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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Author: 목련청
배서준은 사무실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화면에는 남설아에 대한 뉴스 보도가 떠 있었다.

그때, 서유라가 커피 잔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서준아, 뭐 보고 있어?”

서유라는 배서준이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걸 보고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서준은 당황한 듯 재빨리 화면을 껐다.

그러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뉴스 좀 보던 중이야.”

“그래?”

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서준 곁으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그를 안았다.

“서준아, 아직도 입찰회 일로 마음 쓰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배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네가 끓인 커피 맛이 좋아서.”

“정말?”

서유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마음에 들면 매일 널 위해 끓여줄게.”

“그래.”

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커피를 한 모금에 다 마셨다.

잠시 후, 서유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서준아, 나도... 예전에 설아 씨 부르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불러줄 수 있어요?”

그 말에 배서준은 순간 눈을 크게 떴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놀람과 당혹감이 담겨 있었다.

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

서유라가 그런 말을 꺼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난 그냥... 한 번만 그렇게 불러줬으면 해서.”

서유라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내가 설아 씨만큼은 안 되는 거 알아. 그래도... 난 진심으로 널 사랑해요. 뭐든 할 수 있어.”

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마주한 배서준은 마음이 아려왔다.

조용히 한숨을 내쉰 그는 말했다.

“유라야, 그러지 마. 넌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좋아. 굳이 누구를 따라할 필요 없어.”

“하지만 난...”

서유라가 뭔가 더 말하려다 말고 말을 잇지 못했다.

뒤이어 배서준이 그녀의 손을 조용히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유라야, 내 말 들어봐. 그래, 나 예전에 남설아 사랑했어. 하지만 그건 다 지난 일이야.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나는 너랑 함께하고 싶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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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386화

    남설아는 파일을 건네받아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이따금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 이내 펴지기도 하며 손가락 끝으로 책상을 일정한 리듬으로 두드렸다.“이 부분 더 개선할 수 있겠어요.”남설아는 화면 속의 한 모듈을 가리키며 말했다.“사용자 경험을 고려해야 해요. 이 작업 흐름은 좀 더 단순화할 수 있어요.”“네, 대표님. 바로 수정하겠습니다.”이승주가 서둘러 답했다.몇 시간에 걸친 긴박한 작업 끝에 수정된 최종안이 마침내 완성됐다.남설아는 다시 테스트를 진행했고 문제가 없는 걸 확인한 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다들 수고했어요.”남설아는 노트북을 덮으며 말했다.“내일, 화승 그룹에 최종안을 제출합니다.”“와, 드디어!”사무실엔 환호성이 터졌고 직원들은 서로 하이파이브하며 기쁨과 뿌듯함이 얼굴에 가득했다.한편, 배건 그룹 회의실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대표님, 괜찮으세요?”천기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멍하니 앉아 있는 배서준의 모습에 걱정이 가득해졌다.“괜찮아.”배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리는 듯 말했다.“계속 회의하죠.”회의는 이어졌지만 배서준은 계속 딴생각에 빠졌고 발언 도중엔 실수까지 했다.“설아야, 이 문서 복사 좀 해줘.”그 순간 회의실은 정적에 휩싸였다.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듯했다.“대표님, 저 부르신 건가요?”천기준이 잠시 얼이 빠진 얼굴로 묻고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네, 바로 복사해오겠습니다.”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배서준은 곧바로 사과했다.“죄송합니다, 방금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고.”회의가 끝난 후, 배서준은 혼자 사무실로 돌아갔다.의자에 앉아 눈을 감자 자꾸만 남설아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도대체 왜 지금, 왜 회의 중에 갑자기 그녀가 떠오른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것도 직원들 앞에서 비서 이름을 헷갈릴 정도로 말이다.같은 시각, 배건 그룹에서는 긴급 이사회의가 열리고 있었다.“요즘 배서준 대표 상태

  • 굿바이 쓰레기   제385화

    배서준은 사무실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화면에는 남설아에 대한 뉴스 보도가 떠 있었다.그때, 서유라가 커피 잔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서준아, 뭐 보고 있어?”서유라는 배서준이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걸 보고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배서준은 당황한 듯 재빨리 화면을 껐다.그러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뉴스 좀 보던 중이야.”“그래?”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서준 곁으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그를 안았다.“서준아, 아직도 입찰회 일로 마음 쓰고 있는 거 아니야?”“그런 거 아니야.”배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냥... 네가 끓인 커피 맛이 좋아서.”“정말?”서유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마음에 들면 매일 널 위해 끓여줄게.”“그래.”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커피를 한 모금에 다 마셨다.잠시 후, 서유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서준아, 나도... 예전에 설아 씨 부르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불러줄 수 있어요?”그 말에 배서준은 순간 눈을 크게 떴다.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놀람과 당혹감이 담겨 있었다.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서유라가 그런 말을 꺼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난 그냥... 한 번만 그렇게 불러줬으면 해서.”서유라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내가 설아 씨만큼은 안 되는 거 알아. 그래도... 난 진심으로 널 사랑해요. 뭐든 할 수 있어.”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마주한 배서준은 마음이 아려왔다.조용히 한숨을 내쉰 그는 말했다.“유라야, 그러지 마. 넌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좋아. 굳이 누구를 따라할 필요 없어.”“하지만 난...”서유라가 뭔가 더 말하려다 말고 말을 잇지 못했다.뒤이어 배서준이 그녀의 손을 조용히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유라야, 내 말 들어봐. 그래, 나 예전에 남설아 사랑했어. 하지만 그건 다 지난 일이야.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나는 너랑 함께하고 싶어.”“정말..

  • 굿바이 쓰레기   제384화

    한편 서도현의 집.그는 소파에 앉아 남설아에 대한 뉴스 보도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입가엔 흥미롭다는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남설아, 갈수록 흥미로워지는군.”서도현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이번엔 또 어떤 수를 보여줄 건지 지켜보자고.”그는 곧장 핸드폰을 들어 어떤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남설아의 최근 동향 좀 알아봐.”전화기 너머에서 낮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도련님.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서도현은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옆으로 던지듯 내려놓은 뒤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다.그의 눈빛은 어느새 한층 더 깊어져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 시각, 배서준은 침대에 누운 채 잠 못 이루고 뒤척이고 있었다.눈을 감으려 해도 자꾸만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자신감 넘치는 눈빛, 단호한 말투...바로 남설아였다.“남설아...”그는 낮게, 그리고 애써 억누른 듯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그 안에는 미련처럼 남아 있는 아련함이 섞여 있었다.눈을 꼭 감고 잊으려 애썼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남설아의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떠올랐다.그때, 옆에서 잠들어 있던 서유라가 그의 뒤척임에 잠에서 깼다.“서준아, 왜 그래?”그녀는 살짝 몸을 일으키며 조심스레 물었다.“악몽이라도 꾼 거야?”“나...”배서준은 입을 열었다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말끝을 흐렸다.서유라는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서준아, 아직도... 남설아 씨 생각하고 있는 거야?”그 말에 배서준의 몸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그 침묵은 곧 서유라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서유라는 가슴 깊숙한 곳이 찌릿하게 저려오는 것 같았다.그녀는 알고 있었다.아무리 노력해도 배서준의 마음속에서 남설아를 완전히 지워낼 수는 없다는 걸.“서준아, 그냥 푹 쉬어.”서유라는 그 쓰라린 감정을 억누르며 부드럽게 말했다.“난 언제나 곁에 있을 테니까.”배서준은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았다.하지만

  • 굿바이 쓰레기   제383화

    “갑자기 무슨 일이야?”송우민이 물었다.“우민아, 너 재계 쪽 사람들 많이 알지?”남설아가 조심스레 물었다.“응, 알지. 왜?”송우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가 원래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하잖아. 그쪽 사람들하고는 인맥이 좀 있어.”“그럼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 좀 소개해줄 수 있어?”남설아가 물었다.“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은 게 있어.”“물론이지.”송우민은 흔쾌히 답했다.“누구 만나고 싶은데? 내가 연락해볼게.”“여기 명단 있어.”남설아는 손에 들고 있던 명단을 건넸다.송우민은 명단을 받아들고 훑어본 뒤 말했다.“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 알아. 연락해서 자리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을 거야. 근데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 하다니... 무슨 일인데?”“그게...”남설아는 잠시 망설이다 조용히 말했다.“배건 그룹 좀... 흔들어보려고.”“응?”송우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흥미로운 듯 물었다.“어떻게?”“내가 지금 구상 중인 계획이 하나 있어.”남설아는 목소리를 낮추고 자신이 준비한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말을 다 들은 송우민의 눈빛에는 흥미로움과 짜릿함이 섞인 빛이 스쳤다.“진짜 대단하다. 이건 완전 통쾌한 한 방인데? 걱정 마. 내가 확실하게 도와줄게.”“잘 부탁해, 우민아.”남설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맡은 일은 책임지고 끝까지 해줄게!”송우민은 가슴을 툭툭 치며 힘 있게 말했다.그 시각, 배서준의 별장.그는 서재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엔 남설아에 대한 최신 뉴스 보도가 떠 있었다.책상 위에 올린 손가락이 리듬감 있게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고 그의 표정은 복잡했다.“남설아... 대체 뭘 하려는 거지?”배서준은 혼잣말을 내뱉었다.그녀의 최근 움직임은 뭔가 달랐다.화승 그룹 프로젝트를 따낸 것도 모자라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도 부쩍 늘었다.걸음 하나하나가 치밀했고 분명 뭔가 큰 걸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그때, 방문이 열리며 서유라가 들어왔다.“서준

  • 굿바이 쓰레기   제382화

    “서준아, 너무 무리하지 마.”서유라는 다정하게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서유라의 따뜻한 눈빛을 마주한 배서준은 순간 울컥한 감정이 밀려들었다.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알아.”서유라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서준아, 내가 커피 끓여놨어. 조금 마셔봐.”“그래.”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건넨 커피를 받아들고 한 모금 조용히 마셨다.그 시각, 천기준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조용히 앉아 요즘 달라진 배서준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뭔가 마음에 걸리는 게 분명한데 배서준은 그것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혹시... 남 대표님 때문인가?”천기준은 조용히 혼잣말을 중얼댔다.그의 머릿속에는 며칠 전 입찰회 때, 배서준이 남설아를 마주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그때 그의 눈빛엔 당혹과 분노,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미련이 뒤섞여 있었다.“아무래도 배 대표님은 아직 남 대표님을 완전히 놓지 못한 것 같군.”천기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을 되뇌었다.한편 서유라의 집, 거실에서는 서도현이 소파에 앉아 남설아에 대한 뉴스 보도를 보고 있었다.“누나, 이것 좀 봐. 저 남설아라는 여자 진짜 대단하네!”서도현은 TV를 가리키며 말했다.“화승 그룹 프로젝트도 다 따내고 완전 잘나가잖아?”화면 속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당당하게 인터뷰하는 남설아를 보자 서유라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불편함이 밀려들었다.그녀는 콧방귀를 뀌듯 차갑게 말했다.“대단하긴 뭐가 대단해. 남자들 덕 좀 본 거겠지.”“누나, 그런 말 하지 마.”서도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남설아, 만만한 사람 아니야. 지금 배서준한테는 아예 목에 걸린 가시야. 뽑자니 아프고 삼키자니 걸리는 그런 존재지.”“그게 뭐 어때서?”서유라는 비웃듯 말했다.“지금 배서준이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 그런 여자는 이제 아무 소용도 없어.”“누나, 안일하게 생각하지 마.”서도현은 진지한 눈빛으로 누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사실 지금 배

  • 굿바이 쓰레기   제381화

    화승 그룹의 프로젝트 착수식이 수많은 이들의 이목을 받으며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입찰에서 선정된 대표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 남설아는 날렵한 커리어 정장을 입고 단정한 올림머리로 이마를 드러낸 채 또렷하고 강단 있는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화승 그룹의 여러 임원분들,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남설아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화승 프로젝트의 역사적인 시작을 함께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남설아의 맑고 또렷한 목소리가 회의장 안에 울려 퍼졌다.말의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발음하며 그녀의 뛰어난 전문성과 리더십을 자연스레 드러냈다.무대 아래에서 화승 그룹의 임원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그들이 남설아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그녀의 제안서가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녀가 가진 매력과 리더로서의 강한 추진력이 그들을 사로잡았던 것이다.이 젊은 여성 대표라면 반드시 이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앞으로 우리는 화승 그룹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혁신, 협력, 상생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화운 프로젝트를 업계의 모범 사례로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라면 반드시 더 찬란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남설아의 연설은 힘이 있었고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그녀의 말이 끝나자 회의장 안은 뜨거운 박수로 가득 찼다.그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강연찬은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그녀는 이제 누구의 그늘에 기대지 않고 홀로 설 수 있는 당당한 비즈니스 리더가 되어 있었다.이제는 배서준조차 그녀를 다시 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대표님, 오늘 연설 정말 멋지셨어요!”착수식이 끝난 뒤, 조용히 다가온 비서가 감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화승 그룹 임원들도 대표님에 대한 평이 아주 좋더라고요!”“고마워요.”남설아는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건 저 혼자만의 공이 아니에요. 우리 팀

  • 굿바이 쓰레기   제380화

    서유라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며 배서준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묵묵히 밥을 먹고 있었지만 입안에서는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때였다.“누나! 나 왔어!”서도현의 목소리가 들리며 조용하던 식탁 분위기가 깨어졌다.“도현아? 어쩐 일이야?”서유라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동생을 맞았다.“누나랑 매형 보러 왔지.”서도현은 싱긋 웃으며 안으로 들어오더니 곧장 배서준에게 시선을 돌렸다.“매형, 요즘 괜찮으세요?”“응, 그럭저럭.”배서준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목소리엔 살짝 거리감이 느껴졌다.“매형, 이번 입찰회에서... 남설아한테 지셨다면서요?”서도현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도현아, 그만해.”서유라가 급히 말을 막았다.괜히 배서준의 상처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누나, 나야 그냥 매형 걱정돼서 그러지.”서도현은 웃으며 말했다.“매형,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전쟁에서도 승패는 늘 있는 거잖아요. 다음에 꼭 다시 이기시면 돼요.”“응, 고맙다.”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도현아, 밥 먹었니? 배고프면 같이 먹자. 이거 다 네 누나가 만든 거야.”“좋죠, 그럼 한 숟가락 얹어볼게요.”서도현은 바로 자리에 앉아 젓가락을 들어 밥을 먹기 시작했다.그 모습은 그야말로 허겁지겁이었다.서유라는 그런 동생을 보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서도현이 일부러 이곳에 온 이유를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는 배서준의 상태를 파악하고 싶어 했고 동시에 남설아에 대한 그의 감정도 캐내고 싶어 했다.“매형, 그런데 앞으로 어쩌실 거예요? 그냥 이렇게 넘어가실 거예요?”서도현이 밥을 먹으며 다시 물었다.“도현아, 그만하라니까.”서유라가 다시 제지했다.“누나, 왜 자꾸 막아? 나 진심으로 매형 걱정해서 이러는 거잖아.”서도현이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집 미래랑도 관련 있는 일인데 그냥 지나칠 수 없지.”“도현아, 네 걱정은 고맙지만...”배서준이 짜증을 억누른 채 말을 이었다.“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 굿바이 쓰레기   제379화

    “네, 대표님. 알겠습니다.”천기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참, 대표님. 여기 신문 한 부 있는데 한번 보시겠습니까?”“신문이요?”남설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오늘자 경제 일보입니다. 1면에 대표님 인터뷰가 실렸어요.”천기준은 신문을 조심스럽게 건넸다.남설아는 그 신문을 받아들고 펼쳐보았다.1면 중앙, 큼지막한 사진 속 주인공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고 제목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이게...”남설아는 예상치 못한 일에 놀란 듯 신문을 바라봤다. 자신이 1면을 장식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대표님, 이제 완전히 유명인이세요. 요즘 재계에서 다들 대표님 이야기만 해요.”천기준이 웃으며 말했다.남설아는 살짝 웃고는 신문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됐어요, 이런 얘긴 그만하고 가서 일 보세요.”“네, 대표님.”천기준은 고개를 숙인 뒤 조용히 사무실을 나섰다.그 시각, 배서준의 별장.서유라는 저녁 식사 준비에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그녀는 남설아가 좋아하던 메뉴를 떠올려 일부러 그에 맞춰 요리를 했다.식탁도 평소보다 정성껏 세팅해 두고 배서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고 싶었다.“서준아, 밥 먹어.”서유라는 서재 앞에 조심스레 다가가 문을 두드리며 부드럽게 불렀다.잠시 뒤, 배서준이 나왔다.그는 식탁 위에 정갈히 차려진 음식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유라야, 이건...”“서준이 너 이런 음식 좋아하잖아. 그래서 요리 연습 좀 했어.”서유라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한번 먹어 봐. 맛이 어떤지.”배서준은 그녀의 기대 어린 눈빛을 바라보며 천천히 식탁에 앉았다.젓가락을 들어 한 입 먹어본 뒤에는 고개를 끄덕였다.“어때? 맛있어?”서유라가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응, 맛있네.”배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고마워, 유라야. 이렇게까지 신경 써줘서.”“맛있으면 됐어.”서유라는 웃으며 생선 한 점을 집어 그의 접시에 올렸다.“서준아, 많이 먹어.”하지만 배서준은 식

  • 굿바이 쓰레기   제378화

    “남설아, 축하해! 이번 입찰전 완전 압승이던데?!”송우민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엔 샴페인 한 병과 와인잔 두 개를 들고 있었고 얼굴엔 특유의 장난기 어린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우민이? 여긴 웬일이야?”남설아는 놀란 듯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방문이었다.“당연히 축하하러 왔지!”송우민은 당당하게 샴페인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는 능숙하게 병을 따 올렸다. ‘펑’ 소리와 함께 샴페인이 터져 나왔고 은은한 향이 공기 중에 퍼졌다.“자, 남설아! 건배하자!”그는 잔을 두 개 채우고 그중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남설아 너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우리 미래를 위해서!”남설아는 잔을 받아들며 살짝 웃었다.“고마워, 민아. 이번 성공은 네 도움 없이는 어려웠을 거야.”“아유, 그런 말 마.”송우민은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며 웃었다.“우린 파트너잖아. 서로 도와주는 게 당연한 거지. 사실 넌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사람이라는 거 다들 알아.”“칭찬은 이제 그만해.”남설아도 웃으며 잔을 살짝 흔들었다.“근데 내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그걸 몰라서 물어?”송우민은 윙크를 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누가 알려줬을까? 한번 맞혀봐.”남설아는 그의 눈빛에서 뭔가를 느낀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설마... 연찬 선배?”“헉, 진짜 무섭게 똑똑하네, 이 여자!”송우민은 과장되게 놀라는 척하며 말했다.“맞아, 바로 그 양반이야.”그 말을 들은 남설아의 마음 한편이 따스한 기운에 물들었다.“건배!”송우민이 다시 잔을 들어 올렸고 두 사람은 가볍게 부딪힌 뒤 한 모금에 잔을 비웠다.도시의 어느 고급 주택가, 한 채의 대형 별장 안.강연찬은 통유리창 앞에 서서 멀리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손엔 핸드폰이 들려 있었고 화면에는 남설아가 사무실에서 송우민과 축하의 잔을 부딪히는 사진이 떠 있었다.“설아야, 정말 멋지다.”강연찬은 미소를 머금은 채 중얼거렸다.“지금보다 더 멀리 더 높이 갈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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