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하라니? 경재야,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난 한 마디도 못 알아듣겠다.”명재철은 백경재가 저하라고 하자 더 속이 터졌다.백경재는 당연히 멍청한 사형에게 더 설명할 마음이 없었다.그는 덤덤히 말했다.“사형,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일은 저희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요. 달리 볼 일 없으면 이만 돌아가세요.”백경재가 축객령을 내리자 명재철은 화가 났다.그러나 화가 났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윤구주는 순식간에 설씨 일가의 구선경지 후기의 장로를 죽였다. 그런 생각이 들자 명재철은 곧바로 분노를 잠재웠다.결국 명재철은 떠났다.바보 같은 사형이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던 백경재는 그제야 호텔로 돌아갔다.밤은 더 깊어졌다.소채은을 치료한 윤구주는 잘 준비를 했다.이때 그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나와!”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가 창밖으로 손을 뻗었고 보이지 않는 현기가 난폭하게 뿜어져 나왔다.쨍그랑 소리와 함께 창문 유리가 전부 부서졌다.유리가 부서지면서 누군가 창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그 사람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무자비한 검은색 채찍을 휘둘렀고 독사 같은 채찍은 윤구주를 덮쳤다.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오른손을 휘둘렀다. 순간 퍽 소리와 함께 독사 같던 긴 채찍이 그대로 날아갔다.“엄청 강해!”놀란 목소리와 함께 여자는 다시 한번 긴 채찍을 휘둘렀다.슉슉슉!촘촘한 채찍 그림자가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윤구주는 마치 산처럼 움직이지 않고 오른손으로 채찍 그림자를 가리켰다. 순간 태산도 쓰러뜨릴 듯한 광포한 기운이 그것을 제압했다.쿠구궁!무수한 채찍 그림자가 윤구주의 손가락 하나에 무너졌다.그리고 윤구주는 순식간에 사라졌다.“죽으려고!”이와 동시에 그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넘실거렸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힘을 지닌 오른손가락이 날아들었다.윤구주의 손가락에 목숨을 잃기 전, 여자가 갑자기 소리쳤다.“절... 살려주세요!”그 목소리를 들은 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다.그녀는
“당신...”윤구주는 어이가 없었다.“잘생긴 오빠, 계속 이렇게 내 목을 조르려고요? 너무 가까운 거 아니에요? 제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나서, 맡아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죠? 맡아보고 싶다면 그냥 솔직히 얘기해요. 밤새 맡게 해줄 테니까!”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눈처럼 흰 살결을 윤구주에게 가져다 댔다.그녀의 봉긋한 가슴이 가까워지자 윤구주는 서둘러 몸을 뒤로 피했다. 동시에 그녀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풀었다.“헤헤, 잘생긴 오빠가 좋은 사람일 줄 알았어요. 절대 나처럼 연약한 여자를 괴롭힐 리가 없죠!”인해민은 윤구주가 손을 놓자 웃으며 말했다.“뻔뻔하네! 백화궁의 잔혹한 나찰이 연약한 여자라고?”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어머! 잘생긴 오빠, 내 이름도 알고 있었어요?”인해민은 놀라워했다.윤구주는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일단 옷부터 입어.”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옆에 있던 타월을 인해민에게 던져준 뒤 고개를 돌렸다.아주 좋은 몸매를 소유한 인해민은 타월을 건네받은 뒤 가슴을 가렸다. 그러더니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윤구주에게 말했다.“잘생긴 오빠는 아주 점잖은 사람이네요. 다른 남자들처럼 내 몸매를 보기만 해도 땀을 뻘뻘 흘리지는 않네요.”“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해. 날 왜 미행한 거야? 대답해.”윤구주는 인해민이 타월로 몸을 가린 뒤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따져 물었다.인해민은 싱긋 웃었다.“얘기했잖아요. 오빠가 잘생겨서 좋아하게 됐다고.”“또 그 따위 얘기를 해? 난 널 창밖으로 던져버릴 수도 있어.”윤구주가 사납게 몰아붙였다.윤구주가 정말로 화를 낼 것 같자 인해민은 겁이 났다.그녀는 윤구주의 엄청난 실력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장난치는 걸 싫어하는 것 같으니 그만할게요. 솔직히 얘기해서 내가 그 잘생긴 얼굴과 엄청난 분위기에 끌린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여기까지 쫓아온 거예요. 그리고 대체 정체가 뭐길래 단번에 군형 5대 가족 중 하나인 설씨 일가의 장로를 죽였는지도 궁금했어
인해민의 말에 윤구주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왜? 뭐 불만이라도 있어?”“아뇨, 아뇨. 절대 오해하지 말아요. 설씨 일가 사람을 죽인 이유라도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백화궁 주인과 설명하기가 어려우니까요.”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내가 말했지. 내가 설씨 일가 사람을 죽인 건 백화궁과는 아무 상관 없다고. 그러니까 당신이 설명할 필요 없어.”“잘생긴 오빠, 설마 혼자서 설씨 일가를 상대할 생각은 아니죠? 설씨 일가는 그래도 군형의 큰 가문이에요. 귀선경지에 다다른 장로만 해도 십여 명이고 그들 가문의 사람은 말할 것도 없죠.”인해민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윤구주에게 물었다.윤구주는 그 말을 듣더니 호탕하게 웃었다.“뭘 웃는 거예요? 내가 뭐 잘못 말했어요?”인해민은 이해할 수 없었다.윤구주는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카리스마있게 말했다.“네 말이 맞아. 난 설씨 일가 사람뿐만 아니라 군형의 5대 가족을 전부 상대할 거야! 내가 서남 땅을 밟은 순간부터 서남은 피바다가 될 운명이었어. 그리고 난 내 손으로 직접 군형 5대 가족을 도륙 낼 거야!”윤구주의 말에 인해민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윤구주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 듯했다.그녀는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두려움을 느꼈다.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인간이 아니라 악마처럼 느껴졌다.홀로 군형 5대 가족을 도륙 내겠다니, 미친 걸까?“잘생긴 오빠는 대체 정체가 뭐예요? 그리고 군형 5대 가족과 무슨 원한이 있길래 그들을 도륙 내겠다는 거예요?”인해민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나에 관한 건 모르는 게 좋아. 그리고 백화궁은 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거야.”윤구주가 직접적으로 말했다.“하지만 당신은 이미 우리 백화궁 사람들 앞에서 설씨 일가 사람들을 죽였는걸요? 설씨 일가에서는 우리 백화궁이 벌인 짓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우리가 발을 뺀다는 건 불가능할 거예요.”인해민의
호텔 입구.잔혹한 나찰 인해민이 호텔에서 나오자 그녀에게 수많은 남자의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인해민의 몸매가 워낙 유혹적이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윤구주로 인해 옷깃이 찢어져 그녀는 타월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어깨는 전부 드러났고 가슴골까지 보이는 상태로 인해민은 호텔 위층에서 내려왔다.호텔 로비에 있던 남자들은 전부 인해민에게로 시선을 던졌다.심지어 호텔 남자 직원마저 인해민에게 시선을 빼앗겼다.“언니!”문 앞에는 수십 명의 모델 같은 아름다운 여자들이 인해민이 나오는 걸 보고 서둘러 그녀에게 달려갔다.그 미녀들은 전부 백화궁의 여자들이었다.“언니, 옷이 왜 이렇게 됐어요...”긴 머리 미녀는 인해민이 흰색 타월을 몸에 두르고 내려오자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위층에 있던 잘생긴 오빠가 내 옷을 찢었거든.”인해민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주위에 있던 백화궁 미녀들은 어이가 없었다.“언니... 설마 그런 짓을 한 건 아니죠?”긴 머리 미녀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무슨 소리야? 계집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내가 아무 남자나 그런 짓을 할 것 같아?”인해민은 그렇게 말하면서 긴 머리 미녀를 향해 눈을 흘겼다.“그런데 그 사람이 왜 언니 옷을 찢었대요? 게다가 타월까지 두르고 있잖아요.”다른 여자가 물었다.“휴, 내 불찰이야.”인해민은 그렇게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불찰이라고요?”주위에 있던 여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맞아. 제기랄, 그 잘생긴 녀석이 이렇게 강할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어. 난 겨우 두 번의 공격 만에 그 녀석 손에 죽을 뻔했어. 내가 살려달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쯤 설씨 일가의 그 빌어먹을 놈처럼 염라대왕을 만나러 갔을 거야.”인해민이 중얼거리며 말했다.주위에 있던 여자들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언니, 그 남자 그렇게 무시무시해요? 언니는 무려 대가 삼품 경지잖아요!”인해민이 말했다.“난 원래 내 실력으로 그 남자의 내공을 시험해 볼 수 있을 줄
“언니, 이제 어떡해요? 그 잘생긴 남자가 대놓고 설씨 일가 장로와 후계자를 죽였잖아요. 설씨 일가 사람들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그 잘생긴 남자를 우리 백화궁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설씨 일가와 싸워야 할 거예요!”다른 똑똑한 여자가 말했다.“연희 말이 맞아. 지금 상황에서는 오해를 푸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아. 그래서 난 당장 우리 백화궁 주인께 이 사실을 알릴 거야”인해민이 말했다.“그러면 저 잘생긴 남자는 어떡해요?”연희라고 불린 똑똑한 여자는 호텔 안 윤구주를 가리키며 물었다.인해민은 잠깐 고민했다.“너희 셋은 여기서 지켜보고 있어. 절대 그 사람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돼. 가까이 가려고 하지도 마! 그 남자 아주 위험한 사람이야! 그것도 아주 위험해!”“네, 알겠어요!”인해민은 몇 번이고 당부한 뒤 연희 등 세 사람을 남겨두고 서둘러 떠났다.호텔에는 연희와 다른 두 명의 백화궁 여자가 남아 윤구주를 지켜봤다....서남.부지면적이 아주 큰 별장 입구에는 돌사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두 개의 돌사자 중간에는 붉은색의 오래된 거대한 문이 있었다.거대한 문 위, 큼직한 현판에는 설씨 일가라고 적혀 있었다.그곳은 군형 5대 가족 중 하나인 설씨 일가의 땅이었다.입구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설씨 저택 안쪽, 커다란 대전 안에서 분노에 찬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젠장! 백화궁 X들 미친 거야? 감히 우리 설씨 일가의 장로를 죽여? 심지어 일곱째의 아들까지 죽였어?”말을 한 사람은 검은색 옷을 입은 노인이었다.노인은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말할 때 살기등등했다.“그러니까요!”“우리 5대 가족이 그동안 백화궁을 가만 놔뒀더니 천박한 여편네들이 먼저 우리를 공격했네요.”마른 노인 한 명이 벌떡 일어나면서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젠장, 백화궁 여편네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강해진 거죠? 단번에 우리 설씨 일가 귀선경지 후기의 장로를 죽이다뇨.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
설진석은 아래에 있는 장로들의 말을 듣더니 기괴하게 웃었다.“싸울 생각이라면 아주 싹을 잘라버려야지. 그리고 반드시 백화궁을 뿌리째 뽑아야 해. 하지만 백화궁의 연규비는 날 위해 남겨줘야 해. 소문에 따르면 그 여자는 경국지색의 미모의 소유자라고 해. 그리고 누군가는 그 여자가 과거 화진 왕의 정인이었다고 해. 그런 최상품은 내가 꼭 맛봐야겠어.”얼굴에 검버섯이 가득하고 몸에서 기괴하고 사악한 기운을 내뿜는 설진석은 그 말을 마치자마자 혀를 내밀어 입가를 핥았다.설씨 일가의 조상인 그에게는 두 가지 취미가 있었다.하나는 산 사람의 정기를 흡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여자였다.설진석은 100세의 고령이지만 그의 후궁과 처첩은 20여 명이라고 한다.게다가 그들 모두 묘령의 여자라고 한다.설진석의 말에 대전에 있던 십여 명의 설씨 일가 종친과 장로들은 일제히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족장님! 저희는 반드시 백화궁을 도륙할 것이고 그 여자는 족장님을 위해 남겨둘 것입니다.”“그래야 할 거야.”설진석은 그 말을 듣더니 키득키득 웃었다.설진석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건장한 몸집의 장로가 살기등등하게 말했다.“지금부터 설씨 일족은 명령에 따라 백화궁을 처단한다. 절대 한 명도 살려둬서는 안 돼!”“네!”...설씨 일가에서 전쟁을 일으키기로 마음먹었다.서남 호텔에 있던 윤구주는 아직 그 사실을 몰랐다. 밤이 되고 갑자기 배가 고파진 백경재는 홀로 호텔 1층으로 내려와서 먹을 걸 찾았다.아래로 내려오자마자 그는 호텔 로비에 세 명의 아름다운 미녀가 서 있는 걸 보았다.“어라? 백화궁 여자들 아니야? 왜 여기 있는 거지?”백경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의 세 여자를 보았다.“설마 우리를 감시하려는 건 아니겠지?”백경재가 중얼거렸다.세 여자를 본 백경재는 다시 호텔 룸으로 돌아왔다.“저하! 아래층에 세 명의 백화궁 여자가 있습니다.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백경재는 위층으로 올라온 뒤 곧바로 이 소식을 윤구주에게 알렸
싸움은 계속됐다.설씨 일가 20여 명의 부하들 중 6, 7명 정도 죽었고 남은 이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었다.“쓸모없는 것들, 겨우 계집애들도 상대하지 못해?”음산한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왔다.말한 사람은 아주 마른 몸에 머리가 아주 작고, 독사처럼 아주 차갑고 매서운 눈빛을 한 설씨 일가의 장로였다.그는 피를 갈망하는 표정으로 쓰러지는 설씨 일가 부하를 바라보다가 차갑게 코웃음 쳤다. 그는 이내 몸을 움직여 로비 안으로 들어섰다.로비 안에서 설씨 일가 부하들과 격전을 펼치고 있던 장연희 등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놀랐다. 장연희가 가장 처음 말했다.“조심해!”그녀는 거꾸로 날아갔고 그녀가 들고 있던 비수에서 빛이 번뜩였다.검광이 설씨 일가 장로에게 가까워졌을 때 그 노인은 기괴하게 웃더니 다섯 손가락을 폈다. 곧이어 그의 손에서 녹색 은침이 촘촘히 발사되었다.장연희는 안색이 돌변하더니 빠르게 비수를 움직여서 막으려 했다.탕탕탕!아주 가는 은침이 그녀에게 가로막혔다.그러나 다른 여자는 그렇게 운이 좋지 못했다. 그녀의 가슴에 침이 두 개 꽂혀 들어갔고 곧 검은색 피를 토하더니 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에 쓰러졌다.겨우 몇 초 사이 그녀는 비참하게 죽었다.“재경아!”동생의 죽음에 다른 여자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더니 설씨 일가 장로에게 덤벼들었다.“죽으려고!”설씨 일가 장로는 기괴하게 웃더니 수인을 맺었고 곧 검은색 기운이 그 여자를 감쌌다.“아아아!”겨우 몇 초 사이 여자는 온몸이 썩어서 뼈만 남았다.두 동생이 순식간에 설씨 일가 장로에게 죽임당하자 장연희는 눈이 벌게졌다.그러나 그녀는 설씨 일가 부하들의 포위 공격에 스스로를 지키기도 어려운 상태라 두려움이 들었다.“너만 남았네! 이 XX아!”설씨 일가 장로는 비열하게 웃으며 홀로 남은 장연희를 바라보았다.“살고 싶어? 살고 싶다면 칼을 내려놓고 내 시중을 들어. 그러면 내가 마음이 바뀌어서 널 살려줄지도 모르잖아?”설씨 일가 장로는 그렇게 말하면서 장희
“너, 넌 누구야?”윤구주는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등 뒤의 장연희를 바라봤다.“이 사람 군형 5대 가족 맞아요?”장연희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윤구주는 그 말을 듣더니 웅얼거리며 말했다.“5대 가족이라면 죽여야겠네.”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오른손으로 수인을 맺었다. 순간 광포한 기운이 거대한 검으로 변했다. 검이 나타나자마자 윤구주는 손가락으로 설씨 일가 장로를 가리켰다.“죽여!”죽이라는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검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주위에 있던 십여 명의 설씨 일가 부하들은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윤구주의 검에 찔려서 비참하게 죽었다.“맙소사...”설씨 일가 장로는 윤구주가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손에 십여 명의 부하들이 죽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겁을 먹은 그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더니 이내 손뼉을 쳤다. 녹색의 은침들이 윤구주를 향해 날아들었고 설씨 일가 장로는 곧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그러나 가장 강한 왕인 윤구주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리가 없었다.윤구주는 다시 한번 검을 만졌고 그 검은 소리를 내면서 날아가 설씨 일가 장로의 독침들을 전부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검 끝은 도망치던 장로의 목을 꿰뚫었다.운이 나빴던 설씨 일가 장로는 피가 솟구치는 가슴을 움켜쥐고 눈을 부릅뜬 채로 피 바다 위에 쓰러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설씨 일가 사람들이 전부 윤구주에게 죽임당했다.그중에는 귀선경지의 장로도 있었다.그 광경에 겁을 먹은 장연희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고 몸도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어쩔 수 없었다.너무 두려웠으니 말이다.윤구주는 모두를 죽인 뒤 천천히 잘생긴 얼굴을 돌려 장연희를 바라봤다.장연희는 그의 시선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윤구주를 마주 보고 있으니 자신이 마치 이 넓은 우주의 작은 먼지처럼 보잘것없는 존재로 느껴졌다.“넌 백화궁 사람이야?”윤구주가 천천히 물었다.“네... 네...”장연희가 대답했다.“날 감시했어?”윤구주가 다시 물었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