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상황을 잘 아는 월삼은 억지로 염구준과 싸우지 않고 통로로 도망쳤다.윙!하지만 염구준은 이대로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이 모든 일들이 월삼 때문에 일어난 것이니 절대 살려둘 수가 없었다.“염구준! 여기 곧 무너져! 우리 나가서 얘기하자!”월삼이 다급하게 말했다.“아니. 당신은 못 나가.”염구준은 검을 가로 휘둘러 혼신의 힘을 다해 돌진했다.“미친놈!”월삼은 어쩔 수 없이 한 손으로 싸워야 했다.그렇게 사냥꾼과 사냥감이 순식간에 바뀌었다.탕탕탕!염구준은 세 검에 상대방을 쓰러트리고 검끝으로 그의 이마를 겨누었다.월삼은 팔 한 쪽을 잃고 한 차례 치열한 싸움으로 기진맥진하여 안색이 창백해졌다.“하하, 내 복수는 끝냈으니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죽음을 앞두고 그는 소탈하게 받아들였다.퍽!염구준은 서슴없이 월삼의 목숨을 끊어버리고 달신검을 들고 밖으로 빠져나갔다.월삼의 복수는 상관할 바가 아니지만 죽어 마땅했다.달신부족의 금지 구역에서 옥패를 찾지 못했지만 얼떨결에 검의를 성공시켜서 손해는 보지 않았다.우르를 쾅!염구준이 동굴 밖으로 나온 순간, 산 전체가 무너지고 동굴은 커다란 돌로 묻혀버렸다.그렇게 달신구참의 전승은 석월과 염구준만 이어받게 되었다.청룡 일행은 조상의 땅 밖에서 기다렸는데도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흔들리고 석벽 위에서 흔들던 돌덩어리가 굴러 떨어졌다.“석월, 이게 무슨 일이죠?”청룡이 당황하며 물었다.“금지 구역이 무너지고 있어요. 여기는 안전하지만…”바닥에 누워 치료하던 석월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말을 잊지 못했다.“안 되겠어요. 주상을 찾으러 갈게요.”“저도 같이 가요.”청룡은 염구준이 걱정되어 대문으로 다가가자 전신전의 부하들도 뒤를 따랐다.지금 들어가면 죽을 것이 뻔했기에 그는 뒤에 따라오는 일행을 노려보며 호통쳤다.“물러가. 이것은 명령이야.”하지만 누구도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주인이 어떤 성격이면 부하들도 어떤 성격이라고 모두 청룡의 고집을 배운 것이었다.스스슥!
이번 검에 맞으면 큰 타격은 물론 살 수 있는지 장담하지 못한다.스스슥!그 순간, 갑자기 달심의 뒤에 그림자가 스쳐 지나더니 단번에 그녀의 등을 찔렀다.피가 솟구치며 심한 상처 하나가 더 생겼다.습격한 사람은 바로 월삼이었다.그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이번에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두 사람은 이미 큰 전쟁을 치러 반격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월삼의 완벽한 계획이 실현되는 순간, 염구준은 상대방의 공격을 가볍게 막았다.“동굴이 무너지게 생겼는데 도망치지 않고 지금까지 숨어 있었어?”“너, 너 왜 아직도 여력이 남아 있어?”공격에 실패한 월삼은 손을 부르르 떨었다.전에 염구준과 싸웠을 때는 이 정도로 강하지 않았었다.“너를 죽이려고 힘을 아꼈지.”염구준은 나지막하게 말하며 월삼의 목을 노렸다.“음흉한 놈!”월삼은 함정에 빠진 줄 알고 욕하면서 뒤로 물러섰다.염구준에게 패배한 이후로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다.“욱!”그때 염구준은 솟구치는 기혈을 억누르지 못하고 피를 토하고 말았다.방금 검이 부딪칠 때 상대방을 물리치긴 했지만 본인도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워낙 쌍방의 실력이 강하여 다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흥, 나를 속였어?”열받은 월삼은 비수를 꺼내 다시 염구준을 공격했다.방금 절호의 기회였는데 실패한 것이 참 아쉬웠다.탕탕!염구준은 매섭게 노려보며 검초식을 펼쳐 반격했다.초식마다 너무 강력하여 전혀 부상을 입은 사람 같지 않았다.당황한 월삼은 왠지 또 함정에 빠진 것 같았다.쿵!염구준은 번쩍 뛰어 두 손으로 검을 잡고 월삼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이 검으로 완전히 상황을 통제했다.“너… 일단 달심부터 죽이고 다시 붙자!”곤경에 바진 월삼은 돌아서서 숨이 한 가닥만 남은 달심을 공격했다.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그 사이에 빠르게 기운을 회복했다.일련의 공격을 퍼부은 것은 월삼에게 겁을 주려고 그랬던 것이다.“월삼! 예전에 너를 살려주었는데 왜 나를 해치는 것이야?”달심이 가쁜
염구준은 달심을 따라잡을 때마다 횡포하는 검기를 발사했지만 그녀도 만만치 않은 상대라 가뿐하게 막아냈다.두 사람은 그렇게 쫓기고 쫓으며 계속 싸움을 벌였다.만약 달심이 도망치는 데만 집중했다면 염구준은 따라잡지 못했을 것이다.“검벽에서 기다릴게요!”염구준은 숨바꼭질하듯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한마디만 남기고 뒤돌아갔다.“어디 도망쳐? 반드시 네 목을 따고 말겠어!”달심은 좀처럼 염구준을 곱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오랜 세월을 공들여 계획한 것이 실패했으니 금지 구역에 들어온 인간은 전부 살해할 것이다.이미 검벽에 도착한 염구준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소모된 기운을 회복했다.달심의 말투만 들어도 무조건 올 거라 믿었다.대략 두 시간 뒤 석벽이 폭발하며 달심이 모습을 드러냈다.“네 이놈! 목숨을 내놔라!”지금 그녀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호흡이 불안정하여 검의도 전보다 훨씬 난폭해졌다.짧은 시간에 검의를 억지로 융합하여 주화입마에 빠진 것이었다.염구준을 죽이겠다고 너무 성급하게 흡수하여 부작용이 일어났다.“죽어라!”달심은 모든 실력을 발휘해 필사적으로 염구준을 공격했다.“이제 끝장을 내죠. 악랄한 수법으로 제고한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한 번 봅시다.”염구준은 차분하게 일어서서 정면으로 맞섰다.검을 사용하는 무술인에게 후퇴란 없으니, 죽는 한이 있어도 직진하면서 죽을 것이다.탕탕!두 보검이 격하게 부딪치며 경쾌한 소리를 내고 에너지가 주변에 퍼지면서 석벽이 충격으로 부서졌다.이런 상황에서 먼저 물러서는 사람이 죽을 것이다.염구준도 모든 실력을 발휘해 희열을 느끼며 싸우자 검의 기세도 점점 맹렬해졌다.달심도 뒤처지지 않고 광폭하는 검의를 휘둘렀다.두 사람은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몇 시간 넘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동굴은 여파로 이미 폐허가 되었고 위에서 떨어진 종유석이 두 사람을 덮치려고 들었다.하지만 가까이 오기 전에 두 사람이 발사한 검의에 산산조각이 났다.쿵!각자 검의를 어느 정도 축적하였을 때, 모두 뒤로
그런데 염구준은 보기 드물게 방어만 하며 전혀 공격하지 않았다.주변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고 숨죽여 지켜보았다.“주상이 왜 저러실까? 전투 스타일이 평소와 완전히 달라.”“몰라. 다들 준비해. 위험하면 바로 공격한다.”“구준 오빠는 상대방을 이용해 자신의 검의를 연마하려는 것 같은데, 이건 너무 위험해요.”염구준의 의도를 파악한 사람은 역시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한 석월이고 나머지는 그저 치열한 싸움으로만 여겼다.달심도 상대방의 속셈을 알고 있었지만 단번에 제거하지 않고 기꺼이 상대해주었다.“언제까지 버틸지 두고 보자.”신속하고 맹렬한 검초식 앞에서 염구준은 모두 받아 치지 못하여 점점 상처만 늘어났다.그러나 검의는 빠른 속도로 강해지고 있었다.윙!한 번 또 한 번의 단련 끝에 드디어 경지를 돌파하여 검의를 성공시켰다.“선배님, 노고에 감사합니다.”쿵!그는 팔에 힘을 주어 달심을 물리치고 새로운 필살기를 보여줄 준비를 했다.검의가 완성된 동시에 네 번째 초식도 완성되었다.“음흉한 놈.”상대방이 자신을 이용해 검의를 돌파하자, 그녀는 혈압이 올라 피를 토하며 돌아섰다.염구준이 발산하는 기운이 너무 공포스러워서 간담이 서늘했다.지금 그녀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은 오랫동안 검의를 수련한 무술인을 찾아 검의를 뽑고 자신과 융합하여 본원검의를 강화시키는 것이었다.일단 극한 검의를 돌파하면 염구준을 쉽게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이미 오랜 세월을 진행해 왔으니 누구도 그녀의 계획을 막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염구준은 뒤쫓지 않고 달심이 나온 석벽에 불꽃을 던져버렸다.그러자 석벽 안으로 통로가 보였다.거기에 달의 여신상이 있는데 여신상의 이마에 오목하게 패인 자국은 옥패의 모양과 일치했다.옥패가 없는 것을 보아 달신구참, 제련법, 달신부족의 전승은 이 옥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너희들 월삼은 신경 쓰지 말고 먼저 나가 있어.”상식을 넘어설 정도로 강력한 월삼이 밑에 있으니 염구준은 전신전의 부하들을 보며 지시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달신구참을 사용하여 공격했다.석월은 중상을 입었지만 기운이 극한에 도달하고 달심은 육신이 극한에 달했지만 서로의 공격 수법에 아주 익숙했다.달심은 검의를 성공하여 석월의 검의를 압박했어도 제3자가 보기엔 실력이 엇비슷했다.한참을 지켜보던 염구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석월이 중상을 입었으니 상황을 뒤엎을 여지가 없었다.만약 동굴 밖이라면 달빛의 위력을 받은 달신검을 사용한다면 이길 가능성이 있었다.“제자야. 억지로 버티지 말고 네 검의를 내게 바쳐. 그럼 나와 한 몸이 될 수 있어.”우세를 차지하던 달심이 자신의 욕망을 드러냈다.오늘 날이 오기를 너무 오래 기다렸던 것이다.검의가 극한에 도달한 후 기운까지 극한 경지로 끌어올린다면 바로 모두가 꿈꾸는 천인경을 돌파할 수 있다.“파렴치한 인간! 나를 제자로 받은 것도 내 재능을 보고 검의를 연마하기 위해서였어.”총명한 석월은 단번에 달심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세상에서 가장 존중했던 스승이 자신을 도구로 삼은 것이 너무나 속상했다.“그것뿐이 아니야. 네 부모님도 내가 죽였어.”달심은 석월이 오늘 죽는다고 생각했는지 몇 년 전에 있었던 진실까지 털어놓았다.석월은 어느 날 야외 사냥을 나가신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달심을 스승으로 모시고 함께 살았는데, 이제 보니 그동안 원수를 스승으로 모셨던 것이다.“내 부모님 복수를 하고 말 거야!”분노한 석월은 강제로 기운을 끌어올려 악독한 인간을 죽이려 들었다.이성을 잃은 그녀는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공격을 퍼부었다.“그래, 분노하거라. 하하하.”달심은 여유롭게 대응하더니 한 손으로 석월의 머리를 잡고 검의를 뽑아낼 준비를 했다.상대방이 혼란에 빠져 허점을 드러내길 기다리고 있었다.“주상!”스스슥!위험한 순간에 청룡이 주의를 주지 않아도 염구준은 벌써 검을 들고 돌진했다.섬뜩한 빛이 번쩍이는 구자검은 검기를 펼치며 달심의 팔을 노렸다.구자검이 횡포하며 다가오자 달심은 손을
달심의 검기가 완성되었다면 이 기회에 상대방을 이용해 자신의 검의도 돌파하고 싶었다.“죽고 싶어?”달심은 녹슬고 구멍까지 생긴 검을 뽑아 들었다.고철은 이미 검의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된 것 같았다.스스슥!검을 든 이상 검의 주인이나 다름없으니, 지금 염구준이 신경 써야 할 것은 검이 아니라 상대방이었다.이미 공격 자세를 취한 달심은 바로 그에게 돌진했다.탁!그런데 몇 초식도 겨루지 못하고 고철이 부러지고 말았다.염구준이 공격을 멈추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온전한 검을 찾아와요. 습격하지 않을 테니까.”두 사람은 검을 다루는 무술인라 무기가 없으면 실력이 대폭 하락하였다.그렇게 검은 그들에게 있어 목숨과 다름없는 존재였다.“흥, 너도 꽤 쓸만해 보이는구나.”달심은 자존심을 세웠지만 염구준의 강한 실력을 감지했다.이제 막 검의가 조금 진보했을 뿐인데 초식이 맹렬하여 말할 수 없는 압박감을 주었다.싸움이 멈춘 틈을 타 석월은 일부 부하들을 데리고 동굴에서 빠져나왔다.“석월, 괜찮아요?”청룡은 그제야 안심하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물었다.“괜찮아요.”안색이 창백하던 석월은 청룡이 다가오자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그리고는 바로 달심의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스승님, 그때 죽은 척한 걸 제가 숨겨드렸는데 어떻게 부족의 목숨으로 검의를 연마할 수가 있습니까? 정말 악독하기 그지없습니다. 왜 그러셨어요?”그동안 달심은 그녀를 딸처럼 여기고 족인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족장이었다.그런데 이곳으로 오는 길에 석월은 스승이 아니라 악마를 보았다.“하하하, 그야 당연히 확률이 극히 적다는 천인경을 돌파하기 위해서지. 고적에 따르면 일단 천인경에 도달하면 수명이 수십 년이나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달심은 미치광이처럼 웃으면서 자신의 계획을 전부 털어놓았다.장수하기 위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은 차마 들을 수가 없어 헛웃음을 쳤다.“우습네요. 비록 극한 반보천인이 천인경에 도달할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10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