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벤틀리 차 주인보고 허세 부리래, 난폭한 형님 만났지? 그것도 돈 많은 난폭 한 형님이야, 진짜 너무 멋있어! ""아마 벤틀리 차 주인이 자기 차를 보면 기절할 거야! "인터넷에는 벤틀리 차주가 허세 부리려다 실패하고 오히려 벤틀리 차주한테 인생 교육을 받은 일로 떠들썩했다.비슷한 역겨운 일을 겪었던 네티즌은 염구준의 행동에 온몸의 피가 끓어올랐다.반면 차 안에 있던 세 사람은 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지고 심장이 떨렸다."구준아,너 너무……너무 충동적이었어. "손태석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구매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새 차인데 어떻게 이렇게 손상시킬 수 있지?"차가 비싼 만큼 수리하려면 돈이 많이 들지? "진숙영은 정신을 차리자 마음이 아팠다."수리할 필요 없어요,내일 한 대 사면돼요. "염구준은 아주 자연스러운 듯 덤덤하게 말했다.손가을 등 세 사람은 멍 해졌다.염구준……정말 점점 알 수가 없어!몇 분 뒤.아파트 입구로 장용이 딸을 끌어당기며 나왔고, 옆에는 그의 누나 장연, 바로 정숙영을 괴롭히던 이웃 아줌마가 서있었다."누나,나 이제 은행 고층 관리자야! 연봉도 몇 배나 올라서 방금 슈퍼카를 한 대 뽑았어! ""뭐? 슈퍼카? 우리 이웃도 한 대 구매한 것 같았는데 무슨 포르쉐 라나, 말로는 2억이래! ""쳇,2억짜리 포르쉐가 뭐라고, 내 4억짜리 벤틀리 앞에선 그냥 쓰레기지! "장용이 시큰둥하게 말했다.장용은 차 키를 꺼내서 눌렀지만, 자신의 차 라이트가 켜지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차도 없어진 것 같았다.장용은 얼굴색이 변하더니 재빨리 입구로 달려갔다. 설마 교통경찰이 끌고 갔나?그는 잠금 해제 버튼을 세게 누르며 드디어 아파트 입구로 도착하자, 희미한 불빛을 발견했다!경비 아저씨는 손전등을 비추고 옆에 있는 벤틀리를 훑으며 쯧쯧 혀를 찼다."내 차……. "손전등의 희미한 빛을 빌려 장용은 자기 차 앞부분을 보고 마음속에 피가 솟구치더니 그대로 기절했다…….청해 명주 호텔.청해시에서 가장 고급스
여자 종업원은 얼버무리는 게 뻔했다!그녀는 염구준을 한 번 훑어보았다. 온몸에 물건을 다해봤자 5만 원도 안 되는 사람이 청해 명주를 예약할 자격이 있을까?손가을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여종업원의 태도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염구준의 얼굴에는 불쾌함이 비치며 눈빛이 더욱 흐려졌다."구준아, 밖은 너무 귀찮아. 우리 집에 돌아가자, 내가 요리해 줄게!"진숙영은 상황을 보고 손가을의 팔을 잡아당겼다."아니요, 어머님, 오늘 무조건 여기서 먹어야겠어요!"염구준은 여종업원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너희 사장님 번호 불러봐!"전신전 전주로써 청해에서 밥 한 끼도 못 먹는다고?예약한 테이블이 마음대로 없어진다고?웃기시네!"허, 우리 사장님은 용준영이에요, 용 대표님!"여자 종업원이 코웃음을 치며 거들먹거렸다.용 대표님의 이름을 말하면 이 가난뱅이들 놀라 죽을거야!이렇게 별거 없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가난뱅이다. 다행히 그들에게 자리를 남겨 주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음식값을 낼 수 있었을지도 의문이었다!염구준은 여자 종업원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용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용준영은 펜트 하우스 스위트룸에서 삼류 배우가 그의 품에 안겨 이리저리 비비고 있었다.휴대폰이 울리자, 그는 짜증스럽게 힐끗 쳐다보더니, 깜짝 놀라 얼른 안고 있던 여자를 밀치고 전화를 받았다."준영아."염구준은 휴대폰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10분 줄게. 청해 명주로 와!"큰일났다!용준영은 순간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외투를 걸치고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뛰쳐나갔다.전신전 전주가 청해 명주에서 밥을 먹는다고?어떤 눈치 없는 새끼가 감히 이 거물의 화를 돋운거야?만약 전주가 화를 낸다면...... 호텔 위부터 아래까지 전부 해고야!한편 호텔 입구에서는 여자 종업원이 멍청이를 보듯 염구준을 쳐다보고 있었다."준영아?"이 가난뱅이가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청해시 전체를 통틀어 누가 감히 용준영을 이렇게 불러?죽고 싶어 환장했나
뢰인은 손을 뻗어 염구준을 가리키며 미친 듯이 크게 웃었다."내 앞에서 설쳐? 네가 감히 나를 위협해? 내 주먹 한 방에 네 녀석 목숨은 바로 끝이야! 감히 나에게 네 앞에서 큰소리칠 거냐고?”"다 덤벼!"와르르!뢰인의 뒤에 있던 사내들이 바로 움직이려 했다."개자식들!"울부짖는 소리가 멀리서 갑자기 울려 퍼졌다!용준영!구두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부랴부랴 뛰어와 뢰인을 향해 목놓아 소리쳤다. "죽고 싶어? 다들 그만해!”뢰인은 온몸을 흠칫 떨었고, 여자 종업원은 입이 크게 벌리고 표정이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았다.용 대표님, 정말 용 대표님이라니!이 가난뱅이…… 아니, 이 분이 정말 용 대표님을 불러왔어!"개자식들! 젠장!"용준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뛰어가서 뢰인의 머리에 주먹을 날렸다."너 대가리에 물 들어찼어? 감히 형님을 골탕 먹여? 눈 크게 뜨고 똑똑히 봐. 이 사람은 내 형님이야! "말을 끝내고, 서둘러 염구준 앞에 가서 절을 했고, 마치 잘 못을 한 아이 같았다."염 선생님…… 아니, 형님! 준영이가 늦었습니다. 부하들이 눈은 있어도 눈치가 없었어요, 형님께서 벌을 내려주세요! "뢰인은 그 자리에서 눈이 휘둥그레졌고 머릿속은 마치 천둥에 맞은 것 같은 느낌에 머리 위의 큰 혹도 아프지 않았다. 여자 종업원은 더욱 얼굴이 질려 온몸을 떨고 있었다.용 대표님...... 이 사람이 용 대표님의 형님이라니, 그의 앞에서 용 대표님이 자신을 준영이라고 부른다고?이, 이게 어떻게 가능해?!손태석과 진숙영은 놀라서 입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당연히 용준영의 이름을 들어봤지만, 집안의 데릴사위가 언제 그의 형님이 된 거지?!"멍청한 것들, 빨리 형님에게 사죄하지 못해!"용준영이 차갑게 사람들을 훑어보았다."형…… 형님, 제가 망할 놈입니다, 제가 눈치가 없게 몰라봤습니다!"뢰인은 자신의 뺨을 때렸고, 허리를 바닥까지 굽히고 싶었다."제... 제가 무식해서 말을 천박하게 했습니다. 제가 미천
카운터의 미인은 입이 커다랗게 벌어졌다.청해시의 거물 용준영이 다른 사람을 형님이라고 부른다고?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구준아."진숙영은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그냥 아무 룸에서나 식사하면 돼.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자. 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쫓아내는 건…… 이건 아니야.""네, 어머님 말 들을게요."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용준영을 담담하게 바라보았다."네, 이모님 말이 맞아요. 지금 당장 준비할게요!"용준영은 한치의 소홀함도 없이 서둘러 앞에서 길을 안내하며 염구준 등을 자신의 개인 룸으로 안내했다.그의 룸은 레스토랑에서 가장 호화로운 곳이었고, 다른 사람을 접대 한적이 없었다.하지만 염구준이 남인가?룸에 들어서자 진숙영과 손태석은 손을 들어 눈을 비볐고,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여, 여기가 룸이야?자신의 집의 두 배 정도 크기였다!호화롭지만 실속을 잃지 않는 인테리어는, 곳곳에 대범함이 깃들어 있었고, 모든 디테일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이렇게 호화로운 룸은 처음 봤다!자기 집 사위…… 체면이 정말 너무 크고, 용준영은 정말 너무 깍듯했다!"주방에 말해서 대표 메뉴 전부 다 올려!"용준영은 손을 휘저으며 즉시 분부하고, 또 환심 어린 얼굴로 손태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저씨, 술은 어떤 걸 좋아하세요?부하들에게 준비하라고 할게요!”"괜찮아요. 몸이 안 좋아서 물을 마시면 돼요."손태석은 과분한 대우에 놀라며 황급히 거절했다."그러면 안되죠, 아저씨가 오셨는데 준영이가 어찌 감히 홀대할 수 있겠어요!"말하면서 용준영이 손가락을 튕기자 종업원이 재빨리 최고급 술과 샤또 라뚜루를 하나씩 들고 나왔다.진숙영과 손태석이 놀라서 자신을 바라보자, 용준영은 긴장하며 얼른 설명하였다. "이전에 형님의 베풂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습니다! 두 분 안심하고 소비하세요, 제 레스토랑이 바로 형님의 레스토랑입니다, 두 어르신에 한해서는 영원히 무료로 대접해 드립니다! "손태석은 진숙영과 눈을 마주쳤고 더욱
게다가 그녀는 똑똑히 봤다. 용준영이 염구준 앞에서 전전긍긍하며 애써 아부하는 모습이 어디를 봐서 형제란 말인가!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또 손을 들어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얼른 음식을 드세요. 다 식겠어요!"손태석과 진숙영은 젓가락을 들었다 다시 놓고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염구준이 포르쉐를 샀을 때, 그들은 이 사위가 실종된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아마도 이전과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가 명성이 자자한 용준영을 굽신거리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진짜 상상초월이었다!"구준이 이제 정말 돈이 많네."진숙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조금 있어요."염구준이 겸손하게 말했다."무술도 할 줄 알았어?"그다음 손가을이 입을 열었다."조금 할 줄 아는것 뿐이야."염구준은 여전히 겸손한 자태로 음식을 한 입 먹었다.손가을은 입을 삐죽거렸다. 그날 염구준이 공사장에서 수십 명을 덜덜 떨게 하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구준아, 내 다리, 정말 고칠 수 있을까?"결국 손태석은 망설이다가 입을 열어 물었다."아버님, 저를 믿으세요. 무조건 고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줄게요!"염구준은 이번에는 웃지 않고 진지하게 말했다.염구준을 잘 아는 사람만 그가 한 약속이 얼마나 소중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안다!손태석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10여 년 동안 이렇게 마음이 놓인 적은 처음이었다.그는 염구준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눈가를 한 번 훔친 다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갑자기 앞에 놓인 술잔을 가득 채웠다.이어서 그는 테이블을 돌려 염구준에게 부어 주려고 했다.염구준은 서둘러 두 손으로 받았다."구준아, 내 다리는 고질병이야. 나도 큰 희망을 품지 않고 있지만 네가 방금 한 말 너무 감격스럽고 고마워!"술을 거의 마시지 못하는 손태석은 한 잔을 들이키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격렬하게 기침을 했지만, 눈 속에는 흥분이 가득했다…….진숙영은 손태석을 막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염구준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지만, 마음속으로는 감개무량했다.이전에 했던 모든 것들, 마침내 받아야 할 보답을 얻었고 장인, 장모님이 마침내 자신을 받아들였다!저녁 식사 후, 밤은 이미 깊어졌다.손가을 가족은 오늘밤처럼 이렇게 즐겁고 후련한 적이 거의 없었다.포르쉐가 이미 박살 난 관계로 용준영은 아예 고급 차량 두 대 준비해 이들을 집으로 호송했다.손태석은 술을 마신 후에 진숙영의 목을 감싸고 술주정을 부리며 정이며 사랑을 속삭였다."가만히 있어 봐, 애들이 보고 있잖아!"진숙영은 얼굴을 붉히며 그를 살짝 밀쳐냈다.손가을은 오랫동안 부모님의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해 수줍으면서도 기뻐하다가 염구준과 눈이 마주치자 얼른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집에 가서 정리한 후 모두 취기를 가지고 잠에 들었다.여전히 손가을이 침대에서 자고, 염구준이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잤다."구준아.""나 있어.""오늘…… 고마워!"손가을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별말씀을."이어 어둠 속의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앞으로 돈을 함부로 쓰지 마, 될까?"안 돼!"염구준은 단호히 거절했다. "두 분은 우리 부모님이고, 너는 내 아내인데, 내가 집이랑 가족에게 돈을 쓰지 않으면 누구에게 돈을 쓰겠어?""하지만…….""그만, 자자. 잘 자."손가을은 계속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잘 자라는 소리에 묵묵히 고개를 흔들며 눈을 살며시 감았다.다음날 일어나자 진숙영이 이미 푸짐한 아침을 준비했다.염구준은 스스럼없이 허겁지겁 먹으며 물었다."아버님은요?""아, 그 사람이 말이야, 술을 마시지 못하면서 극성을 부리더니 아직도 자고 있구나."진숙영은 사위가 밥을 먹는 것을 보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염구준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아버님이 연습을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접대 자리가 많이 있을 건데요""응?"진숙영은 멍해졌다.손태석은 하루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무슨 접대가 필요하겠는가, 보아하니 사
진숙영은 얼굴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물었다."아, 제 소개를 할게요. 저는 청해 은행 총행장, 허한입니다.""이분은. 지사 사장,송종현입니다."허한의 옆에 있던 남자가 죄송스러운 얼굴로 어색하게 웃었다.진숙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이 사람은,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도 자신을 경찰로 보내려던 그 은행 사장이 아니던가?진숙영이 불쾌해하자 총행장 허한은 유빈을 노려보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이모님, 모두 저희 잘못입니다, 오늘 저희가 특별히 이모님에게 사과하러 왔습니다!"허한의 말을 듣고 진숙영은 순간 멍해졌다.은행 고위 간부 두 명이 직접 찾아와서 그녀에게 사과한다고?"이모님, 들어가서 얘기해도 될까요?"총행장이 다시 한번 몸을 굽이며 한 마디 물었다.진숙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두 사람을 데리고 안으로 걸어갔다.이때 아파트 입구에는 이미 난리가 났다.장용은 어두운 낯빛으로 두 눈가가 칠흑같이 어두워져 밤새 눈을 붙이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그는 부동산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출근 시간이 되자마자 미친 듯이 소리쳤다."CCTV 돌려! 빨리 CCTV 돌려! 도대체 어떤 새끼가 감히 내 차를 이렇게 만들어 놨어! "방금 산 벤틀리야! 4억이 넘는단 말이야!4S 가게에 가져갔는데 수리도 안 해줘!그는 꼭 그 사람을 찾아서 돈을 배상하고, 경찰서에 들어가게 해야 했다!"선생님, 죄송합니다. 너무 늦어서 CCTV에 찍히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부동산 주임도 장용과 같은 사람을 속으로 역겹게 여겼다. 분명히 자신이 규칙을 지키지 않아 놓고 일을 당하니 또 와서 울고 난리다.이런 사람은 한번 당해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지, 혼날 만도 하다!"나 절대 안 믿어! 지난번에 진 영감이 거리에 서 있는 여자를 껴안고 있는 것도 모두 훤히 찍었는데, 오늘 이 일을 반드시 해결해야 해!"장용의 누나 장연도 부동산에 따라와서 목청을 높이며 소리쳤다. "CCTV를 돌리지 않으면, 내가 경찰에 전화해서 너 일자리 잃게 할 거야!"부동산 주임은 어쩔
그는 지금 후회돼 죽을 것 같았다. 만약 염구준이 그렇게 큰 배경이 있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담이 열개라도 감히 진숙영을 건드리지 못했을 것이다!이번에 허 행장님까지 자칫하면 금융계에서 쫓겨날 뻔했으니, 일이 너무 커졌다!허한이 손짓을 하자 뒤에 있던 비서들이 미리 준비한 선물을 바닥에 쌓았고 무려 문의 절반을 막을 정도였다. 로열젤리, 안궁환 등 귀중한 선물도 빠짐없이 있었다."이모님, 자그마한 성의이니 받아 주세요.""이모님에게 손을 댄 경비는 제가 사퇴시키고 행포사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이외에 여 카운터는 파면처리 중이고, 그리고……."허한은 공정함을 표현하며, 결연히 천숙영이 받은 불공평한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그는 방법이 없었다. 지금 스스로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목숨도 지킬 수 없었다."허 행장님, 필요 없습니다.""살아가기도 쉽지 않은데. 그들을 용서해 주세요. 젊은이들은 충동적이니 교육을 시키면 될 거에요. 나도 이해할 수 있어요.”진숙영은 한숨을 쉬며 손을 내저었다.그녀는 그날 수모를 당하고 원망스럽고 짜증스러워서 그 사람들을 처벌하고 싶었다.그러나 뼛속까지 선량한 그녀는 두 가정을 망칠 필요 없이 봐주기로 결정했다.허한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더니, 나중에는 얼굴에 탄복이 가득했다. "이모님, 이렇게 너그럽고 아량이 넓으시다니, 정말 탄복스럽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뒤에 있는 비서에게 손을 흔들었고, 비서는 바쁘게 봉투 하나를 건넸다.총행장이 봉투를 열어 그 안에서 블랙 카드를 꺼냈다."존경하는 진숙영 여사님, 이것은 저희 은행 VIP카드입니다. 이 안에 10억이 들어 있습니다. 이모님의 몸과 마음이 저의 은행에서 상처를 입었으니 이 돈은 이모님에 대한 보상으로 생각해 주세요."총행장의 진심이 가득한 말이 끝나자마자 일행들은 일제히 진숙영에게 허리를 숙였다. 잘못을 저지른 지사 사장 송종현은 더더욱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진숙영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비록 그녀가 은행에서 불공평한 일을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
이튿날, 미지의 바다에서 향유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등에 한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염구준이었다.사방에 온통 푸른 바다라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지금은 고래가 바닷가로 데려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고래야, 잘 부탁한다.”“우웅!”둘은 서로의 말을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시로 교류했다.염구준이 눈을 감고 운기조식하다가 배고프면 심해의 눈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신기한 것은 한 방울만 먹어도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뿌우우우웅!그때 멀리서 선박 소리가 들렸다. 염구준은 눈을 번쩍 뜨고 소리를 질렀다.“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목소리에 기운을 담았더니 쩌렁쩌렁한 소리를 지를 때마다 수면이 음파에 진동하는 것 같았다.어디선가 나타난 선박에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슥!그런데 선박에 다가간 순간, 상대방이 고래를 잡는 쇠고랑을 발사하는 것이었다.염구준은 재빨리 검기로 밧줄을 잘라버렸다.선박은 그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향유고래를 잡으러 온 것이었다.생각하지 않아도 고래의 용연향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스스슥!선박에 있는 사람들은 고장난 줄 알고 이번에 작살을 던졌지만 역시 염구준에게 잘려서 바다 밑으로 들어갔다.상대방과 가까워지자, 염구준은 그들의 선박에 번쩍 뛰어올라 엄숙하게 경고했다.“멈춰. 아니면 무력으로 대응할 거야.”선원들은 대부분 기운이 없는 평범한 어부였다.그들은 염구준이 먼 곳에서부터 뛰어올라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여기서는 고래를 잡는 걸 허락해요.”한참 뒤, 선장은 국제 감독기관에서 온 줄 알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이 고래는 내 친구예요. 어떻게 할지 잘 알겠죠?”염구준은 선장을 노려보며 차갑게 되물었다.“알았어요. 이 사람 말을 못 들었어? 당장 작살을 내려놔!”선장은 상대방이 보통이 아니란 걸 눈치챘는지 바로 선원들에게 지시했다.그러자 당황한 선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지시대로 작살을 내려놓았다.염구
감히 그의 전우나 다름없는 고래를 잡아먹으려고 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만약 향유고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심해 밑에서 죽었을 것이다.“염 선생님, 안 돼요!”당황한 노신기 일행이 다급히 나서서 말렸지만 염구준은 듣지 않았다.그는 요트를 타고 서해충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러 공격했다.“당장 토해!”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들고 번쩍 뛰더니 위에서 서해충을 자르려고 했다.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고래를 살려낼 것이다.“하악!”뿔난 서해충이 나지막하게 울부짖더니 커다란 입을 벌이고 염구준을 통째로 삼키고는 물속으로 들어갔다.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고 말았다.심지어 천기문의 고위층들도 진정할 수 없었다.“염 선생님!”“안 되겠어. 모든 음성탐지기를 던져!”노신기는 당황한 마음에 맞서 싸우려고 명을 내렸다.유동심연의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번에 오면서 대량의 음성탐지기를 챙겼었다.그러나 워낙 위력이 강한 무기라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염 선생님, 제발 잘 버텨줘요.’촤아악!이제 막 음성탐지기를 내려놓고 가동하려고 할 때 눈앞에서 거센 물보라가 솟구치는 것이었다.해저 지진으로 거센 파도가 밀려오면서 일으킨 쓰나미였다.“다들 선실로 들어가!”위급한 상황에서 노신기는 어쩔 수 없이 먼저 가문을 지켜야 했다.선박 세 척은 쓰나미에 밀려 먼 곳까지 흘러갔다.한편, 바다 밑은 난리도 아니었다.서해충 체내에 들어간 염구준은 선사 시대의 바다 생물과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그가 공격할 때마다 서해충은 심한 고통을 느꼈는지 커다란 몸집을 꿈틀거렸다.실은 서해충이 삼킨 것이 아니라 그것이 도망칠까 봐 염구준이 스스로 잡혀 먹힌 것이었다.한참 공격하면서 돌진했더니 드디어 향유고래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구자검법! 검일참공!”그는 기운을 폭증시켜 강력한 살술로 서해충의 몸에 길이가 10미터되는 상처를 냈다.잘린 부위에서 바닷물이 역류하여 들어올 때, 염구
동물의 감각은 때론 인간보다 훨씬 뛰어났다.특히 바다에서 자란 생물이라면, 웬만한 레이더보다도 훨씬 빨리 감지할 수 있었다.쿠쿵!혹시라도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아래쪽에서 뭔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염구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바다밑을 바라보며 말했다. 작은 검은 점 하나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었다.아직 수면까지 오지도 않았는데, 그 그림자는 이미 성체 향유고래와 맞먹는 크기였다.‘설마, 진짜 서해충이 있는 건가?’“목표가 공격 범위에 진입했습니다. 모든 작살 준비 완료했습니다.”대원들은 지시가 떨어지고 나서 3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내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쏴!”노신기는 참을성 없이 바로 명령을 내렸다.‘망했다!’염구준은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말리지 못했다.물속의 거대한 생물체는 어선보다도 커서 자칫하다간 오히려 배가 끌려갈 수도 있었다.슥! 슥! 슥!고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세 척의 어선에서 수십 발의 대형 작살이 물밑의 검은 그림자를 향해 발사되었다.타겟의 몸집이 컸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살이 정확하게 꽂힐 수 있었다.“끌어 올려!”노신기는 고래 잡이를 할 때 쓰던 방식을 운용하며 숙련하게 명령을 내렸으나 기계를 최대치로 올려도 타겟을 끌어오리지 못했다.이에 조타실에서 다급하게 소식을 전했다.“큰일입니다. 어선이 저것에 의해 유동심연 쪽 소용돌이로 끌려가고 있어요!”배는 엄청난 속도로 끌려갔다. 배 자체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속도였다.“밧줄을 끊어!”염구준은 노신기의 무전기를 낚아채고 지휘권을 넘겨받았다.“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꽉 감겨서 끊을 수가 없습니다.”조타실에서 절박한 답변이 돌아왔다.현대식 어선은 전부 인공지능 시스템이라 이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우웅!염구준은 결국 검기를 날렸고, 날카로운 검광이 연달아 번쩍이며, 단숨에 밧줄들을 잘라냈다.이에 배가 거대한 관성에 휘청이며 흔들렸고, 균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이 독에 중독된 무인은 일시적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단전이 봉쇄되어, 꼼짝없이 폐인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만약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이런 희귀한 독약은 스텔라성 성주가 준 거겠지?”염구준이 흥미롭게 물었다.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진짜 산기봉단을 보았고, 게다가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꽤나 관심이 갔다.“맞아. 얼른 저 녀석을 잡아!”노대영은 승리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그는 희귀한 독약인 산기봉단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에휴.”아타 등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염구준마저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이제 구세주가 사라졌으니, 최악의 경우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가서 두들겨 패! 나 아까 진짜 쫄아서 오줌 쌀 뻔했단 말이야!”몇몇이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한껏 때려서 화풀이를 하려 했다.반보천인급 고수를 때릴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우웅. 그러나 그 순간, 검광이 번쩍이더니 달려들던 사람들 전부가 쓰러졌다. 그들의 목에는 옅은 혈흔이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작았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이 독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상대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염구준은 조용히 진기를 운용하며, 체내에 남아 있던 독기를 모두 없애버렸다.육신이 이미 반보천인의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탓에 약물 저항성도 엄청나게 강해져 그는 산기봉단 같은 독약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너... 이건 말도 안 돼!”노대영은 절규하듯 외쳤다.희망이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자,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곧 있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스텔라성 성주랑 뭘 꾸민 거지?”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해독제 같은 건 이제 관심 없었다. 상대가 정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난 진작 그분의 문하로 들어갔어. 언젠가는 그분이 내 복수를 도와줄 거다!”“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염구준은 주머니를 집어 들어 곁에 있던 그레이에게 휙 던져주며 분부했다.“먼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독제를 나눠줘.”“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대영을 흉악하게 노려보았다.반보천인으로서 이런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게 조금 창피해서였다.노대영은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할 말이 있습니다.”“해.”염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단 한 마디만 툭 내뱉었다.그레이와 다른 이들이 힘을 회복하고 나면, 그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곧 죽을 이의 유언쯤은 들어줄 수 있었다.노대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이었다.“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래.”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딱히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 말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서였다.‘어라?’이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말투로만 보면, 염구준이 노대영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방금 전에는 또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노대영은 염구준의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바로 말을 이었다.“이 도리를 알고 계시니, 그럼 행동에 옮겨도 되겠죠.”노대영은 혹여나 다른 변수가 있을까 두려워 단검을 꽉 쥐고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노신기에게 달려들었다.그레이 등이 조금 있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크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복수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말이다.쾅!하지만 달려가자마자 염구준의 발에 얼굴을 맞아서 옆으로 나가떨어졌다.그의 코와 입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줄줄 흘렀다.“날 가지고 노는 거냐, 염구준!”“허, 내가 나설지 안 나설지 짐작이 안 됐나봐?”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노대영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의 행위를 몹시 혐오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대놓고 복수하는 건 괜찮지만, 그 아비가 악행을 일삼던 사람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방식에,
그러나 몸속에 독이 퍼진 탓에 기운을 끌어올릴 수가 없어 모두 답답하게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노대영이 혓바닥을 자르려고 할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대영 문주님, 염구준인 것 같습니다!”이름을 듣자마자, 노대영의 얼굴에서 희열이 싹 사라지고, 이내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기습에 성공한 후 바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래를 타고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한 사람만으로 충분히 그들을 몰살할 수 있었다.“어서 고래잡이 작살이랑 그물 그리고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노대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급속히 퍼져갔다.허겁지겁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겨우 쇳조각 몇 개로 염구준을 막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휙휙!염구준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작살, 그물, 조명탄 따위를 보며 입꼬리를 비웃듯이 끌어올렸다.아직 사격거리에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적지 않게 겁을 먹었나 보네.’그는 생각했다. 역시나 첫 번째 공격은 전부 허탕이었다.염구준은 거대한 향유고래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고, 이윽고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커다란 작살 하나가 고래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는데, 맞으면 죽지 않더라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우웅!염구준은 검기 한 줄기를 내보내 날아오던 작살을 두 동강 낸 뒤, 작살에 묶인 쇠사슬 위로 몸을 던져, 빠르게 어선으로 돌진했다.풍덩!향유고래는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잠수했다.노대영은 염구준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다급히 소리쳤다.“어서, 어서 배에 못 올라오게 사슬을 끊어!”그도 자신이 염구준과 맞서봤자, 단 한 줌의 승산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배 위 인원들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강한 검술을 발동해 검기를 날렸다.제대로 검기를 축적하진 못했기에, 완벽하게 완성된 검일참공은 아니었고, 약간의 반동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