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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Author: 송언희
경쾌한 말투만 들어도 안열이 말했듯이, 안지영의 기분은 매우 좋아보였다.

그러나 장선명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점점 안지영에게로 다가갔다.

두 사람은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가까워졌고, 당황한 안지영은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장선명이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돌렸다.

"뭐하는 거예요?"

놀란 안지영은 더듬거렸다.

"솔직하게 말해봐요. 혹시 고은영에 대한 소식을 들은거예요?"

그 말에 안지영의 얼굴이 굳어졌다.

"뭣대로 생각하지 마요."

"회사에는 아무 일도 없고, 아버님한테도 아직 좋은 소식은 없던데, 그럼 대체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건데요?"

"기분이 좋긴 무슨."

"표정이 다 티 나거든요."

"..."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안지영은 얼굴에 다 티가 났다.

하지만 그녀 또한 사실 고은영의 위치에 대해서는 아는 정보가 없었다.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배준우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혹여나 배준우가 나쁜 의도를 갖고 고은영을 다치기라도 할가봐.

장선명은 계속하여 안지영을 압박하였다.

"고은영이 당신한테 전화라도 했어요?"

"아니거든요!"

"그럼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겠네요?"

"저한테 전화도 안 했는데, 제가 어떻게 그걸 어떻게 알아요?"

고은영이 일단은 알아서 몸을 숨기고 먹고 잘 지내는걸 알고 있던 안지영은 최대한 이 사실을 숨기기로 했다.

안지영의 부정에도 장선명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그렇게 안 믿긴다면 직접 가서 조사라도 해보세요. 저 정말 아무런 전화도 받지 못했다고요."

"그걸 굳이 조사해서 뭐해요?"

결국 장선명은 그녀를 놓아주었다.

"배 사장님은 지금 뭐하고 계신데요?"

혹시나 배준우가 눈치라도 챈건 아닐가 불안했다.

"고은영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데, 당연히 어떻게든 찾으려고 하죠."

"..."

정말 아이를 뺏어내려는건가?

그 말을 들은 안지영은 더욱 더 고은영의 소식을 배준우에게 알리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당신도 잘 알잖아요. 이미 임신한 지 7개월이나 넘은 고은영이 혼자서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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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말을 하겠어. 예전이랑 똑같지 뭐.”“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잘못은 아니라고 우기는 거지.”...참 사람이 어찌도 이리 한결같은 건지.방금 나태웅의 마지막 말은 분명 그가 예전처럼 안열의 실종을 장선명 탓으로 돌리려는 것이었다.그 당시 나태범의 일에 분명 그도 일부 책임이 있었는데... 나태웅은 그걸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뻔뻔스러워야 이렇게까지 부인할 수 있는 건지...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못할 행동들이었다. 그러나 나태웅은 아주 당당하게 부인하고 있었다. “됐어요, 화 풀어요.”안지영이 다가가 장선명의 손을 잡았다.“역겨워.”“당신 말이 맞아요.”나태웅의 행동을 보면 역겹다는 말이 딱 맞았다. 자세히 돌이켜보니 당시 나태웅의 말을 들을 때 느낀 감정은 역겨움이었다. 식탁에서 장선명은 화가 많이 났지만 여전히 안지영을 세심히 돌봤다.생선 가시를 조심스럽게 발라 안지영의 작은 밥공기에 담아줬다.“당신도 얼른 먹어요.”자신을 그렇게 세심히 돌봐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동안 아버지 밑에서 거칠게 자라서 이미 익숙해진 그녀였다. 여자아이긴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응석받이로 그녀를 키우지 않았다. 어쩌면 하나뿐인 딸이라서 강하게 키웠을지도 모른다. “레드 와인이 풍미가 아주 좋아. 당신도 한번 마셔봐.”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와인글라스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감미롭고 순수한 맛이 그녀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안지영은 원래 술에 대해 깊은 연구가 없었지만 장선명과 함께한 후로 예전에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여보, 안열 씨가 실종된 게 좀 이상하지 않아요?”그가 젓가락을 들고 있던 손을 멈추며 안지영을 바라봤다.“당신도 느꼈어?”이상한 수준이 아니라 너무 심상치 않은 일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태웅이 허영지와 결혼하기 직전인데 안열 씨가 임신했어요.”그 말에 장선명은 미간을 찌푸렸다.“당신 말은 안열의 실종이 허씨 가문과 관련 있을 수도 있다는 뜻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61화

    안열의 일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겉으로 보기에는 그녀가 납치된 것이 나태웅이나 나씨 가문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안열은 나씨 가문 때문에 납치된 것이었다. “정말 그 로먼 가문이랑 아무 연관이 없는 거야?”나태웅이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 어쩌면 안열의 실종이 자신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 일이 자신과 관련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안열의 실종이 정말 그의 탓이라면 마음이 너무 무거울 것 같았다. 그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무슨 뜻이야?”나태웅의 말에 장선명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당신네 장씨 가문이 어떤지는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잘 알 거 아니야?”“책임 지기 싫으면 솔직히 말해. 이제부터라도 안열의 일에 관여하지 않아도 되니까.”나태웅의 속내를 알아차린 장선명의 말투는 싸늘하기만 했다. 남자가 되어서 책임을 이렇게 떠넘기다니... 무슨 인간이 이런지...그 순간, 안색이 어두워진 나태웅은 음산한 눈빛으로 장선명을 쳐다보았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현재 나태웅의 눈빛은 장선명을 죽이고도 남을 것이다. 이때, 장선명이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사실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안열이 정말 나씨 가문 때문에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했다고 해도 당신이 이 일에 간섭하는 걸 당신 아버지가 허락할까?”장선명의 말투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태웅이 아버지의 말이라면 앞뒤 안 가리고 뭐든 다 듣는 사람이라고 비꼬는 것이었다.한편, 장선명의 비꼬는 말을 나태웅도 눈치챌 수 있었다. 그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말이 너무 지나치네.”“내가 지나친 거야? 당신도 본능적으로 안열의 실종이 당신과 관련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잖아.”속내가 들통나자 그의 안색이 순간 다시 하얗게 질렸다.그가 장선명을 빤히 노려보았다.“이만 돌아가. 안열의 일은 더 이상 상관하지 말고.”거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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