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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 화

Author: 소율
하늘이 점점 밝아지고, 붉은 해가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자, 자금성 전체가 황금빛에 휩싸였다. 오문 밖의 종소리는 새벽의 고요를 깨뜨렸고, 웅장한 소리는 처마 끝에 앉아 있던 날짐승들을 놀래 날아오르게 했다.

봉선전의 기와는 아침 해의 색깔을 반사하며, 춤추는 불꽃처럼 보이게 했다.

봉선전 밖의 백옥 계단에는 붉은 카펫이 깔려 있었고, 기양은 십이장문이 수 놓인 용포를 입고, 직접 그녀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올랐다.

강만여는 구룡사봉관을 쓰고, 금실로 짠 비단으로 만든 짙은 청색의 적의를 입었다. 새벽빛 아래 은은하고 차가운 빛을 발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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