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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Author: 송언희
사실 그녀들에게 고은영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오직 고은영의 목에 있는 몽고점뿐이었다.

세상에는 우연이 그리 많지는 않았고 이런 우연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안전하게 하려면 그래도 친자 검사는 하는 것이 맞았다.

량일은 전에 자기도 모르게 고은영의 일에 너무 민감했던 것 같아 량천옥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넌 어떻게 생각해?”

어쨌든 량천옥의 딸이었기에 지금 이 일은 량천옥 본인의 의사에 달렸다.

방금 량천옥은 순간 멈칫했었지만 지금 그녀는 단호한 눈빛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필요 없어요. 내 딸이에요. 내 감은 절대 틀리지 않았어요.”

그녀는 친자보고서가 어떤 의미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고은영이 그녀를 원할지 원하지 않을지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고은영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친자보고서는 그녀의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량천옥이 하지 않겠다고 하자 량일도 동의했다.

결국 량일의 외손녀이기도 했기에 그녀도 자기가 핏줄을 못 알아봤을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

“그럼 하지 말자.”

김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이런 큰일은 그래도 친자 검사를 받아 놓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모녀 사이에 엮인 것은 이익뿐만이 아니었고 재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그가 모시는 주인의 일이었기에 더 토를 달 수가 없었다.

량천옥은 거의 고민도 하지 않고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량천옥이 모르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진씨 가문 쪽이었다. 진정훈은 진씨 본가로 돌아온 뒤 줄곧 어떻게 하면 고은영의 머리카락을 구해 검사를 받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어젯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그도 당시에는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다. 덕분에 가장 좋은 타이밍을 놓쳤다.

그가 고민하고 있을 때 한 흰색 인영이 그에게로 다가왔다.

진정훈이 반응하기도 전에 진유경은 이미 그의 앞으로 달려왔다.

“오빠 할머니가 나한테 보내신 선물은 없어?”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온화했다. 듣다 보면 마치 산들 바람이 불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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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7화

    강성 쪽.안지영은 다급히 고은영을 찾아갔고 두 사람은 방 안에 숨어 문까지 잠가 버렸다.“정말이야? 안열이 잘못 본 게 아니야?”안지영의 말을 듣자 고은영은 곧장 놀라 벌떡 일어나 안지영을 믿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야. 잘못 본 게 아니야. 열이 씨가 아주 가까이에서 봤대. 그것도 여러 번.”잠깐 스치면 착각할 수도 있지만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잘못 볼 수 없다.고은영은 침묵했다. 공기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언니가 살아 있다니. 살아 있다니...’“동안에 있는 거야?”“응!” 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은 호흡을 가다듬었다.“어쩐지 요즘 아무도 못 찾더라. 흔적조차 없었어.”알고 보니 동안으로 간 거였다. 동안 같은 곳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도 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태현이든 배준우든 아무리 수색 범위를 넓혔지만 애초에 동안까지는 닿지 않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고은지가 동안으로 간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고은지가 동안에 있을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언니가 어떻게 동안에 간 거야?” 고은영은 의아한 눈길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이현 때문이야. 열이 씨말로는 고은지가 이현과 함께 있대.”“이현?” ‘이현 오빠?’고은영은 충격을 받았다.“알아?”“알지!”아는 사이가 아니라 어린 시절 아주 친한 놀이터 친구였다. 게다가 얼마 전에도 강성에 한 번 왔었다.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고은지랑 얽히게 된 건지 고은영은 믿기 힘들다는 듯 안지영을 바라보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은지가 살아 있고 게다가 이현과 함께 있다. 이건 정말 기가 막힌 일이었다.“정말 아는 사이 맞아?”“응, 알아.”“그럼 네 언니는 이현이 데려간 게 분명하네.”고은영은 침묵했다.‘이현이 데려간 걸까?’생각해 보니 가능성은 충분했다. 아니면 고은지가 동안에 갈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제야 고은영의 한껏 조여 있던 마음이 풀렸다.“어쨌든 살아 있다는 게 다행이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6화

    “널 죽이지 않아.”홉스의 말투는 아주 가볍고 부드러웠다. 부드럽다 못해 거의 온화하게 들릴 정도였다.하지만 안열은 여전히 홉스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위험의 단계를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안열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홉스가 조금씩 유골을 부서진 단지의 홈에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안열은 눈을 감고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 없다고요.”왜 안열을 믿지 않고 모든 사람이 믿지 않는지 알 수 없다.“살아 있게 할 거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살게 해줄 거야.”안열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홉스는 다시 입을 열었고 말투는 차가워 위험 그 자체였다. 안열은 숨을 깊게 들이켰다.이 순간, 안열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숨 막힐 듯 답답했다. 설명해도 소용없다. 예전에도 얼마나 많이 말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지금 와서 믿어 줄 사람은 여전히 없다. 사실 이건 안열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하지만 왜 홉스는 안열이 동안을 떠나 잡아 와서 죽게 두지 않고 살아 있는 게 고통이 되게 만들 정도로 증오하는지 알 수 없다.“할머니는 어디 있어요?” 안열이 물었다.동안에 돌아온 첫날, 분명 할머니를 만났는데 홉스의 사람들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홉스는 차갑게 눈을 뜨며 말했다.“알고 싶어?”이 네 글자는 마치 지옥에서 온 사탄의 냉기처럼 차가워 안열마저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이 경면은 네가 직접 꿰맬 거야? 아니면...”안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숨은 다시 가라앉았다.홉스의 뜻은 명확했다. 방금 안열이 미친 듯이 행동한 대로 지금 이 상황을 처리하라는 것이다.할머니의 안부를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자 안열은 홉스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했다. 할머니를 만나고 무사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안열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나태웅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해?”안열은 침묵했다.나태웅에 대한 얘기는 역시 디예가 말한 것이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5화

    섬광처럼 빠르게 홉스는 이미 안열 곁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순간, 홉스의 힘은 안열을 거의 질식시킬 정도였다.하지만 다음 순간 짝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홉스의 손동작이 멈췄고 안열을 바라보는 눈빛은 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안열이 홉스를 때렸다.“이제 미친 짓 그만할래요?”안열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홉스는 손을 조금 더 조이더니 진홍빛 눈으로 안열을 응시했다.너무나도 조용해서 안열이 지금 그 앞에서 죽는다 해도 홉스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것만 같았다.안열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홉스의 시선을 마주했다.“아직도 부족한가 보네요.”안열의 얼굴은 벌겋게 부어올랐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담대했다.홉스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누가 네게 그런 용기를 줬어?”펑!주먹은 힘껏 홉스의 잘생긴 얼굴을 내리쳤고 공기는 다시 한순간 조용해졌다.홉스는 할 말을 잃었고 숨이 막혀 눈빛이 싸늘했다.“이 망할 여자!”펑! 펑!방 안에서 주먹질하는 소리가 퍼졌고 홉스는 분노에 차 안열의 목을 확 놓아버렸다.홉스는 안열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눈빛은 사람을 삼킬 기세였다. 안열은 옆에 있던 촛대를 집어 그대로 홉스에 내리쳤다.이제는 지긋지긋했다. 안열이 이곳에서 겪은 분노와 억울함은 아무도 모른다.과거의 일은 안열과 관련이 없다. 안이연이 죽은 건 그녀의 운이 나빴을 뿐 안열과 상관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안열에게 책임을 돌리는지 알 수 없다.홉스는 완전히 화가 치밀어 다시 안열에게 달려들었다.그 순간 홉스의 마음은 오직 안열을 목 졸라 안이연 곁으로 보내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안열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동안 여기서 쌓인 억울함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수년간 장선명 곁에서 일하며 안열의 능력은 만만치 않아 홉스가 그녀의 약점을 잡아도 상관없다. 지금 안열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쾅! 쿵!공양대 위의 물건들이 계속해서 바닥으로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4화

    최계숙은 안열을 문 앞까지 안내하고 떠났다.안열은 문 앞에 선 후 머리를 들자 안의 위패가 보였다. 남자의 맑고 우람한 목소리에는 서늘한 기운이 배어 있었다.안열은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가 어디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안열의 언니 안이연이 지내던 곳이다.동안에 돌아온 첫날 안열은 홉스에게 이곳으로 끌려와 하루 종일 무릎을 꿇었다. 그 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와서 한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방을 청소했다.남자는 뒤돌아보지 않았고 두 사람은 다섯 걸음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안열은 남자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들어와.”세 글자가 차갑고 위험하게 울렸다.안열은 두 손을 모았지만 눈빛에는 한 점 온기도 없었다. 그리고 깊은숨을 들이쉬고 말했다.“언니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 없어요. 만약 이런 식으로 언니를 위로하려면 그 목적은 달성되지 못할 거예요. 언니는 지하에서 더 큰 고통을 받을지도 몰라요.”말이 끝나는 순간 주변을 스치는 찬바람과 함께 목덜미에 힘이 가해졌다.남자가 어떻게 돌아섰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지금 위험한 냉기가 서려 있었다.특히 두 눈은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뼛속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혹함이 느껴졌다.안열은 남자의 점점 세지는 손목을 꽉 잡았다.“정말 미친 거 아니에요?”한 글자마다 안열의 목소리는 차갑고 경멸로 가득했다.안열은 홉스가 정말 미친 사람으로 보였다. 예전에 홉스가 안이연을 미치도록 사랑하여 안이연이 죽은 후 홉스는 모두에게 복수했다.세월이 흘러도 홉스의 손짓과 몸짓에는 점점 더 심한 병적인 집착이 느껴졌다.많은 경우에 홉스는 겉으로는 태연해 보였지만 다음 순간에는 사람을 해칠 기세로 변한다.안열의 미쳤다는 말에 홉스의 평온함은 순간 얼어붙었다. 그리고 안열은 목덜미에서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고 이어서 짝하는 소리와 함께 뺨을 세게 맞았다.강하게 내려친 따귀에 안열의 얼굴은 비틀어졌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전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3화

    한편 절 안.진이훈이 계속 산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태웅이 시무룩한 얼굴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 진이훈의 등은 순간 굳어졌다.다시 손을 보니 나태웅이 들고 있는 건 자기 휴대폰뿐이었다. 나태웅은 시무룩한 얼굴로 전화를 걸고 있었고 표정을 보아하니 휴대폰 너머 상대가 받지 않은 게 분명했다. 그리고 누구에게 거는 건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동안에 온 이후, 나태웅은 안지영과 연락을 전혀 하지 않았다. 마치 과거 자신이 안지영에게 했던 모든 일들은 덧없는 꿈과 한낱 수면 위의 달빛 같았다. 지금 이곳에 있는 나태웅은 안지영과 마치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것처럼 느껴졌다.“이 죽일 년!”나태웅은 마침내 포기하고 손에 쥔 휴대폰이라도 내리쳐 부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결국 참았다. 그러나 이를 갈 정도로 참고 있으니 심각하게 화가 난 게 분명했다.진이훈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었다.“안열 씨의 휴대폰 찾으셨어요?”진이훈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나태웅은 그 질문을 듣는 순간 얼굴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지더니 숨을 깊게 내뱉었다.“이 죽일 년, 언젠가는 반드시 혼내주겠어.”‘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날 속여? 이런 상황에서도 안열에게 아직 이런 마음이 남아 있다니. 홉스가 안열을 크게 난처하게 하지 않았던 모양이네.’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태웅의 화는 점점 더 커졌다.진이훈은 나태웅의 말을 듣고 온몸이 떨렸다. ‘이 정도로 화가 난 건 휴대폰을 찾지 못한 게 틀림없고 게다가 안열에게 완전히 농락당할 수도 있어. 맞아. 아마 정말로 농락당한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왜 이렇게까지 화를 내겠어?’“그러니까 휴대폰을 못 찾았다는 거죠?”이런 최악의 순간에 진이훈은 묻고 말았다.말이 나오자마자 나태웅의 시선은 마치 죽음처럼 차가워졌다.진이훈은 할 말을 잃었다. ‘이런 참견은 안 하는 게 좋아. 안열이도 참. 왜 굳이 이렇게까지 가지고 노는 걸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속만 더 상할 텐데. 이분의 성질이 어떤지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32화

    '지금 이 시각 도대체 누구한테 전화를 거는 거지?'한 번 더 걸었지만 여전히 통화 중이었다. 다섯 번째가 되어서야 전화를 받았고 안열이 대답했다.“여보세요.”“네가 있던 곳 다 뒤져봤는데 휴대폰은 전혀 없어.”“없어요? 그럼 아마 안 가져간 것 같네요. 내가 착각했나 봐요.”“뭐라고?”순간 나태웅의 호흡이 거칠어지며 휴대폰 너머로 이를 갈았다. ‘이 빌어먹을 여자가 지금 날 가지고 논 거야? 죽을 힘 다해 올라왔는데 이제 와서 애초에 휴대폰을 안 가져왔다고 잘못 말했다고? 내가 이 계단을 오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나 해?’“나... 아마 잘못 기억한 것 같아요.”휴대폰 너머로 안열은 나태웅의 불쾌한 기색을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더듬거리며 말했다.누가 봐도 마음이 약해져 있었다. 그 순간, 나태웅의 숨소리가 한층 더 거칠어졌다.“이 죽일 년, 너 일부러 그런 거지?”안열은 침묵했다.일부러 한 거라고 해도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었다.나태웅은 휴대폰 너머로 이를 악물며 깊게 숨을 들이켜고 억지로 화를 누르려 했지만 결국 말하려는 순간 또다시 이를 갈았다.“너 지금 어디야?”“이미 차에 있어요.”나태웅은 할 말을 잃었다.그 순간, 천국의 계단에 서 있던 나태웅은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안열의 대답에 머릿속이 울리더니 억눌렀던 화가 폭발했다.“이 죽일 년!”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태웅에게 올라가서 휴대폰을 찾아달라며 애원하고 아래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그 순간 나태웅은 자신이 완전히 안열에게 놀아난 거라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좋아. 아주 좋아. 감히 날 가지고 놀아?’숨을 몇 번이고 깊게 내쉬었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분노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너, 너 거기 그대로 있어.”그러나 나태웅에게 돌아온 건 이미 끊어진 통화음뿐이었다. 귀에 울려 퍼지는 소리에 나태웅은 눈앞이 아득해졌다.나태웅은 살아오면서 이런 굴욕은 단 한 번도 당한 적이 없었다. 안지영 때문에 화는 났지만 이렇게 철저히 조롱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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