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8화

ผู้เขียน: 서한월
리아 작업실.

유하는 또 다른 방으로 가 불을 켰다.

그 방에는 또 다른 전통 스타일의 자수를 박은 짙은 보라색 남성 정장이 있었다. 이건 유하가 고객한테 주문 의뢰를 받은 옷이다.

이번 고객은 아주 베일에 싸인 신비한 고객이었다.

비록 주문 제작을 맡긴 했지만, 유하도 지금껏 고객을 만난 적이 없다.

상대는 사람을 시켜 본인의 상세한 신체 사이즈와 정보를 보내왔는데... 프로필상으로 볼 때 몸매는 괜찮아 보였다.

스타일 역시 좋아 보였고.

친구 소개만 아니라면 유하는 맨 처음 거절할까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친구의 부탁도 있는 데다 무엇보다 상대가 제시한 금액이 너무 높았다.

계약금만 해도 자그마치 2억이라 유하는 이번 주문을 각별히 신경 썼다. 솔직히 이건 유하가 받아본 금액 중의 최고였다.

그 덕에 사업 역시 놀라운 발전을 가져왔다.

양복의 납품 예정일이 며칠 안 남은 지금, 마무리 점검만 남은 상태라 유하는 이틀 동안 마무리 작업에만 신경 쓰기로 했다.

심지어 그날 밤 작업실에서 잠들었다.

...

다음 날, 유하는 작업실에서 양복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작품집을 완성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한 유하는 저녁에 함께 밥 먹자는 이솔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배고픔을 느꼈다.

온종일 배를 곯았던 탓인지 일어나자 눈앞이 핑 돌았다.

유하는 늘 챙기고 다니던 사탕 한 알을 얼른 입에 넣고 이솔이 예약한 음식점으로 향했다.

다만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리려던 찰나, 유하는 그 자리에서 멈칫했다.

건너편 멀지 않은 곳에 또 익숙한 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곧바로 연우와 승현이 차에서 내렸다.

잇따른 우연에 감탄할 새도 없이, 아들 준서가 차에서 내려 깡충깡충 뛰더니 연우 품에 폭 안겼다. 그 모습은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었다.

그 장면을 목격한 순간 유하는 목이 메었고, 가슴에 큰 돌멩이가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직접 보는 것은 목소리로 듣는 것과는 또 다른 충격이었다.

자꾸만 밀려오는 메스꺼움을 애써 참으며 떨리는 손으로 창문을 살짝 내렸더니 준서의 앳된 목소리가 차 안으로 흘러들었다.

“연우 이모, 왜 대답 안 해요? 이제 귀국했는데 왜 저랑 같이 살 수 없어요? 저는 매일매일 연우 이모랑 같이 살고 싶어요.”

연우는 준서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해사한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거야.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마.”

“정말이에요?”

준서의 눈은 반짝 빛났다.

눈을 살짝 들어 승현의 눈치를 살핀 연우는 승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제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때 반대편에서 눈부신 용모를 자랑하는 젊은 남자가 승현과 연우를 향해 인사해 왔다.

“승현, 연우. 한참 기다렸잖아.”

“얼른 가자. 오늘 승현 이 자식이 너 귀국했다고 우리를 다 불러 모았어. 국내에서 또 화려한 성적을 따낸 걸 축하한다면서.”

유하는 말하는 남자들을 단번에 알아봤다. 그들은 승현과의 소꿉친구인데 모두 알아주는 가문 출신이다.

그러고 보니 연우와도 모두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비슷한 환경에서 쭉 같이 자란 승현과 연우는 웃어른들과의 관계 또한 좋았다. 그 때문에 어른들은 두 사람이 어릴 때부터 짝으로 점찍어 줬었다.

비록 나중에 크면서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않았지만 어른들은 두 사람이 언젠가 짝을 이룰 거라고 확신했다. 지금은 단지 시간이 더 필요한 거라면서.

하지만 도중에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결국 하늘의 달 같았던 승현은 이름 모를 여자의 차지가 되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유하다.

그 당시 해외 연수를 갔던 연우는 승현과 유하가 갑자기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몇 년 동안 귀국하지 않았다.

승현과 연우의 지인과 친구들은 모두 유하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고, 유하가 비겁한 수단을 쓰지 않았다면 승현과 절대 이루어질 수 없었을 거라면서 연우를 난처하게 한 유하를 비난했다.

그동안 승현의 친구들은 유하를 수없이 조롱하고 괴롭혔다.

나중에 승현이 아예 자신을 친구들한테 소개하지 않자 유하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 승현의 인맥과 어울려 보려고 애썼다. 다만 너무 괴롭힘을 당하자 결국은 포기했지만.

유하는 처음부터 철저한 외부인이었다.

멀리서 화기애애한 광경을 지켜보면서 유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순간 자신의 처지가 한없이 우습게 느껴졌다.

‘7년 동안 그렇게 애썼는데 결국엔 이제 못 귀국한 하연우 보다 못하네.’

유하가 과거에 갈망했던 모든 것은 연우에게는 너무 쉽다. 손가락만 까딱이면 모두가 알아서 갖다 바치니까.

심지어 유하가 10달 동안 품은 친아들마저 연우를 엄마인 그녀보다 더 좋아한다.

‘웃음 나올 정도로 실패한 결혼이네.’

모든 사람이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도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유하는 이솔의 전화를 받자 그제야 식은땀에 푹 젖은 자신을 발견했다.

“나 이미 도착했어. 바로 올라갈게.”

유하는 호흡을 가다듬고 대답하고는 태연한 표정으로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다.

이솔이 예약한 3층 룸에 들어섰더니 어두운 표정의 이솔이 시선에 들어왔다.

“왜 그래?”

유하의 질문에 이솔은 혀를 끌끌 차더니 말했다.

“진짜 재수 없어. 밥 먹는데도 그 인간들을 마주쳤잖아. 좀 다른 곳에서 밥 먹으면 안 되나?”

유하는 잠깐 흠칫하더니 자세히 물어봤다. 그리고 그제야 승현과 친구들이 예약한 방이 바로 이 방 맞은편이라는 걸 알았다.

그 말을 들은 유하도 난감한 미색을 표했다.

이솔은 유하의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길까?”

유하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왜 옮겨?”

이솔은 그 말에 흥분하며 테이블을 탕 내리쳤다.

“그러니까! 잘못한 건 저 인간들인데 우리가 왜 숨어야 해?”

음식이 모두 올라온 뒤에야 이솔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참, 네 이혼 건 있잖아... 내가 이혼 전문 변호사였던 교수님한테 물어봤더니, 네 케이스에 맞는 이혼합의서를 만들어 주겠다더라.”

“아마 거의 다 완성됐을 거야. 요즘 우선 합의서 제출하고 사적으로 얘기해 봐. 사적으로 조정이 안 되면 소송 제기하고.”

유하는 살짝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강이솔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제 곧 설날인데, 올해는 어떻게 보낼 계획이야?”

이솔은 질문을 던진 뒤 음식 먹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그녀 역시 유하의 집안 사정을 알고 있다.

냉혹하고 매정한 유하의 부모님은 예전에 하마터면 유하를 팔아 유하 인생을 망칠뻔했다.

나중에 유하가 S시에서 부모님 집 살 돈을 드리고 나서야 호적을 따로 빼내 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유하는 식구들과 연 끊다시피 지내며 연락 한 통 하지 않았다.

그러니 아무리 이혼하더라도 그런 친정에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이솔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 없이 음식을 먹기만 하는 유하를 보면서 속으로 한숨을 푹 쉬었다.

“아니면 대학 때처럼 우리 집에서 같이 보내는 건 어때? 우리 엄마가 요즘도 매일 너 보고 싶다면서 언제 보러 오냐고 물어보더라. 정말 친딸인 나보다 너를 더 예뻐한다니까...”

유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난류가 가슴을 흘러 지나는 느낌이었다.

‘하긴. 이변이 없는 한 이혼은 설 전에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다시 그 집에 돌아갈 필요는 없겠네.’

‘이변이 있을 리가 없지.’

‘오승현이 하연우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만약 내가 이혼하자고 하면 분명 단번에 동의할걸.’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ความคิดเห็น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호정
2025. 12. 13. AM. 04:05
ดูความคิดเห็นทั้งหมด

บทล่าสุด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653화

    오광진은 결국 박영심을 데리고 식장에 들어왔다.행사장은 순식간에 미묘한 동요로 가득 찼다. 애초에 이 자리에 모인 사람 중 상당수는 최근 떠돌던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러 온 이들이었다. 그런데 소문 속에서 이미 완전히 틀어져 결별했다고 알려진 두 당사자가, 그것도 모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정말로 파국이라면 오씨 가문이 어떻게 이런 자리에 축하하러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소유하와 오씨 가문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잔디 위에 흩어져 약혼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계산을 머릿속에 굴리고 있었다. 안면이 있는 몇몇은 직접 오광진에게 다가가 캐묻고 싶어 했지만, 그는 몇 마디로 가볍게 넘겨 버렸고, 더 이상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교수님께서도 이런 자리에 나올 여유가 있으셨군요.”이런저런 질문을 적당히 흘려보낸 뒤, 오광진은 박영심을 데리고 손지천을 찾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대충 응대해도 됐지만, 이 자리에서 손지천 교수만큼은 그냥 지나칠 수 없고, 인사는 해야 할 상대였다.손지천 교수와 오광진은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으니, 역시 오광진을 외면하지 않고 별일 아니라는 듯 한마디 던졌다.“옛 친구의 제자를 보러 왔지요. 그런데 오 회장님은 일부러 미움받으러 오신 겁니까?”오늘 약혼식의 주인공인 유하와 청산은 물론이고, 승현과의 관계까지 생각하면 오광진의 등장은 그 자체로 눈총을 살 만했다.오광진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이번에 돌아가면 승현이 이놈은 정말 가만두지 않겠어!’‘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계책을 낸 거야!’‘오늘 하루 완전히 체면을 구겼잖아. 애초에 그 녀석 말을 믿은 내가 잘못이지.’그러나 겉으로는 여전히 웃음을 걸고 있었다.“옛 친구의 제자라니요, 손 교수님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또 누가 있겠습니까.”손지천 교수는 무대 위에서 유하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청산을 힐끗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타일 교수 말입니다. 그 노친네가 자기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652화

    유하는 과거에 오광진이 다른 사람이라고 믿었었다.적어도 예전의 행동만 놓고 보면, 그는 박영심에게 베푸는 정성이 남다르다 못해 지나칠 정도였고, 그 진심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코시오가 어둠 속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오광진은 박영심을 데리고 거리낌 없이 밖을 활보하고 있었다. 예전처럼 세심하게 보호하며 조심하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오 회장은 어머님을 이용하고 있는 걸까?’‘역시 오씨 가문의 남자들은 다 똑같아, 가족에 대한 진심이라는 게 없어.’유하는 이를 악물었다. 눈빛이 서늘하게 식어 갔다.소파에 앉아 있던 오광진 역시 표정이 굳어졌다. 손에 쥔 정교한 찻잔 속 수면이 미세하게 흔들렸고, 그는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냉정하게 내뱉었다.“유하야, 어른들의 일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저는 회장님 같은 분을 이 자리에서 모실 수 없습니다.”유하는 조금의 체면도 남기지 않았다.“이제 나가 주세요. 제 약혼식에 오씨 가문 사람들은 환영하지 않는다는 거, 진작 아셨을 텐데요.”“확실하냐?”오광진은 나연과 머리를 맞대고 영상을 보고 있는 박영심을 한 번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는 잠시 부드러움이 스쳤다. 그는 찻잔을 조용히 내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유하야,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 약혼식은 네 시어머니가 꼭 오고 싶어 한 자리다. 네가 다시 한번 행복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어.”“그리고 나는 이 약혼식을 망칠 생각도 없다. 애초에 나는 네가 승현이와 어울린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다만 그때는 승현이가 너를 원했고, 나는 그 흐름에 힘을 실어 줬을 뿐이지.”오광진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솔직히 말해 보자. 너와 승현이의 결혼이 아무리 엉망이었다 해도, 그건 너희 둘의 문제였다.”“그동안 나와 네 시어머니가 너를 함부로 대한 적이 있었나? 곤란하게 만든 적이 있었나? 그런데 너는 이제 와서 나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는구나.”유하는 아무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651화

    ‘오승현이 어머님을 위험에 빠뜨릴 리가 없어!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진 거지?’“유하야!”유하의 머릿속에서 생각이 수없이 뒤엉키고 있던 그때, 소파에 앉아 오광진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박영심이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유하를 발견하자마자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더니,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달려와 유하의 손을 덥석 잡았다.“약혼 소식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이거 네 약혼식이잖아, 나를 친구로 생각 안 하는 거 아니야?”“이것 좀 봐, 내가 너한테 주려고 선물 엄청 많이 준비했어, 약혼 축하해!”말하며 박영심은 방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거실 절반을 가득 메운 크고 작은 리본이 묶인 선물 상자들은 전부 박영심이 준비해 온 약혼 선물들이었다.“아직 더 있긴 한데, 광진이가 못 들고 오게 하더라. 네가 좋아하는 옥 장식이랑 골동품 같은 것들이야. 조금 있다가 사람 시켜서 네 새집으로 옮길게, 집 꾸미는 데 쓰라고.”박영심은 흐뭇한 얼굴로 유하를 바라보았다.“유하야?”“네, 듣고 있어요.”유하는 대답하며 박영심의 상태를 살폈다. 역시 아직 기억이 혼란스러운 단계에 머물러 있었고, 유하를 예전의 친구로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유하는 가볍게 숨을 들이마신 뒤, 오광진 맞은편에 앉아 있던 청산을 한 번 바라보고는 이내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고마워요. 그런데요,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요. 혹시... 안 전해졌나요?”박영심의 시선이 곧바로 오광진에게 향했다.“어?”오광진은 그 말에 순간 멍해졌다.‘유하가 언제 그런 말을 했지? 분명 참석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지 않았나?’그러나 오광진이 더 생각해 보기도 전에, 박영심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달려들어 그의 귀를 잡아당겼다. 오광진은 어쩔 수 없이 먼저 박영심을 달래야 했다.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사이, 청산이 다가와 유하의 귀 옆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걱정 마. 미리 다 배치해 놨어. 이 근처는 계속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아무도 함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650화

    리조트의 야외 식장.손지천 교수의 등장으로 잔디밭은 잠시 술렁였다. 아무 행사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닌 데다, 오늘처럼 이렇게 마주칠 기회도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기왕 만난 김에 한마디라도 걸어 보려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연구 방향을 캐묻지 않더라도, 안면을 트고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같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청산과 마주 앉아 온화한 얼굴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손지천 교수는 다른 이들을 대할 때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온화함은커녕, 차갑다 못해 고압적이었다. 형식적인 인사조차 없었다.여럿이 둘러싸고 말을 붙이려 했지만 단 한 마디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고, 손지천 교수 곁에 함께 온 제자들이 자연스럽게 나서 웃으며 몇 마디로 상황을 정리해 버렸다. 그 이상 가까이 다가갈 틈조차 없었다.그제야 처음엔 그저 구경 삼아 이 자리에 온 이들조차 마음속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유하가 오씨 가문과 결별했다고 한들, 그것이 이해관계의 균열이든 축출이든 간에, 결코 밀리는 형국은 아니라는 판단이 자연스레 섰다. 함부로 한쪽에 설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형세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타당했다.뜨겁게 달아올랐던 잔디밭의 분위기는 서서히 가라앉았다. 하객들이 거의 다 도착하고, 여기저기서 이제 곧 신부가 나오는 것 아니냐며 웅성거리며 기다리는 말이 오갈 즈음, 플라워 브리지 쪽에서 다시 한 무리의 하객들이 몰려왔다.순식간에 웅성거림이 번졌고, 몇 마디 속삭임이 오가는 사이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향했다. 놀라움이 얼굴 위에 고스란히 드러났고, 잔디밭은 점점 조용해졌다.플라워 브리지 아래에서, 청산은 이쪽으로 걸어오는 사람들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미간을 살짝 좁히고, 옆에서 같은 표정으로 굳어 있는 나연에게 말했다.“나연 씨, 화장실 쪽으로 가서 유하 씨에게 지금 상황 그대로 전해주세요.”“아, 네, 알겠습니다.”나연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떴다.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649화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유하가 Y국에서 돌아온 후, 태건은 유하에게 조심하라고 일러주며 코시오가 곧 움직일 거라고 미리 경고했다.유하는 앞뒤 정황을 차분히 되짚었다.답은 너무도 분명했다.승현이 한때 죽은 척하며 유하를 이용해 코시오를 속였던 것처럼, 지금 유하가 하고 있는 모든 행동 역시 코시오가 ‘오승현이 혹시 숨겨둔 패가 남아 있는지’ 시험하기 위한 판단 기준이었다.유하는 참고 자료이자 동시에 시험지였다.양쪽 진영이 있었다.한쪽은 유하를 이용해 상대의 경계심을 풀려 했고, 다른 한쪽은 유하를 통해 상대가 여전히 다른 패를 쥐고 있는지를 가늠하고 있었다.정작 아무것도 모르는 유하는 양측의 힘겨루기에서 풍향계가 되어 있었다.‘둘 다 쓰레기야...’유하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그래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오승현이 감히 나를 풍향계로 쓰겠다는 거라면...’‘이번엔 내가 먼저 오승현에게 한 번 제대로 이용당해 주지.’이번 약혼식은, 바로 유하가 판을 짜놓은 함정이었다.유하와 청산의 약혼식은 코시오가 완전히 안심하기에 충분한 카드였다.코시오가 국내로 들어오기로 결심하게 된다면, 그 자체가 승현의 계획에는 유리하게 작용한다.그러면 반대로 승현 역시 이 약혼식을 절대 망칠 수 없을 것이다.왜냐하면 승현이 움직이면 코시오는 의심을 품을 것이고, 움직이지 않으면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승현에게 이득이 된다.이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승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불을 보듯 뻔했다.그리고 유하는 이 약혼식을 계기로, 청산과의 약혼과 동시에 오씨 가문과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선언할 생각이었다.그렇게 오씨 가문과 선을 긋고, 오씨 가문과 코시오의 각축전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양쪽이 알아서 싸우게 두고 자신은 조용히 자기 삶을 살아가는 것.완벽한 계획이었다.결국 유하도 궁지에 몰려 하게 된 선택이었다.코시오는 곧 들어오고, 오씨 가문은 더 이상 믿을 수 없으며, 승현이 또 어떤 방식으로 유하를 이용할지는 알 수 없었다.승현은 이미 준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648화

    유하의 시선이 설아의 목으로 향했다. 다쳤던 여전히 거즈가 감겨 있었다.설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유하의 차분한 얼굴을 훑어보았다. 잠시 후, 설아의 미간이 느슨해지더니, 유하의 손목을 꽉 쥐고 있던 손을 마침내 풀었다.“그래서 그게 나를 안 부른 이유라는 거야?”“해석은 본인 편한 대로 하세요.”유하는 대답했다.미친 사람의 사고방식을 굳이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유하는 고개를 숙여 방금까지 붙잡혀 있던 자기 손목을 바라보고 미간을 찌푸렸다.‘귀찮네. 원래도 피부가 하얗고 예민한 편인데...’‘이 정도 힘만으로도 벌써 빨개졌어. 살짝 멍도 올라오는 것 같고.’‘분명 멍들 거야. 곧 약혼식인데, 누가 보면 곤란한데... 성가시게 됐네.’유하는 더 이상 설아를 신경 쓰지 않고, 액세서리 진열대로 걸어갔다. 드레스와 같은 색감의 비단 꽃 리본을 찾아 손목에 감아 가리려는 생각이었다. 그때, 등 뒤에서 설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야, 약혼식 중단시켜.”리본을 뒤적이던 손이 멈췄다.유하는 천천히 몸을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설아를 바라봤다.“뭐라고요?”설아는 어느새 회전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리를 벌리고 앉은 자세는 거리낌이 없었다.유하의 시선을 느끼자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떼어 의자 팔걸이에 문질러 끄며, 담담하게 다시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약혼식 중단하라고.”“불가능합니다.”유하는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이 결혼식... 계속해서 네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요즘 네가 너무 나대는 거, 내가 경고하지 않았나? 그 미친 네 전남편이 없는 줄 아는 거야? 아니면 진짜로 이 약혼식이 무사히 끝날 거라고 믿는 거야?”‘그 미친놈? 오승현을 말하는 거겠지.’유하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단정하게 말했다.“그렇다고 해도요. 그 사람은 제 약혼식을 망칠 수 없고, 망칠 용기도 없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설아가 눈썹을 들어 올렸다.“자신감 하나는 대단하네.”“그럼요.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