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마지막 저녁, 그들은 바다를 바라보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거대한 붉은 태양이 지평선을 불타오르듯 물들이고 있었다. 엘리너는 가브리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고, 가브리엘은 그녀를 팔로 감쌌다."감사합니다," 그녀가 중얼거렸다.- 무엇 때문에요?저를 이곳으로 데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떠나고 싶어했을 때 저를 막으려 하지 않으셔서 감사합니다.— 그게 바로 사랑 아니겠어요? 언제 붙잡아야 하고 언제 놓아줘야 하는지 아는 것 말이에요.— 네. 그게 다예요.그들은 말없이 태양이 바다 너머로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녀는 일어나 공책을 꺼내더니, 굵은 붓질로 지평선, 마지막 햇살, 벤치에 앉아 있는 가브리엘의 실루엣을 재빨리 스케치했다."뭐 하고 있는 거야?" 그가 물었다.— 나는 그 순간을 포착한다. 기억하기 위해. 결코 잊지 않기 위해.— 기억하기 위해 그림을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알아요. 하지만 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이 순간도 좋아해요.그날 저녁, 그녀는 공책에 이렇게 적었다.“오늘 우리는 세상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오늘 우리는 걷고, 이야기하고, 웃었다. 우리는 더 이상 이야기 속 주인공도, 비극의 희생자도 아니었다. 우리는 그저 해변에서 바다를 마주한 한 남자와 한 여자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충분함을 넘어선, 모든 것이었다.”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불을 끈 후, 평화롭게 잠에 들었다. 밖에서는 바다가 속삭였고, 미래는 그들의 것이었다. 단순하고, 꾸밈없고, 진실한 미래. 마치 지금 그들이 나누는 사랑처럼. 마치 그들이 선택한 삶처럼. 함께. 자유롭게. 영원히.
그들은 말이 거의 없었지만, 그들의 침묵은 부드럽고 의미심장했다. 엘레오노르는 뺨을 창문에 기댄 채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고, 점차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몇 주 동안 짊어지고 있던 무게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듯했다.늦은 오후, 그들은 절벽과 자갈 해변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해변 마을에 도착했다. 유명한 관광 해변도, 세련된 리조트도 아니었다. 어부들의 집과 작은 항구,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가 있는 소박하고 거의 금욕적인 곳이었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그들이 떠나온 세상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없었다.그들은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여관에서 방을 구했다. 볼이 발그레하고 이빨 빠진 미소를 짓는 여주인은 그들에게 신선한 생선과 지역 사과주를 대접했다. 바람에 그을린 얼굴을 한 과묵한 주인은 그들에게 한적한 만으로 이어지는 길을 가리켰다.다음 날, 그들은 일찍 일어났다. 해가 아직 뜨지 않았을 때 그들은 해변으로 내려갔다. 바다는 잔잔했고, 은회색빛이 서서히 분홍빛과 금빛으로 물들어갔다. 그들은 말없이 손을 잡고 맨발로 자갈밭을 걸었다. 시원한 바람이 바닷물을 머금고 불어와 그들의 마지막 피로를 날려 보냈다."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아?" 엘리너가 한참 침묵 후에 말했다.— 무엇에 대해서요?처음 떠났을 때. 버스, 작은 스튜디오, 그리고 두려움. 나는 혼자였고, 두려웠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자유로웠다. 다시는 그런 자유를 찾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은요?— 오늘,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났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혼자가 아니었다. 당신과 함께.그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향해 돌아서서 그녀의 두 손을 잡았다.— 난 널 가두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레아. 네가 자유로워지는 걸 막는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고. 언젠가 네가 떠나고 싶어하거나, 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한다면, 난 이해할 거야. 받아들일게.— 알아요. 그래서 제가 여기 머무르는
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고, 그들은 작업실에 부드럽게 드리워지는 밤 속에서 그렇게 말없이 있었다.그날 저녁, 엘리너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오늘은 모든 걸 뒤로하고 떠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에게 말했고, 그는 저를 말리지 않았어요. 사랑한다고, 제 선택을 존중해 주겠다고 말해줬죠. 아마 그가 제게 보여준 사랑의 표현 중 가장 아름다운 표현일 거예요."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불을 끈 후, 평화롭게 잠에 들었다. 밖은 밤공기가 온화했고, 미래는 불확실했다. 하지만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그저… 미래일 뿐이었다. 그녀 앞에 펼쳐진 길, 그녀는 그 길을 자유롭게 선택했다. 지금은 그와 함께, 그리고 언제나 자신과 함께.***그 아이디어는 전날 저녁, 작업실의 고요 속에서, 엘레오노르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고 싶은 유혹을 털어놓았던 힘든 대화 후에 떠올랐다. 가브리엘은 그녀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하고, 존중했다. 그리고는 간단히 말했다.— 우리 그냥 떠나보면 어떨까? 며칠 동안 모든 것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오직 너와 나. 전화도 없고, 인터뷰도 없고, 재단도 없어. 오직 우리 둘만.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예전의 가브리엘이라면 절대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런 제안을 무의미하고 무책임하며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변한 가브리엘은 예전의 가브리엘이 결코 이해하지 못했을 것들을 이해하고 있었다."우리는 어디로 갈까요?" 그녀가 물었다.— 상관없어. 바다로 가든, 산으로 가든, 외딴 마을로 가든. 중요한 건 떠나는 거야.다음 날 아침, 그들은 길을 나섰다. 특별한 목적지도, 예약도, 계획도 없었다. 각자 작은 여행 가방 하나씩, 그녀는 스케치북, 그는 책 한 권, 그리고 갑작스러운 출발에 담긴 의미심장한 침묵만이 남았다. 빅투아르도, 미아도 미리 경고를 받았다. 재단은 며칠 동안 그들 없이도 운영될 것이다. 세상은 기다릴 수 있었다.그들은 오랜 시간 차
그는 그녀 옆에 앉아 손을 그녀의 무릎에 얹었다. 그의 얼굴은 차분했지만, 눈에는 숨기려 하지 않는 고통이 가득했다.— 만약 떠나셔야 한다면, 저는 막지 않을 거예요. 당신도 알잖아요.— 저도 알아요. 그래서 더 어려운 거죠.— 어떤 점이 어렵다는 거죠?당신은 내가 떠날 이유를 전혀 주지 않아요. 당신은 인내심 많고, 사랑스럽고, 존중심 넘치죠. 당신은 정말 많이 변했어요. 그런데도 가끔은 당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좋았던 기억과 나빴던 기억, 이 모든 세월을 지워버리고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 날들이 있어요.— 나를 만나기 전의 당신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요, 레아.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우리 둘 다 변했어요. 돌아갈 순 없어요.— 알아요. 하지만 가끔은 그러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근심 걱정 없는 날들, 가벼움, 자유로움을 다시 느끼고 싶어요.— 당신은 자유롭지 않나요?— 모르겠어요. 가끔은 제가 죄수처럼 느껴져요. 당신에게 갇힌 건 아니고요. 제 이야기, 제 이미지, 사람들이 제게 기대하는 것들에 갇힌 것 같아요.— 그럼 모든 걸 뒤로하고 떠나. 그게 네가 필요한 거라면 가. 난 살아남을 거야. 더 힘든 일도 겪어봤어.— 그럼 당신은요? 당신은 어떻게 될까요?— 계속 나아갈 겁니다. 기초 다지기, 치료, 그리고 자기 계발을 위한 노력을요. 혹시 걱정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예전의 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겁니다. 재발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저를 보내주겠다는 건가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는, 아니요. 당신을 사랑한다고, 당신이 돌아오고 싶다면 기다리겠다고, 당신의 선택이 어떻든 존중하겠다고 말할 거예요. 하지만 당신을 붙잡지는 않을 거예요. 강요하지도 않을 거고, 조종하지도 않을 거예요. 과거에 너무 자주 그랬으니까요.그녀는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거짓 없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는 변해 있었다. 정말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피로감 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황혼녘에 드리워진 그림자처럼, 엘리너의 마음 한구석에 맴돌았다. 매일 아침, 그녀는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에 짓눌린 채 잠 부족 때문이 아닌 피로감에 시달렸다. 재단 활동, 의뢰, 인터뷰 등 세상은 여전히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그녀는 마치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서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었다.편지에 답장을 쓰고, 파트너들을 만나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듣느라 지친 하루를 보낸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집에 돌아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브리엘은 아직 오지 않았다. 재단 회의가 늦게까지 남아 있었는데,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면서도 마치 세상을 재구성하는 듯한 끝없는 회의 중 하나였다. 그녀는 작업실의 고요함 속에 홀로 남겨져, 더 이상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는 캔버스들에 둘러싸여 있었다.그러자 갑자기 그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떠올랐다. 분명하고, 뚜렷하고, 거의 유혹적이기까지 했다.모든 것을 뒤에 남겨두고 떠나세요.단지 재단이나 공적인 삶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도시, 스튜디오, 스포트라이트. 어쩌면 가브리엘까지도.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 처음의 익명성,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날들의 소박함,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아침의 평화를 되찾는 것.그녀는 마치 친숙한 동물을 쓰다듬듯, 한동안 꼼짝 않고 그 생각을 곱씹었다. 소음과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의 작은 집을 상상했다. 전시회도, 개막식도, 비평도 없이,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나날들을 상상했다. 비난이나 기대에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침묵을 상상했다.가브리엘이 돌아왔을 때, 그는 그녀가 어둠 속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레아? 무슨 일이야? 왜 아무것도 몰라?—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무엇에 대해서요?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실행에 옮겼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나는 것.
그날 저녁 가브리엘이 집에 돌아왔을 때, 엘레오노르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눈은 붉었지만 얼굴은 훨씬 차분해져 있었다. 그는 그녀 옆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았다."미아가 말해줬어."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전부는 아니고, 필수적인 것들만. 너 너무 지쳤잖아."네. 너무 지쳤어요. 그리고 이 모든 게 과연 가치 있는 일인지 의문이 들어요.— 그 모든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투쟁. 기반. 여성 운동. 나의 공적인 삶. 가끔은 이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잊어버리세요.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 ?정말이에요. 그게 당신에게 필요한 거라면, 그게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거라면, 그렇게 하세요. 재단은 당신이 없어도 계속 운영될 수도 있고, 중단될 수도 있고, 형태가 바뀔 수도 있어요. 당신 자신보다 더 중요한 건 없어요. 당신의 건강, 행복, 마음의 평화보다 더 중요한 건 없어요.- 당신은요 ?— 난 거기 있을 거야. 네가 무슨 결정을 내리든. 계속하든 멈추든. 남든 떠나든. 난 널 사랑해, 레아. 네가 하는 일이나 네가 대표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너라는 사람 자체 때문에.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은 채, 그의 따뜻한 온기에 위안을 받으며 한참 동안 말없이 그렇게 있었다."고마워요," 그녀는 마침내 나지막이 말했다.- 무엇 때문에요?— 그저 그곳에 있는 것.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것.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 그게 바로 사랑 아니겠어요?— 네. 그게 다예요.그날 저녁, 엘리너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오늘, 저는 모든 걸 포기할 뻔했어요. 정말 바닥까지 떨어졌죠. 하지만 그들이 곁에 있었어요. 미아, 가브리엘, 제 친구들이요. 그들은 제가 누구인지, 그리고 제가 약해질 권리가 있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줬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건 알아요. 그리고 그게 모든 걸 바꿔놓았죠."그녀는 펜을 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