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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서재원. 내 말 잘 들어."

염구준이 서재원에게 섬뜩한 시선을 보냈다.

"돌아가서 마음 다잡고 새사람으로 살아. 그러면 살려는 두지. 여전히 정신 못 차리면 네놈은 그날로 끝이다. 그 자세 그대로 꺼져버려."

쿵쿵-

밀물처럼 몰려드는 하객들에게 일일이 머리를 조아리느라 정신이 반쯤 나가 있던 서재원은 염구준의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열몇 명의 사람들에게 절을 하고 나서야 간신히 동작을 멈춘 그가 무릎을 꿇은 채 오줌을 질질 갈겨대며 기어나갔다.

아직도 귀에 피를 흘리던 서씨 가문의 경호원들도 주작의 손에 이끌려 전부 대문 밖으로 내던져졌다. 제대로 상황파악도 못 한 그들은 귀를 감싸 쥐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허겁지겁 택시나 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염구준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주변이 깨끗해졌다.

뒤돌아선 그가 손가을의 부드러운 손을 잡아끌며 온화하게 시선을 마주했다.

생일 파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들의 딸 염희주는 화려한 꽃으로 꾸며진 무대 중심에 서서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행복한 표정으로 아이가 두 팔을 벌렸다.

"엄마, 아빠! 이모, 삼촌들이 전부 제 생일을 축하해 주고 있어요."

빙그레 미소 지은 염구준이 손가을의 손을 맞잡은 채 무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겨우 몇 발 옮겼을 때, 아이의 연약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엄마... 아빠-"

방금 전까지 방방 뛰며 좋아하던 희주였다. 그러나 지나치게 흥분한 탓인지, 아니라면 노느라 체력을 전부 소진했는지 몇 번 비틀거리다 그만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아이의 머리가 무대 앞에 세워진 빔프로젝터 상자 모서리를 향해 느리게 기울어졌다.

"안돼!"

희주가 쓰러지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염구준이 번개처럼 몸을 날렸다.

손가을의 손목을 놓은 그가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무대 중심에 나타났다. 아이가 모서리에 부딪히기 전, 작은 몸을 안정적으로 품 안에 껴안을 수 있었다.

"희주야!"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손가을도 달려왔다.

축하 인사를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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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임경순
급하네요.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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