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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ผู้เขียน: 서린화
금영이 선화전에 도착했을 때, 귀녀들은 이미 두 줄로 나뉘어 서 있었다.

그중 한 줄의 맨 앞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마치 금영을 위해 일부러 남겨 둔 자리처럼 보였다. 그리고 다른 줄의 맨 앞에는 유진설이 서 있었다.

귀녀들 앞에는 세 사람이 서 있었고, 그중 가운데에 선 머리가 희끗한 궁녀의 표정이 유난히 엄숙했다. 저 나이가 되도록 궁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만 보아도,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하지만 금영은 단번에 그 궁녀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선 태비가 살아생전 늘 곁에 머물던 궁녀, 공난심이었던 것이다.

이번생엔 처음이지만, 과거 귀신이 되어 떠돌던 시절 궁중 연회에서 그녀를 본 적이 있었다. 공난심은 마치 무언가에 씐 사람처럼 연회에 난입하더니, 다짜고짜 선 태비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 달라며 외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란스러운 일이 있고 이튿날, 돌연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공난심 뒤로 궁녀 두 명이 더 서 있었다. 이들은 손수연과 정혜령으로, 이번 교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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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황제는 이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곁에 있던 위명을 바라보았다.위명은 성큼 두어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이전을 옆으로 밀어내고 그대로 문을 열어젖혔다.문이 열리는 순간, 누런 종이가 타고 남은 재가 바람을 타고 흩날려 들어왔다.아직 붉은 불씨가 희미하게 남아 있는 종이재였다.잘게 부서진 재 한 조각이 금영의 몸 위로 떨어지려는 찰나였다.황제가 문득 묵옥반지를 낀 손을 들어 그 종이재를 가볍게 쳐 냈다.황제의 넓은 소맷자락이 다시 내려앉은 뒤, 두 사람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그제야 서봉전의 뜰 안에 자욱한 연기가 가득 차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뜰 한가운데에는 법단이 차려져 있었고, 그 곁에서는 도사 차림을 한 세 사람이 한창 법사를 벌이고 있었다.그중 한 사람은 제법 나이가 들어 보였고, 나머지 둘은 훨씬 어려 보였다.아마 나이 든 도사의 곁에서 법사를 돕는 어린 제자들인 듯했다.그때 나이 든 도사는 손에 든 검을 휘두르며 허공을 사정없이 베어대고 있었다.마침 그가 내지른 검끝 하나가 황제가 서 있는 방향으로 곧장 향했다.그 모습을 본 금영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그녀가 곧장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호위하라! 누군가 폐하를 시해하려 한다!”물론 금영도 이것이 진짜 암살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일부러 시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일을 크게 벌이기 위해서였다.후궁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태후가 어떻게든 덮으려 들 수 있었다.하지만 황제를 시해하려 했다는 일까지 얽힌다면 태후라 해도 함부로 덮을 수 없었다.서 황후는 안쪽에 서서 법단 너머로 금영과 마주 보고 있었다.황제와 금영이 함께 밖에서 들어서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서 황후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서 황후가 황급히 앞으로 걸어왔다.조금 전 검을 휘두르던 도사는 이미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서 황후는 황제를 바라보며 애써 현숙한 웃음을 지었다.“폐하, 어찌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52화

    금영은 황제의 말을 듣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황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예로부터 천하는 늘 사내들의 것이었지만, 정작 죄와 허물은 번번이 여인들이 뒤집어쓰곤 했다.금영은 결국 어화원에 가자는 핑계로 황제를 서봉전 근처까지 데려왔다.서봉전이 가까워지자 금영의 마음에도 잠시 망설임이 일었다.어쩌면 모든 일을 황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아도 될지 몰랐다.굳이 이런 식으로 황제를 이곳까지 데려올 필요는 없지 않을까.하지만 그런 생각은 금세 사라졌다.지금까지 자신이 몇 번이나 목숨을 위협받았던가.그럼에도 결국 서 황후는 별다른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황제는 분명 훌륭한 군주였고, 금영에게도 더없이 잘해 주었다.하지만 부부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멀어질 수 있는 사이였다.하물며 자신과 황제는 엄밀히 말해 부부라 할 수도 없었다.서 황후야말로 황제의 정실이었다.서 황후가 아무리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황제를 위해 태자까지 낳아 길렀다.황제가 서 황후를 벌하려 한다 해도 태후가 있었다.태후의 성정이라면 분명 이번에도 끝까지 서 황후를 감싸고 돌 터였다.그렇게 된다면 황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금영으로서도 이번 일을 황제가 어떻게 처리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일을 최대한 크게 벌여 황궁 전체가, 나아가 조정의 대신들까지 모두 알게 만드는 것.그렇게만 된다면 누구도 서 황후를 지켜 줄 수 없을 터였다.어차피 이제는 완전히 돌아설 각오를 한 이상, 금영도 이 일에 사사로운 정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었다.여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래야 했다.두 사람이 서봉전 근처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황제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그저 금영을 데리고 그대로 서봉전 앞을 지나치려 했다.그때 금영이 황제를 불러 세웠다.“폐하.”황제가 의아한 눈으로 금영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냐?”금영은 서봉전 쪽을 바라본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51화

    여비는 금영을 바라보았다. 두 눈에는 원한의 불길이 이글거리고 있었다.“원 귀비마마, 신첩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가서 제 아이의 억울함을 풀겠사옵니다!”“마마께서 신첩을 돕지 않으신다 해도, 신첩은 지금 당장 가겠사옵니다!”여비의 얼굴에는 더는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는 조급함이 역력했다.금영은 본래 오늘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여비를 말리고 싶었다.서 황후가 법단을 차리고 법사를 벌이는 지금, 현장을 찾아가 찔린 기색을 보이는 서 황후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분명 좋은 기회였다.하지만 문제는 지금 손에 넣은 증좌를 모두 여비가 직접 찾아냈다는 것이었다.금영은 혹시라도 자신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허점이 남아 있을까 걱정스러웠다.조금 더 시간을 두고 빈틈을 모두 메운 뒤, 단번에 일을 끝내는 편이 더 낫지 않겠는가.하지만 여비는 단호하게 말했다.“원 귀비마마, 신첩은 마마께서 무엇을 염려하시는지 알고 있사옵니다. 신첩은 마마를 원망하지 않사옵니다. 어차피 이 증좌들이 있으니 신첩이 직접 폐하께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해 달라 청할 수 있사옵니다. 신첩은 폐하께서 반드시 신첩의 억울함을 풀어 주실 것이라 믿사옵니다!”여비는 잠시 숨을 고른 뒤 힘주어 덧붙였다.“신첩은 더는 기다릴 수 없사옵니다.”정말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이미 죽은 제 아이가 또다시 혼백마저 흩어져 사라지는 일만큼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았다.금영이 뭐라 말할 틈도 주지 않은 채, 여비는 몸을 돌려 소녕전을 나섰다.금영은 잠시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해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마마, 이제 저희는 어찌해야 하옵니까?”금영은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폐하를 뵈러 가자.”*금영은 곧 현청전에 도착했다.공교롭게도 금영이 도착했을 때 마침 태자가 안에서 나오고 있었다.금영을 발견한 순간 태자의 눈빛이 단숨에 환해졌다.‘금영이 설마 일부러 나와 마주치려고 온 건가?’하지만 금영은 걸음을 조금도 늦추지 않았다.태자가 원 귀비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50화

    해수가 마침 그 일을 보고하고 있었다.“마마, 우심의 말로는 황후마마께서 서봉전에 법단을 차리고 법사를 벌이고 계신다 하옵니다. 아무래도 귀신을 쫓아내려는 듯하옵니다.”금영은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찔리는 짓을 많이 하더니, 이제 정말 귀신이 문을 두드릴까 두려운 모양이구나.”금영이 앞서 귀신을 내세워 서 황후를 떠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전생에서 금영이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 황후가 법단을 차리고 법사를 벌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금영의 죽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던 사람이었다.그런데도 굳이 법사를 벌이며 겉으로는 금영의 명복을 빌고 좋은 곳으로 보내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하지만 실제 목적은 달랐다.금영의 혼백을 완전히 없애 버리려는 것이었다.안타깝게도 서 황후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금영의 혼은 사라지지 않았고, 멀쩡히 황궁 위를 떠돌며 삼 년을 보냈다.그러다가…….훗날 황제가 죽은 뒤부터 어째서인지 금영의 혼은 조금씩 약해지기 시작했다.혼이 약해진 탓인지 죽기 직전 마지막 무렵의 기억 역시 완전히 비어 있었다.금영이 그 소식을 들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비가 찾아왔다.여비는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물었다.“원 귀비마마께서도 서봉전에서 법단을 차리고 귀신을 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옵니까?”금영은 여비가 이토록 빨리 소식을 들었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리 이상할 것도 없었다.여비 역시 오랫동안 궁에서 살아온 사람이었다.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었다면 오늘날까지 살아남지도 못했을 터였다.여비에게도 나름의 정보줄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금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여비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원 귀비마마, 부디 폐하를 서봉전으로 모셔 주시옵소서.”여비는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신첩에게 이제 황후가 신첩의 아이를 해쳤다는 사실을 증명할 증좌가 있사옵니다!”금영은 이번에는 정말 놀랐다.“무슨 증좌란 말인가?”여비가 곧바로 대답했다.“황후가 오주초로 쑥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49화

    금영은 몹시 불안한 얼굴로 여비를 바라보았다.“여비, 증좌는 더 찾아보면 되네. 그러니 절대로 충동적으로 무슨 일을 벌이지 말게.”여비는 원래부터 행동이 거침없고 성정도 드센 사람이었다.금영은 여비가 원수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아낸 뒤, 참지 못하고 곧장 서 황후를 찾아가 칼이라도 휘두를까 걱정스러웠다.여비는 금영을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눈빛에는 뜻밖에도 날 선 기색이 없었다.“원 귀비마마,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신첩이 경솔하게 행동하지는 않겠사옵니다.”그 말을 듣고서야 금영도 조금 마음을 놓았다.여비가 다시 나직이 말했다.“다만 밤이 깊었고 폐하께서도 곧 돌아오실 것이니, 신첩이 계속 소녕전에 머무는 것도 마땅치 않사옵니다. 다른 일은 내일 다시 의논하시지요.”그 말을 듣자 림비도 그제야 같은 문제를 깨달았다.다른 여인들이라면 총애를 얻겠다고 억지로라도 이곳에 남아 황제를 한번 보려 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림비에게 황제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존재였다.이럴 때 굳이 황제 앞에 얼굴을 비출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두 사람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가 돌아왔다.금영이 아직도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본 황제가 가볍게 웃었다.“아직도 짐을 기다리고 있었느냐? 짐이 늦게 돌아올 것이라고 사람을 보내 말하지 않았느냐?”금영이 대답했다.“오늘은 칠월 보름이지 않사옵니까. 신첩은 귀신이 무서워 폐하께서 돌아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그 말을 들은 황제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다른 사람이 귀신이니 원혼이니 하는 말을 늘어놓았다면 진작 불쾌해했을 터였다.하지만 눈앞의 금영이 귀신이 무섭다고 하니, 오히려 이해가 되었다.아직 어린 여인이 귀신을 무서워하는 것이야 이상할 것도 없지 않은가.황제가 웃으며 말했다.“되었다. 이제 짐이 돌아왔으니 아무것도 무서워할 것 없다. 오늘은 짐이 곁에서 함께 자 주마.”이번에는 정말 말 그대로 잠만 잤다.두 사람은 밤새 편안히 잠들었다.하지만 같은 시각 서봉전의 서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48화

    황제는 방 안으로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걸음을 늦췄다.평소라면 사람의 생사조차 망설임 없이 결정하던 황제였지만, 지금만큼은 낮잠을 자고 있는 아기 황자가 깰까 조심스러웠다.황제는 한동안 아이를 바라보았다.그러는 사이 매서웠던 눈매마저 한결 부드러워졌다.*시간은 빠르게 흘렀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뉴월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칠월 보름이 되었다.칠월 보름이면 귀문이 열린다는 말이 있었다.황제가 궁 안에서 귀신에 관한 이야기를 엄히 금하고 있다 해도, 이런 믿음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이곳은 대량이었다.선황은 생의 전반에는 운명과 사주를 믿었고, 후반에는 초혼술에 빠져 죽은 선 귀비의 혼을 다시 불러들이려 했다.그런 황실에서 사람들이 어찌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다른 이들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금영 역시 귀신의 존재를 믿었다.그녀 자신이 실제로 한 번 귀신이 되어 본 사람이었으니까.지난 일 년여 동안 황제의 총애 속에서 부족함 없이 지냈고, 아이까지 낳아 기르다 보니 예전의 고통스러운 날들이 조금씩 희미해진 것도 사실이었다.그래도 금영은 믿었다.이 세상에는 분명 귀신이 존재했고, 죄를 지은 자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그 대가가 돌아온다고.하늘이 자신을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려보낸 것 역시 영안후부 사람들과 서 황후가 받아야 할 업보 때문일 터였다.지금까지 영안후부의 송정희와 배명월, 배정후는 모두 제 죗값을 치렀다.그리고 서 황후의 차례도…… 이제 머지않았다.날이 완전히 저문 뒤였다.황제는 여전히 현청전에서 정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편 금영과 여비, 림비는 모두 소녕전에 모여 있었다.그때 어디선가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길게 울었다.뒤이어 짙은 안개가 황궁 전체를 집어삼키기라도 한 듯 사방을 뒤덮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궁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귀신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그 시각 금영은 손에 든 찻잔을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잔 안에서는 아직 따뜻한 차가 잔잔히 일렁였다.가장 먼저 움직임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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