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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Author: 목련청
배서준은 서류를 넘기며 무표정한 얼굴로 외부의 소문 따위는 아예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서도현 회사가 조사 중이라고? 터무니없는 소리야.”

그의 말투는 비웃기라도 하듯 냉랭했다.

비서가 곁에 서 있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대표님, 사실 요즘 금융감독원에서 서도현 씨 회사를 정말로 조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배서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저 소문일 뿐이야. 믿을 필요 없어.”

그러나 그의 마음속 어딘가에는 작은 의심의 씨앗이 조용히 뿌려졌다.

밤이 깊었다.

배서준은 서재에서 혼자 앉아 휴대폰 화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화면에는 서유라의 사진이 떠 있었고 그녀는 순수한 눈빛을 하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

“유라야...”

그는 나지막이 부드럽지만, 어딘가 불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하며 남설아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배 대표님,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어요. 진짜 재미는 이제부터입니다.”

배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분노가 다시 그의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랐다.

“남설아, 이딴 걸로 날 협박할 수 있을 줄 알아?”

이설 그룹, 대표실.

“소문 퍼졌어?”

남설아가 물었다.

송우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익명으로 뿌렸어. 절대 우리까지 의심할 일은 없어.”

“배서준 쪽 반응은?”

“겉으로는 무시하는 척하지만 속은 이미 흔들리고 있을걸.”

송우민은 가볍게 웃었다.

남설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야. 이제 천 비서님이 움직일 차례지.”

배건 그룹, 대표실.

천기준은 조심스레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대표님, 요즘 회사 내부에서도 서도현 씨 관련 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습니다.”

배서준은 얼굴을 굳히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됐어. 더는 말하지 마.”

천기준은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대표님, 서도현 씨 재무 상황을 살짝 들여다보는 게 어떨까요? 직원들 불안도 잠재우고요.”

배서준은 고개를 번쩍 들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천기준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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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906화

    “뭐라고요?” 배서준의 목소리가 본인도 모르게 높아졌다. 그는 지금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했다.소미란 역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얼굴에 남아 있던 핏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강연찬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여기에는 배건 그룹 산하의 그린라이트 테크 프로젝트에 제공된 모든 초기 자금을 포함해 이후 배건 그룹의 주요 프로젝트 몇 개를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 인력, 핵심 기술 지원, 그리고 관련 시장 유통망까지 포함됩니다.”배서준의 입술이 몇 번 달싹였지만, 한마디도 못 했다.그린라이트 테크는 배서준이 배건 그룹의 향후 몇 년을 걸고 밀어붙인 승부수였다.그의 입지를 굳히고 더 나아가 배건 그룹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핵심 카드였다.화승 그룹의 자금과 기술이 이 프로젝트를 지금까지 유지한 생명줄이었다.“이 자금과 자원들은.” 강연찬은 남설아를 바라보며 말투를 조금 누그러뜨렸다. “이설 그룹에 전면 재투자될 겁니다. 배 대표님도 아시겠지만, 화승 그룹의 초기 투자와 협력 중 상당수가 설아 본인의 명의와 설아가 보유한 채널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지금 이 조치는 돌려놓는 것뿐입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일입니다.”“강연찬!”배서준이 마침내 분노를 터뜨렸다. 이마의 핏줄까지 도드라졌다.“이건... 이건 배신이야! 배건 그룹을 엎으려는 거냐고!”소미란도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강연찬을 바라보며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연찬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그건... 그건 배건 그룹의 핵심 사업들이야! 그걸 전부 철회해버리면 배건 그룹은 무너질 수도 있어!”그녀는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었다.지금까지 화승 그룹의 투자는 단순한 외부 자본의 참여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모든 핵심 협력이 남설아의 이름과 직접 연결되어 있었다니!그 말인즉, 처음부터 배건 그룹의 생사를 쥐고 있던 쪽은 남설아였다는 뜻이다.그리고 자신과 배서준은 그런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이건, 이건 그냥 속은 게 아니고

  • 굿바이 쓰레기   제905화

    “맞아요, 배 대표님, 저도 중요한 고객과 약속이 있어서 이제 곧 나가봐야 해요.”“아이고, 아내한테서 방금 메시지가 왔는데 애가 아프대요. 얼른 가봐야겠습니다.”“배 대표님, 정말 죄송하지만, 저도 급한 회의가 있어서요.”이사들은 마치 구원의 동아줄이라도 잡은 듯 앞다퉈 핑계를 대며 일어났다. 배서준이 뭐라 말할 틈도 없이 벌써 문 쪽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그들의 발걸음은 빠르고 단호했다. 마치 조금이라도 늦으면 뒤에 일어날 무언가에 휘말릴까 두려운 듯했다.불과 몇 분 만에 회의실에는 네 사람만 남았다.이제 남설아는 하고 싶은 말을 굳이 돌려 말할 필요도 없었다. 눈치 보지 않고 두 사람의 음모를 지적하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수 있었다.소미란이 서둘러 나서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설아 씨, 오해하지 마요. 배 대표님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냥 설아 씨가 이미 손 뗐다고 하니까 이런 자잘한 일로 설아 씨까지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거예요.”“정말 그래요?” 남설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제가 번거롭든 말든 그건 제 판단이죠. 그런데 소미란 씨는 이제 막 지분을 사들였을 뿐이고 배건 그룹 최대 주주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당당하게 배건 그룹 이사회에서 나서서 이설 그룹 자산을 어떻게 조정할지 논의하시는 거죠? 배 대표님, 이건 좀 지나치지 않아요?”배서준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이설 그룹은 애초에 배건 그룹의 자회사야. 소미란 씨의 안은 그룹 전체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야. 남설아, 괜한 소란 피우지 마. 너 오늘 여기 온 거, 소미란 씨가 투자한 거 보고 배 아파서 그러는 거 아니야? 뭔가 얻어가려는 거잖아?”그 말에 남설아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회의실의 적막을 가르는 맑고 또렷한 웃음소리였다.“배 대표님, 저를 너무 얕보시는 것 같네요. 소미란 씨가 얼마를 투자했든, 전혀 부럽지도 않고요. 더 솔직히 말해 그 정도 투자로 제가 욕심낼 일도 없어요. 오늘 제가 여기에 온 건, 회

  • 굿바이 쓰레기   제9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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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9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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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902화

    남설아와 강연찬을 본 천기준은 잠시 멈칫하고 손을 멈췄다.그는 깜짝 놀랐지만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안경을 고쳐 쓴 뒤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허리는 여전히 꼿꼿하게 펴고 있었다.“천 비서님.”남설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였다.“남 대표님, 강 대표님.” 천기준은 마치 하소연하듯 카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셨네요... 배 대표님께서 이건 다 사무실 쓰레기라고 하시면서, 저더러 처리하라고 하셨습니다.”강연찬의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이건 쓰레기 처리가 아니라 누가 봐도 일부러 괴롭히는 것이었다.배서준은 여전히 이런 저열한 수법을 쓰고 있었다.남설아는 천기준 쪽으로 다가섰다.“수고했어요. 요즘 배서준이 아주 귀찮게 굴죠?”천기준은 쓴웃음을 지었다.“괜찮습니다... 배 대표님도 바쁘시니까요.”그는 말을 멈추고 목소리를 낮췄다.“남 대표님, 혹시... 배 대표님이랑 소미란 씨 만나러 가시는 겁니까? 지금 위층 회의실에서 이사회 회의를 진행 중입니다.”“네, 지금 그 사람들 만나러 가는 길이에요.”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짐들은 버리지 말고 그 사람한테 직접 처리하라고 전하세요. 천 비서님은 지금 당장 이설 그룹 인사팀으로 가서 복귀 신고하고 일주일 동안 휴가를 즐기도록 해요. 우리는 올라갈게요.”“남 대표님!”천기준이 황급히 손에 들고 있던 박스를 내려놓으며 그녀를 불러 세웠다. 그는 속삭이며 말했다.“소미란 씨가 요즘 회사 안에서 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람도 많이 끌어들였고요. 조심하셔야 합니다.”“알겠어요. 고마워요, 천 비서님.”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둘은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강연찬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배서준이 분풀이를 천 비서님한테 하고 있네.”“그 사람은 원래 그 정도밖에 못 하는 사람이잖아.”남설아가 무심하게 받아쳤다.“가자, 어떤 쇼를 벌이고 있는지 직접 보자고.”이사회 회의실 앞,

  • 굿바이 쓰레기   제901화

    집사가 나타나 세 사람을 서재로 안내했다.서재 문이 닫히자 바깥 소음은 완벽히 차단되었다.강영수는 가장자리에 앉아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다.“앉아서 무슨 일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봐.”강연찬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배서준이 소미란과 손잡고 이설 그룹을 이사회에서 강제로 합병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남설아를 완벽히 배제하려는 사실을 간단하게 정리해 설명했다.말을 들은 강영수는 남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애야, 너 생각은 어때? 이렇게 넋 놓고 네가 지켜온 걸 다 뺏기게 둘 거야?”남설아는 강영수의 눈빛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당연히 안 되죠. 이설 그룹이든 배건 그룹이든, 전부 다 제가 나은이한테 남기기 위해 지켜온 거예요. 아무도 쉽게 빼앗게 두지 않을 겁니다.”“좋아.” 강영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기세면 충분해. 연찬아, 화승 그룹이 이설 그룹 지분 얼마나 가졌는지 너는 알고 있겠지?”“네, 할아버지.” 강연찬이 대답했다. “배서준이 강제로 합병하겠다고 해도 우릴 무시하긴 힘듭니다.”“그럼 됐어.” 강영수는 옆에 있던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배서준이 판을 다시 짜보겠다지만, 강씨 가문이 그걸 허락할지는 두고 봐야지. 지금 소미란이 하는 걸 보면 도를 넘었어. 강씨 가문이 냉정해져도 할 말 없는 거야.”소미란이 도를 넘었고 강씨 가문이 냉정해져도 할 말 없다는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사실상, 이 사건을 해결할 대책의 방향을 정하는 말이었다.강씨 가문의 저택을 나서자 차 안의 분위기 역시 한결 가벼워졌다.“휴...” 남설아가 의자에 기대며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말해서 할아버지께서 혹시라도 소씨 가문 체면 생각해서 우리더러 물러서라 할까 봐 걱정했어.”강연찬이 시동을 걸며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는 사업가야. 소씨 가문이 이번에 우리 강씨 가문을 상대로 수작을 부렸는데 그걸 그냥 넘길 분이 아니지. 게다가 요즘은 너를 꽤 마음에 들어 하셔.”그는 핸들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원래도 소미란을 손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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