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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침대에서 발각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고, 플로라는 주방에서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저녁 메뉴인 마카로니 앤 치즈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발신자 표시를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남편인 리차드 윌슨이었다. 오늘은 그들의 결혼 1주년이었고, 그는 아침에 집에 일찍 돌아와 그녀가 특별히 만들어 준 제일 좋아하는 저녁을 먹고 싶다고 말했었다. "자기야, 벌써 오는 중이야?" 전화를 귀에 대자마자 그녀가 물었다. "아니. 그냥 부탁 하나만 하려고." 수화기 너머에서 매혹적인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라라가 방금 공항에 도착했는데, 내가 지금 책상에 일이 너무 밀려 있어서 말이야. 나 대신 공항으로 마중 나가줄 수 있어?" 그가 물었다. "당연하지. 별거 아닌데 뭘." 플로라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그녀는 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도해 왔었기에, 이런 요청에 '아니오'라고 말할 이유가 없었다. 클라라는 5년 동안 멀리 떨어져 지낸 리차드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플로라와는 음성 통화나 영상 통화로만 연락을 주고받았었다. 심지어 리차드와의 결혼식조차 라이브 TV로 생중계되어 클라라가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 있게 했을 정도였다. 플로라는 가장 좋아하는 시누이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요리를 진행했다. "얘, 데비. 그거 알아? 내 시누이가 방금 공항에 도착했대! 나 시누이 집으로 태워다 주는 동안 공항까지 같이 가줄 수 있어? 제발 거절하지 마, 응?" 플로라는 가장 좋아하는 의상을 찾아 입으며 절친인 데비에게 서둘러 음성 메모를 보냈다. 클라라에게 첫눈에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옷을 다 입기도 전에 데비는 공항 도로변에서 만날 장소를 문자로 보내왔다. 공항에 도착한 플로라는 시누이를 찾기 위해 주변의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피고 있었다. 그때 파란 옷을 입고 부드러운 미소를 띤, 뛰어난 이목구비로 아름다움이 한층 돋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 갑자기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야아아, 드디어 보네! 정말 완벽한 미인이다!" 그 여성은 플로라를 꽉 안아주며 감탄했다. "와! 우리 오빠 믿을 만하네. 좋은 거 알아보는 눈은 확실하다니까." 그녀가 덧붙였다. 플로라는 붉어지는 얼굴을 숨길 수 없었다. "고마워요, 클라라 씨도 정말 아름다우세요. 이제 왜 리차드가 늘 당신 칭찬을 늘어놓고, 당신한테 장가오려는 남자는 누구든 자기가 면접을 봐야 한다고 고집했는지 알겠네요." 플로라가 농담을 건넸다. 눈앞에 있는 우아한 여성을 바라보며, 플로라는 리차드와의 사이에서 태어날 딸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나 그들의 가족 중 누구도 못생긴 사람이 없었으니, 아이가 다르게 생겼을 리는 만무했다. 윌슨 가의 저택으로 차를 몰고 가는 동안, 클라라는 뉴욕에 있을 때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레스토랑인 라운지에 들러 좋아하는 술 한 잔과 제일 좋아하는 요리 한 접시를 먹고 가자고 요청했다. "나 디 어니스트 라운지(De-earnest Lounge)의 모든 게 너무 그리웠거든. 나 믿어봐, 여기 서비스 한 번 경험해 보고 나면 남편한테 자주 오자고 졸라대게 될걸." 클라라가 말했고, 카운터로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던 그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고급스럽고 매혹적이었다. 평소처럼 플로라는 차가운 무알코올 와인을 주문했고, 클라라와 데비는 위스키를 끊임없이 마셨다. 몇 분 후, 플로라는 자신의 몸이 불에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시야가 갑자기 흐려졌다.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쏟아지며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누군가의 팔을 잡았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강렬한 남성의 향기에 눌려버렸다. "클...라라, 데비, 어디..."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의 살짝 벌어진 입술이 강제로 막혀버렸다. 저항하려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남자는 그녀가 품에서 벗어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혀를 자신의 혀로 감싸 안으며 입술을 탐하더니, 천천히 턱과 목으로 키스를 이어갔다. '이 낯선 남자의 키스에 거부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의 손이 그녀의 가슴 위로 올라와 두 봉우리를 부드럽게 간지럽히자, 그녀는 쾌감에 몸을 떨었다. 그녀는 깊은 쾌감 속에 신음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결혼식 날 밤 리차드가 그녀에게 느끼게 해주었던 바로 그 종류의 쾌감이었다. 찰나의 순간, 그녀는 하체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리차드와의 경험과 달리, 강렬하고 강압적인 삽입은 그녀를 완전히 짓눌렀다. 이른 아침,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온 햇살이 방 안의 모든 유혹적인 장식품들을 비추었다. 넓은 소파 한쪽 끝에는 슬렌더 체형의 여성이 덮개 밑에 몸을 숨긴 채 평화롭게 누워 있었고, 어지럽혀진 옷가지들과 란제리가 베이지색 타일 바닥 위에 어지럽게 내팽개쳐져 있었다. 희미한 정사의 흔적이 방 안 전체에 감돌고 있었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그녀는 갑자기 문을 강하게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일어나기 싫었지만, 문이 갑자기 쿵 하고 열리자 억지로 눈을 떴다. 그녀는 천천히 blinking했다. 눈을 완전히 떴을 때, 그녀는 문가에 서 있는 남편 리차드 윌슨을 발견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혐오감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시어머니와 클라라도 서 있었는데, 그들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starr해보고 있었다. "리...차드..." 그녀는 중얼거렸다. 이불 속에서 자신이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방 안의 모습을 둘러보았다. 일등급 호텔의 시설과 다름없는 곳이었다. "나 어디야, 리차드? 내가... 내가 어떻게 여기 있게 된 거지? 그러니까, 누구..." "그 더러운 입 다물지 못해, 이 뻔뻔한 년아! 어떻게 여기까지 와서 자기가 어떻게 여기 있는지 뻔뻔하게 물어볼 수 있는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역겹구나, 플로라!" 리차드가 비웃었다. "말해봐, 어떤 놈한테 몸을 대준 거야?" 그가 고함을 질렀다.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녀는 생각했다. 플로라는 눈을 찌푸리며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 내려 애썼지만,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 있었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공항에서 몇 마일 떨어진 레스토랑에서 클라라, 데비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클라라가 어머니와 함께 침대 가까이 다가왔고, 그들의 얼굴은 혐오감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클라라,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뻔뻔하게 다른 남자와 자버린 네 언니의 사진을 명확하게 찍을 수 있을 만큼 카메라 성능이 좋은지 확인해라." '다른 남자와 자?' 플로라는 고통스럽게 침을 삼켰다. "맹세코, 전 안 그랬어요..." 플로라는 변명하려 애쓰며 중얼거렸지만, 리차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침대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의 긴 머리채를 잡아챘고, 그녀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침대 밖으로 끌어내리려 했고, 그 바람에 목과 어깨가 드러났다. 그곳에는 온몸에 선명한 키스 자국들이 남아 있어, 그녀의 항변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 부위들을 아주 똑똑히 찍어둬라." 헤니아가 지시했다. "나만 믿으세요, 어머니." 클라라는 카메라를 든 채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오, 와우! 어젯밤에 당신의 기둥서방과 얼마나 화끈한 시간을 보냈는지 누구한테 말할 필요도 없겠네!" '제발! 내가 어쩌다 이런 엉망진창인 상황에 빠지게 된 거지?' 플로라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매 순간이 지날 때마다, 그녀는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역겨운 장면들을 계속 상상했다. 그녀는 시선을 리차드에게 돌렸다. 한때 잘생기고 항상 미소 짓던 남편이 이제는 그녀 앞에 서서, 마치 그녀를 쓰레기 조각 다루듯 극도의 혐오감을 담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리차드, 제발 내 말 좀 들어봐. 내가..." 그녀는 설명하려고 애썼다. "됐어, 플로라!" 그가 말을 자랐다. "너 정말 염치도 없구나, 플로라! 제단에 선 지 불과 한 달 만에 나를 두고 바람을 피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든, 누구랑 했든 간에... 이혼할 준비나 해." 그는 손짓을 하더니, 찰나의 순간에 그녀를 두 번 다시 돌아보지도 않은 채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제73장플로라를 없앨 계획리처드는 행사가 끝난 후 플로라를 찾았지만, 그녀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플로라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데비나 리처드 둘 중 하나가 행사가 끝난 후 자신에게 말을 걸어올 것이 분명했고, 둘 중 누구에게라도 붙잡히면 오해를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행사가 끝나자마자 에이드리언에게 먼저 떠나달라고 부탁했었다. 하지만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관심을 보인 몇몇 사람들이 그녀에게 다가와 명함을 요청했다.아무리 찾아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리처드는 포기하고, 친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집에 가기 위해 아직 행사장에 남아 있던 데비를 찾으러 안으로 돌아갔다.설령 플로라를 찾았다 하더라도, 그녀가 자신을 쉽게 용서해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 그녀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고 인정한 데다, 자신만만하게 지골로를 고용해 그녀와 자게 하고, 그것을 핑계 삼아 이혼한 뒤 정부와 결혼했으니 말이다.어떤 여자도 그런 일을 쉽게 용서할 수는 없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남은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사는 것뿐이었다.집에 돌아온 그는 소파에 앉아 턱에 손을 괸 채 완전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데비는 부엌에서 나와 식당에서 뭔가를 가지러 가려다가 그의 표정을 보고 멈춰 섰다. 집에 돌아온 이후로 그가 계속 거리를 두는 이유를 알 수 없었기에, 그것이 후회인지 분노인지 알아내려고 그의 표정을 살폈다.리처드가 고개를 들자, 둘의 눈이 갑자기 마주쳤다. 그는 눈을 깜빡이며 데비가 자신에게 보내는 이상한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목을 가다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진심으로, 데비, 내가 아무 감정도 없는 사람을 찾으러 갈 거라고 생각해?" 리처드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리처드가 경매에서 플로라를 본 이후로, 데비는 그의 기분이 갑자기 변한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날 행사가 끝나고 집으로 차를 몰고 온 이후로
제72장창피함을 느끼다행사장 전체가 조용해졌다.모두가 그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데비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돌아서서 바라보았고, 자신과 남편에게 부딪혔던 바로 그 여자가 입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무도 다시 패들을 들지 못했다.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경매인은 마침내 망치를 내리쳤고, 플로라가 낙찰자로 발표되었다.한편, 리처드와 데비는 그 목소리가 플로라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의심을 확인하기 위해 마스크가 벗겨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플로라가 무대로 올라가 물건을 받고 돌아오자, 에이드리언이 살짝 그녀에게 몸을 기울였다.“조심해.”그가 작은 미소와 함께 속삭였다.“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어. 그리고 데비가 방금 네가 한 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도 느껴져.”“보라고 해.”플로라가 조용히 대답했다.“어차피 내가 여기 온 이유가 그거니까. 누군가를 화나게 하고 그 사람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려고 온 거야.”그날 밤의 마지막 물건이 나왔다.그것 역시 금으로 된 물건이었지만, 앞의 물건보다 훨씬 더 가치가 높았고 원하는 사람도 많았다.거의 모든 사람이 그것을 원했고, 입찰이 시작되자 방 안은 이전보다 훨씬 더 긴장된 분위기가 되었다.시작 가격은 1,500만이었다. 손님들이 차례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가격은 계속 올라갔고, 마침내 1억 2,000만에 이르자 입찰이 거의 멈추려 했다.그때 리처드가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1억 3,000만.”홀은 완전히 조용해졌다.리처드는 테이블 아래에서 데비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이 이겼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최고 입찰자가 되기 위해 준비해 왔던 것이다.데비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고, 두 사람은 마스크 뒤에서 행복하게 웃었다.경매인이 망치를 내려치고 리처드에게 최종 낙찰자로 물건을 넘기려던 바로 그 순간, 같은 차분한 여성의 목소리가 구석에서 들려왔다.“2억.”방
제71장경매그날 저녁, 플로라와 에이드리언은 댄과 함께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그때 뉴스의 한 헤드라인이 에이드리언의 관심을 끌었다.럭셔리 및 인테리어 업계의 한 부유한 사업가가 다음 날 경매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위독한 상태였고, 치료를 위해 급히 거액의 돈이 필요했다. 자신이 아끼던 소장품 일부를 경매에 내놓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그 일이 WELVIS의 사업 분야와 정확히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에이드리언은 플로라를 바라보았다.“내일 나와 함께 행사에 갈래?”플로라는 그런 행사가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들을 끌어모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리처드가 이런 행사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그래.” 그녀가 말했다. “나도 꼭 가고 싶어. 어쩌면 내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할 수도 있잖아.”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일요일이 되었고, 경매는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다.그날 오후, 플로라는 무엇을 입을지 결정하지 못한 채 옷장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때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에이드리언이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반짝이는 선물 가방이 들려 있었다.“안녕. 이거 한번 입어봐. 분명 너에게 딱 맞을 거야.”그는 가방을 플로라에게 건넸다.처음에 플로라는 당황했다. 그녀는 힘없이 손을 뻗어 그에게서 가방을 받아 들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가방을 열고 안에 가지런히 접혀 있는 옷을 펼쳤다.“세상에…….”“잠깐만. 이거…… 나한테 사준 거야?”플로라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말을 더듬으며 눈을 크게 뜬 채 가방에서 옷을 꺼냈고, 그의 친절한 행동에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이런 행사에 입고 갈 만한 좋은 옷이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하지만 플로라는 몰랐다. 어제 그녀가 행사에 참석하겠다고 말한 순간, 에이드리언은 조용히 도시 최고의 패션 하우스 중 한 곳에 연락해 그녀의 사진을 보내고, 그 행사에 어울릴 만한
제70장그녀의 결혼 생활을 망친 여자와의 첫 만남스미스 씨는 얼어붙은 듯 서 있었고, 그의 손은 여전히 지팡이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내가 이 모든 것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가 말했다. 목소리는 거의 떨리고 있었지만, 애써 단호하게 말하려 했다. “DNA 검사 보고서? 결혼식 방해? 이런 건 심각한 혐의다, 에이드리언.”“혐의가 아니에요, 아버지. 사실이에요. 크리스틴이 정말로 이 모든 일을 조작했어요.”“네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이 모든 걸 지어낸 게 아니라고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그는 힘없이 지팡이를 플로라 쪽으로 향했다.에이드리언의 턱이 굳게 굳어졌다.“의심되시면 직접 존 의사에게 전화하세요. 아버지가 그가 오래된 친구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분명 모든 것을 말해줄 거예요.”스미스 씨는 망설였지만, 가슴 한구석에서는 아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어린 시절에도, 단 한 번도 그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증거가 필요했다. 그는 항상 크리스틴을 믿어왔고, 크리스틴 역시 자신이 그녀를 의심할 이유를 단 한 번도 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좋다.” 노인이 말했다. “뭔가 보여줘라. 뭐든 좋다.”에이드리언은 휴대전화를 꺼내 음성 녹음 파일을 스크롤하기 시작했다.“크리스틴이 존 의사를 협박하는 녹음이 있어요. 그리고 그가 모든 것을 인정하는 또 다른 녹음도 있어요.”그의 엄지손가락이 화면 위를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알맞은 파일을 찾기도 전에 손가락이 미끄러져 목록의 가장 마지막 음성 파일을 눌렀다. 그것은 그가 고용한 사설 탐정이 불과 10분 전에 보낸 파일이었다. 그는 아직 그 파일을 듣지 않은 상태였다.그는 재생을 멈추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음성은 이미 재생되고 있었다.“스미스 씨, 이 내용을 긴급히 들어주셔야 합니다. 존 의사가 한 시간 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암살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크리스틴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입
제69장크리스틴에 대한 진실플로라는 무거운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왔다.책상 위에 기다리고 있는 세 개의 파일에 집중하려 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계속 식당 밖에서 본 리처드의 얼굴로 되돌아갔다. 그의 목소리. 그의 거짓된 후회.그가 여전히 자신을 흔들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비록 잠깐이었지만, 그녀는 미웠다.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은 그녀는 억지로 자리에 앉아 서류를 하나씩 검토해 나갔다. 주말 교통 체증은 그녀의 감정을 기다려주지 않을 터였다.모든 것을 끝냈을 때는 이미 오후 5시 50분이었다.그녀는 서둘러 가방을 챙기고 아래층 경비원에게 짧게 인사한 뒤 차를 몰고 나섰다. 하지만 도로 사정은 예상보다 나빴다. 차들은 하나같이 느릿느릿 움직였고 사방에서 경적이 울렸으며, 본래 25분이면 될 거리가 거의 한 시간으로 늘어났다.저택의 대문이 보일 무렵, 그녀의 목은 뻣뻣해졌고 인내심도 바닥나 있었다.그녀가 마침내 주차장에 차를 세운 것은 오후 7시가 지난 시각이었다.그녀는 지쳐 있었다. 어깨가 아팠고 눈은 무거웠으며, 그녀가 원하는 것은 오직 뜨거운 샤워와 침대뿐이었다. 핸드백조차 평소보다 어깨를 더 무겁게 짓눌렀다.그녀는 발을 질질 끌며 현관으로 걸어가 힘없이 문을 밀었다.스미스 씨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3인용 소파에 앉아, 손에 와인 잔을 든 채 옛날 프로그램 중 하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안녕하세요, 어르신." 플로라가 조용히 인사했다.그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그녀가 한 걸음 더 내딛기도 전에, 작은 형체가 부엌에서 뛰쳐나왔다."엄마, 왔어요!" 댄이 소리치며 그녀의 품으로 곧장 뛰어들었다. "엄마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거릿 유모가 저를 잘 돌봐줬고, 엄마가 말한 대로 착한 아이였어요."플로라는 힘없이 미소 지으며 그를 꼭 안아주었다. 아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피로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했다.스미스 씨의 턱이 그들의 모습을 보고 굳어졌다.그는 그것이 싫었다. 그 집 안에 있는 그들의 존재 자체가 모두 싫
제68장리처드는 후회하고 있는가?플로라는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보였다.리처드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술을 거의 떨었다."플로라, 아직도 나한테 화났어?" 그가 물었다. 그의 어조에는 조롱과 후회가 뒤섞인 듯한 무언가가 배어 있었다."아니. 당신한테 화난 게 아니야, 리처드. 하지만 난 당신이 싫어! 당신과 관련된 모든 게 다 혐오스러워.""그런 질문을 할 만큼 정말 뻔뻔한 거야?" 그녀가 쏘아붙였다."당신은 내 아버지의 지분을 빼앗았어. 내 평판을 짓밟았어. 모두가 내가 부정한 아내라고 믿게 만들었잖아, 리처드.""후회하고 있어." 그 말은 마치 사과할 완벽한 기회를 계속 기다려온 것처럼 리처드의 입에서 흘러나왔다.플로라는 고개를 숙이고 저었다. 입술을 삐죽이며 거의 웃음이 나올 뻔했다.리처드는 아직도 내가 바보라고 생각하는 걸까?그의 표정에서 그녀는 그가 주장하는 후회가 가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당신의 후회는 나한테 아무 의미도 없어, 리처드!""사실, 손가락 한 번 튕기는 것만으로 당신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거야." 그녀는 비웃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몸을 돌렸다.리처드의 가슴이 조여왔다.젠장! 이 여자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 나를 이 정도로 미워하는 건가?"플로라, 제발 기다려." 그가 재빨리 그녀를 따라갔다."제발 말해줘, 지금 뉴욕에 살고 있는 거야?""우리가 언젠가 다시 만나서 문제를 풀었으면 좋겠어."플로라는 그가 따라잡기 전에 빠른 걸음으로 계속 걸었다. VIP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비앙카에게서 가방을 받아 열쇠를 꺼냈다."비앙카, 타, 지금 여기서 나가자!" 그녀는 차 문을 여는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비앙카는 어리둥절했다. 그녀가 볼 수 있었던 건 플로라의 이름을 부르며 쫓아오는 한 남자의 모습뿐이었다. 뭔가 말하려 했지만, 플로라의 표정은 지금 어떤 질문에도 답할 준비가 되어 보이지 않았다.두 사람이 차에 타고 안전벨트를 매자, 플로라는 즉시 시동을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