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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김희랑
1층에서 김도아는 성연우의 손을 잡고 로비 쪽으로 걸어갔다.

“지난번에 아빠가 집에 올 때 우유 한 통 들고 오시던데 그거 선생님이 주신 거예요?”

아이의 질문은 갑작스러우면서도 어딘가 이상했다.

김도아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되물었다.

“우유 맛있었어?”

성연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안 마셔봤어요.”

그녀는 추측에 나섰다.

“그럼... 너도 마시고 싶어?”

이번엔 고개를 젓는 대신 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그래도 돼요?”

김도아는 가볍게 웃었다.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성연우는 2주 전 집 식탁 위에서 아주 큰 통에 든 우유를 보았다.

가정부조차 그 우유가 어디서 났는지 몰랐다. 상표를 보니 혹시 어느 일하는 사람이 자기 물건을 두고 갔나 싶었다.

저렴한 제품이란 뜻이 아니라 이 집에서 작은 도련님께 대접하는 음식은 항상 수입 식자재에 각별히 신경을 썼고 자연스럽게 우유도 늘 구매하던 몇 가지 브랜드뿐이었다. 하여 이 우유는 분명 누군가 몰래 들여온 것이라 여겼다.

가정부가 치우려 하자 비서가 막아서며 절대로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지난 2주 동안, 성연우는 외출할 때마다 우유가 늘 그 자리에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는 왠지 모르게 우유 맛이 궁금했다.

잠시 후, 김도아가 우유빵 한 봉지를 들고 왔다.

“우유는 다 마셨고 빵만 남았네. 이것도 맛있으니까 한번 먹어봐.”

성연우는 고개를 숙이고 주머니에 모아둔 용돈을 꺼냈다. 그것은 구겨서 꼬깃꼬깃해진 몇 장의 지폐 뭉치였다.

“잘 먹겠습니다. 이 돈이면 될까요?”

“돈은 됐어.”

김도아는 몸을 숙여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선생님이 사주는 거야.”

그녀에게서는 나는 향긋한 냄새는 어떤 바디워시 향 같기도 했지만 성연우는 맡아본 적 없는 향이었다. 이건 오히려 햇살처럼 산뜻하고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기분 좋은 향이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동안 아이는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

그날 점심, 수액을 맞고 별장으로 돌아온 성연우는 거실 소파에 앉아 책가방의 잘 닫히지 않는 보조 주머니를 억지로 끌어당겨 닫으려 애썼다.

하지만 주머니는 부풀어 올라 절반밖에 채 닫히지 않았다.

부엌에서 가정부가 그를 불렀다.

“도련님, 뭐 하세요? 이제 손 씻고 밥 먹어야지요.”

보조 주머니의 틈새로 부풀어 오른 노란색 투명 포장지에는 우유빵이 담겨 있었다. 성연우는 귓불이 빨개지며 작게 속삭였다.

“네, 금방 씻을게요.”

하지만 손을 씻고 돌아와 보니 가방 안의 물건이 사라지고 주머니는 납작해져 있었다.

성연우는 손을 닦자마자 평평해진 가방을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줌마, 제 물건 어디 갔어요?”

가정부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

“내가 버렸다.”

부엌 쪽에서 은미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연우는 고개를 돌리고 식탁에 앉아 있는 은미란을 쳐다봤다.

순간 아이가 고개를 푹 숙이고 감히 제 감정을 드러내지 못했다.

“외할머니...”

올해로 53살인 은미란은 머리를 단정하게 묵고서 멋스러운 수묵화 무늬의 린넨 소재 정장을 입고 있었다. 눈가에 희미한 주름이 잡혔지만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아 젊었을 적엔 엄청 수완이 좋은 인물일 듯싶었다.

그녀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연우야, 너도 이제 7살이라 어린애들처럼 굴면 안 돼. 저런 불량식품에는 방부제가 많아서 네가 먹을 음식이 아니란다.”

은미란은 성연우에게 늘 엄격했다.

아이는 제자리에 선 채 순순히 대답하던 평소와 달리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가정부가 음식을 하나씩 내오다 문밖으로 늠름하고 훤칠한 남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공손하게 인사했다.

“대표님.”

연우도 예의 바르게 ‘아빠’라고 불렀다.

성지민은 막 회의를 마치고 온지라 반듯한 정장 차림이었다. 은미란은 여전히 흐뭇한 눈길로 그를 바라봤다.

의료기기 업계는 호시탐탐 노리는 자들이 많다. 효성 그룹이 오랫동안 독주해 왔기에 이미 여러 세력들이 넘보는 중이었다.

다만 예전에 집안에 딸이 하나뿐이라 세대주 김영대는 일찍부터 후계자를 물색해야 했다.

수많은 아이들이 10살 때부터 효성 그룹의 후계자 후보로 발탁됐고 성지민은 그 십여 명의 최고 경쟁자들을 뚫고 올라온 한 마리의 늑대였다. 사실이 증명해주다시피 김씨 가문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성지민은 그룹을 인수한 후 성공적으로 김영대의 자리를 지켜냈다.

그는 그룹의 후계자이자 김영대, 은미란 부부가 딸을 위해 고른 사윗감이기도 했다.

딸이라...

기억 속의 풋풋하고 밝은 얼굴을 떠올리자 은미란은 젓가락을 쥔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은근슬쩍 화제를 돌렸다.

“지민아, 그동안 고생 많았지. 이 일만 마무리되면 너도 좀 휴가를 보내야겠구나. 마침 효린이가 학업 마치고 돌아올 테니 두 사람 혼사도 본격적으로 의논할 때가 됐어.”

은미란이 부드러운 말투로 은근히 압력을 가했다.

“연우도 점점 커가니 엄마가 필요할 테고 효성 그룹에도 안주인 자리가 필요하잖니. 이건 연우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우리를 위한 일이기도 해.”

은미란이 무슨 말을 하든 성지민은 묵묵히 식사만 했다.

오히려 성연우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럼 아빠는요? 아빠한테 아내를 정해주는 일인데 뭐가 진정 아빠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은미란의 얼굴에 불쾌감이 스쳤다.

“김씨 가문의 딸과 결혼하는 게 바로 네 아빠를 위한 일이고 남은 생에 대한 원만한 마무리야!”

성지민은 이번 생에 오직 김씨 가문의 딸과 결혼해야 한다. 그 딸이 누가 될지는 전혀 상관없이...

김영대 부부는 효성 그룹을 절대 외부인에게 넘겨줄 리가 없으니까.

“지민이 네가 왜 효린이와의 결혼을 미루는지 알아. 하지만 그 아이는 너무 냉혹해. 이 몇 년간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정분이 남아있었다면 한 번쯤 돌아와서 얼굴이라도 비쳤겠지. 여태껏 안 왔다는 것은 우릴 더 이상 안 보고 싶어 한다는 뜻이야.”

은미란은 끝내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20년도 더 넘게 키우면서 딱 한 번 자신에게 마음 상했다는 이유로 집을 떠나버린 딸의 이야기를...

길들인 개조차도 꼬리 한 번 흔들어주는데 김도아는 저리 키웠건만... 친딸이 아닌 걸 알게 된 후에도 은미란은 그녀의 의식주에 인색했던 적이 없었다. 심지어 이대로 자기 딸로 계속 품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고민도 했었다.

하지만 김도아는 은혜를 원수로 갚으며 이 도시를 떠나버렸고 모두의 마음을 얼어붙게 했다.

성지민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저는 볼 일 있어서 이만 일어나야겠어요. 천천히 드세요.”

성연우도 재빨리 일어나 책가방을 챙겨 들었다.

“아빠, 저도 학교 가야 해요. 가는 길에 태워주세요.”

부자는 그렇게 훌렁 자리를 떠버렸고 은미란만 텅 빈 밥상을 마주했다.

늘 이런 식이었다.

김도아가 집에 있었을 때만 조금이나마 생기가 돌았었지.

아니, 어쩌면 매우 활기찬 분위기라고 할 수도 있었다.

어릴 때 온 가족이 그녀를 ‘개구쟁이’라 불렀고 그녀 또한 이리저리 매달려서 응석을 부렸다. ‘엄마’하고 달콤하게 속삭이더니 커서도 마찬가지였다. 장바구니를 한가득 들고 돌아오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뽀뽀하고 안기느라 애교가 한도 끝도 없었다.

심지어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찰떡이도 놓아주질 않았다. 돌아올 때마다 복슬복슬하고 살짝 지저분해진 녀석이 뭐가 그리 귀엽다고 한참이나 안고 뽀뽀를 해댔다.

“찰떡이 짐승 아니야!”

김도아는 강아지 머리에 얼굴을 바싹 붙이고 눈웃음을 지었다.

“찰떡이는 엄마가 내게 준 성인식 선물이야! 당연히 내 보물이지.”

...

은미란은 문득 그 생각이 났다.

“그 강아지 어디 있지?”

“네? 강아지라니요?”

가정부가 잠시 멍해지더니 이내 그 뜻을 알아차리고 말했다.

“혹시 ‘찰떡이’ 말씀이세요? 찰떡이는 2년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넸습니다.”

귀여운 강아지도 수명이 다해 자연스레 떠났다.

지금까지도 잠긴 다락방 안의 상자 속에는 찰떡이와 김도아의 옛 사진들이 들어 있었다. 몇 안 되는 사진 중에는 성지민의 모습도 있었는데 그는 늘 억지로 사진 찍기를 강요당했다. 김도아가 활짝 웃으며 그의 목을 끌어안고 억지로 찍어댄 사진이었다.

유일했던 ‘단란한 가족사진’은 이제 행방조차 알 수 없었다.

가정부는 한동안 침묵했다. 어르신이 말이 없자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음식이 다 식었네요. 얼마 드시지도 않았는데 다시 데워 드릴까요?”

다만 은미란은 왠지 모르게 갑자기 식욕을 잃었다.

“다 치우렴.”

잠시 후 그녀가 자리를 떴다.

가정부는 그녀가 누구를 떠올렸는지 당연히 알기에 묵묵히 한숨만 내쉬었다.

...

그날, 한 의학 포럼이 열렸고 성지민이 주최 측 대표로 연단에 섰다.

수많은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구도영이 샴페인 잔을 들고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지민이 너 요즘 뭐 했어? 왜 코빼기도 안 보여?”

“죽었어.”

“...”

성지민이 저기압인 걸 바로 눈치채더니 구도영은 괜히 부딪치지 않고 슬쩍 옆으로 비켜섰다.

포럼이 거의 끝날 무렵, 몇몇 동료들이 2층의 별도 룸에 모여 술자리를 가졌다.

구도영은 통유리창 앞 소파에 앉아 그들의 잡담을 건성으로 듣고 있다가 문득 시선이 1층 복도에 머물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처마 밑의 긴 복도 오른쪽의 가녀린 실루엣에 시선이 멈췄다.

그는 표정이 확 바뀌고 잘못 봤나 싶어서 몇 번이고 눈을 깜빡였다.

김도아는 오늘 역시 화장기 없이 몸에 딱 맞는 차분한 회색 모직 코트 차림으로 원래 지니고 있던 온화하고 담담한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마치 맑고 깨끗한 흑단 위에 옅게 피어난 장미 같았다.

그녀는 품 안에 책을 안고서 맞은편 중년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중년 남자가 무언가 이야기했을 때, 그녀는 환한 눈웃음을 지었는데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

살랑이는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흔들었다.

구도영은 별안간 성지민이 죽었다고 한 말이 이해가 갔다. 죽지 않고서야 눈앞에서 귀신을 볼 수 있을까?

김도아라니... 그녀가 살아있었다니?

“도영아, 뭐 보고 있어?”

몇몇 사람들이 그의 시선을 따라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헐! 나 지금 잘못 본 거 아니지? 걔 맞아?”

다들 그녀를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맞잖아! 얼굴 하나 안 변했는데. 틀림없어...”

“김도아라고? 헐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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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밤, 김도아는 자신의 볼보를 몰고 집 아래에 도착했다.얼굴을 때리는 찬바람에 그녀는 외투를 여미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문을 열려는 순간, 묘한 위화감을 느낀 김도아는 열쇠를 꽂으려던 손을 멈췄다.복도 불이 꺼져 있어 그녀는 손을 내리며 가볍게 기침했다.불이 ‘탁’ 하고 켜졌다.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자신이 예민해진 거라 여겼다.하지만 코끝에는 분명한 담배 냄새가 감돌았다.아주 옅지만 분명한 담배 냄새, 그것은 계단 쪽에서 나는 냄새였다.김도아는 집 안으로 들어가 재빨리 문을 닫았다.잠시 후,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그녀는 도어뷰로 확인한 뒤 문을 열었다.“세상에... 교수님, 방금 교수님 집 아래에서 누구 봤는지 알아요?”박서윤이 훠궈 재료를 들고 급히 들어왔다.김도아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귀신.”“귀신보다 더 싫어요! 성지민을 봤다니까요! 게다가 인사까지 해야 했어요. 이제 전 그 사람을 완전 쓰레기라고 생각해서 똑바로 보지도 못하겠어요. 교수님 찾으러 온 거죠? 괜찮아요?”“괜찮아요. 전 별일 없어요.”김도아는 담담히 창밖을 바라보다가 멀어지는 익숙한 차를 보고 시선을 거뒀다.그녀는 성지민이 요즘 왜 이상한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자꾸 그녀를 신경 쓰고, 그녀가 도움을 청하길 기다리고, 심지어 귀신에 홀린 듯 이곳에 나타난 것, 그리고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그 이상한 말까지...이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아주 분명히 알고 있었다.성지민이 과거에 얼마나 그녀를 혐오했는지, 김효린은 하나도 빠짐없이 그녀에게 말해 주었다.그러니 지금 그의 행동은 그저 소유욕에서 비롯된 것이다.한때 지배했고, 속였던 사람이 더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오랫동안 받들어졌던 성 대표님께서 느끼는 상실감이었다.남자의 정복욕이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든 것뿐이니 전혀 놀랄 일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도록 가만히 두지는 않을 생각이었다.그날 밤, 진수빈

  • 그 후회는 치명적   제25화

    “도련님, 대표님께서 돌아오셨어요. 내려와서 식사하세요.”가정부가 문을 두드리자 성연우는 일기장을 옆 책장에 밀어 넣었다.“네.”계단 난간을 잡고 내려가다 모퉁이를 돌자 막 돌아온 성지민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얌전히 말했다.“아빠, 오셨어요?”성지민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벗은 외투를 가정부에게 건넸다.검은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자 날카로운 팔 선이 드러났다. 성연우는 그에게서 술 냄새를 맡았다.게다가 은은한 향수 냄새까지 섞여 있었다.아버지는 향수를 싫어했다.하지만 가끔 향수 냄새가 묻어 있을 때가 있었다.구도영 삼촌은 많은 여자가 아버지에게 다가오려 하기 때문이라고 그에게 말해준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동안 성연우는 아버지 곁에서 특별한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그 사람만... 빼고.성연우는 국을 한 그릇 떠서 그의 앞에 놓았다.“아빠, 국 좀 드시고 술 깨세요.”일어서려는 순간, 손목의 스마트 워치 화면이 켜지며 ‘도아’에게서 새 메시지가 도착했다.성지민의 시선이 아이에게로 향했다.성연우는 순간 찔려 손을 움츠렸다.“오늘 주하람이 사과하러 왔어요. 보호자가 제 카톡을 추가해서...”“성연우.”성지민이 말을 끊었다.“내가 듣고 싶은 게 그게 아니라는 건 알잖아.”연우는 숨을 죽이고 오래 침묵하다가 말했다.“저는 그냥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이에요.”그는 그저, 자신의 엄마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었을 뿐이었다.“용서 확인서를 쓴 것도 그 이유겠지.”성지민은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아들의 행동을 짚었다.“그 여자가 너에게 고마워하게 만들어 더 가까워지려고.”성연우는 고개를 몇 번 저었다.“아니에요.”그는 말했다.“전 그분이 힘들어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어요.”그녀가 병원에서 쓰러졌을 때 매우 괴로워 보였다.아마 그 주하람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는 생각했다. 자신이 문제 삼지 않는다면 그녀는 덜 바쁠 것이고, 그렇게 힘들지도 않을 거라고....그날 밤, 성지민은 서재에만 세 시간이나 머물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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