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94화

“저하, 죄송합니다...”

백경재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윤구주에게 사과했다.

“왜 사과하는 거죠?”

윤구주는 백경재를 바라보았다.

“제가 정신이 나갔습니다. 그 멍청한 사형에게 연락해서는 안 됐습니다. 전 사형이 서남에서 꽤 잘 나가는 줄 알았는데 백화궁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게다가 저하를 무시하기까지 했으니 죽어 마땅하죠!”

백경재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윤구주는 웃었다.

“난 그 사형이라는 사람 꽤 괜찮던데.”

‘뭐라고?’

“저하, 제 멍청한 사형이 저하에게 불경을 저질렀는데 괜찮다뇨?”

백경재가 답답해서 물었다.

윤구주는 웃었다.

“그래.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난 오늘 군형 5대 가족 중 하나인 설씨 일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을 거야. 그러니까 괜찮지 않아?”

윤구주의 말을 들은 백경재는 침묵했다.

“저하, 그러면 이젠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백경재는 당연히 지금 상황을 물은 것이다.

“뭘 할 필요 없어. 그냥 기다리면 돼.”

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

“기다린다고요?”

백경재는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그래. 이번에 군형에 온 이유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야. 5대 가족이 알아서 날 찾아올 거야.”

윤구주의 말을 들은 백경재는 더는 캐묻지 않았다.

신이 인간을 죽이려고 하는데 누가 말릴 수 있을까?

시간은 계속해 흘렀다.

윤구주의 말대로 그는 설씨 일가 사람을 죽인 뒤 계속해 그 호텔에서 군형 5대 가족이 자신을 찾아오길 기다렸다.

백경재는 예전과 다름없이 윤구주의 곁에 있었다.

저녁이 되고 방 안에 있던 백경재는 직원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문을 열자 호텔 직원이 입을 열었다.

“백경재 님, 아래층에 계시는 명 선생님이 백경재 님을 찾습니다.”

“명 선생님? 내 사형인가?”

백경재는 그 말을 듣고 당황했다.

“어디 있는데요?”

“1층 로비에 계십니다!”

직원이 대답했다.

“그래요, 알겠어요.”

백경재는 말을 마친 뒤 잠깐 고민하다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는 도포를 입은 명재철이 홀에 서 있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