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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0화

Author: 김원호
‘국경전’이라는 글자를 들은 순간, 붉은 머리칼의 세나미의 얼굴이 금세 굳어졌다.

반면, 윤구주는 폭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들었나? 너희 설국이 감히 우리 화진과 국경전을 하겠다고?”

세나미의 얼굴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듯 창백해졌다.

그녀는 윤구주의 강력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6년 전, 바로 눈앞의 이 살신이 홀로 한 군대를 이끌고 설국을 멸망 직전까지 몰아넣었고, 열 개 국가의 군대를 무너뜨린 전설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 그를 상대로 설국이 국경전을 벌이겠다고? 그야말로 자멸로 가는 길 아닌가!

세나미는 간절하게 호소했다.

“제발... 날 풀어줘! 날 돌려보내 주면, 내가 아버지를 설득하고 우리 국왕까지도 설득해 전쟁을 철회하도록 할게. 그리고 어떤 조건이라도 들어줄 수 있어. 화진이 이 전쟁만 포기해 준다면!”

윤구주는 냉소를 머금으며 대꾸했다.

“네 말은, 우리가 설국과의 전쟁이 두렵다는 뜻인가?”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야!”

“다만 이 전쟁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 설국은 어떤 요구라도 들어주겠다는 뜻이야!”

이제 세나미는 완전히 굴복한 상태였다.

그녀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눈앞의 이 사내는 화진의 왕, 윤구주였다. 과거 10국조차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는데, 하물며 설국 하나로 그를 막을 수 있을까?

“이미 늦었다.”

윤구주는 당당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와 동시에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기운이 퍼져나갔다.

“지금부터 너희 설국이 후회하게 만들어 주지.”

윤구주의 목소리는 차갑고도 피비린내가 서려 있었다. 그의 말에 세나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며 물었다.

“무슨 짓을 하시는 거야?”

“설국을 멸하겠다.”

윤구주는 결연한 표정으로 말한 뒤, 곁에 서 있던 염수천을 불렀다.

“염수천!”

“예, 군왕님!”

염수천은 몸을 굽혀 명령을 기다렸다.

“지금부터 너의 친위대를 국경지대에 배치해. 누구든 넘어오면, 죽여라!”

윤구주의 목소리는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염수천이 대답했다가 잠시 머뭇거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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