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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Pinakabagong kabanata
굿바이 쓰레기 제950화
소미란도 몸을 숙여 서류를 줍다가 남설아의 귀에 바짝 다가와 낮지만 날 선 목소리로 속삭였다.“남설아, 잘난 척하지 마. 연찬이는 네가 잠깐 보여주는 모습에 속아 있는 거야. 곧 네 본모습이 어떤지, 얼마나 계산적인 여자인지 똑똑히 알게 될 거거든.”그 목소리는 끈적하게 달라붙어 마치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 불쾌했다.남설아의 손이 잠시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소미란을 똑바로 바라봤다. 예전엔 맑게 빛나던 눈동자가 이제는 차갑고 비웃는 기운만 서려 있었다.“그래?” 남설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그 미소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근데 말이야, 연찬 오빠는 이미 가식적인 얼굴이랑 뒤에서 꾸미는 수작쯤은 다 꿰뚫고 있어. 설마 모든 사람이 너처럼 종일 쓸데없는 것들을 신경 쓴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대못처럼 소미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소미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받아칠 줄은 몰랐고, 게다가 말끝마다 가장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그녀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그럼 너랑 강연찬 다 거짓말이었어? 이미 화해한 거야?”남설아는 대답 대신 웃음을 지으며 다시 서류를 챙겼다.“당연하지.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리든, 무슨 난리를 치든, 나랑 연찬 오빠는 아무 문제 없어. 오히려 어제 너는 연회장에서 꽤 창피했다던데?”소미란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여전히 비꼬는 말투로 대답하려 했으나 남설아가 먼저 기세를 몰아붙였다.“아, 맞다. 며칠 전 나 위로한다며 찾아왔을 때 네 속셈을 다 알고 있었어. 연기 좀 늘어야겠다. 티가 너무 나서 어떻게 속을 수 있겠어?”남설아의 입가에 비웃음을 띠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비서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남설아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마지막 서류까지 챙긴 뒤 비서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회의실로 향했다.소미란은 여전히
굿바이 쓰레기 제949화
다음 날 아침, 배건 그룹 사옥은 분주했다.남설아는 서류를 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어젯밤 강연찬이 곁에 있었던 덕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 발걸음도 가벼워졌다.그때 다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소미란이 나왔다.고개를 든 순간 남설아와 마주쳤고 어젯밤의 망신과 강연찬의 냉정한 거절이 떠올라 다시금 분노가 치밀었다.새로 쌓인 원한과 오래된 불만이 뒤섞여 그녀의 눈빛엔 노골적인 적대감이 서렸다.소미란은 성큼 다가와 높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 들을 만큼 또렷하게 말했다.“설아 씨, 좋은 아침이에요. 연찬이가 요즘 정말 바쁘죠? 큰 프로젝트 때문에 비서랑 새벽까지 야근하는 게 일상이라던데요? 참 열정적이에요.”강연찬의 비서가 젊고 예쁘다는 사실을 은근하게 꼬집는 발언이었다. 남설아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은은한 미소를 띠며 담담하게 답했다.“연찬 오빠는 원래 일에 몰두하는 사람이에요. 비서님도 유능하니 같이 업무를 처리하면 훨씬 수월하죠.”당연한 사실을 말하는 듯 단호했다.둘은 나란히 대표 사무실 전용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고 마침 문이 열렸다.거울처럼 반짝이는 엘리베이터 벽에 두 사람의 모습이 나란히 비쳤다.남설아는 여전히 담담했지만, 소미란의 입꼬리는 어색하게 굳어 있었고 눈빛에는 불쾌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문이 닫히기 직전, 배서준이 들어왔다.그는 막 아침 회의를 마친 듯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들어서자마자 소미란의 손이 남설아의 어깨에 닿을 듯한 걸 눈치챘다.남설아는 티 나지 않게 몸을 살짝 비켰다.배서준은 아무 말 없이 남설아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내주어 그녀가 먼저 나갈 수 있도록 물러섰다.남설아도 가볍게 인사만 하고 한 번도 소미란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를 나섰다.문이 닫히자 안에는 배서준과 소미란만 남았다.그는 소매 단추를 정리하며 감정을 읽기 힘든 목소리로 말했다.“소미란 씨, 여긴 배건 그룹입니다. 저는 누가 사적인 감정을 업무에 끌어들이는 걸 원치 않아요.”순간 소미란은 숨
굿바이 쓰레기 제948화
임다혜의 그 시선은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가슴을 깊숙이 파고들었다.포옹은 금세 끝났다. 임다혜는 강연찬과 떨어지며 여전히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연찬 씨.”그녀는 말을 마치고 의미심장하게 소미란을 한번 바라본 뒤 주차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임다혜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소미란은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연찬아, 너... 어떻게 저 여자랑 그렇게 할 수 있어? 아까 그건 도대체 무슨 뜻이야? 설아 씨가 알면 기분 나쁠 거란 생각은 안 해?”이제 남설아를 들먹이는 게 그녀가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였다.강연찬의 표정은 변함없었지만, 소미란을 바라보는 눈빛은 한층 더 차가워졌다.“나랑 임다혜 씨는 정상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친구야. 설아는 네가 신경 쓸 필요 없어.”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덧붙였다.“설아는 그런 걸로 트집 잡는 사람이 아니야. 우린 다만 다투고 있는 거지, 헤어진 게 아니고.”소미란은 그의 말에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더 남설아 얘기를 꺼냈다간 자신만 민망해질 걸 알았다.소미란은 입술을 세게 깨문 채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눌렀다. 대신 힘없이 축 처진 표정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찬아... 밤이 늦어서 혼자 집에 가려니 무서워. 나 좀 데려다줄 수 있어?”강연찬은 미동도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담담하게 답했다.“난 기사랑 같이 갈 거야. 너도 이미 차 불러놨을 거잖아. 안 불렀으면 호텔 쪽에 부탁해서 보내줄 수 있어.”부드럽지만 명확한 거절이었다. 소미란은 이제 정말 방법이 없었다. 오늘 하루 온갖 수를 써봤지만 아무 소득도 없었고 오히려 자신만 우스꽝스러워졌다. 코끝이 시큰하고 눈이 뜨거워졌지만, 끝내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아... 아니야, 차를 갖고 왔어.”목소리는 울음을 참느라 잠겨 있었고 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를 돌려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강연찬은 그녀
굿바이 쓰레기 제947화
임다혜는 마치 등에 눈이라도 달린 듯, 아니면 처음부터 소미란의 반응을 예견한 듯,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웃음기가 섞인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소미란 씨, 잘 생각해요. 우리 둘이 같이 여기 들어왔어요. 지금 내가 입은 이 새 드레스가, 혹은 내가 이 방에서 무슨 사고라도 당하면 밖에 있는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강 대표님은 또 어떻게 보실까요? 해코지하려거든 장소 좀 가려가면서 해요. 괜히 본인까지 같이 구렁텅이에 빠져버리면 손해죠, 안 그래요?”그 말은 마치 얼음물을 부은 듯 소미란의 가슴속에서 치솟던 화를 단숨에 꺼버렸다.아무리 분해도 임다혜 말이 틀린 게 없었다.정말 이 자리에서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가장 먼저 욕먹을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다.소미란은 입술이 터질 듯 이를 악물었고 가슴은 답답했지만, 그 불쾌함과 억울함을 억지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떨리는 손끝으로 임다혜의 드레스 지퍼를 조금씩 끌어 올렸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심장까지 전해지는 듯했다.“수고했어요.”임다혜는 치맛자락을 고르고 몸을 돌리며 마치 조금 전 신경전이 없었던 듯 적당히 거리를 둔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소미란을 한번 훑어본 뒤, 더는 말하지 않고 곧장 문을 열고 나갔다.소미란은 혼자 한참 더 서 있다가 이를 악문 채 뒤따라 나갔다.밖으로 나온 임다혜는 금세 예전처럼 부드러운 표정을 했다.강연찬이 몇몇 손님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은 채 다가갔다.그는 그녀가 드레스를 갈아입은 모습을 확인하곤 짧게 인사하며 맞이했다.“다 처리했어요?”임다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몸을 기울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찬 씨, 아까 일은... 소미란 씨가 아직 어려서 너무 성급했어요. 그래도 그 여자의 속마음은 오늘 조금 알겠더라고요. 앞으로는 조심하세요. 괜히 그런 작은 수작에 기분 상하지 않게 말이에요.”강연찬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알겠어요, 다혜 씨. 오늘은 괜히 다혜 씨만 피해
굿바이 쓰레기 제946화
그의 시선이 잠시 임다혜에게 머물렀다.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분명한 온기가 섞여 있었다.임다혜는 소미란을 데리고 동정과 호기심이 뒤섞인 시선 속에서 연회장 옆 탈의실로 향했다.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란은 단번에 차단됐다.임다혜 얼굴에 있던 나약함과 억울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그녀는 몸을 돌려 무표정하게 소미란을 바라봤다. 입가엔 비웃는 듯하지만 명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가 스쳤다.소미란은 달라진 임다혜의 태도에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곧 상황을 깨닫고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지 못했다.“임다혜 씨, 그 연기는 누구 보여주려고 한 거죠? 방금 밖에서 그 불쌍한 표정, 전부 쇼였죠?”임다혜는 서두르지 않고 옷걸이 쪽으로 걸어가 여벌 드레스들을 하나씩 살폈다. 그녀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소미란 씨, 그 얄팍한 수작은 그만두시죠. 여긴 우리 둘밖에 없잖아요. 사람들이 다 바보로 보이나 봐요?”“제가 무슨 수작을 부렸다고 그래요?”소미란이 핏대를 세웠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라고 했잖아요! 방심한 건 당신이었어요!”임다혜는 연한 하늘빛 롱드레스를 들어 몸에 대고 거울 너머로 소미란을 바라봤다. 눈빛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강연찬 때문이죠, 맞죠? 오늘은 분명히 말해둘게요. 강연찬한테 저는 아무 감정 없어요. 우리 임씨 가문이랑 강씨 가문은 사업 파트너일 뿐이고 서로에게 이익을 바랄 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치한 방법으로 저를 겨냥하다니, 본인 체면 생각은 안 합니까?”소미란은 속내를 찔린 듯 얼굴이 굳었지만, 입으로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헛소리하지 말아요. 아무 감정이 없다는 사람이 왜 그렇게 친한 척을 하는 거죠? 옷도 그렇게... 요란하게 입고 말이에요!”그녀가 가리킨 건 임다혜의 샴페인 색 드레스였다.임다혜는 코웃음을 흘리며 몸을 돌려 느릿하게 소미란 쪽으로 걸어왔다.“내가 뭘 입든, 누구와 얘기하든, 그건 내 자유죠. 오히려 소미란 씨야말로 이런 짓을 해서 남는 게 뭔가요?
굿바이 쓰레기 제945화
임다혜는 눈가가 붉어지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억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소미란을 바라봤다.“소미란 씨, 강 대표님이 저한테 잘해주셔서 마음이 좋지 않으신 거겠죠. 하지만 공사는 구분하셔야죠. 저와 강 대표님의 협력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적입니다. 아무리 저를 못마땅하게 여기셔도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저를 곤란하게 만드시면... 여긴 다들 체면 있는 분들이 계시는 자리인데 저는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죠?”그 말투와 촉촉한 눈빛, 거기에 가슴과 치맛자락에 번진 선명한 와인 얼룩이 더해지자 보는 사람들은 곧바로 소미란이 잘못했다고 생각하게 됐다.안 그래도 소미란의 태도에 불편함을 느끼던 손님들은 이 기회에 더 수군거렸다.“미란 씨도 참, 아무리 임 대표가 마음에 안 들어도 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 이러는 건 아니지 않나?” 세련된 차림을 한 여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니까 말이야. 아까도 말투가 묘하더니, 결국 임 대표한테 시비 거는 거였네. 임 대표는 성격도 참 좋아. 치마 얘기도 친절하게 해줬는데.” 다른 여성이 맞장구쳤다.“내가 보기엔 강 대표님이랑 같이 있는 거 보고 질투한 거지 뭐. 이런 건 너무 치졸하다니까.”그 말들에 날개라도 달린 듯, 한 글자도 빠짐없이 소미란의 귀에 들어왔다.강연찬의 무심함과 임다혜의 태연한 태도에 이미 속이 끓어오르던 소미란은 이번엔 사람들의 시선과 수군거림까지 더해져 얼굴이 화끈거렸다.뭔가 변명하고 싶었지만, 임다혜가 이미 “강 대표님 때문”이라는 말과 “비즈니스적인 관계”라는 말로 분위기를 굳혀놓은 터라 누가 봐도 소미란이 질투심에 시비를 건 것처럼 보였다.소미란은 입술을 달싹이며 목이 바짝 마른 듯 힘겹게 말했다.“저... 저 진짜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임 대표님, 오해하지 마세요...”하지만 그 변명은 설득력이 없었고 임다혜의 처연한 모습과 대비되며 오히려 더 궁색하게 들렸다.강연찬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소미란을 바라보는 눈빛이 한층 냉정해졌다.임다혜는 잠시 숨을 고르듯 가볍게 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