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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운 시점, 갑자기 량천옥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

배준우는 시큰둥하게 물었다.

"고은영한테 꽤나 관심이 많아보이네요? 왜죠?"

은근히 조롱이 담긴 말투였다.

량천옥은 그런 배준우를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봤다.

그렇게 한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눈빛만 주고 받았고,

순식간에 사무실 분위기는 얼음장마냥 차가워졌다.

한참 후에야 량천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번이 내가 널 봐주는 마지막 기회란걸 명심해."

봐준다고?

천의를 고은영에게 주고 강성을 떠난게 나한테 준 마지막 기회였다고?

량천옥은 이렇게 해서라도 딸이 행복하길만을 바랬지만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

심지어 임신까지 한 자신의 와이프를 쫓아내다니.

"고작 그런 식으로 봐준다고 생색내면 일이 다 해결될 줄 알았어요?"

그 말을 들은 량천옥은, 더이상 배준우와 말이 통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젠 더이상 널 봐줄 일은 없을거야. 앞으로는 각오해. 절대 후회하는 일 없길 바래."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차갑게 몸을 돌렸다.

그녀는 여태 배준우는 배항준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두 부자가 다 이렇게 무정할줄은 몰랐다.

그 성격대로라면 마찬가지로 자신의 아이에게도 모질게 마음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 량천옥은 배항준의 이 독한 성격 덕에 성공적으로 명문가에 들어가 상류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런데 그 독한 마음이 자신의 딸에게 해를 끼칠 줄은 몰랐다.

생각할수록 열이 받았던 량천옥은 더이상 그들과 타협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량천옥이 떠난 후, 배준우의 얼굴은 다시금 고은영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

동명 그룹에서 나온 량천옥은,

다시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의 차에 오르려던 순간, 검은색 마이바흐 한대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배지영이었다.

"아줌마. 저희 엄마가 만나재요."

배지영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량천옥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도 난 네가 그 여자 딸인걸 잘 알지만, 모르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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