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자정이 되자 윤하진의 이름이 먼저 죽었다.
휴대폰에 신작 공개 알림이 떴다.
제목도 줄거리도 첫 장면도 하진이 쓴 그대로였다.
작가명만 강태겸으로 바뀌어 있었다.
곧이어 두 번째 알림이 올라왔다.
[전 대필 작가 윤하진의 원고 절도 및 협박에 법적 대응하겠습니다.]
하진이 태겸에게 초고를 돌려달라고 보낸 메시지는
원고를 빼앗으려는 협박으로 편집돼 있었다.
댓글은 순식간에 하진의 이름을 물어뜯었다.
표절범.
스토커.
한 번도 제대로 데뷔하지 못한 도둑.
하진이 작가 계정에 접속했지만 화면에는 이용 정지 문구만 떴다.
[늦었어. 이제 네가 원본을 내밀어도 훔친 쪽은 너야.]
휴대폰이 손에서 그대로 미끌어져 내렸다.
서우가 다행이도 바닥에 닿기 직전 받아냈다.
“끝났어요.”
“아니.”
“내 이름으로 남은 게 없어요.”
“가방은 남았지.”
서우가 하진의 품에 안긴 가방을 보았다.
“열어.”
하진이 한 걸음 물러났다.
“당신도 이걸 원하는 거예요?”
“원고가 아니라 시간을 확인하려는 거다.”
“무슨 시간요?”
“강태겸보다 네가 먼저 썼다는 시간.”
서우는 식탁 위 노트북을 돌려 보였다.
화면에는 전자공증 접수창과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서가 이미 열려 있었다.
신청인 칸에는 윤하진의 이름이 입력돼 있었다.
작성 시각은 오늘 오후 9시 12분이었다.
하진이 이 집에 오기 두 시간 전이었다.
“내가 올 줄 알았어요?”
“올 수밖에 없게 될 줄 알았지.”
“그게 무슨 뜻이에요?”
서우는 대답 대신 서류 한 부를 내밀었다.
신변 보호 및 저작권 회복 계약서였다.
거주지 제공. 법률 대응.
태겸과의 직접 접촉 차단. 동의 없는 신체 접촉과 사적 대가 요구 금지.
계약 해지는 하진의 의사만으로 즉시 가능하다는 조항까지 적혀 있었다.
“사인해.”
“당신이 얻는 건요?”
“네 원고가 네 이름으로 돌아오는 것.”
“그게 왜 당신 이익인데요?”
“이익이 아니라 빚이니까.”
하진은 계약서를 밀어냈다.
“누구한테 진 빚인지 말하기 전에는 안 해요.”
“지금 나가도 된다.”
서우가 현관 잠금을 하나 풀었다.
마지막 잠금장치에 손을 얹은 채 하진을 보았다.
“다만 문밖에는 강태겸이 있다.”
마치 그 말을 들었다는 듯 문이 세게 흔들렸다.
보안 패널에 강제 개방 시도라는 붉은 문구가 떴다.
하진의 발이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서우는 붙잡지 않았다.
대신 하진과 현관 사이에 섰다.
“사인하면 나는 네 방패가 된다.”
“안 하면요?”
“문은 열어준다.”
“저 사람한테 잡혀갈 걸 알면서도요?”
“네 선택을 보호한다는 말은, 내가 원하는 선택만 허락한다는 뜻이 아니니까.”
하진은 웃지도 못한 채 서우를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말하면 믿을 것 같아요?”
“믿지 마.”
서우가 펜을 계약서 위에 내려놓았다.
“증거만 확인해.”
하진은 계약서 마지막 조항에서 시선을 멈췄다.
[강서우는 보호를 이유로 윤하진의 신체와 감정에 어떠한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
“정말 원하는 게 없어요?”
서우의 시선이 젖은 입술에 닿았다가 천천히 올라왔다.
“있다.”
하진의 손가락이 굳었다.
“하지만 원하는 것과 가져도 되는 건 다르지.”
그 순간 현관 인터폰이 울렸다.
태겸의 얼굴이 화면에 떠 있었다.
“형, 걔한테 계약서까지 내밀었어?”
서우는 음소거를 누르지 않았다.
“돌아가.”
“형이 무슨 자격으로 윤하진 원고를 지켜?”
하진의 시선이 서우에게 꽂혔다.
태겸이 화면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하진아, 형한테 아직 못 들었어?”
“무슨 말을요?”
“네 첫 원고를 나한테 보낸 사람이 누군지.”
서우의 손이 보안 패널 위에서 멈췄다.
그 짧은 침묵만으로도 하진은 답을 알아버렸다.
“거짓말이죠?”
서우는 부정하지 않았다.
하진이 계약서에 붙은 증거 목록을 낚아챘다.
맨 아래에 팔 년 전 이메일 전달 기록이 있었다.
[발신자 KSW.]
[수신자 KTG.]
첨부 파일명은 하진이 세상에서 지워버린 최초 초고와 같았다.
〈비가 오면, 버려진 이름들은 가장 먼저 젖는다〉
전달 날짜는 하진이 태겸을 처음 만난 날보다 석 달 전이었다.
전달 메일의 제목은 짧았다.
[가능성 있는 신인입니다. 직접 만나보시죠.]
마지막 문장 아래에는 서우의 전자서명이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하진의 손끝에서 종이가 구겨졌다.
“당신이었어요?”
“설명할 수 있어.”
“태겸이 내 글을 처음 본 것도 당신 때문이었냐고요.”
문밖에는 하진의 원고를 훔친 남자가 있었다.
문 안에는 그 원고를 처음 건넨 남자가 있었다.
“문 열어주세요.”새집 현관 앞에서 서우가 말했다.하진의 손에는 열쇠가 들려 있었다.처음 서우의 문 앞에 섰던 밤에는 숨겨달라고 부탁했다.오늘은 누구에게도 쫓기지 않았고, 돌아가야 할 곳도 남에게 빌린 방도 아니었다.문패에는 두 이름이 같은 크기로 새겨져 있었다.강서우 · 윤하진.“당신 열쇠도 있잖아요.”“네가 먼저 열고 싶어 했으니까.”하진은 열쇠를 돌렸다.“이번에는 제가 열게요.”두 사람은 아직 상자도 풀지 않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거실 한쪽에는 하진의 책상과 서우가 고른 의자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십 분이었다.오늘은 《그 남자의 형에게 안기면》의 마지막 회차가 공개되는 날이었다.하진은 노트북을 켜고 최종 원고를 열었다.마지막 문장은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다.나는 그 남자의 형에게 도망친 것이 아니었다.내가 돌아갈 사람을 직접 골랐을 뿐이었다.서우는 화면 뒤에 서 있었지만 문장에는 손대지 않았다.“고칠 데 있어 보여요?”“내가 고칠 수 있는 글이 아니다.”“첫 독자잖아요.”“그래서 끝까지 읽었고, 네가 쓴 그대로 남기고 싶다.”하진은 공개 버튼 위에 손을 올렸다.“이 글 때문에 당신이 다시 욕을 먹을 수도 있어요.”“네가 숨지 않는 대가를 나만 피할 생각은 없다.”“사랑한다고 잘못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요.”“알아.”“그래도 같이 공개돼도 괜찮아요?”서우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하진의 선택을 대신 확정하지 않으려는 침묵이었다.“네가 원하는 방식이라면.”자정이 되었다.하진은 자기 손으로 마지막 회차를 공개했다.완결 표시가 작품 제목 옆에 붙었다.작가 윤하진.그 아래 독자들의 문장이 빠르게 쌓였다.돌아온 이름을 축하한다는 말.끝까지 자기 문장으로 살아남아줘서 고맙다는 말.누구의 동생도, 누구의 연인도 아닌 작가 윤하진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겠다는 말.그때 이재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완결 축하해.이번에는 누구 이름도 빌리지 않고 끝까지 왔네.정민을 비롯한 피해
“그럼 이제 우리는 무슨 사이죠?”하진이 종료된 보호 계약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서우는 반으로 접힌 종이를 바라보다가 하진에게 시선을 옮겼다.“네가 정하고 싶은 사이.”“또 나한테만 고르라고 하네요.”“이번에는 내가 먼저 말해도 되나?”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보호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살고 싶은 사람.”하진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보호라는 말이 사라진 자리가 허전하면서도 가벼웠다.이제 서우의 집에 머물 이유도, 떠나야 할 의무도 계약서에는 없었다.“같이 산다는 말부터 다시 정해요.”“어떻게?”“당신 집에 내가 들어가는 건 싫어요.”서우의 얼굴이 굳었지만 반박하지 않았다.“내가 또 숨겨지는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아요.”“그럼 새로 구하자.”“당신 명의 말고요.”“공동 명의로.”“비용도 같이 내요.”“그래.”서우는 하나도 빼앗지 않고 대답했다.하진은 그제야 계약서를 가방에 넣었다.일주일 뒤, 두 사람은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작은 집 앞에 섰다.회사 본관도, 강씨 일가의 저택도 보이지 않는 동네였다.이층에는 하진의 작업실로 쓸 방이 있었고, 일층 끝에는 방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중개인이 설명을 마치고 열쇠 두 개를 내밀었다.서우는 먼저 손을 뻗지 않았다.하진이 두 개를 받아 하나를 그의 손바닥에 올렸다.“이건 당신 거예요.”“네가 보관해도 된다.”“내가 왜요?”“예전에는 내가 네 문을 지키고 싶어 했으니까.”“이제는 각자 열고 들어오면 돼요.”하진은 자기 열쇠를 주머니에 넣었다.“나가고 싶을 때도 각자 나갈 수 있고요.”“그 말까지 해야 안심돼?”“네.”“그럼 기억하겠다.”두 사람은 집 안을 다시 돌았다.하진은 작업실 문 안쪽의 잠금장치를 직접 확인했다.“이 방도 안에서 잠겨요.”“내가 열 수 없는 방이 필요해?”“필요하면 잠글 수 있는 방이 필요한 거예요.”“그 열쇠는 네가 가져.”“대신 들어오고 싶으면 물어봐요.”“매번 묻겠다.”“그러면 열어줄지는 제가
“이름 몇 개를 돌려놓는다고 끝날 것 같니?”오혜련은 조사실에서도 등을 곧게 세우고 있었다.압수된 지시서와 복구된 녹음이 탁자 위에 놓였지만, 그녀의 시선은 하진에게만 머물렀다.“작품은 팔렸고, 회사는 살아남았어.”“이름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지?”하진은 증거 봉투 안의 첫 원고를 꺼내지 않았다.“당신들한테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훔치기 쉬웠겠죠.”“나는 글을 살린 거다.”“아니요.”“사람을 지우고 글만 남긴 거예요.”조사관이 복구된 결재 문서를 화면에 띄웠다.스물아홉 작품의 원저자 목록.하진의 스물여덟 작품에 적용된 우선권 계약.오혜련이 승인하고 태겸이 실행한 명의 변경 내역까지 한 줄로 이어졌다.“강태겸 씨는 지시에 따랐다고 진술했습니다.”오혜련이 비웃었다.“살려고 어미를 파는구나.”“당신도 회사를 살린다는 말로 작가들을 팔았잖아요.”하진의 말에 그녀의 입가가 굳었다.“네 이름이 아니었으면 아무도 읽지 않았을 글들이야.”조사실 뒤편에서 서정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자신의 작품 표지를 화면에 띄웠다.오래도록 윤하진의 이름 아래 묶여 있던 소설이었다.“읽히지 않아도 제 글입니다.”다른 작가들도 차례로 원고와 작성 기록을 제출했다.이름을 빼앗긴 사람은 스물아홉 명이었지만, 증언은 하나처럼 이어졌다.작품을 돌려달라는 말보다 먼저 나온 것은 이름을 돌려달라는 말이었다.하진은 오혜련 앞에 공동 요구서를 내려놓았다.“작품 판매 재개보다 원저자 표시를 먼저 정정해 주세요.”“정산금과 손해배상은 그다음입니다.”“내 스물여덟 작품도 같은 순서로 처리하고요.”오혜련이 하진을 올려다봤다.“네 글까지 묶어두겠다고?”“제 이름만 먼저 살겠다고 하면, 당신이랑 다를 게 없잖아요.”며칠 뒤 특별조사위원회의 최종 발표가 열렸다.스물아홉 작품의 원저자가 공식 확인됐다.기존 표지와 판매 페이지에는 원저자 이름이 먼저 복원됐고, 잘못 지급된 수익은 별도 정산 절차로 넘어갔다.첫 번째로 바뀐 표지에는 서정민의 이름이 올라갔다.
“이 파일, 태겸 혼자 만든 게 아닙니다.”디지털 증거 분석관이 복구 화면을 회의실 벽에 띄웠다.윤하진_작가활동종료계획.문서의 마지막 수정자는 태겸이었지만, 최초 생성 위치는 한성그룹 법무 서버가 아니었다.오혜련의 개인 비서실에서만 접속할 수 있는 폐쇄망이었다.“작성 시점은 육 년 전입니다.”“강태겸 씨가 윤하진 씨의 첫 원고를 가져가기 열흘 전이고요.”하진은 화면에 적힌 날짜를 바라봤다.태겸이 자신의 글을 탐내기 전에 누군가는 이미 작가 윤하진을 없앨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태겸 씨가 처음부터 시킨 대로 움직였다는 뜻인가요?”“초기 문서는 그렇습니다.”분석관이 변경 이력을 넘겼다.원고 접근 권한 확보.작가 명의 이전.사생활 자료 수집.정신적 불안정을 근거로 한 계약 판단 능력 부정.마지막 항목은 붉은 글씨로 남아 있었다.윤하진 명의의 원본 전량 폐기.서우의 손이 탁자 가장자리를 움켜쥐었다.하진은 그의 손등 위로 손을 올리지 않았다.대신 서우가 스스로 힘을 풀 때까지 바라봤다.“괜찮아요?”“안 괜찮다.”“그래도 멈출 수 있어요?”서우는 손을 탁자에서 떼었다.“네가 원한다면.”“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선택해서 멈춰요.”서우의 손가락이 천천히 펴졌다.“그러겠다.”조사실 반대편에 앉은 태겸이 웃었다.압수된 휴대전화와 노트북은 투명 봉투 안에 들어가 있었다.“형은 여전히 하진이가 시키는 말만 듣네.”하진이 태겸을 봤다.“당신은 한 번도 들은 적 없잖아요.”“뭘?”“내가 싫다고 한 말.”태겸의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수사관이 태겸의 진술을 바탕으로 확보한 장소 사진을 내밀었다.한성그룹의 폐쇄된 출판 계열사 지하 보관실이었다.태겸은 그곳에 하진의 첫 원고와 오혜련의 원본 지시서가 있다고 진술했다.다만 보관함의 잠금 번호는 말하지 않았다.“윤하진 씨가 직접 와야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서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진은 가지 않습니다.”“제가 정해요.”하진의 말에 서우가 멈췄다.“위험
“그 원고를 처음 본 날부터 말해요.” 하진은 기자석 맨 앞에 앉은 태겸을 바라봤다. 오혜련이 준비한 기자회견이었지만 화면을 장악한 것은 하진의 연재 페이지였다. 작가명 윤하진 아래 두 번째 회차가 예정대로 공개돼 있었다. 태겸은 의자에 기대며 웃었다. “내가 왜 네 질문에 답해야 하지?” “제가 작가가 아니라고 하러 왔잖아요.” 하진은 투명 보관 봉투에서 육 년 전 자필 초고를 꺼냈다. “그럼 이 문장을 언제 처음 읽었는지만 말해요.” 스크린에 초고의 첫 장이 확대됐다. 나는 나를 망친 사람의 형에게 도망친 것이 아니라, 내 이름으로 돌아갈 문을 찾았다. 태겸의 표정이 잠깐 굳었다. “낭독회에서 읽었던 문장이잖아.” “그날 읽은 건 여기까지였어요.” 하진은 다음 장을 넘겼다. 붉은 펜으로 삭제된 문장이 나타났다. 그 형이 내 이름을 불러주면, 나는 버려진 사람이 아니게 될 것 같았다. “이 문장은 무대에서 읽은 적도, 출판한 적도 없습니다.” 태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문장 하나로 내가 훔쳤다는 증거가 돼?” “아직 그 문장이 뭔지 말하지도 않았는데요.” 기자실이 술렁였다. 태겸의 시선이 초고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하진이 물었다. “제가 지운 문장을 어떻게 알고 있어요?” 오혜련이 마이크를 끄라고 손짓했다. 기자실 스피커가 멎었지만 하진의 휴대전화 생중계는 계속됐다. 이재가 플랫폼 접속 기록을 화면에 띄웠다. 오늘 오전 실행된 연재 삭제 명령의 관리 번호. 육 년 전 하진의 작품 명의를 바꿀 때 사용된 번호. 접속 계정 OHY_LEGAL. 실행 기기 강태겸 명의 단말기. “문서를 만든 사람과 실행한 사람이 따로 있었어요.” 하진이 오혜련을 봤다. “당신이 끝내라고 정했고, 태겸 씨가 제 이름을 지웠죠.” “조작된 기록이다.” “그래서 원본을 수사기관에 먼저 보냈습니다.” 기자실 뒤편 문이 열렸다. 디지털 증거 보존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과 회사 특별조사위원이 들어왔다. 그들은 기자회견
“이번에는 오혜련이 쓴 결말부터 끝낼게요.”하진은 공개 화면을 닫지 않은 채 관리자 페이지를 열었다.두 번째 회차가 올라가기까지 남은 시간은 십칠 분이었다.그런데 작가명 옆에 붉은 경고가 떴다.본인 확인 실패.계정 소유권 분쟁 접수.연재 중단 심사 예정.이재가 고객센터 기록을 불러왔다.분쟁을 신청한 쪽은 윤하진의 과거 법정대리인 자격을 주장하고 있었다.첨부된 위임장에는 오혜련의 법무 계정과 강태겸의 전자서명이 함께 찍혀 있었다.“이것도 육 년 전 문서예요?”“작성일은 오늘이야.”이재가 파일 속성을 확대했다.“대신 서명 인증은 네 병원 보호 계정으로 통과됐어.”하진은 화면을 바라봤다.죽었다고 생각했던 계정이 원고와 계약, 음성에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이름까지 잠그고 있었다.“계정이 멈추면 공개된 글도 내려가요?”“심사에 들어가면 임시 비공개될 수 있어.”서우가 휴대전화를 들었다.“플랫폼 법무팀에 연락하겠다.”“아니요.”하진이 그의 손을 막았다.“이번에는 당신 이름으로 열지 마요.”서우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럼 네가 정해.”하진은 첫 회 원문 끝에 공지를 붙였다.[ 이 계정은 지금 소유권 분쟁을 이유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제가 윤하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사생활을 내놓지는 않겠습니다.대신 이 글을 읽은 분들께 부탁드립니다.오늘 공개된 첫 문장을 저장해주십시오. ]공지 등록과 동시에 공유 수가 치솟았다.독자들은 첫 회를 캡처했고, 문장마다 공개 시각이 찍힌 화면을 올렸다.몇 년 전 하진의 작품을 읽었던 독자들도 나타났다.문장 습관과 초고 낭독회 영상, 작가 행사에서 직접 고친 표현까지 비교한 글이 퍼졌다.한 독자가 오래된 사진을 올렸다.육 년 전 낭독회에서 하진이 들고 있던 종이 초고였다.사진 속 첫 문장은 오늘 공개된 원고의 한 문장과 같았다.나는 나를 망친 사람의 형에게 도망친 것이 아니라, 내 이름으로 돌아갈 문을 찾았다.하진의 손이 멈췄다.“이 문장, 그때도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