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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시놀로지

Author: White Orchid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3 07:43:54

데미앙은 재킷을 벗어 옆에 서 있는 떨고 있는 여자의 어깨에 걸쳐 주었다. 기온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녀의 떨림은 무엇보다 아드레날린 때문이라고 그는 짐작했다. 경찰관 중 한 명이 진술을 받을 때까지 데미앙의 차 근처 인도에 서 있으라고 요청했다.

“아, 전 괜찮아요,” 그녀가 재킷을 벗어서 돌려주려고 했다.

데미앙이 그녀의 손 위에 손을 올려 막았다. “그대로 입고 있어. 떨고 있잖아.”

“하지만 당신이 추울 텐데요,” 그녀가 항의했다.

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 편안함이 우선이야.”

그녀가 이마를 찌푸렸다. “왜요?”

데미앙은 그녀를 방금 만났을 뿐인데 이미 보호 본능이 꿈틀거렸다. 여자가 자신에게 기대는 것은 내면의 빈 곳을 채워 주었고, 더 강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었다.

체구가 작은 그녀는 연약해 보였지만 그 안에 강인함이 보였다. 사고를 목격했을 때 패닉에 빠지지 않았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관찰했다. 그들이 서 있는 가로등이 어둠을 뚫고 들어와 더 잘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야윈 창백한 얼굴에서 큰 눈이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두운 곱슬머리가 머리 주위를 감싸 거의 픽시 같은 인상을 주었다. 너무 작아서 그의 가슴 중간쯤밖에 오지 않았다.

완전한 네안데르탈인처럼 들리지 않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그녀가 릴라나 클럽 옵시디언의 서브미시브였다면 설명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자신을 돌보려는 그의 필요를 이해했을 테니까.

“그냥 엄마가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쳐 준 예의야, 러브. 내 재킷을 돌려줘서 엄마를 창피하게 만들고 싶진 않겠지?”

그의 설명이 통한 듯 그녀는 재킷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자신의 체취가 그녀를 감싸고 표시하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젠장,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인데.

“저 제사예요, 참고로,” 그녀가 한 손은 내밀고 다른 손으로는 재킷이 떨어지지 않게 붙잡으며 말했다.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 한참 동안 쥐고 있었다. “데미앙이야. 만나서 반가워, 제사.”

“저도요.” 그녀가 손을 빼내며 어리둥절한 미소를 지었다.

데미앙은 주위를 둘러보며 제사에게 점점 커지는 끌림에서 자신을 딴 곳으로 돌리려고 했다. EMT들이 운전자를 구급차에 싣고 있었다.

기다리라고 했던 그 경찰관이 동료들에게서 떨어져 나와 그들 쪽으로 걸어왔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가 수첩과 펜을 꺼내며 말했다. “저는 매스트 경관입니다. 두 분의 진술과 이름, 주소를 받을 수 있을까요.”

“운전자는 괜찮을까요?” 제사가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럴 겁니다, 아가씨,” 경관이 대답했다. “머리를 부딪힌 것 같고, 한동안 멍이 들고 아플 테지만 괜찮을 겁니다.”

“그 정어리 깡통 같은 차로 돌아다니다니 정말 운이 좋군,” 데미앙이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제수씨의 차보다 얼마나 작은지, 그리고 노라가 그 차를 몰 때마다 얼마나 불안했는지 생각하며.

“비싼 정어리 깡통이죠,” 경관이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병원으로 이송했으니 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맞춰 보면 됩니다. 저게 당신 차입니까?” 그가 데미앙의 차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 차입니다. 하지만 사고를 보진 못했어요. 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차가 뒤집혀 있었거든요.”

“그리고 아가씨는요? 차에 타고 계셨습니까?”

“아뇨, 지나가다 사고를 봤어요.”

“알겠습니다. 동료를 불러 아가씨 진술을 받겠습니다. 조!” 그가 불렀다. “여기 좀 와 줄래?”

“괜찮겠어?” 두 경찰관이 서로 이야기하는 동안 데미앙이 제사에게 물었다. “원하면 같이 있어 줄게.” 그녀가 취약하거나 두려워 보이면 떠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녀가 한참 동안 그를 올려다보았다. “당신은 흥미로운 사람이네요, 데미앙. 당신 아내는 정말 운이 좋은 여자일 것 같아요.”

“저 결혼 안 했어요,” 그가 대답했다. “누구에게 전화해야 해? 데리러 올 수 있을 텐데.”

제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전화할 사람이 없어요.” 슬픔이 얼굴을 스치고 사라졌다.

제사처럼 아름답고 다정한 사람에게 왜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는 거지? 데미앙이 입을 열어 물으려던 순간 경관들이 돌아와 그들을 갈라놓았다.

매스트 경관의 질문에 대답하면서도 데미앙은 제사를 주시했다. 그녀는 방어적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고, 경관의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애쉬다운 씨. 필요한 건 다 받은 것 같지만, 더 필요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데미앙이 경관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경관은 밴이 도착하자 주의를 돌렸다.

“빠르군,” 경찰이 중얼거리며 밴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그중 한 명은 뉴스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을 막으러 돌아섰다. 도대체 뭐야? 그는 돌아서 제사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제사는 방금 경찰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거의 믿을 수 없었다. 가짜 이름과 연락처를 준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있었나? 진짜 이름을 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노숙자라는 사실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이유가 길 건너편 문간에서 자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여기서 나가야 했다. 지금 당장.

“이제 끝난 건가요?” 그녀가 물었다.

“네. 감사합니다. 더 필요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제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죄책감이 드러나지 않으려고 애썼다. 자신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까? 시선을 마주치지 못한다는 걸 눈치챘을까?

“제사, 괜찮아?” 그녀가 깜짝 놀라 돌아서자 데미앙의 걱정스러운 눈이 마주쳤다.

“아, 네, 괜찮아요.” 그녀가 고개를 돌려 뉴스 카메라를 자신들 쪽으로 향하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하지만 정말 떠나고 싶어요.”

데미앙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네 차는 어디 있어? 같이 걸어다 줄게.”

“실례합니다, 선생님, 아가씨, 사고를 보셨습니까? 세세와 이야기하셨나요? 얼마나 심하게 다쳤습니까?”

데미앙이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남자를 향해 미간을 찌푸렸다. 카메라를 든 더 작은 남자가 재빨리 뒤를 따랐다.

“세세? 그 가수요?” 제사가 놀라며 말했다. “와. 알아보지도 못했어요.”

“채널 7입니다. 인터뷰 가능합니까?”

제사가 재빨리 얼굴을 돌려 데미앙 쪽으로 향했다. 그가 팔을 둘러 그녀를 자신 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즉시 안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불행히도 우리는 가봐야 합니다.”

그녀의 불편함을 감지한 듯 데미앙이 손으로 그녀의 등을 위아래로 쓸어주며 달랬다.

“가자, 러브.”

제사는 얼굴을 그의 가슴에 묻은 채 그가 자신을 차로 이끌게 했다. 그가 팔을 둘러 그녀를 감싸 주고 있었다.

“네 차는 어디 있어?”

“음, 차가 없어요.”

“그럼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그가 차 옆에 멈춰 서서 그녀를 자신 쪽으로 돌렸다.

“걸어왔어요.”

그가 한참 동안 내려다보았고, 그녀는 몸을 비틀지 않으려고 애써야 했다.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 건 안전하지 않아, 제사,” 그가 꾸짖었다. 와, 정말 잘하네. 사과하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 했다.

“당신은 제 아버지가 아니에요.”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군.” 그가 조수석 문을 열었다. “타. 집까지 데려다줄게.”

“아, 그럴 필요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걸어갈 수 있어요…” 그의 단호한 표정에 말이 끊겼다. “아니면… 안 될지도.”

그녀가 차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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