼을 들이댄 건 확실해. 지금이 바로 마지막 승부의 시점이다.”말이 끝나자마자 흩어진 마기가 다시 거칠게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마기가 응집되더니 거대한 마영체가 형성됐다. 그 거대한 그림자는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고 대지를 집어삼키려는 듯 광폭하게 움직였다. 그건 이제는 환상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 재앙이었다. 잠금요탑 위로 백장 크기의 마존이 강림했다. “윤구주! 네가 이 정도였다고? 실력만큼은 서요산 시조랑 비교해도 꿀리지 않겠군.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미 흐름은 정해졌다. 대세는 되돌릴 수 없어. 그 시조가 도력이 하늘을 찌르고 능력이 천하를 뒤흔든다 해도 결국 날 죽이지 못했지. 결국엔 구천을 떠돌며 외도계에서 날 베어낼 무언가나 찾고 있겠지. 외도계엔 나를 죽일 보물이 있을지도 몰라도 이곳 인간계 구주의 오방 안에서는 절대 없어. 너도 마찬가지야, 넌 여기서 끝이다. 죽어라!! 윤구주. 마의 경계는 끝이 없고 마의 바다는 만 리를 삼킨다! ”하늘이 찢기고 무한한 마해가 대지를 뒤덮었다. 잠금요탑은 순식간에 요산으로 변했고 주변은 온통 사기와 혼란으로 뒤덮였다. 무명은 드디어 자신의 사혼체를 드러내며 윤구주와 마지막 일전을 준비했다. 윤구주의 손에 들린 참마검이 떨리기 시작했다. 풍무기의 상태가 이미 한계라는 증거였다. “구주야, 내 양혼신체는 거의 다

  • 구주, 왕의 귀환   제2037화

    ‘선술? 크하하하!’무명이 미친 듯 웃었다.“네가 황자면 뭐 어쩌라고? 결국에는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인간 세상의 유성일 뿐이지.”“나는 무명이다.하늘은 이미 내 발 아래 있다.세상의 법? 그런 건 내가 정하는것이다.”“윤구주! 과연 네놈이 날 어떻게 상대할지 두고 보겠다!”‘원신출체도 못 한 놈이 선술을 깨달았다고? 어이없네.’무명의 눈에는 윤구주란 놈은 선술의 겉껍데기나 훔쳐본 수준에 불과했다.입만 산 허세쟁이 꼬맹이였지 그딴 놈은 애초에 눈에 들어올 가치조차 없었다.게다가 진짜 선술을 논하려면 그 참마검조차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하는 주제에.하지만 윤구주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신의 경지에 머물던 시절,우연히 소요산에 들렀을 때 그때 이미 선술의 근본을 깨달았지.”윤구주의 눈이 빛났다.“지금, 네게 그걸 보여주마.”“구기신통 , 등선!”부우우우웅!!윤구주의 몸을 감싸고 있던 하얀 기운이 순식간에 실체의 불꽃으로 응결되었다.기운이 ‘기’에서 ‘힘’으로 승화된 것이다.무명의 눈동자가 순간 가늘어졌다.이게 뭔지 무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제 윤구주는 몸 자체에서 영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솔직히 말해서 마음만 먹으면, 주변 땅의 기운조차 자기 위주로 바꿔버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윤구주는 이제 한 종파의 시조로 불릴 자격이 있는 존재였다.더 이상 강자를 넘어서 자신만의 도를 세우고, 전설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무명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저건, 설마 성력?!”그 힘은 그렇게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문제는 진짜였다. 가짜가 아닌, 순도 100%의 성력이었다.“말도 안 돼...저놈이 어떻게...”무명의 내면이 갈기갈기 찢어졌다.수행자에겐 한 단계 한 단계가 천벽과도 같다.특히 성의 경지에 이르기 까지는 그야말로 하늘과 하늘 사이를 걷는 자들만이 갈 수 있는 길이 였던것이다그리고 지금 윤구주는 그 문턱을 스스로 넘고 있었다.“무명! 넌 반성자일뿐! 육신만 있었으면 성인이 됐을지도 몰라.하지만 지금 넌 가짜

  • 구주, 왕의 귀환   제2036화

    단 한 걸음,그 한 걸음만 넘기면, 그는 곧 성급 바로 직전 경지에 이른다.그리고 그 마지막 문턱을 박살내는 순간 반쯤 성인이 된 경지, 반성급이다!지금 이 자리, 그 반성급 경지에 선 자는 바로 인마라고 불리는 무명이었다.“과연... 화진의 인황, 구주왕이라 불릴 자격은 있군. 하지만 너도 알겠지. 지금 네 수준으론 몸을 직접 이 판에 던지지 않는 이상 나랑 맞붙을 자격조차 없어. 네가 그 잘난 원신출체를 어떻게 하겠다는지 구경이나 해보자고. ”무명이 입꼬리를 비틀며 코웃음쳤다.팔기귀일에 도달한 윤구주의 전투력은 이미 황의 지경을 뛰어넘었다.하지만 무명과의 경지 차이는 여전히 너무 컸다.실력은 분명 엄청났지만 격이 다르였다.지금 상태로도 보통의 황자의 경지까지 초월한 상태지만 무명을 상대하긴 아직 한참 부족했다.심지어 무명이랑 싸울 실력은커녕 참마검조차 손에 제대로 못 잡는 게 현실이었다.“팔기로 부족하다면... 제구기는 어때? 구기:적선!”부우우우웅!윤구주의 온몸을 하얀 선기가 감싸는 순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비웃고 있던 무명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뭐라고? 이건 네 따위가 쓸 수 있는 기술이 아니잖아! ”그 순간, 무명조차 숨을 삼켰다.이건 상식의 틀을 깨부수는 광경이었다.근대에 들어서면서 도에 대한 수련는 사실상 약해졌다.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세상에 흐르는 천지영기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봉신전쟁 당시, 상상을 초월하는 영기가 소모됐고 그 전쟁이 끝난 후 곤륜구역은 세상의 영기 90%를 신계에 봉인해버렸다.거기서 마음껏 영기를 탕진한 것도 모자라 바깥의 산수들까지 무분별하게 빨아들인 탓에세상의 영기는 걷잡을 수 없이 줄어들고 말았다.결국 세상은 고위 수련자가 태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그래서 화진에선 500년에 한 번 황자가 나올까 말까 할 정도이고 황자의 경지에 도달하는 건 지독하게 어려운 일이었다.임정설이 황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처음부터 그가 강해서가 아니라 윤구주를 돕기 위해 왕

  • 구주, 왕의 귀환   제2035화

    마기가 검종 제자들의 혼백에 침투하자 그 순간 제자들의 몸에서 시커먼 마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이를 목격한 장인 대진인은 망설임 없이 즉시 결단을 내렸다. 오염된 제자들을 그 자리에서 곧바로 정화해 버린 것이다.“모든 제자들아, 입문 첫날 내가 분명히 말했을 것이다. 서요산은 찬란한 성지 화진 정통의 계승지다. 정은 사악함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정은 사악함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서요산 제자들이 평생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는 도의였다.입문과 동시에 깨달음을 얻은 그들은 언젠가 반드시 도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저 화진 정통의 수호자가 되기 위해서였다.그 순간 진요탑 외곽에서는 7대 진인을 중심으로 전 종문 제자들이 목숨을 걸고 진요탑을 사수하고 있었다.하늘을 뒤덮을 듯한 마기의 기세는 점점 거세져 어느새 검종의 경내 전역을 삼켜버렸다.검종 제자들은 마기를 막아내면서도 동시에 진요탑의 결계를 유지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정도를 지키는 일은 그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투쟁이었다.산 아래 상황도 마찬가지로 치열했다.온갖 요괴와 귀신들이 들이닥치는 가운데 임정설은 황운을 등에 업고 이씨 가문의 국운을 모두 모아 홀로 수백만 마기를 막아서고 있었다.백호는 마인으로 완전히 변신해 광란의 충격 속으로 몸을 던졌고, 스스로 마를 품은 채 적진을 난도질했다.청해는 천뢰신술을 펼쳐 수만 개의 천뢰를 무기로 변환시켜 온갖 사도와 악귀를 쓸어내기 시작했다.그 무렵 진요탑 내부에서 풍무극의 기세는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구주야, 내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 내 500년 수련의 혼을 너에게 바치겠다."”풍무극의 준비는 이미 완료되었다.그는 미리 준비해 둔 제천 법기를 꺼냈고 전법이 발동되는 순간 그의 육신은 산산조각 부서졌다.그의 정기와 천지 정기를 모두 품은 찬란한 진신 영혼은 한 자루의 참마검으로 변해 윤구주 앞에 떠올랐다.“풍 종주...” 윤구주는 입술을 깨물었다.슬프고 아쉬

  • 구주, 왕의 귀환   제2034화

    윤구주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새로운 국운의 기운이 그의 발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그가 진요탑의 문에 도달했을 무렵 모든 국운이 윤구주에게 집중되었다.윤구주의 주변으로는 천인신광이 펼쳐져 있었다.이 순간만큼은 그가 천지의 주재자 화진의 영겁을 관통한 유일한 존재였다.윤구주는 홀로 진요탑 안으로 들어섰다.겉보기에 거대한 산 같았던 진요탑의 내부는 참혹한 말세의 풍경이었다. 땅은 끝없이 펼쳐진 용암으로 뒤덮여 있었고 하늘에서는 강줄기가 거꾸로 흘러내리고 있었다.불과 물이 충돌할 때마다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격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거꾸로 흐르는 강물 위에 한 노인이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백발이 성성한 그 인물은 다름 아닌 서요산 검종의 종주였다.밖에서 보이던 강건한 중년의 모습은 단지 화신에 불과했으며, 본체는 수백 년 전부터 이 진요탑에서 마인을 봉인해 왔다.서요산 검종 종주는 극도로 지쳐 있었고 이제는 마지막 호흡으로 버티고 있었다.“드디어 왔구나.” 서요산 검종 종주는 허약한 전음으로 말을 건넸다.“오백 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종주님.” 윤구주는 고개를 숙였다.풍무극은 현 서요산의 종주이자 당대 최고의 영웅, 화진 제일 검으로 불리던 남자였다.원래는 풍속을 다루는 수련자로 젊은 시절엔 검 하나로 화진을 호령한 사내로 알려졌다.그의 검은 아무도 궤적을 볼 수 없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500년 전 마인이 봉인되고 서요산의 조사가 승천한 후, 풍무극은 서요산의 거자로서 종주의 자리를 이어받았다.그날 이후 진요탑에 몸을 묻고 마인과의 싸움을 500년간 지속해 왔다.풍을 다루던 그였지만 지속적인 봉인을 위해 익숙하지 않은 수속까지 수련하며 지금까지 버텨왔다.그가 마도에 빠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기적이었다.“그래도 괜찮다. 다행히 이 시대에 또다시 인황이 나왔으니. 화진은 연달아 두 명의 인황을 배출했다. 임정설이 인황에 등극한 지금 쇠락하던 이씨 가문의 국운이 다시 살아났다. 그가 천지의

  • 구주, 왕의 귀환   제2033화

    마인이 출현하면 곤륜 구역조차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서요산 검종의 진요탑은 이미 오백 년 동안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이는 곧 그 마인이 오백 년 동안 진요탑 안에 봉인되어 있었음을 의미했다.“우리가 가진 유일한 이점은 저 마인이 지난 오백 년간 수련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오백 년 동안 분명 무언가를 '깨달았을' 가능성도 있겠지요. 정도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사도가 존재하는 법입니다. 만약 그가 이곳을 벗어나 다시 한번 돌파에 성공하여 진정한 성인의 경지에 오른다면…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예전 우리 종문의 선대 종주께서 이 마인을 직접 봉인하셨습니다. 하지만 선대 종주께서는 진요탑만으로는 그를 완전히 봉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찍이 아셨지요. 그래서 마침내 구천으로 비상하셔서 바깥 세계에 존재한다는 신기를 찾기 위해 떠나신 것입니다.”장인 대진인이 비밀을 털어놓자 임정설은 왜 그 옛날 서요산 검종을 창립한 선조가 갑자기 사라졌는지 이해했다.“구천을 비상했다고? 전설 속 그 이야기 설마 전부 사실이었단 말인가? 이 세상 위에 더 위대한 세계가 있다는 건가?” 임정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을 이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들은 바로는 성인이란 육지에서 신선이 된 자를 이르는 말이고 준성은 그보다 한 단계 아래 반쯤 신선이 된 존재라 하더군요. 우리보다 더 풍부한 영기의 세계가 과연 존재하는지는 이 몸 역시 감히 짐작할 수 없습니다.” 장인 대진인은 고개를 저었다.그때였다.진요탑이 거칠게 흔들렸고 모든 호법 제자의 얼굴이 딱딱해졌다.수련이 부족한 제자 몇몇은 그 자리에서 마기의 침식으로 피를 토했다.“모든 제자에게 고한다. 나와 함께 현문을 수호하라.” 장인 대진인이 친히 자리에 앉아 온 종문의 기운을 모아 마인을 억제하기 시작했다.마인은 일시적으로 제압되었지만 산 밖의 요괴들과 악귀들은 마기의 부름을 받아 사방팔방에서 서요산으로 몰려들고 있었다.임정설은 이제 자신이 이곳에 온 진짜 이

  • 구주, 왕의 귀환   제2032화

    “저하,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그를 죽여야 합니까? 저자의 기운이 이토록 흉악한데 성수의 혈기로 진압할 순 없습니까?” 백호는 이미 싸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안 된다. 너희 네 명이 함께라면 잠시나마 억누를 수는 있겠지만, 너희는 그저 성수의 정혈을 가졌을 뿐이니 마인을 완전히 없애려면 성수가 직접 나타나야 한다. 지금 이 세상에 성수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윤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말을 마친 윤구주는 곧장 진요탑 쪽으로 향했다.백호와 임정설, 청해가 함께 가서 돕고자 했으나 장인 대진인이 그들을 가로막았다.“이 마인은 오직 구주만이 상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국주님, 곧 전투가 시작될 터인데 서요산의 진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 호법의 중임을 몇 분께 맡기겠습니다.”장인 대진인이 임정설에게 경건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좋다. 오늘 이 자리에서 목숨을 바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저 마인을 죽이고야 말겠다.” 임정설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황자의 위엄을 한껏 드높였다.화진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면 임정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마기가 몰려와 서요산 전체를 뒤덮고 세상이 오직 흑백 두 가지 색깔만으로 변해버리며 그 끔찍한 살기가 강림했을 때 임정설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떨렸다.“이 마인의 기운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이야.” 임정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마기로 가득 찼고 윤구주마저 그 기세에 눌리고 있었다.진요탑에서 흘러나온 마기는 실체가 되어 넘쳐흘렀다. 마기가 나타나자 서요산을 지키는 모든 검종 제자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어떤 제자는 순간적으로 십여 년을 늙어버렸다.수련이 부족하면 수명으로라도 채워야 하는 참혹한 상황이었다.웅웅.하늘에는 먹구름이 밀집했고 그 안에서 요괴의 번개가 끊임없이 터졌다.“이젠 영기조차 요기로 변하고 있다. 풍수 비술로 보건대 머지않아 이곳에서 요마가 출현하겠구나.” 임정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요산 외부에서 짙은 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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