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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作者: 서린화
금영은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한 모습을 유지했다. 하지만 배명월은 긴장한 것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배명월이 떨리는 목소리로 송정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 저는 언니와 달리 어릴 적부터 어머니와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완벽한 예법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궁에 들어가면 실수하지 않을까 너무 두렵습니다.”

송정희가 금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금영아, 네 동생의 말대로 이 아이는 예법에 서투르다. 그러니 언니로서 네가 잘….”

하지만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금영이 끼어들었다.

“예법이 서투르다면, 궁에 들어가지 않으면 됩니다. 제가 직접 황후마마께 아뢰어 명월이는 입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배명월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러더니 난처한 목소리로 작게 송정희를 불렀다.

“어머니….”

송정희 또한 얼굴이 좋지 않았다.

“네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그러자 금영이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명월이가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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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98화

    금영은 여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는 결국 몸을 일으켜 밖으로 물러났다.모두가 떠나고 나자 여비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곁에 있던 자운이 눈시울을 붉히며 물었다.“마마, 대체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으시기에 원 귀비마마께 말씀하지 않으신 것이옵니까?”“노비가 보기에도 원 귀비마마는 마음씨가 고운 분이옵니다. 어쩌면 마마를 위해 나서 주실지도 모르지 않사옵니까?”“설령 원 귀비마마께서 해결해 주지 못하셔도 폐하께서 계시지 않사옵니까?”자운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과 의아함이 가득 묻어났다.여비가 겨우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몹시 잠겨 있었다.“자운아, 더는 묻지 마라. 이번 일은 본궁이 원 귀비마마께 못 할 짓을 한 것이다.”*서봉전.서 황후와 태후는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서 황후의 얼굴에는 조금 전까지의 초췌한 기색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히려 생기가 넘쳐흘렀다.“어마마마! 역시 어마마마의 수완은 따라갈 자가 없사옵니다. 어마마마께서 살짝 손만 쓰셔도 후궁의 여인들을 모두 합친들 상대가 되지 않는군요!”서 황후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띤 채 온갖 찬사를 늘어놓았다.예전 같았으면 태후 앞에서 이토록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아무리 눈치 없는 서 황후라도 알 수 있었다.태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편이라는 것을.설령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태후는 기어이 감싸 줄 터였다!태후가 친정 식구들을 각별히 여긴다는 사실은 진작 알고 있었다.하지만 서가를 위해 이 정도까지 나서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서 황후는 말을 하면서도 손에 든 찻잔을 태후에게 공손히 받쳐 올렸다.“어마마마, 차를 드시옵소서.”태후는 찻잔을 받아 들고 서 황후를 바라보며 물었다.“이제 속이 좀 후련한가?”서 황후가 곧장 대답했다.“어마마마께 숨김없이 말씀드리자면, 배금영이 입궁한 뒤로 신첩은 단 하루도 속이 편한 적이 없었사옵니다! 게다가 현 귀비까지 후궁에서 사사건건 신첩과 맞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97화

    여비는 금영의 눈에 어린 실망감을 차마 마주할 수 없었다.잠시 말을 멈췄던 여비가 다시 입을 열었다.“당시 현 귀비마마와 원 귀비마마께서 신첩과 이 일을 의논하실 때, 신첩의 처소에 있던 내관도 그 말을 들었사옵니다.”그러고는 한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왕진!”왕진은 협방전에서 일하는 내관이었다.왕진이 나서서 아뢰었다.“여비마마께서 하신 말씀은 모두 사실이옵니다!”금영은 속으로 냉소했다.아무래도 태후는 서 황후를 위해 자신과 현 귀비를 한꺼번에 짓밟아 버릴 작정인 모양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느닷없이 증인까지 하나 더 나타날 리 있겠는가?태후가 다시 입을 열었다.“황제, 이제 다른 증인까지 나왔습니다. 설마 아직도 저 두 사람을 감싸실 생각이십니까?”황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태후를 바라보았다.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그렇다면 어마마마께서는 소자가 저 두 사람을 어찌 처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그러고는 되물었다.“두 사람을 냉궁에 가두기라도 하라는 말씀이십니까?”태후가 차갑게 비웃었다.“황후를 해하려 한 죄는 구족을 멸할 만큼 중한 대죄입니다! 냉궁에 가두는 것만으로도 저들에게는 과분한 선처이지요!”황제의 목소리가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어마마마!”“황제, 본인도 압니다. 황제가 저 두 사람을 아낀다는 것을요. 하지만 황후는 한 나라의 국모이지 않습니까!”태후는 말을 이어 갔다.“이번 일에 대해 제대로 된 처분을 내리지 않으신다면, 조정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황제는 눈을 가늘게 뜬 채 태후를 바라보았다.“그렇다면 어마마마께서는 지금 소자를 협박하시는 것입니까?”황제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어마마마, 이곳은 짐의 후궁입니다. 어마마마의 후궁이 아닙니다!”그 말을 내뱉는 황제의 눈빛에는 군주로서의 위엄이 서려 있었다.황제는 평소 태후 앞에서 온화하고 예를 다하는 아들이었다.여느 집안에서 어머니를 공경하는 아들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그렇기에 태후 앞에서 이처럼 군주의 위엄을 드러내는 일은 좀처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96화

    금영은 가볍게 던진 말 한마디로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느긋하게 구경하던 현 귀비에게 사람들의 의심이 모조리 쏠린 것이다.현 귀비의 낯빛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질렸다.당장이라도 반박하고 싶었지만, 금영은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지 않았다.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나섰다가는 자신이 가장 의심스럽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현 귀비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어디에도 화풀이할 수 없었다.그런데 그때, 서 황후의 태도가 돌변했다.조금 전까지 가련한 모습으로 눈물을 글썽이던 사람은 어디 가고, 이제는 제법 흥미가 생긴 듯 여비를 바라보며 물었다.“본궁이 잘못 들은 것이냐? 방금 현 귀비와 원 귀비가 함께 너를 부추겼다고 했느냐?”“그저 부추기기만 한 것이냐? 네가 이런 짓을 벌인 것도 그들이 시켜서였느냐?”태후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손에 쥔 염주를 한 번 더 굴리고는 여비에게 시선을 돌렸다.그러자 여비는 기다렸다는 듯 태후의 뜻에 맞춰 대답했다.“태후마마의 말씀이 옳사옵니다. 실은 두 분께서 함께 신첩에게 그런 짓을 시키셨사옵니다!”이번에는 금영이 나서서 반박할 필요조차 없었다.현 귀비가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기 때문이다.“여비! 본궁은 자네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어찌 이토록 본궁을 모함하는가?”현 귀비는 곧장 황제를 바라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폐하, 부디 진상을 밝혀 주시옵소서! 이번 일은 황후마마를 모함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신첩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수작이옵니다!”현 귀비가 이토록 다급하게 나서서 변명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현 귀비도 잘 알고 있었다.금영은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었으니, 설령 이번 일이 크게 번진다 해도 황제가 감싸 줄 가능성이 있었다.하지만 자신은 달랐다.서 황후를 모함했다는 죄를 억울하게 뒤집어쓴다면, 황제가 자신까지 감싸 줄지는 알 수 없었다.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이 일에 이황자까지 휘말리는 것이었다!만에 하나 그런 일이 벌어진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95화

    금영도 여비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여비가 이렇게 쉽게 자신의 이름을 입에 올릴 줄이야.어찌 마음이 평온할 수 있겠는가?서 황후는 두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채 금영을 노려보며 따져 물었다.“금영! 네가 입궁하기 전부터 본궁은 너를 친딸처럼 아꼈다. 입궁한 뒤에도 본궁이 언제 너를 괴롭히거나 박대한 적이 있더냐?”“그런데 어찌 이토록 본궁을 못살게 구는 것이냐?”“여비의 계략이 성공했다면 본궁은 황후의 자리마저 잃을 뻔했다는 걸 알고는 있느냐!”서 황후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듯 애처로운 얼굴로 금영을 바라보았다.그때 태후가 황제에게 시선을 돌렸다.“황제, 방금 여비의 입으로 직접 들으셨지 않습니까? 원 귀비를 어찌 처분하실 생각입니까?”황제는 물처럼 차갑게 굳은 얼굴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눈빛이었다.이윽고 황제의 시선이 금영에게 머물렀다.어린 금영은 얌전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어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황제가 묵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여비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 짐더러 원 귀비를 벌하라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하지 않겠습니까?”태후가 눈을 가늘게 떴다.“황제, 정녕 원 귀비를 감싸고도실 생각이십니까?”그동안 한쪽에 앉아 느긋하게 구경하던 현 귀비는 이 모든 상황이 꽤나 재미있는 모양이었다.심지어 이때를 틈타 한마디 거들기까지 했다.“금영 동생, 이쯤에서 잘못을 인정하게. 폐하께서는 평소 자네를 그토록 아끼시니, 차마 큰 벌은 내리지 않으실 걸세.”그런데 현 귀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비가 다시 입을 열었다.“신첩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사옵니다. 원 귀비마마와 현 귀비마마께서 함께 신첩을 부추겨 황후마마를 모함하도록 하셨사옵니다.”금영이 여비를 바라보았다.설마 여비는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끌어들일 작정인가?현 귀비 역시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94화

    옥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금영은 몇몇 시선이 은근슬쩍 자신에게로 향하는 것을 느꼈다.금영은 내색하지 않은 채 속으로 비웃었다.역시 예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서 황후가 기어이 제 개를 풀어 사람을 물어뜯게 한 것이다!금영은 지금 무슨 말을 하든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자리에서 나서서 옥비의 말을 반박했다가는 오히려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꼴로 보이지 않겠는가?그때 태후가 여비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꾸짖었다.“어서 말해 보거라. 누가 네게 그런 짓을 시켰느냐?”여비는 차갑고 도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무도 시키지 않았사옵니다! 이 황궁에서 감히 누가 신첩에게 그런 짓을 시킬 수 있겠사옵니까?”태후는 다시 추궁했다.“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누군가의 부추김에 넘어가 황후와 사이가 틀어졌고, 그 때문에 황후를 모함할 마음을 먹었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너를 부추긴 자가 대체 누구냐?”“신첩을 부추긴 사람은 용빈이옵니다. 허나 용빈은 이미 죽었사옵니다.”그 말을 들은 금영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여비가 아주 어리석지는 않았다. 제법 그럴듯한 핑곗거리를 찾아냈으니 말이다.더구나 용빈은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죽은 사람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태후는 손에 쥔 염주를 천천히 굴리고 있었다. 얼굴에는 자비로운 기색이 가득했다.탁자 곁에 앉아 있던 태후가 느닷없이 손을 들어 염주를 탁자 위에 세게 내리쳤다.촤르륵!염주가 탁자에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손 상궁이 황급히 태후를 말렸다.“태후마마, 부디 노여움을 거두시옵소서. 그 염주가 얼마나 귀한 것인데, 그러다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찌하시려고 그러시옵니까?”손 상궁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다른 구슬 한두 알쯤 깨지는 것은 괜찮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귀한 옥주가 깨지면 어찌합니까? 마마께서 눈물이 날 만큼 아까워하실 텐데요.”금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문득 의문이 들었다.태후는 하루도 빠짐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93화

    서 황후는 그사이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다. 애처로운 표정까지 더해지니, 억울한 누명을 쓴 가련한 여인처럼 보이기도 했다.황제의 시선이 서 황후를 스쳐 지나가다가 잠시 멈칫했다.그 모습을 본 금영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황제를 바라보았다.황제가 서 황후를 폐위할 생각인 것은 맞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군가 황후를 모함하는 것까지 용납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아무리 그래도 황제의 마음 한구석에는 서 황후와 오랜 세월 부부로 지낸 정이 남아 있지 않겠는가?이제 서 황후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황제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금영이 이토록 걱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는 금영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여비에게 무슨 사정이 있든, 두약해의 유서를 위조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이상했다.그토록 중요한 유서가 너무도 손쉽게 나타나지 않았던가?게다가 여비는 그 유서를 어디서 찾아냈는지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았었다!이제 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대충 짐작이 갔다.여비는 서 황후라면 이를 갈 만큼 증오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서 황후가 죽은 아이의 원혼을 쫓겠다며 의식까지 치르려 하자, 끝내 분노를 참지 못했던 모양이었다.어떻게든 서 황후를 무너뜨리고 싶었던 것이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작정으로 말이다.그래서 그 유서까지 위조한 것이겠지.사실 여비가 끝까지 비밀만 지킬 수 있었다면, 유서가 위조된들 무슨 상관이겠는가?서 황후 같은 인간을 상대하는데 굳이 정정당당할 필요도 없었다!무슨 수를 쓰든 성공하기만 하면 그만이었다.그런데 문제는 여비에게 있었다.대체 무슨 바람이 든 것인지!느닷없이 제 발로 나서서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고 있지 않은가!이제 모든 일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황제가 아무리 서 황후를 싫어한다 해도, 이번 일이 드러난 이상 무언가 수상하다고 여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다.바로 그때였다.태후가 입을 열었다.“이번 일로 황후의 결백은 밝혀졌습니다만,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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