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서서연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다른 여자 판매원들까지 모두 얼떨결에 해졌다.여섯 채의 별장을 모두 산다면 무려... 조대 주택구 입금이였다. 이게 얼마나 큰 실적인가?눈 깜빡하지도 않고 이렇게 큰 돈을 쓰는데,눈앞의 이 양반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일수 있을까?!청해시에서, 심지어 해동성에서도 분명 유명하고 이름 있는 거물일 것이다.설령 그들 상사가 저들을 만나도 정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며 절대로 쉽게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근데..."서서연은 온몸이 차가워졌으나 얼굴에 필사적으로 미소를 지었는데 마음속으로는 울것같았다."근데 손님, 제,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서비스를 했으니까 사장님을 오시게 하시면 이 일은..."구준은 웃었다.사장님이 오면 이익금 따위를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몇억이 넘는 판매 이익금, 게다가 이익금 외의 보너스를 더한다면 그 사장이 아무리 바보라도 서서연에게 이렇게 큰 혜택을 주지는 않을것이다!"세심함이 승부를 좌우하죠. 특히 서비스업에서는 고객에 대한 태도가 관건입니다."그는 서서연을 보며 옆에 있던 휴대폰을 든 여자 판매원 몇 명을 다시 보고는 입을 열었다."여러분의 아까 태도가 마음에 안 듭니다.특히 당신,서 양은 제 아내를 비꼬아 놓고는 이렇게 빨리 잊어버렸나요?"서서연은 온몸이 떨리며 얼굴의 웃음을 더 이상 유지할수 없었다.그녀는 까먹지 않았다.방금전에 가을을 비꼬고,그녀와 구준이 별장을 살 돈이 없다고 하고,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말라한거.실은 사람을 쫓아내는거랑 다른점이 없었다.그저 빨리 돌아가 다른 동기들과 휴대폰 게임을 놀고싶을 뿐이였다.무엇을 응보라고 하는가?이걸 응보라고 부른다!하늘은 죄를 지어도 용서할 수 있지만, 스스로 죄를 지어서는 살 수 없었다!"손님, 정말 죄송합니다!"이렇게까지 생각하니 서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죽을 것 같이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다."제가 아까 고의가 아니었습니다.별장이 확실히 비싸서 일반인은 도저히 살 수 없는 줄 알았습니다.그리고..."그녀
양복 입은 남자 '우경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가서 주택 구입 계약서를 빼앗고 대충 훑다가 그대로 찢어 바닥에 던지지며 명령했다."가서 금액 환불해 주고, 계약서 재인쇄하고, 아까 거래는 취소해!"여직원은 지체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얼른 돌아가서 프린터로 달려갔다."서두르지 마세요."구준은 가을의 작은 손을 잡고 한 발짝 살짝 내딛어 이 여직원을 막아섰고,다시 경리에게 고개를 돌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계약 체결후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면 계약 조건에 따라 배상해야 합니다. 거래 취소하는거 정말 확실하신가요?"우경리는 얼굴에 미안한 표정을 띄였지만 말투는 전혀 착하지 않았다.그는 허허 웃었다."손님,몇조를 꺼내서 이쪽 별장을 전부 사드리시는고 보면 보통 사람은 아니시겠죠.""하지만 제가 연락한 이 구매자는 우리 해안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기 때문에,아무도 감히 죄를 짓지 못합니다. 계약서를 뜯은 것은 손님을 위한 것이니,저도 손님께서 고마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배상은... 허허.. 거래도 다 취소됐는데 배상이 어디있겠습니까? 죄송하지만, 전 바쁜 일이 있으니 배웅은 못해드립니다!"말을 마치며 구준과 가을은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고 돌아서 데스크로 향했다."그 구매자에게 죄를 짓는건 두렵고 나에게 죄를 짓는건 두렵지 않으신가봐요?"구준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살며시 웃었다."청해시에서 내가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생각도 못했네. 향산의 이 여섯채 별장은 꼭 사야겠습니다. 당신..."그의 말은 다 끝나지 않았지만, 우경리는 방금 몇 발짝 채 떼지 않았는데 "꼭 사야되겠다"는 말을 듣고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구준을 향해 비웃었다."손님, 아까 제가 한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셨습니까?체면을 줘도 차리지 못하니, 똑똑하지도 못하시네요!""솔직히 말해드릴게요. 이 여섯 채의 별장을 누구에게 팔지, 제가 지금 말해도 소용 없습니다. 손님이 말해도 더 소용없고요! 제발 식견이 있으시길 바랄게요. 지금 가면
마케팅 센터 출입문 밖에는 두명의 모습이 앞뒤로 걸어 들어왔다.앞의 남자는 뚱뚱한 몸매에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웠다."솔직하게 저 여섯채의 별장들은 여기에 3년이나 넘게 있었는데 계속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손님이 구매 하신다니, 정말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손님, 이쪽으로 오세요."뒤따라가는 젊은 남자는 캐주얼한 양복을 입고 이 뚱뚱한 남자를 외면했다.막 들어왔을때부터 구준과 가을에게 눈길을 보냈었다. 발걸음을 멈칫하다가 깜짝 놀라는 얼굴이었다."큰형님, 형수님, 정말 공교롭습니다. 당신들도 여기에 계시다니!"이 젊은 남자를 본 구준은 이번에는 진짜 웃었다.용준영!비록 이 뚱보를 알지는 못했지만,발 손가락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분명 향산 별장의 개발업자, 즉 이 마케팅 센터의 사장일 것이다!아까 경리가 말한 그 '청해시 유명한 구매자'가 용준영 말고는 또 누가 있을까?!"준영씨,이렇게 공교롭다니?"준영을 보고 가을의 얼굴에 희색이 살짝 띄였다.그녀는 구준을 끌고 함께 인사했다.한때 용운그룹 용준영은 그녀가 바라볼수 없는 거물이었는데, 손씨가문의 지위로는 용씨가문과 교제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러나 이제 한때의 용운그룹은 지금의 손씨그룹이 되었고, 준영의 신분은 용운 도련님으로부터 손씨의 그룹 이사가 되었다.무엇보다 준영은 구준을 비정상적으로 존경했고 구준의 배치에 따라 뢰인과 함께 손씨가문의 안보 업무를 담당할 정도로 관계가 친밀했다!"손님, 혹시 서로 알고 계십니까?"중년 뚱보 주해용은 준영이 외친 그 말,'큰형님'을 듣고 마음이 내려앉았고 곧 앞으로 다가가더니 얼굴의 살들이 웃으니까 꽃 한 송이가 되었다. "손님의 친구가 바로 저,주해용의 친구입니다.만나서 반갑습니다!"말을 마치며 살찐 손을 내밀고 기대 가득한 얼굴로 구준을 바라봤다.구준은 주해용과 악수를 하지 않은 채 준영을 향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혹시 향산 별장을 구입한 게 너야?""예!"준영은 공손한 얼굴로 먼저 인사했다. 그러고는 웃으
사람의 명성은 아주 중요하다!지금의 손씨 그룹은 주로 헬스 케어 식품 ‘생명 1호’가 전국에서 잘 팔리고 있었다.그룹 자산이 쾌속 성장해서 이미 청해 제1 부자의 위치까지 다달았다.‘청해 제1 미녀’인 손가을을 이제는 그 누구도 바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이제는 모두 그녀를 ‘손 대표님’으로 부른다!보통 사람은 염구준을 그저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전역 군인으로만 알고 있었다.그저 청해시와 운해시의 고위층 사람들만 그에 관한 정보를 조금 알고 있다.예를 들면 청해시와 운해시의 세력을 통일하고 조용하게 북방 강씨 가문을 해결한 것, 홍 어르신의 크라운 노래방을 받은 것, 그리고 설씨 가문, 주씨 가문......청해시와 운해시에서 양지든, 음지든 모두 염구준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혼자만 알고 있으면 돼.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지 말고."용준영이 주해용을 흘깃 보며 코웃음을 지었다.그러고는 손가을 보더니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형수님, 향산 이쪽의 별장은 어떠신가요? 말씀만 하시면 바로 계약하겠습니다!"손가을이 고민했다."음......"별장은 당연히 좋았다, 아까 서서연이라고 하는 세일 매니저와 우경리의 태도가 너무 안 좋았다!"별장은 내가 아까 방금 한번 사려고 시도했어. 그저 조금 아쉬울 뿐이야."염구준이 손을 뻗어 땅에 우경리에 의해 갈기갈기 찢긴 계약서를 가리키고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집 구매 금액이 방금 다시 돌아왔어. 계약서도 무효로 됐고. 아까는 까딱해서 쫓겨날 뻔했어. 직원들의 서비스 태도가 사람을 할 말 없게 만들잖아!"뭐라고?!용준영은 멈칫하더니 뭐가 생각났는지 고개를 돌려 주해용을 보는 눈빛이 순간 차가워졌다."해용아, 여기는 왜 이런 거야?""나한테...... 아니, 여기 염 형님하고 우리 형수님께 해결 방안을 내놔!"해결 방, 방안?주해용은 옆에서 그저 웃는 얼굴로 그들과 같이 있었다.용준영의 눈빛을 본 그는 지릴 뻔했다!그는 청해 시티 건설의 사장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
주해용의 화난 모습을 보자 우지동은 무서워서 차마 피하지도 못하고 할 수 없이 인포데스크의 뒤에서 걸어 나오는데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아까는 제, 제가...... 제가 사장님의 지시하신 것에 따라 다른 별장 자료를 가지고 오느라 생각, 생각지도 못한게......"여기까지 말하고는 그는 울먹거리며 말했다."생각지도 못한 것은 염 선생님에게 불편하게 했습니다. 전, 전 진짜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모른다고?네 이놈 새끼, 넌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를 거다!주해용은 화가 폭발하는것만 같았다.고개를 홱 돌려서 여자 세일즈를 보며 분노했다."CCTV는 어디에 있어? 지금 당장 CCTV 영상을 봐야겠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여자 세일즈는 놀라서 제일 빠른 속도로 컴퓨터 앞에 서서 손을 떨며 세일 라운지의 CCTV 영상을 가지고 왔다. 영상은 배속으로 돌려서 봤다!영상에서 염구준과 손가을이 들어서자 몇 명 여자 세일즈는 인포 데스크 뒤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서비스 태도가 아주 별로였다.마지막에 이미 사인한 집 구매 계약서를 우지동이 갈기갈기 찢고 서서연이 보안 요원더러 염구준과 손가을을 내쫓으라고 말했다......모든 과정이 여기에 다 찍혀 있었고, 현장의 대화도 녹음이 아주 잘 되어 아주 잘 들렸다!"버러지 같은 놈......"주해용이 우지동과 서서연을 죽어라 노려보며 숨을 몰아 내쉬며 가슴팍이 부풀고 눈에는 핏기가 서려 있었다.그는 이 두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그들이 무슨 사고를 쳤는지 알기나 하는가?이 눈도 없는 두 년놈들이 청해를 들었다 놨다 하는 염 부장에게 밉보이고 손씨 그룹의 손 대표님께 밉보이고 용준영한테도 같이 밉보였다!"사장님, 전 진짜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진짜예요!"영상을 다 보자, 우지동은 놀래서 몸을 떨며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별장을 구매하시는 분이 염 부장님과 손 아가씨인 줄 몰랐습니다. 전, 전 그저 사장님의 지시를 따른 것뿐입니다! 용 선생님께서 별
"일자리를 찾겠다고? 꿈도 꾸지 마! 생각도 하지 마!"우지동과 서서연은 내쫓겼고, 4명의 보안 요원에 의해 심하게 맞은 뒤 세일 라운지에서 기어 나갔다."그리고 너희들!"주해용이 다시 고개를 돌려 다른 여자 세일즈를 바라보더니 분노가 가득 차서 말했다."출근해서 핸드폰을 보고 있어? 감히 VIP가 왔는데 마중도 안 나가고, 구매 계약서도 다 사인했는데 염 부장님과 손 대표님 이름도 못 봤어?""눈은 뒀다가 뭐해!"몇 명 여자 직원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며 울었다.염구준과 손가을이 구매 계약서에 사인하고 지장을 찍을 때 그녀들 모두 옆에서 보았다.그러나 그녀들은 고위층의 사람을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해서 이름을 봐도 누구인지 몰랐다!""저분들은 아무리 나빠도 저희에게 해를 끼치진 않았어요."손가을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 입을 열었다."회사 방침대로 처리하면 돼요. 더 이상 저분들 힘들게 하지 말아요. 저도 낮은 위치에서 일해 봤어요. 주 사장님. 이젠 됐어요."손가을이 이 말을 하자 주해용의 분노가 사그라 들더니 재빨리 손가을에게 허리를 굽히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한 사람당 50만원씩 벌금이야.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다음에는 바로 퇴출이야!"몇 명 여자 세일즈는 멍해서 손가을에게 허리를 연신 굽히며 고마워했다. "손 대표님 감사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더 이상 잘못하지 않겠습니다. 약속합니다!"손가을은 가볍게 "네"라고 대답하고 염구준의 손을 잡았다.처음에 그녀가 손태진 집안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서재원과 손혜린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삶에 희망이 없었다.그러나 지금, 그녀의 한마디로 이 세일즈의 운명이 결정되고 모두 구준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영광이었다.이런 남자가 옆에 있다면 그녀는 더 바랄게 없었다!"손 대표님, 염 부장님."아래 부하들을 처치하고 주해용이 진짜로 해야 할 일이 생각났는지 바로 두 사람에게 고개가 땅에 닿을 듯이 허리를 굽히더니 불안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오늘 일어난 일은 모두
청해시의 왕, 이는 절대로 과장해서 말한 말이 아니었다.명백한 사실일 뿐이었다!2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청해시의 모든 세력이 그에게 굴복했다.운해시은 아직 몇 개의 잡세력이 남아 있었지만 그러나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크라운 노래방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밖에서 보기에는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고 있지만 극소수의 지하 보스들만 이미 손씨 그룹 휘하의 산업으로 염구준에게 속한 것을 안다!청해시, 마치 하나의 철판처럼 손씨 그룹은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청해, 청해시......"이때 청해시와 대략 몇 공리 떨어진 북방과 남방의 교차점에 있는 최대 항구 도시인 중해시에 금속 테 안경을 쓴 중년 남자가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뭔가 불안해 보였다.갑자기!옆의 스위트룸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갑자기 들리더니 남자가 분노하는 소리가 같이 들려왔다."젠장! 정유미, 너 죽고 싶어? 감히 반항을 해?!"‘정유미’라고 불리는 젊은 여자의 몸의 슬립은 헝클어졌다.그녀는 놀란 토끼처럼 손에는 깨진 유리 찻잔을 잡은채 눈앞의 슬림한 남자를 보며 온 몸을 떨고 있었다.그녀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중해시 엔터 업계에서 꽤 핫한 인사였다.국내 엔터 업계에서도 꽤 유명했다.그러나 그녀 앞에서 웃통을 벗은 젊은이는 중해시 장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인 장우였다!"도련님, 죄송합니다. 근데 너무 밀어붙이진 마세요!"정유미는 깨진 유리 조각을 잡고 뒤로 물러나면서 울면서 애원했다."진짜 저더러 같이 자라고 하면 저에게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저, 저 먼저 방에 돌아가서 샤워 한번 하고 늦어도 내일 오전에 원하는 답을 들려 드릴게요!"장우의 바지가 벗겨지고 안에는 표범 문양의 속옷을 입고 있었다.그는 정유미를 죽어라 노려보더니 손 안의 장난감을 보듯이 크게 웃었다."시간을 끌고 싶은가 본데,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이런 쇼로 감히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내일이 돼서도 네가 계속 반항한다면 두고 봐! 내 한마디 말로 너의
여기까지 말하자 그는 스위트룸의 문을 열고 복도의 상황을 살펴보더니 문을 닫고 아주 힘든 결정을 하였다."새벽 2시까지 기다려. 사람은 졸리는 걸 못 참지. 그러니 그때 가서 너는 조심히 여기서 빠져나가기만 하면 돼.""도망가, 당장 청해시로 가!""거기 지하 세력은 이미 통일됐어. 장씨 가문은 손을 뻗을 수 없어. 네가 청해시로 도망가야 장씨 가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어. 청해시 만이!"청해시......정유미의 눈빛은 스위트룸의 창문을 통해 멀리 있는 청해시 쪽을 바라보며 눈이 순간 반짝였다.오빠는 좋은 사람이기에 그녀를 절대로 속일 리가 없었다.그럼 청해시로 간다!......다른쪽, 청해시."한 번에 6채 별장을 사들이고 어떻게 용준영더러 그렇게 많은 돈을 쓰게 해. 반드시 그에게 돈을 돌려줘!"은빛 아파트에서 손태석과 진숙영은 각각 손태산과 손중천의 휠체어를 밀더니 표정이 안 좋았다."비록 안전을 위한 거라고는 하지만, 무려 1500억이야. 이렇게 많은 돈은 우리 그룹이 2주 동안 뼈빠지게 일해야만 벌어올 수 있는 돈이라고!"말하면서 서로 눈을 마주치자 웃음이 새어 나왔다.지금의 손씨 그룹으로 말할 것 같으면 1500억은 거금이 아니었다.‘생명 1호’의 순수익만 하더라도 매달 6000억이 넘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업계는 정말로 폭리였다.정가로 판매했을 때 이렇다면 만약 가격을 책정하지 않았다면 이익은 상상 못 할 정도로 높았을 것이다."별장 그쪽은 바로 입주할 수 있습니다. 구준씨가 이미 별장 쪽의 일은 마무리 지었습니다. 우리 오늘 입주합시다."손가을은 이미 이삿짐 회사에 전화하고 자신의 안방 문 앞에 서서 얼굴이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그쪽 사람들이 옮길 거 옮기고, 저희가 옮길 거 옮기면 한 번에 모두 이사 준비를 마칩니다."은빛 아파트 이쪽의 가구들은 조금 낡아서 대부분 중고 가구 업체에서 와서 실어 갔다.그저 버리기 아까운 작은 전자제품들을 이삿짐센터에서 옮기면 됐다.의류 같은 것, 예를 들면 속옷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이 독에 중독된 무인은 일시적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단전이 봉쇄되어, 꼼짝없이 폐인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만약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이런 희귀한 독약은 스텔라성 성주가 준 거겠지?”염구준이 흥미롭게 물었다.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진짜 산기봉단을 보았고, 게다가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꽤나 관심이 갔다.“맞아. 얼른 저 녀석을 잡아!”노대영은 승리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그는 희귀한 독약인 산기봉단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에휴.”아타 등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염구준마저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이제 구세주가 사라졌으니, 최악의 경우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가서 두들겨 패! 나 아까 진짜 쫄아서 오줌 쌀 뻔했단 말이야!”몇몇이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한껏 때려서 화풀이를 하려 했다.반보천인급 고수를 때릴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우웅. 그러나 그 순간, 검광이 번쩍이더니 달려들던 사람들 전부가 쓰러졌다. 그들의 목에는 옅은 혈흔이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작았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이 독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상대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염구준은 조용히 진기를 운용하며, 체내에 남아 있던 독기를 모두 없애버렸다.육신이 이미 반보천인의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탓에 약물 저항성도 엄청나게 강해져 그는 산기봉단 같은 독약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너... 이건 말도 안 돼!”노대영은 절규하듯 외쳤다.희망이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자,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곧 있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스텔라성 성주랑 뭘 꾸민 거지?”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해독제 같은 건 이제 관심 없었다. 상대가 정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난 진작 그분의 문하로 들어갔어. 언젠가는 그분이 내 복수를 도와줄 거다!”“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염구준은 주머니를 집어 들어 곁에 있던 그레이에게 휙 던져주며 분부했다.“먼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독제를 나눠줘.”“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대영을 흉악하게 노려보았다.반보천인으로서 이런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게 조금 창피해서였다.노대영은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할 말이 있습니다.”“해.”염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단 한 마디만 툭 내뱉었다.그레이와 다른 이들이 힘을 회복하고 나면, 그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곧 죽을 이의 유언쯤은 들어줄 수 있었다.노대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이었다.“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래.”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딱히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 말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서였다.‘어라?’이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말투로만 보면, 염구준이 노대영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방금 전에는 또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노대영은 염구준의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바로 말을 이었다.“이 도리를 알고 계시니, 그럼 행동에 옮겨도 되겠죠.”노대영은 혹여나 다른 변수가 있을까 두려워 단검을 꽉 쥐고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노신기에게 달려들었다.그레이 등이 조금 있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크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복수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말이다.쾅!하지만 달려가자마자 염구준의 발에 얼굴을 맞아서 옆으로 나가떨어졌다.그의 코와 입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줄줄 흘렀다.“날 가지고 노는 거냐, 염구준!”“허, 내가 나설지 안 나설지 짐작이 안 됐나봐?”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노대영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의 행위를 몹시 혐오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대놓고 복수하는 건 괜찮지만, 그 아비가 악행을 일삼던 사람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방식에,
그러나 몸속에 독이 퍼진 탓에 기운을 끌어올릴 수가 없어 모두 답답하게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노대영이 혓바닥을 자르려고 할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대영 문주님, 염구준인 것 같습니다!”이름을 듣자마자, 노대영의 얼굴에서 희열이 싹 사라지고, 이내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기습에 성공한 후 바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래를 타고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한 사람만으로 충분히 그들을 몰살할 수 있었다.“어서 고래잡이 작살이랑 그물 그리고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노대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급속히 퍼져갔다.허겁지겁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겨우 쇳조각 몇 개로 염구준을 막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휙휙!염구준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작살, 그물, 조명탄 따위를 보며 입꼬리를 비웃듯이 끌어올렸다.아직 사격거리에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적지 않게 겁을 먹었나 보네.’그는 생각했다. 역시나 첫 번째 공격은 전부 허탕이었다.염구준은 거대한 향유고래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고, 이윽고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커다란 작살 하나가 고래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는데, 맞으면 죽지 않더라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우웅!염구준은 검기 한 줄기를 내보내 날아오던 작살을 두 동강 낸 뒤, 작살에 묶인 쇠사슬 위로 몸을 던져, 빠르게 어선으로 돌진했다.풍덩!향유고래는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잠수했다.노대영은 염구준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다급히 소리쳤다.“어서, 어서 배에 못 올라오게 사슬을 끊어!”그도 자신이 염구준과 맞서봤자, 단 한 줌의 승산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배 위 인원들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강한 검술을 발동해 검기를 날렸다.제대로 검기를 축적하진 못했기에, 완벽하게 완성된 검일참공은 아니었고, 약간의 반동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염구준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금강 방망이 한 개 뿐이었다. 기운의 량으로 보아 세 명의 힘이 전부 들어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베르 일행이 전력을 건 최후의 일격이었다.쾅!한 자루의 검과 한 개의 방망이가 충돌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폭발적인 에너지가 주변에 퍼져나가며 양측은 잠시 균형을 이루었다.세 사람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막았다! 얼른 보트 준비해, 후퇴한다!”베르의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루카와 슈카 역시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이미 힘이 고갈된 지라 그들의 얼굴엔 혈색도 없었고, 기운조차 미약했다.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하압!”염구준은 팔에 힘을 주어 금강 방망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방망이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이 전법은 오묘했다. 상대방이 시전하고 조종하지 않아도 타겟을 쫓아 움직이는 것처럼 홀로 움직였으니까 말이다.이대로라면, 몸이 먼저 나가떨어질 판이었다.베르는 떠나기 전에 염구준을 보며 독한 말을 남겼다.“염구준, 자만하지 마라. 스텔라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돌아가서 강자들을 전부 불러와 널 죽여주지.”“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얼음처럼 차가운 염구준의 목소리에 모두가 몸을 살짝 떨었다.이미 흑풍의 사태로 배운 바가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적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흥, 말은 누구나 하지. 하지만 나중에 지키지 못하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걸?”베르는 비웃으며 염구준의 말을 맘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살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염구준은 검을 쥔 양손을 살짝 옆으로 움직이며, 손을 놓았다.우웅!그러자 구자검은 더 이상 금강 방망이와 대치하지 않고, 잔상을 남기며 쏜살같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 금강 방망이 역시 미친 듯한 속도로 염구준의 왼쪽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건 자신의 목숨으로 적의 목숨을 바꾸는 방식이었다.꽈악!염구준
“염 선생님, 저희가 가서 막을까요?”노신기는 갈등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비록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기에 돕고 싶어서였다.“아니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대형 방패를 계속 내리쳤다.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노신기 일행의 실력으로는 개입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봤자 죽을 게 분명하다는 것도 말이다.한편, 전장의 중심에 선 세 사람은 자신들이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있으며, 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각오로 덤벼!”쾅!베르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손에 쥔 대형 방패는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산산이 부서졌다.그의 피로 물든 두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으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얕은 두 줄의 상처뿐, 역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일반적인 공격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 과거, 염구준이 육체의 한계를 돌파한 리아성전의 전주를 쓰러뜨린 것도 필살기와 정제된 진기 덕분이었었다. 심지어 한 번에 쓰러뜨린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싸웠었다.육체가 극한으로 강해진 상대를 쉽게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베르를 걷어차 밀어낸 뒤, 곧바로 루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세 명을 상대할 때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젠장!”염구준이 갑자기 타겟을 바꿀 줄 몰랐던 루카는 급히 막아섰지만 한 칼에 밀려났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강자들의 승부는 한 수, 한 수가 치명상이라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베르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삼절진을 쓰자!”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베르 뒤로 이동한 뒤, 손을 그의 등에 얹었다.이 필살기에 승패가
베르 세 사람을 포함해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조차 염구준이 쓰는 게 무슨 전술인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방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건방지긴!”“내가 막을 테니 너희는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이에 베르의 일그러진 얼굴에는 약간의 기쁨이 섞였다. 그는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포효하듯이 명령을 내렸다. 해저에서의 전투 경험에 의하면, 그는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대형 방패로 염구준의 공격을 최소 서른 번은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쾅!그러나 시작에 불과한 염구준의 첫 공격에 베르는 몇 걸음이나 밀려났고, 방패엔 반 치 정도 깊이의 칼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이 방패는 염구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베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라 다른 것보다 더욱 단단하고 두꺼웠다.텅텅!루카와 슈카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염구준의 옆구리를 향해 칼을 박아넣었다.손목에 힘을 잔뜩 실은 터라 염구준의 호체진기를 가뿐히 뚫었지만 몸에는 옅은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아무리 힘을 더 실어도, 더 깊숙이 찌를 수가 없었다.“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했다고?”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은 일제히 감탄을 내뱉었다.두 명의 최강 반보천인의 공격을 오직 맨몸으로 버텼다는 것부터 염구준의 육체가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쾅! 쾅!염구준은 루카 형제의 공격을 거의 무시한 채, 계속해서 베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공격이 계속 되면서 방패에는 칼자국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베르도 연달아 밀려났다. 이 엄청난 충격력에 그의 손바닥은 결국 찢어져 버렸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공격 안 해? 밥 안 먹었어?”베르는 체내의 기혈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들고 소리쳤다.그제야 그는 그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 했음을 깨달았다.‘방패가 30번의 공격을 버틴다고 해도 내가 버티지 못해.’염구준의 몸이 반보천인의 극한에 다다른 이후, 방어력 뿐만 아니라 힘도 강해져서 전보다 공격이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