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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Author: 목련청
남설아는 갑자기 허리가 강하게 끌려가며 자리를 벗어났고 그대로 단단한 가슴팍에 안겼다.

순간 어리둥절해졌다가 고개를 들자 놀람과 분노가 섞인 강연찬의 얼굴이 보였다.

서유라가 뻗은 손은 허공만을 갈랐고 중심을 잃은 그녀는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다.

“꺅!”

비명과 함께.

“퐁당!”

화려하게 터지는 불꽃 소리보다 더 크게 물소리가 울려 퍼졌고 수영장 주변으로 물방울이 튀었다.

사람들이 깜짝 놀라 뒤돌아보았고 수영장 안에서는 서유라가 허우적대며 가라앉고 있었다.

화려한 드레스는 물을 머금어 점점 무거워졌고 그녀는 정신없이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유라야!”

조급하면서도 분노 섞인 남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배서준이었다.

그는 사람들을 밀치며 수영장 쪽으로 달려왔고 단단히 굳은 얼굴로 상황을 확인했다.

물에 빠진 서유라, 그리고 그 맞은편 강연찬의 품에 안겨 있는 남설아. 그는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모든 게 남설아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매섭게 노려봤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서유라는 물에 빠진 채 정신없이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배서준은 더 이상 고민할 겨를도 없이 곧장 수영장에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이 온몸을 감싸며 순간 몸이 움찔했지만, 그는 곧바로 서유라에게 헤엄쳐 갔다.

그녀의 팔을 붙잡고 있는 힘껏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서유라는 이미 몇 번이나 물을 삼킨 듯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고 울먹이며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도와주었고 결국 그녀는 간신히 물 밖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땅에 풀썩 주저앉은 서유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은 채 얼굴에서는 눈물과 물이 뒤섞여 엉망이 됐다.

그녀는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남설아를 가리켰다.

“남설아야! 서준아, 남설아가 날 민 거야! 아까도 날 해치려 했고 지금도! 날 밀어서 물에 빠뜨렸어... 죽이려 한 거라고!”

울먹이는 목소리에, 젖은 몰골까지 더해지자 사정을 잘 모르는 몇몇 손님들은 그녀를 불쌍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남설아는 가만히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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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874화

    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 또렷하게 들렸다.강연찬은 그녀 눈에 스친 차가운 기운을 보고 그녀 마음속에 이미 계산이 서 있다는 걸 눈치챘다.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끌어안고 턱을 그녀 머리 위에 얹었다.“나는 네가 괜히 이런 수모를 겪는 게 마음 아픈 거야. 걱정하지 마. 이 일, 내가 사람 시켜서 반드시 증거 찾아내게 할 거니까.”“응.” 남설아는 그의 품속에서 몸을 살짝 움직여 편한 자세를 찾았다.“의사도 말했잖아? 약 성분이 강한 건 아니라서 대사되면 괜찮다고. 지금은 그냥 푹 자고 싶어.”강연찬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꼭 안은 채 그녀가 깊이 잠들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강한 그녀라도, 기대 쉴 어깨 하나는 필요하다는 걸. 그리고 그는 기꺼이 그 어깨가 되어주었다.한편, 다른 휴게실 안은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한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소미란은 창백한 얼굴로 소파에 주저앉아 있었고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갑고 목소리가 떨려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엄마, 연찬은 이젠 아예 저를 안 보려는 거예요? 아까 그 눈빛 너무 무서웠어요...”그 눈빛을 떠올리기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이제야 무서운 줄 알겠어?”소씨 사모님은 그녀를 노려보며 화도 나고 속상하기도 한 듯한 얼굴이었다.“내가 몇 번을 말했니, 강연찬은 마음속을 알기 어렵고 냉정한 사람이라고! 너 그 잔머리 굴리는 거, 그 애 앞에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이런 비열한 수법을 네가 왜 써? 진짜 큰일이라도 났으면 너만 망하는 게 아니라 우리 소씨 가문이 통째로 휘말릴 뻔했어!”소미란은 야단을 맞고 고개를 더 숙였다. 눈가가 붉어지며 나직이 중얼거렸다.“저는 그냥 그 여자가 연회장에서 망신 좀 당했으면 해서... 그 정도만 생각했지,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요. 약도 조금만 넣었는데, 진짜 괜찮을 줄 알았어요...”“아직도 말대꾸야?”소씨 사모님은 어이없어 헛웃음을 지었다.“약이 적으면 괜찮아? 누가 그걸

  • 굿바이 쓰레기   제873화

    의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기실 밖의 손님들 사이에 조용하던 속삭임이 다시 살아나 마치 벌집을 건드린 듯 웅성거렸다.수많은 시선이 의심과 탐색을 담아 소씨 가문의 모녀를 향해 꽂혔다. 소미란은 얼굴에 핏기 하나 없이 손바닥은 축축한 땀으로 젖어 있었다.그 시선들이 몸을 칭칭 감는 것처럼 몹시 불편했다.반면, 소씨 사모님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와 남설아에게 깊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남설아 씨, 정말 죄송합니다. 연회를 이렇게 만든 건 저희 소씨 가문의 책임입니다.어디선가 잡것들이 틈을 타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네요. 불쾌하셨을 텐데, 정말 사과드립니다.”그녀는 한숨을 돌리며 목소리를 한층 진심 어린 어조로 바꾸었다.“사실 저는 남설아 씨의 실력과 담대함을 늘 인상 깊게 생각해왔습니다. 다만 직접 뵐 기회가 없었을 뿐이죠. 남설아 씨만 괜찮으시다면 이번 일을 계기로 인연을 맺어 앞으로 서로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그 말은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가해자를 ‘정체불명의 외부인’으로 돌리며 동시에 남설아에게 호의까지 건네는 절묘한 수였습니다.남설아는 강연찬의 부축받아 겨우 몸을 지탱했다. 그녀는 강연찬을 흘깃 바라보았다.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지만, 딱히 제지하지는 않았기에 그녀는 말할 여유를 얻었다. 조금은 약한 목소리였지만 예의 바르고 단호했다.“사모님, 말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오늘 일은... 아마 우연이 겹친 사고였겠지요. 사모님께서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그녀는 친하게 지내자는 말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의례적인 인사로 답을 대신했다.강연찬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은 얼음송곳처럼 차가웠다.그 시선은 멀찍이 서 있는 소미란에게 정확히 향해 있었다.소미란은 그 시선에 몸을 덜컥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손끝까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소씨 사모님은 딸의 그런 모습을 보고 급히 상황을 정리했다.“남설아 씨는 지금 몸이 제일 중요하죠. 여긴 사람도

  • 굿바이 쓰레기   제8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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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871화

    몇 분쯤 지났을까, 남설아는 강연찬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몸이 휘청이며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설아야, 왜 그래?”강연찬이 그녀의 팔을 붙잡고 다급히 물었다.“괜찮아,”남설아의 목소리는 조금 흐릿했다.“방금 춤을 너무 세게 춰서... 술도 좀 마셨고, 머리가 조금 어지럽네.”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강연찬 쪽으로 기대며 몸을 늘어뜨렸다. 호흡도 조금 거칠어졌다.“설아야!”강연찬의 얼굴이 굳어지며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그의 품 안에서 남설아는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괜찮다는 눈빛을 보냈지만, 강연찬의 얼굴엔 진심 어린 걱정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결국 소미란의 얼굴에서 시선을 멈췄다.“여기요!”강연찬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의사 불러요! 그리고 연회장 책임자랑 보안요원도 당장 데려와요.”그의 한마디에 연회장 안은 금세 조용해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쪽으로 쏠렸다. 놀람과 의심이 뒤섞인 눈빛이었다.소미란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강연찬이 남설아를 안고 정색하며 상황을 파악하려 드는 모습에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녀는 그저 남설아를 민망하게 만들고 싶었을 뿐, 이렇게까지 사달이 날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소미란의 어머니는 딸의 얼굴을 주시하고 있었고 지금 상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금세 눈치챘다.그녀는 재빨리 딸 옆으로 다가가 얼음장처럼 식은 딸의 손을 꽉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허둥대지 마. 침착해. 일단 흔들리지 말고.”한편으론 딸을 붙잡아 두고 다른 손으로 핸드백에서 빠르게 휴대폰을 꺼내 주변의 시선이 강연찬 쪽에 쏠린 틈을 타 서둘러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움직임은 빠르고 은밀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보안요원 몇 명과 연회장 책임자가 황급히 달려왔다.“강연찬 씨, 무슨 일이죠?”책임자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남설아 씨가 방금 그 샴페인 마시고 어지럼증을 느꼈어요.”강연찬은 테이블 위에

  • 굿바이 쓰레기   제870화

    소미란은 일부러 ‘두 가문’이랑 ‘어른들’이라는 말을 또렷하게 강조해서 말했다.강연찬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주려는 의도였다.주변 사람 중 몇몇은 슬슬 이쪽을 힐끔거리기 시작했다. 눈빛엔 호기심과 구경거리라도 생겼다는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남설아는 그런 소미란의 끈질긴 태도를 보며 딱히 감정이 올라오진 않았다. 오히려 좀 우스웠다.저런 ‘남자 뺏기’ 식의 어린 싸움은 수도 없이 봐 왔기에 굳이 진지하게 대응할 이유도 못 느꼈다.그녀가 막 뭔가 말하려던 찰나, 강연찬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있었지만, 눈빛은 차가워졌다.“미란아, 마음은 고마운데 설아랑 얘기 나눌 게 좀 있어서. 춤추고 싶으면 이 자리엔 멋진 파트너 많으니까 굳이 나 아니어도 될 거야.”그 말은 딱 잘라 말해 보내는 뜻이었다.소미란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입술을 꽉 깨물고 뭔가 더 말하려는 순간, 남설아가 조용히 강연찬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그녀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웠다.“오빠, 아까 춤 너무 빨리 춰서 그런가, 스텝이 좀 불안해. 느린 곡으로 바꿔서 한 곡 더 출까?”그녀는 고개를 살짝 들어 강연찬을 올려다봤고 그 눈빛엔 애정이 스며 있었다.강연찬은 그 말뜻을 단번에 알아채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다정하게 웃었다.“그래, 알겠어. 어떤 곡으로 출까?”두 사람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소미란이 옆에 있는 것도 잊은 듯이 둘만의 대화를 이어갔다. 소미란은 그 둘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며 속이 뒤틀릴 것 같았다.자신은 이렇게 드레스까지 차려입고 먼저 다가갔건만, 강연찬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무엇보다 남설아를 향한 그 다정한 눈빛, 그건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소미란은 뿌리칠 수 없는 찜찜함과 함께 연회장 한쪽, 핑거푸드가 놓인 구역으로 물러났다. 그러면서도 눈은 계속 강연찬과 남설아 쪽을 향하고 있었다.그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좀 과한 발상이긴 했지만, 마음속 한구석이 시원해지는 기분도 들었다.“창피를 좀 당해야 정신 차리지.

  • 굿바이 쓰레기   제869화

    배서준이 서유라를 안고 급히 자리를 떠나자 연회장은 갑자기 기묘하게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더 이상 떠들지도 웃지도 않았다. 남설아는 별다른 표정 없이 조용히 서 있었다.응접실 안, 소미란의 어머니는 이 상황이 못마땅하다는 듯 눈매에 짜증이 서려 있었다.“미란아, 솔직히 말해서 서유라 저 애, 저건 좀 아니지 않니? 사람 많은 데서 갑자기 기절하는 척이라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봐. 배서준도 참, 저런 데 속아 넘어가고 말이야.”소미란은 입꼬리를 비죽이며 말했다.“엄마, 걔가 수를 잘 쓰든 못 쓰든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에요? 지금 저렇게 소란 피우는 바람에 배서준은 더더욱 걔 편을 들고 남설아는 괜히 더 미움받잖아요. 우린 가만히 앉아서 판 흔들리는 거 지켜보면 되죠. 딱 좋은 구도예요.”소미란은 연회장 쪽을 흘끔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배건 그룹 지금 안팎으로 문제투성이잖아요. 배서준도 정신없고. 남설아는 원래부터 배건 그룹 사람이 아니었고 우리 소씨 가문이랑은 비교도 안 되죠. 오늘 이 자리에 누가 왔는지 봐요. 강씨 가문과 소씨 가문의 그 무게감 모를 사람 없잖아요? 연찬이는 원래 머리 좋은 사람이에요. 누가 진짜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잘 알죠.”소미란의 어머니는 딸의 말에 조금 누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도 맞지. 배씨 집안 일에 우리가 굳이 끼어들 필요 없고. 근데 너랑 강연찬 사이는...”말을 끝까지 하진 않고 소미란을 살피듯 바라봤다. 소미란은 턱을 들고 눈빛에 자신감이 가득했다.“엄마, 그냥 믿고 지켜보세요. 연찬이 같은 사람한테 남설아가 어울릴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새로워서 그런 거지. 그 열기만 식으면 오빠도 결국 누가 자기 옆에 설 만한 사람인지 깨달을 거예요.”그녀는 잔을 내려놓고 드레스를 정리하며 말했다.“저 연찬이한테 다녀올게요. 이런 자리에서 남설아한테만 주목 가게 두면 안 되잖아요.”소미란의 어머니는 자신만만하게 나서는 딸을 보며 눈에 띄지 않게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미란아, 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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